2021년 3분기를 함께한 책들

소설

Running Blind (★★★★✩)

잭 리처 시리즈 4번째 작품이다. 잭 리처가 연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연루되면서 벌어지는 추격전을 다룬다. 잭 리처라는 캐릭터를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책으로, 역시 역마살이 끼인 인생인 것 같다. 살인 방법 등은 장르 소설에 익숙하면 어렵지 않게 유추 가능하며, 나중에 뜻밖의 진범이 드러나게 된다. 추천!

빛의 현관 (★★★★★)

히가시노 게이고의 테이스트가 강하게 느껴지는 훌륭한 추리소설이다. 한 건축가가 자신이 설계한 이상적인 집을 구매한 집주인이 미스터리하게 실종되면서 진상을 쫓아나가는 소설이다. 이 소설의 훌륭한 점은, 단순한 추리소설에서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의 집”을 설계하는 것을 꿈꾸는 건축가, 일본의 버블 경제 이후의 어려움, 이혼 등 여러 서브 플롯이 실종 사건의 추적 사건과 맞물리면서 정교하게 흘러간다.

동시에 이 책은 꿈과 질투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여러가지 감정선과 이야기들이 동시에 흘러가고 교차된다. 특별히 나는 클라이맥스 부분을 좋아한다. “히미코 기념관” 설계를 위해 등장 인물들 모두가 함께 돌진하는 부분은 감정선을 폭발시키도록 잘 쓰여져 있다. 만약 영상화가 된다면, 실제로 노스 라이트가 들어오는 집을 보고 싶다. 추천!

얼마나 닮았는가 (★★★★✩)

다양한 SF 단편선 모음집이다. 다만 세계관이 연결되는 단편들도 있어서 앤솔로지 작품집 같은 느낌이 든다. 강풀의 <타이밍>이나 <플래시> 시리즈에서 본 듯한 한국식 슈퍼히어로 설정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얼마나 닮았는가>는 <식스 웨이크>에서 본 듯한 배경설정이 있기는 했지만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다만 주제를 위해 다소 설정이 작위적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갇히다 (★★★✩✩)

책을 주제로 한 단편 SF 앤솔로지. 다만 각 단편들의 주제가 들쭉날쭉하고, 전체를 통일하는 주제가 없으며, 완성도가 크게 높은 편은 아니어서 끝까지 억지로 읽기는 했는데 크게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구원의 날 (★★★★✩)

한 어린아이가 유괴되고 실종된지 3년 후, 사건에 얽힌 진상이 풀려나가는 스릴러 소설이다. 구원과 속죄에 대한 알레고리로도 읽을 수 있다. 추천!

기억 파단자 (★★★★✩)

기억 상실자가 초능력자 살인범을 상대하는 독특한 소설이다. 추리 스릴러인데, 작가의 다른 작품인 <앨리스 죽이기>에서도 보이는 특유의 대사 위주 내용 전개로 진행된다. <메멘토> vs. <제시카 존스>의 메인 빌런 같은 느낌의 소설이라고 보면 된다.

세븐 이브스 (★★★★✩)

달이 갑자기 폭발한다. 그리고 2년 후에는 파편이 지구를 덮치는 이른바 “하드 레인”이 발생해 인류가 멸망할 것으로 예측된다. 어떻게 해야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를 파고드는 하드 SF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주에서 수천년에 걸친 세대 우주선을 만드는 설정은 독특하다. 첫 2권은 독특한 세대우주선을 연상시키는 측면이 있었는데, 3권에서 정치물 성격이 강해지면서 묘하게 흥미가 팍 죽어버렸다. 아쉬운 점은, SF는 드라마와 과학적 설명의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한데, 이 책은 과학적 설명의 균형이 다소 강했던 것 같다. 소설이라기보다는 설정집을 읽는 느낌이 강한 책이다.

프로젝트 헤일메리 (★★★★★)

<마션>과 <아르테미스>로 유명한 작가 앤디 위어의 따끈따끈한 신작이다. 이번에는 외계 생명체와의 조우가 주된 주제이다. 손을 떼기 힘들게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앤디 위어 작품의 공통적인 특징은 “문제 해결형” SF, 즉 일종의 과학공학 SF 라는 점이며, 과학을 통해 개인이나 인류의 도전을 극복할 수 있다는 낙관주의를 공통적으로 담고 있다. <헤일메리> 역시 계속 문제가 발생하고, 이를 공학 및 과학 지식을 통해 해결해 나가는 것이 주된 플롯이다. 나중에는 패턴화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그것을 탄탄한 플롯과 스토리텔링으로 훌륭히 이끌어 나가는 것이 앤디 위어 작품의 강점이다. 추천 !!

위쳐 시리즈 (★★★★★)

게임과 넷플릭스 드라마로도 유명한 <위쳐>의 원작 소설이다. 궁금해서 읽어봤는데, 탄탄한 세계관, 스토리, 캐릭터, 그리고 간결하고 읽기 쉬운 필체 덕분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운명의 검>부터는 흡입력이 정말 대단하다. 한 번 손에 놓으면 끊기 힘들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소설이다. 판타지 좋아한다면 추천!

클라라 죽이기 (★★★✩✩)

<앨리스 죽이기>로 유명한 고바야시 야스미의 후속작이다. <이야기 시리즈>와 유사한 말장난 & 수다 테이스트가 강한건 여전하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전편만큼은 흥미롭지 않았는데, 세계관에 대한 비밀이 밝혀지는 전편과는 달리 이미 세계관이 셋업되어 있기 때문에 극적 긴장감이 떨어지는 느낌이 있어서였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중도 하차했다.

호랑공주의 우아하고 파괴적인 성인식 (★★★★★)

가벼운 라노벨 느낌의 영 어덜트 소설. 대한제국이 망하지 않고 입헌군주제가 된 대한민국에서 갑작스럽게 황태자가 된 고등학생 주인공의 재기발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캐릭터가 극을 잘 이끌어가고 있는, 잘 쓰여진 소설이다. 추천!

과학

뇌는 왜 아름다움에 끌리는가 (★★★★✩)

진화생물학 중에서 특히 성선택에 초점을 둔 책이다. 시각, 청각, 그리고 후각에서 어떻게 은닉 선호도가 성선택에 영향을 끼치는지 다양한 동물 및 인간 연구를 통해 관찰된 사실을 제시하고 있다. 수컷 개구리의 울음 소리에 따른 성선택 파트가 특별히 재미있었으며, 흥미롭게 읽을 내용들이 많다. 추천!

최고의 수학자가 사랑한 문제들 (★★★✩✩)

유명한 수학 문제들의 현실 세계 적용에 대한 책인데, 글이 딱딱해서 읽기가 힘든 부분들이 있다. 그럭저럭 킬링 타임용으로 추천.

작은 것들이 만든 거대한 세계 (★★★★✩)

균사 네트워크 (일명 우드 와이드 웹)에 대한 책이다. 지의류가 곰팡이 + 조류의 공생체라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고, 나무들이 곰팡이를 통해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도 무척 흥미로웠다. 점균류를 통해 꿀벌 군집 현상을 해결하는 것과, 이러한 연구들이 아마추어 점균류 학자들을 통해 진행되어 나가는 점들도 곰팡이의 생태와 유사한 점들이 있어 흥미로웠다. 교양과학서를 좋아한다면 추천하는 책이다.

기술

백문이 불여일타 Vue.js 입문 (★★★✩✩)

vue.js 입문용으로 나쁘지 않은 책이다. vue.js를 몇몇 개인 프로젝트에 잘 사용하고 있지만, 프레임워크 측면에서 computed, watch 등의 문법과 동작이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바인딩 프레임워크의 특성상 코드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순서대로 머릿속에 디자인하기 힘들때도 많고.

개발자의 글쓰기 (★★★✩✩)

개발자로써 글쓰기를 할 때 명심해야 할 부분들을 짚고 넘어가는 책이다. 기술 블로그부터 코드 작성, 제안서와 같은 다양한 분야를 다룬다. 나도 동감하는 부분들은 bullet point를 잘 쓰는 것이 좋다는 점. 다만 SI 관련 업계에 종사하지 않다보니, 제안서 작성과 같은 나에게는 크게 필요 없는 챕터들도 있었다. 개발자라면 한 번 읽어보면 도움이 될 책이다.

오늘도 개발자가 안 된다고 말했다 (★★★✩✩)

비개발자 입장에서 개발자와 어떻게 소통하는지, 그리고 기본적인 웹 서비스 개발 프로세스와 업무 분담에 대해서 설명하는 입문서이다. 내게는 크게 적용점이 없었지만, 비개발자 입장이라면 한 번 읽어보는 것이 좋아 보였다. 개인적으로는 조직에서 Tech Lead의 부재가 소통의 어려움을 만드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이크로서비스 도입 이렇게 한다 (★★★✩✩)

“What”과 “How”는 잘 설명하고 있는데, “Why”에 대해서는 잘 설명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분산 시스템에서 message-passing과 shared-nothing 구조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더 심도있게 설명했었어야 한다고 본다. 또한 마이크로서비스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를 읽어보는 것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반도체 제국의 미래 (★★★★★)

훌륭한 책이다! 삼성전자가 어떻게 세계 1위의 DRAM 제조 업체가 될 수 있었는지, 왜 미세공정화가 중요한지, 인텔과 TSMC 같은 기업들은 왜 실패하고 성공했는지, 그리고 미래는 어떻게 될지를 조망하는 훌륭한 책이다. 단순히 반도체 시장의 현황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각 회사들의 시장 전략이 어떠한 배경에서 나왔고 왜 중요한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 문장도 탄탄하게 쓰여서 좋다. 추천!!

세븐 데이터베이스 (★★★★✩)

NoSQL 데이터베이스 7종 (사실 PostgreSQL은 RDB이지만)을 다룬 책이다. 책을 보고 나니 MongoDB와 CouchDB 등이 어떻게 동작하는지, API와 자료 모델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 수 있었다. Modern NoSQL 데이터베이스에 대해 알고 싶다면 추천. 다만 “Why”에 대한 설명은 다소 부족한 편이니, 를 읽고 오는 것을 추천한다.

데이터 읽기의 기술 (★★★★✩)

데이터 사이언스를 처음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들을 위한 조언서 같은 책이다. 한 번 읽어볼 가치는 충분하다. 성별과 연령에 따른 분류는 이제 큰 의미가 없고, 행동과 맥락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점이 핵심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즉 여행지에서의 칵테일 한 잔과, 현지인이 바에서 마시는 칵테일 한 잔의 가격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전자에 더 너그러이 돈을 지불할테니까.

면역의 힘 (★★★★✩)

<면역과 건강>이 좀 더 적합한 제목이 아닐까 싶다. 면역 시스템에 대한 학문적 분석 보다는, 면역 시스템을 어떻게 증강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실용적인 가이드에 가깝다.

경영

히트 리프레시 (★★★✩✩)

마이크로소프트 사장인 사티야 나딜라의 자서전.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업 문화, 변화, 법적 문제,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를 심도있게 잘 설명하는 책이다. 단점은 크게 중요한 인사이트를 얻기는 힘들었다는 점이다.

문샷 (★★★★✩)

NSASA의 아폴로 프로젝트는 왜 성공할 수 있었나? 그리고 왜 같은 조직인 NASA에서 동시에 챌린저와 콜럼버스 폭발이라는 실패가 생겼나? 어떤 조직 문화에서 문샷 프로젝트가 가능할까? 에 대해 심도 있는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Jack Brittain, Sim Sitkin의 Carter Racing 연구 사례이다. 레이싱 대회에 경주용 차를 내보내기로 했다. 그런데 약 29% 정도의 확률로 엔진 폭발이 발생한다. 날씨가 추울수록 엔진 폭발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엔지니어들은 온도와 엔진 부품 사이의 직접적 상관 관계를 발견해내지는 못했다. 경주에서 승리하면 $1M의 상금을 얻을 수 있지만, 엔진이 폭발하면 드라이버의 생명이 위험하다. 경주는 TV 중계가 예정되어 있으며, 경주를 안한다면 큰 스폰서들을 잃고 또한 $500k의 계약도 무산될 수 있다. 이 경우 경기를 진행할 것인가 진행하지 않을 것인가? 이것이 질문이다. 이 사례를 MBA에서 토론하자, 약 90% 정도는 경기를 진행하자는 쪽에 손을 들었다. 그러자 교수가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은 지금 챌린저를 발사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습니다.” 엔진이 말썽을 일으킨 횟수는 O-Ring이 문제를 일으킨 횟수와 비슷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의사 결정에서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책에서 던지는 핵심적인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책에서는 로켓 공학자가 어떻게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고하는지 프로세스를 설명한다. 구글 X에 대해서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이 가지는 단일점 장애를 해결하기 위한 redundancy의 철학, 그리고 조직 내부의 post-mortem과 pre-mortem과 같은 프로세스, 그리고 성공이 가져다주는 실패와 실패가 가져다주는 성공에 대해서도 잘 설명하고 있다. 문샷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어떠한 엔지니어링 역량이 필요한지 궁금한 사람들은 한 번씩 읽어보기를 추천하다.

규칙 없음 (★★★★✩)

넷플릭스의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의 자서전적인 책으로, 넷플릭스의 기업 문화를 다루고 있다. 창업자가 직접적으로 기업 문화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잘 읽힌다. 책에서 강조하는 투명하고 적극적인 피드백은 구글에서 일하는 나도 충분히 공감가는 내용이었다. 다만 “실적이 없으면 짐 싸서 내보내라”는 원칙은 심리적 안정감과는 다소 거리가 먼 철학으로서, 장기적으로는 기업에 도움보다는 해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넷플릭스의 성공 비결은 문화라기보다는 플랫폼 산업의 semi-독점적 특성이라고 보지만, 기업 문화에 대해 고찰하는 책으로서는 괜찮은 책이다.

경제

진보와 빈곤 (★★★★✩)

왜 일은 다들 열심히 하는데 부동산 소유주가 모든 부를 가져갈까? 바로 토지의 독점적 속성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논리적으로 풀어나가고, 왜 사회적 진보 속에서 빈곤이 발생하는가를 탐구한 책이 바로 헨리 조지의 명저 <진보와 빈곤>이다. 내가 처음으로 헨리 조지를 만난 것은 <희년, 한국 사회, 하나님 나라>를 읽으면서였고, 내 사고방식과 가치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진보와 빈곤의 시작은 자본주의의 “자본”을 정의하는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마르크스의 <자본론>과도 유사하게 통하는 구석이 있는데, 자본을 정의하는 것 자체에도 여러가지 방법이 있으며, 임금의 근원이 자본인가 노동인가에서부터 풀어나가는 점이 좋았다. 다만 실제로 책 읽기는 다소 어려웠다. 우선 문장이 간결하지 않고 난삽한 느낌이 들었고, 다소 지루한 면이 있었다. 또한 추상적인 개념들 (자본의 정의와 같은 현대 경제학의 큰 관심거리가 아닌 정치경제학적 고전 주제들)이 많았다.

상식 밖의 경제학 (★★★★✩)

<넛지>나 과 결을 같이 하는 행동경제학 책이다. 탄탄하고 흥미로운 사례 위주로 설명되어 있는 책이다.

위기의 징조들 (★★★★★)

2008년 금융 위기의 해결을 실질적으로 주도했던 3인방, 벤 버냉키, 티머시 가이트너, 헨리 폴슨 주니어가 쓴 책으로, 일종의 post-mortem (회고)이다. 직접 저술한 책이어서 그런지 무척 훌륭하다. 왜 발생했는가에 대한 원인부터, 왜 E-coli 효과로 인해 급속도로 공포 심리가 확산되었는지, 왜 레만 브라더스가 망했고, 사실 “선별적 구제와 퇴출”를 한 것이 아니라 사실 못 구제한 것이라든지, 스트레스 테스트의 중요성과 TARP (긴급 금융 구제 프로그램)와 같이 대중들은 무척 싫어한 정책둘이 왜 필요했었는지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내부자의 시각에서 무척 디테일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무척 흥미롭게 읽은 책이다. 다만 어느정도 거시 경제학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어야 쉽게 읽을 수 있다. 강력 추천!!

투자

Random Walk Down Wall Street (★★★★★)

무척 훌륭한 개인 투자 입문서! 기업의 내재가치를 중시하는 이른바 워렌 버핏 식 현금 흐름 투자, 그리고 주가의 기대 상승률을 중시하는 이른바 모멘텀 투자 각각의 시각을 다루며, 포트폴리오 이론이 왜 등장했고, 왜 패시브 인덱스 펀드가 액티브 펀드를 이겼는지, 어떻게 human error들을 줄일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 내용을 바탕으로 발표를 한 번 해보고 싶고, 북클럽 토론도 해 보고 싶은 책이다. 추천!

사회

플랫폼 제국의 미래 (★★★✩✩)

이른바 FAANG 까는 내용으로 가득찬 책이다. 그런데 솔직히 수준은 <콘텐츠의 미래> 보다 한 수 떨어진다. 저자가 뉴욕타임즈 이사로 있으면서 구글에 기사를 제공하지 말라고 생떼부리는 부분이 그러한데, 나는 저자가 기본적인 소비자 컨텐츠 환경이 변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는 증거로 본다. 뉴욕타임즈는 컨텐츠 기업이 아니라 플랫폼 기업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책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진한 라떼향이 나는 꼰대책이 되어가는 점이 아쉽다.

역사, 인류학

인간의 흑역사 (★★★★✩)

인류학 책으로, 문체가 유머러스해서 재미있다. 오스트레일리아 토끼 통제 불능 사태, 모아이 섬의 멸망, “저 새는 해로운 새다”로 잘 알려진 마오 쩌둥의 중국 대기근, 식민지배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마일 vs 미터 단위 실수로 화성탐사기가 화성에 처박힌 사건 등 한숨 나오는 사건들을 흥미롭게 잘 풀어냈다. 서구 학자의 입에서 식민지배를 비판하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무척 놀라운 경험이었다.

1962 (★★★★★)

인류가 하마터면 멸망할 뻔 했던 쿠바 미사일 위기를 상세하게 논픽션 형태로 풀어낸 책으로, 마치 스릴러를 보는듯한 엄청난 필력이 이 책의 강점이다. 으스스한 점은, 전쟁을 통제할 의지가 있었느냐 뿐만 아니라, “실제로 통제할 수 있었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였다는 것이다. 즉 사소한 실수와 국지적 사건이 언제든 핵전쟁으로 발전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강력 추천 !!

인문

논픽션 쓰기 (★★★✩✩)

<이야기의 탄생>에 비견될 훌륭한 책이며, 글 자체는 더 잘 쓰여진 것 같다. 플롯 포인트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등등이 흥미롭게 잘 서술되어 있다. 그런데 중간부터 너무 기술적인 부분으로 흘러가서 중도 하차했다.

걸어 다니는 어원 사전 (★★★✩✩)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단어들의 어원들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심심풀이로 읽어볼만한 책인데, 문제는 주로 영어권 어원 사전이라서 가슴에 크게 와닿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도 하차.

혐오의 시대, 철학의 응답 (★★★★✩)

혐오 표현도 표현의 자유를 위해 허용되어야 할까? 시대에 묵직한 화두를 던지는 책이다. 표현의 자유 vs 혐오 규제에 대한 논박 파트가 잘 쓰여져 있고, 토론하고 생각할만한 화두를 던진다. 내 개인 의견을 이야기하자면, 나는 저자와 마찬가지로 표현의 자유란 이름으로 혐오를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의 상당수는 사실은 규제된 안전망 위에서 존재하는 것이다. 지구상 어느 나라도 완전히 자유로운 시장 경제를 만들지 않았다. 완전한 자유 시장 경제가 낳은 자체 모순 — 노예제나 아동 노동 — 들이 결국 철폐되었듯이, 시장 혹은 토론의 장이라 불리는 곳도 정치적 사회적 합의하에서 결정해나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즉 사회의 이익을 증진해야 한다는 목표 아래 있어야 하며, 표현의 자유를 권리라는 이름으로 포장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명확한 대안이나 결론이 없다는 것은 다소 아쉽지만, 논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본다. 추천!

정의란 무엇인가는 틀렸다 (★★★★✩)

공허한 마이클 샌델의 정의론을 논파하는 책이다. 어떻게 샌델이 롤즈의 자유지상주의와 벤덤의 공리주의와 같은 이론들을 오독하고 허수아비 때리기 기법으로 잘못된 결론으로 이끌엇는지, 그리고 이른바 미덕에 근거한 정의론이 얼마나 취약한 지점에 있고 수단과 목적이 뒤바뀐 자가당착에 빠지기 쉬운지를 논파하고 있다. 롤즈의 자유지상주의가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의 복리를 증진하는 것이 목표” 라는 점은 흥미로운 지점이었는데, 그렇다면 이는 오히려 완전 복지국가의 목표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입장에서도, 평균(혹은 중위값) 성능을 증진시키는 것과, 하위 99% 성능을 증진시키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는 점에서도 흥미로웠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정의란 무엇인가>의 반대항으로 쓰여진 책이어서, 저자 본인의 주장이 강하게 드러나기 힘들었다는 점이다. 추천 !

회고록, 인터뷰

펀 홈: 가족 희비극 (★★★★✩)

그래픽 노블 형태로 풀어낸 개인 회고록이다. 아버지와 딸, 그리고 성소수자의 이야기와 이에 얽힌 희비극을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는 작품이다.

봉준호를 읽다 (★★★★✩)

책은 크게 3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파트는 봉준호와의 인터뷰, 두 번째 파트는 봉준호 영화 세계의 전체적인 조망, 세 번째 파트는 보다 자세하고 기술적인 씬 분석이다. 개인적으로는 인터뷰 부분이 가장 좋았고, 인상깊었다. 봉준호가 미국의 한 대학교에서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하게 되었다. 한 학생이 “가장 한국적인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하며 질문을 던졌다. 봉준호는 “부조리라고 생각합니다.”고 답했다. 이 문답이 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부조리가 봉준호의 영화 세계를 이해하는 가장 핵심 키워드가 아닐까 싶다.

나는 행복한 불량품입니다 (★★★★✩)

멀쩡한 대기업 다니다가 마르크스 자본론을 강의하는 인문학 저자가 된 이력이 독특하다. 이 책은 본인의 삶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있는, 자서전에 가까운 책이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시대를 그은 명저임이 틀림없기는 한데, 모든 것을 노동과 자본으로만은 볼 수는 없는 현대 경제학의 입장에서는 고전은 고전이지만 또한 한계도 명확하지 않을까 싶다. 내가 책에서 보고 싶었던 것은 “마르크스의 자본론과 자본주의의 미래” 같은 내용이었는데, 이런 내용이 없어서 다소 아쉬웠다. 기회가 된다면 저자와 직접 만나서 인터뷰를 해보고 싶은 책 가운데 하나다.

생활

내 손에 인생사진 (★★★★✩)

인스타 사진 잘 찍는 법 실용 가이드. 사진과 예제들이 많아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창업

당신의 가격은 틀렸습니다 (★★★★✩)

자영업자로서 메뉴 가격 결정을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한다면 한 번쯤 읽어볼만한 좋은 책이다. 핵심은 3가지인데, 남들에게는 없는 특징적인 메뉴를 만들고, 프리미엄 가격을 받으며, 미끼 상품을 통해 심리적으로 사람들이 프리미엄 상품을 구입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 팁으로 볼 수 있다. 자영업에 종사한다면 상당히 도움이 되는 실전적인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추천!

2021년 2분기를 함께한 책

소설

신들의 봉우리 (★★★★★)

“왜 에베레스트를 오릅니까?” 란 질문에 “거기 산이 있으니까”란 대답을 남기고 에베레스트 최초 등정에 나섰다가 실종된 것으로 유명한 조지 멜러리 경의 카메라가 발견되면서 책이 시작된다. 산악계의 영원한 떡밥인 조지 멜러리의 에베레스트 등정 여부를 핵심 소재 가운데 하나로 차용한 것도 흥미진진하지만, 산에 얽힌 산 사나이들의 이야기와 미스터리를 엄청난 필력으로 풀어내는 것이 이 책의 강점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캐릭터다. 하부 조지와 같은 무척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인물들간의 관계, 왜 산악인이 초등에 목숨을 거는가, 산을 오르는 이유, 디테일한 등반 과정의 묘사 등 걸작이라고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이다. 등산 다큐나 영화 혹은 소설을 좋아한다면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유년기의 끝 (★★★★✩)

의심할 바 없는 아서 클라크의 걸작 SF 가운데 하나. 충격적인 결말로 다른 수많은 서브컬쳐 (에반게리온 등)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5점 만점까지는 아니라고 보았는데,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캐릭터가 다소 약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케럴랜, 제프, 조지 등의 인물들이 다소 수동적인 방관자 혹은 관찰자적인 역할에 그치고 있기 때문에 소설의 극적 내용이나 메시지가 오히려 반감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극의 진행이 더 극적이었으면 작품의 핵심 주제를 더 묵직하게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클로저 (★★★★★)

믿고 읽는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 시리즈. 클로저(closer)라는 제목은 장기 미제 사건 종결자가 된 해리 보슈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건 해결을 추구하는 피해자 가족을 의미하기도 한다. 책 소개가 스포일러성 정보를 담고 있는게 단점이니, 책을 읽으려면 책 소개를 읽지 않기를.

탄환의 심판 (★★★★★)

역시 믿고 읽는 마이클 코넬리의 <미키 할러> 시리즈. 역시 한 번 손에 놓으면 끊기 힘든 법정 스릴러 페이지 터너다. 해리 보슈와의 첫 크로스오버 만남을 다루고 있기도 하며, 한 치 앞을 알기 힘든 전개가 일품이다. 추천!

배심원단 (★★★★★)

역시 믿고 보는 마이클 코넬리의 <미키 할러>시리즈. 배심원단 선정을 두고 벌어지는 스릴러가 무척 흥미진진하며, 미국 배심원 법정의 모습과 한계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추천!

Die trying (★★★★✩)

잭 리처 시리즈의 2번째 작품이다. 재미있게 읽긴 했는데, 중후반부에 너무 기연이 남발되는 점이 아쉽다. 잭과 여주인공은 몇 번을 풀렸다 잡혔다 하는지 모르겠다. 초기작이어서 플롯이 다소 정교하지 못한 것 같다. 군필자 입장에서 영점도 안 맞춘 소총으로 장거리 저격하는 것도 실소를 자아내고.

Tripwire (★★★✩✩)

잭 리처 시리즈를 좋아하기는 하는데, 이 책은 별점을 깎을 수 밖에 없는 요인이 많다. 우선 다중 시점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내용진행이 다소 산만하다. 그리고 중간중간 등장인물들이 일회적으로 사용되고 버려지거나 비중이 증발하는 경우가 많고, 핵심 미스터리는 장르 소설을 많이 읽어본 사람이라면 무척 쉽게 추론 가능하며, 내용이 필요 이상으로 폭력적인 부분들이 많다. 끝까지 읽긴 했는데, 기대보다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그들은 말을 쏘았다 (★★★✩✩)

한때 미국에 유행처럼 번졌던 이른바 연속 댄싱 대회인 “댄싱 마라톤”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가지고 만든 작품이다. 다만 캐릭터의 심경 변화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잘 묘사되어 있지 않아서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티핑 더 벨벳 (★★★★✩)

<핑거스미스>의 새라 워터스가 쓴 빅토리아 3부작 중 첫 번째 책. 레즈비언 문학이며, 좀 야하다. (..) 매력적인 캐릭터와 현실감있게 고증된 빅토리아 시대 배경이 매력적인 소설이며,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손에 놓기 힘든 흥미진진한 플롯도 이 소설의 장점이다. 단점이라면 다소 일회적으로 끝나는 캐릭터들 (앨리스나 그레이스 등등)이 많다는 점이고, 총 3막으로 나뉘어진 전개 과정 사이가 다소 부자연스럽다고 느꼈으며, 캐릭터 빌딩 차원에서 등장인물들의 변화를 보다 깊이있게 다루었다면 더 심도있는 소설이 되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족으로 와이프는 요즘 볼만한 웹툰이 나와서 보다보면 다 BL 작가라는데, 왠지 이 작품도 그런 느낌이 없지 않다..

매끄러운 세계와 그 적들 (★★★★★)

훌륭한 SF 단편선 모음집으로, 개개 작품들의 퀄리티가 높다. 미스터리적 요소를 플롯에 효과적으로 배치하여 극의 김장감을 잘 끌어올리고 있고, 클라이맥스로 가는 호흡도 잘 조절되어 있으며, 캐릭터도 생동감있고 입체적으로 잘 살려두었다. 청춘소설을 연상시키는 “저속화” 에피소드와 “웨딩나이프”가 인상적이었다. 추천 !!

화이트블러드 (★★★★★)

걸작 게임 <데드스페이스>에서 공포물 요소를 제거한 듯한 SF. 표류한 세대 우주선, 성간 항해, 좀비, 인공지능 등등 취향 저격의 흥미진진한 요소들이 잘 배합되어 있는 맛있는 비빔밥 같은 소설이다. 주인공 캐릭터도 탄탄하고, 서브 캐릭터도 잘 설정해두어서 플롯을 흥미롭게 이끌어가고 있다. 추천 !!

딜러구트 꿈 백화점 (★★★★★)

방심하고 읽다가 클라이막스에서 나도 모르게 펑펑 울었다. 초중반 플롯은 다소 평이하고 극의 긴장을 이끌어나갈 원동력이 다소 약한 편이지만, 클라이막스의 폭발력이 좋은 편이다. 큰 상관 없을수도 있지만 <수면의 과학>도 같이 읽으면 좋다. 추천 !!

산책을 듣는 시간 (★★★★★)

엄마가 애 버리고 자신의 꿈을 찾아 탈출하는 (..) 내용이 인상적이다. 신카이 마코토의 <날씨의 아이>의 핵심 메시지와도 통하는 구석이 있는데, 어느 한 사람 개인의 희생이 강요되는 시대에서 벗어나야 하는 몸부림 자체가 사회에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결국 자기 인생 자기가 사는 것이지, 누군가의 일방적인 희생의 토대 위에 살아나갈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면서. 문장은 간결하고 읽기 좋게 되어 있다. 읽고 나서도 여러모로 자꾸 다시 떠오르게 만드는 소설이다.

이름 없는 자 (★★★★✩)

실종자들이 다시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스릴러이다. 추리 요소는 많지 않다. 그럭저럭 볼만하기는 한데, 오픈 엔딩 느낌으로 끝나며, 반전이 놀라운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 킬링 타임용으로 나쁘지 않다.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문체와 구성 및 진행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작품에서 기본 재미가 보장된다. 묘하게도 이 작품은 마술사가 나오는 추리물이라는 점에서 <역전재판> 시리즈를, 그리고 중학교 동창들이 과거의 사건에 연결되어 나오는 장면에서 <루트 레터> 와 같은 작품들을 연상하게 했다. 추리의 난이도는 장르물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금세 알아챌 수 있을 정도로 크게 높지 않은 편이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추리 난이도 때문이 아니라 캐릭터와 전개 과정이 재미있어서 보게 되는 작품이라서 큰 의미는 없다. 추천!!

앨리스 죽이기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고어 추리 미스터리를 만나면 어떤 느낌일까? 바로 이 작품이 그렇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연상하게 하는 정교한 심볼과 이야기 구조, 그리고 미스터리의 조합이 낯설면서도 독특하고 생기가 있다. 현실 세계와 이상한 나라의 세계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살인 미스터리의 비밀을 풀어가는 이야기 진행이 흥미롭다. 추천!

과학

블랙홀과 시간 여행 (★★★★★)

<인터스텔라>의 과학적 자문을 맡은 것으로도 유명한 킵 손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집필한 블랙홀 교양과학 책.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시작으로 어떻게 블랙홀에 대한 이론적 배경이 탄생하고 실제 관측까지 이르렀는지, 블랙홀을 통해 인류의 우주에 대한 이해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학계의 굵직굵직한 연구들이 어떤 의문들을 대답하게 위해 등장했는지, 블랙홀 물리학의 다양한 함의와 내용들을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쉽게 무척 잘 풀어 쓴 것이 이 책의 최대 장점이다. 천문학과 물리학에 관심이 많다면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다만 1993년 나온 책이어서 최근 연구 성과들(Event Horizon Telescope)이 반영되지 않은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공학자의 세상을 보는 눈 (★★★★✩)

일상 생활에서 만나는 각종 사물에 얽힌 공학적 배경을 풀어나가는 책이다. 기계공학에 관련된 주제들이 메인이지만, 다른 연관분야로도 많은 설명이 있고 이를 일반인도 어렵지 않게 잘 설명한 것이 장점이다. 추천 !!

퍼스트 셀 (★★★★✩)

<암: 만병의 황제의 역사>로 내게 깊은 인상을 남긴 싯다르타 무케르지와 아는 사이라는 점에서 내 관심을 끌었다. <암: 만병의 황제의 역사>이 질병의 역사와 투쟁기라면, 이 책은 암에 대한 보다 개인적인 감상에 초점을 둔 책이다. 각 챕터의 제목은 저자가 담당했던 암환자의 이름이다. 그리고 마지막 챕터의 제목이 바로 남편의 이름이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을 단순한 환자 관찰기가 아니라 그 이상의 무게를 가진 책으로 만든다. 다소 청승맞다는 느낌이 중간중간 들기는 하지만, 무척 훌륭한 책이다. 암의 미래가 치료가 아니라 예방에 더욱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점도 공감가는 부분이다. 죽음에 대해서도, 그리고 의미없는 연명 치료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이다. 추천!

입자 동물원 (★★★★✩)

양자 역학, 표준 모형, 그리고 기본 입자들에 관심이 있다면 좋은 책이다. QED, 파인먼 다이어그렘, 경로 적분 등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처음에는 번역이 다소 낯설었는데 (광자를 빛알로 번역한다든지 등등), 문장 호흡이 다소 긴 점을 제외하면 입자물리의 기본개념과 LHC 가동의 기본 원리, 그리고 이를 통해 실험 물리학이 어떤 문제를 풀고 있는지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하고 있는 점이 좋다. 추천!

Seven Brief Lessons on Physics (★★★★✩)

책은 짧고 간결하고 문학적으로 씌여 있다. 다만 사변적이고 철학적인 내용들이 많아서 일반 교양과학서라고 하기에는 내용이 조금 난해할 수 있다. 이런 사변적 내용들은 주로 결론 부분에 있고, 그 앞까지는 현대 물리학을 간결하고 아름다운 문체로 잘 소개하고 있다.

기원, 궁극의 질문들 (★★★★★)

가벼운 책인줄 알고 크게 기대하지 않고 읽었는데, 생각보다 내용이 깊고 다양한 책이다. 패널 토의를 통해 천문학이 현재 마주하고 있는 질문들과 학계의 흐름들에 대해 신선하게 잘 설명하고 있다. PDF여서 폰으로 읽기가 힘들었던 점을 제외하고 괜찮다. 초끈 이론가와 실험 물리학자의 은근한 신경전도 엿볼 수 있다.

사이언스 앤 더 시티 (★★★★✩)

도시라는 주제를 과학 교양서에 잘 풀어낸 책이다. 어려울 수 있는 주제를 흥미롭게 잘 풀어가고 있고, 미래의 도시에 대한 청사진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단점은 각 챕터별로 퀄리티가 들쭉날쭉하다. 특히 부르즈 할리파에 얽힌 고층건물 파트는 재미있게 읽었는데, 마지막의 네트워크 파트는 인터넷 글 짜집기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잔반적으로는 읽을만하다. 추천!

기술

Designing Data-intensive Application (★★★★★)

별 5점도 부족한 책. 의심할 바 없는 최고의 분산 시스템 개론서이다. LSM-Tree 기반 스토리지부터 컨센서스, 최근의 배칭 시스템, 스트리밍 시스템, 그리고 마이크로 서비스까지, 분산 데이터 시스템의 주요 토픽들과 왜 해당 기술들이 등장하게 되었는지 무척 잘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백엔드 시스템 개발자가 아니어도 컴퓨터 관련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는 것이 좋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대학원 시절에 읽었더라면 졸업이 더 빨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회사에서 약 3개월간에 걸쳐서 이 책을 바탕으로 직장 동료들과 북클럽을 진행한 적이 있는데, 무척 많은 것을 배운 소중한 시간이었다. 강추!!

반도체란 무엇인가 (★★★✩✩)

기술 명세서 같은 느낌의 책이다. 보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왜” 특정한 기술이 도입되었는지, “왜” 특정 기술이 중요한지에 대한 motivation 관점에서 책을 썼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끝까지 읽기는 했는데, 관련 전공자가 아니면 읽기 어려울 듯하다. 중반부터 한글과 영어가 섞인 미묘한 문체도 거슬릴 수 있다.

심층 학습 (★★★★✩)

딥러닝의 대부 중 한 명인 이앗 굿펠로우의 책인데, 책이 일반 교양서라기 보다는 학부/대학원 교과서에 가깝다. PDF의 퀄리티가 크게 좋지 않아서 읽기가 힘들다. 수학 공식도 무척 많이 나오고 유도 과정도 많이 나오기 때문에 교과서를 공부한다는 느낌으로 봐야 한다.

러스트 프로그래밍 공식 가이드 (★★★★✩)

서버 프로그래밍의 새로운 스타로 떠오르는 Rust 의 언어적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이 책을 읽었다. 메모리와 소유권에 대한 아이디어들을 잘 정리해 둔 점이 마음에 든다. Modern C++ 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크게 어렵지 않게 Rust로 바로 옮겨갈 수 있을 것 같다. 이외에 함수형 언어에서 따온 많은 장점들 (match, lambda, cons)이 Rust의 장점이다. 10년 후의 서버 프로그래밍 언어의 트렌드가 무엇일지는 모르겠지만, Rust 혹은 그 후계 언어가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어 임베딩 (★★★★★)

훌륭한 한국어 머신 러닝 입문서이다. 머신러닝의 기초 개념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는 것을 가정하고 있기 때문에 기본 개념은 미리 숙지해야 한다. Word2vec이나 BERT 같은 비교적 최신 언어처리 기법까지 기초개념들을 잘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단점이라면 중간중간 정보의 밀도가 다소 높은 챕터들이 있는데, 이것을 소화시키는 것은 개인차가 좀 있을 것 같다. 바로 예제를 실행해 볼 수 있도록 예제코드를 제공해주는 것도 장점이다. 추천!

함수형 언어 산책 (★★★★✩)

Lisp, Haskell과 같은 함수형 언어의 기본 개념과 철학에서부터 최근의 MapReduce나 Spark에 이르기까지 함수형 언어들이 어떤 족적을 남겼는지 잘 설명하고 있다. 대학원 수업에서 MiniML 을 프로그라밍 수업으로 들으면서 무척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함수형 언어는 일단 절차형 언어와 철학부터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인 디버깅이 쉽지 않다.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놓고 코딩을 해야지, 대충 한줄씩 코딩하면 안된다. 나는 함수형 언어의 가장 큰 유산은 Immutability라고 생각한다. Iteration이 아닌 immutability로 튜링 머신의 레지스터를 제거함으로써 디버깅의 간편화와 많은 문제 해결을 낳았고, Rust와 Modern C++도 이러한 함수형 언어의 철학의 일부분을 가져오고 있다.

플레인 센스 (★★★★★)

하이잭부터 기내 화재까지, 실제 민항 항공기의 각종 규정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심도있게 이야기하는 책이다. 조종사 출신의 저자가 직접 쓴 책이어서 문장도 좋고 내용도 풍성하다. 책에서 “FAA의 모든 규정은 피로 씌여진 것이다”는 말이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지금 존재하는 모든 항공 규정들이 커다란 사고가 있고 나서야 하나씩 개선되어 온 것이다. 항공화재가 왜 위험한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human error 를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한 설명도 좋았다. 추천!

사회

2040 디바이디드 (★★★✩✩)

서문을 거창하게 시작해서 내용이 있을 줄 알았는데, 다루는 내용은 짜집기 블로그 같은 내용으로 좀 얄팍하다. 예를 들어 핀테크를 설명하면서 인도의 마이크로 크레디트를 예로 들고 있는데,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요즘 거의 망한 상태다. 자율주행이나 바이오 그리고 3D프린터의 과장된 hype를 여과없이 설명하는 느낌이 강하고, 거의 대부분의 정보를 그냥 뉴스에서 짜집기한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심심풀이로 읽어보기에는 나쁘지 않지만, 심오한 인사이트를 얻기는 힘든 책이다.

오늘부터의 세계 (★★★✩✩)

신문 기사 인터뷰 모음집 같은 책. 석학이라고 다 제대로 아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제레미 러프킨의 빅테크와 사물잍터넷에 대한 대담은 실소를 듬치 못하게 했고, GMO에 대한 음모론에 가까운 비방은 한숨을 쉬게 했다. 책을 쓰려면 기본 사실 확인정도는 해야하는 것 아닌가?

몬드라곤의 기적 (★★★★✩)

책을 읽다보면 저자를 직접 만나서 인터뷰하고 싶은 책이 있다. 이 책이 딱 그렇다. 기회만 된다면 책 저자를 만나서 직접 인터뷰 하고, 기업과 협동조합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 “삶의 표현은 그저 살아 있다는 것이 아니라, 다시 태어나고 적응해간다는 것이다.”, “자본은 주인이 아니라 하인이다”와 같은 구절이 마음에 든다. 모든 조합원이 1인 1표의 권리를 행사하는 협동조합이 대규모로 성장해서 세계화 시대의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책을 읽으면서 든 흥미로운 질문 가운데 하나는 이것이다. “현대 자동차 노동자들은 현대자동차를 경영할 수 있을까?” 협동조합의 최대 장점은 주인-대리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협동조합 출자금의 이자율이 연간 7.5% + 인플레 = 약 11%인데 이는 거의 S&P 500 수익금에 가깝다는 점에서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 다만 노동자 소유의 협동조합 형태 기업이 실제적으로 성공을 거둔 사례가 많지는 않다는 점에서 아직까지는 주류 대안이 되기에는 부족하지 않을까 싶다. 1억에 가까운 협동조합 출자금도 부담이 될 수 있고.

논픽션

Moonwalking with Einstein (★★★★✩)

랜덤하게 섞인 카드 한 벌 (52장)의 순서를 기억하는 것은 얼마나 힘들까? 대개 이는 특별한 천재들만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렇지 않다. 기억력은 특별한 천재들만의 재능이 아니며, 누구나 기억술(mnemonics)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다. 공간 및 시각 정보 그리고 연상 기억이 훨씬 더 오래간다는 사실을 이용해서 임의의 정보를 기억하는 방법이 바로 기억술이며, 이를 통해 랜덤하게 섞인 카드 두 벌 (104장)의 정보를 기억하는 테크닉을 살펴볼 수 있다. 무척 재미있게 읽었는데, 다만 중간중간 늘어지는 챕터들이 있다. (가장 잘 기억하는 사람 v. 가장 기억 못하는 사람) 그리고 기억술의 핵심 기법을 얘기할 듯 안할 듯 감질맛나게 하면서 핵심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다는 것이 단점이다. 그리고 낭만적인 논픽션 문체가, 괜찮을 때는 괜찮은데 가끔 거슬릴 때가 있다. 실생활에 써먹을만한 기억술이 많지 않은 점도 아쉽다. 추천!

리더십, 자기계발

어서 와, 리더는 처음이지 (★★★✩✩)

리더십이나 조직 문화책으로서는 다소 가볍다. 퍼블리나 브런치에 있을법한 짧은 단문 글 모음집같은 느낌으로, 가볍기 읽기에는 나쁘지 않다.

Deep work (★★★★✩)

어떻게 해야 이메일 확인 등과 같은 “작고 간단히 처리할 수 있는” 이른바 shallow work을 줄이고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장기적으로는 가장 중요한” deep work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들을 공감할 수 있었던 좋은 책이다. 기말고사 전날에는 청소하기나 백분토론 같은 프로가 누구에게나 재미있게 느껴졌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왜 우리의 뇌가 이러한 shallow work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하도록 되어 있고 무엇이 deep work으로 가는 것을 방해하는지, 그리고 우리의 생활 패턴과 습관 변화를 통해 어떻게 해야 deep work에 보다 잘 들어갈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저자도 이러한 deep work을 통해 1년 13편의 논문 퍼블리시와 같은 엄청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어떻게 하면 몰입(flow)에 들어갈 수 있을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추천한다.

비지니스, 경영

룬샷 (★★★★★)

핵심 통찰을 잘 전달하는 말콤 글래드웰의 느낌이 강하게 나는 책이다. 어떻게 해야 이른바 “혁신”을 가져오는 기업을 운영할 수 있을까에 대한 중요한 통찰들이 들어간 좋은 책이다. 글도 간결하고, 예화를 통해 잘 설명하고 있다. 물리학의 상전이(phase-shift)를 기업에 대입해서 설명하는 것은 무척 흥미로운 아이디어이다. 책에서 설명하는 효율적인 조직 규모 방정식은 흥미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구글의 경우 맥킨지식 승진 절차, Google X 와 같은 독립된 연구소를 통해 흥미로운 일을 제공하는 것이 왜 혁신에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또한 이 책을 통해 버나바 부시에 대해 더 잘 알게 된 것이 큰 소득이다. 질문도 많이 떠오르는 책이다. 통제된 발화를 경제학에 적용할수는 없을까? 하는 질문들 말이다. 다만 기업의 문화가 기업의 시스템보다는 크게 중요하지 않단느 주장에는 크게 동의하기 힘들다. 기업의 문화는 중요하다.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수는 없어도, 30% 정도의 경쟁우위는 제공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모로 추천할만한 좋은 책이다.

OKR 전설적인 벤처투자자가 구글에 전해준 성공 방식 (★★★★✩)

구글에서 일하다보니 OKR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책을 통해 살펴보니 배울 것이 많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OKR의 구체적인 성공 사례들과 교훈들, 그리고 실제로 어떻게 업무에 적용하는지에 대해 잘 나와 있다. OKR은 기업 문화에 크게 의존한다. 투명하며 피드백과 개인의 성장을 장려하는 문화가 제대로 조성되어 있지 않다면 OKR은 크게 효과를 거두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컬쳐 레버리지 (★★★✩✩)

기업의 조직문화에 대한 책이다. 전반적으로는 기업 문화에 대한 괜찮은 내용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다만 좀 산만하다. 내용들은 많은데 머리속에 쏙 기억남는 것이 별로 없고, 단편적인 예화들만 듬성듬성 기억난다. 더 통일성 있게 책을 구성했더라면 좋았을 듯 싶다.

스포티파이 플레이 (★★★✩✩)

스웨덴의 기업 스포티파이의 기업 평전. 스포티파이가 어떻게 거대한 레이블들과 협상하면서 음악 스트리밍계의 거부가 될 수 있었는지의 과정을 잘 설명하고 있다. 다만 책의 깊이가 얇다. 이런저런 일이 있었다는 사건을 나열하는 정도의 글들인데, 흥미롭기는 하지만, 중요한 통찰이 보이지 않아서 아쉽다. 왜 다운로드에서 스트리밍으로 흘러갔는가? 음원 스트리밍의 미래는 무엇이고 앞으로의 경쟁은 어떻게 될 것인지, 등등에 대한 더 심오한 통찰이 있었으면 좋았었을 것 같다.

더 골 (★★★★★)

생산 관리 혹은 소프트웨어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강력 추천!! 에 영감을 준 바로 그 책으로, 저자의 Theory of Constraint (TOC) 를 소설 형태로 재미있게 잘 풀어내고 있다. 재고 최소화, 의존성 경로, 일회 작업량(batch size) 줄이기, 병목 작업의 개선 등 복잡해보이는 생산 관리의 문제를 직관적인 설명을 통해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를 무척 잘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LG와 같은 큰 기업에서도 이를 도입해서 커다란 효율성 향상을 거두었다고 알고 있다.

책의 중요한 몇 가지 메시지가 있다. 첫째는 생산성이 부분 효율성과 같지 않다는 것이다. 즉 모든 공정에서 일꾼들이 한시도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는 공장은 최적의 상태가 아니며, 오히려 최악의 상태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에 얽힌 비밀을 풀기 위해서는 “생산성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으로 돌아가야 한다. 생산성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현금 창출률, 재고, 운영비”이다. 저자는 이중에서 재고를 현금 흐름의 관점에서 정의한다. 즉 생산되어 출하를 기다리는 제품의 수량이 아니라, “판매하려는 물품을 만드는 데 투자한 총액”으로 정의하는 것이다.

둘째는, 전체 생산의 속도를 결정하는 것은 이른바 가장 느린 공정이다. 이른바 병목 현상(bottleneck)이, 바로 시스템 전체의 생산량을 좌우하는 제한 요소(constraint)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병목 공정을 지속적으로 찾아서 개선하는 것이 생산성을 향상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이다. 다른 공정에 시간과 자원을 투자하는 것은 오히려 재고를 늘리게 된다.

책의 다른 핵심 메시지는 아래와 같다:

  • 이른바 “부가가치”는 혼란을 가중시키기 때문에 빼야 한다. 즉 절반 정도 완성된 제품은 원재료보다 더 가치있다는 사고방식을 버려야 한다.
  • 기존의 원가 계산 방식은 현금 창출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 현금 창출률은 시스템 내부로 들어오는 돈이고, 재고는 시스템 내부에 잠겨 있는 돈이며, 운영비는 현금 창출률을 높이기 위해 나가는 돈이다. 즉 현금 창출률은 공장 수입에 관련된 돈이고, 재고는 내부에 쌓여 있는 돈이다.
  • 공장 전체는 적정 가격과 적정 조건 아래서 판매될 수 있는 하나의 투자라고 볼 수 있다. 즉 투자는 재고와 같다.
  • 생산능력이 시장 수요에 정확히 조정된 경우, 그러니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정확하게 조정된 경우에는 현금 창출률은 점점 줄어드는 반면 재고는 천정부지로 치솟게 된다. 상황이 여기에 이르게 되면, 재고량이 증가해 운영비에 속하는 재고의 물류비도 늘게 된다.
  • 즉, 생산 속도가 시장 수요보다 약간 느린 것이 좋다. 생산 속도와 시장 수요가 동등하게 유지된다면 시장 수요가 감소할 경우, 결국 생산자가 손해를 보게 된다. 병목 자원에서 생산자원의 시간이 낭비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첫번째 원칙이다.

책의 말미에 있는 역자의 해설 부분도 잘 쓰여진 부분이다. TOC를 실제 현장에 적용시켜나갈 때의 어려움들을 저자의 경험으로 잘 녹여내고 있으며, 실제 재고 관리에서는 재고량보다는 “시간”이라는 요소를 통해서 관리하게 된다는 점이 의외로 마르크스의 <자본론>과 상통하는 점이 있었다.

이하 잡설.

  • 소프트웨어 산업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는가? 그렇다. 그리고 이에 대해서는 를 읽어보면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회사에서 backlog가 쌓여가는 내 입장에서도 생각해볼 부분들이 많다. 회사 운영 측면에서 이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 프로젝트 launching에 대한 보상으로 승진시키는 것이 과연 회사에 있어서 장점일까?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요즘 든다. 기술 부채가 대표적이다. 일을 할 때, 승진할 수 있을 것 같은 일에 집중하게 되지, 남이 남기고 간 tech debt는 잘 건드리지 않게 된다. CEO가 단기적인 수익에 집착해서 장기적인 연구 개발을 등한시하기 쉬운 것과 비슷한 원리이고, owner-agent 문제와도 비슷한 구석이 있다. 그렇다면 인사 관리 측면에서 해법은 무엇일까? 남아 있는 bug 수를 바탕으로 측정해야 하나? unwritten test는 어떻게 잡아내야 하나? 재고 관리 측면에서 기술 부채 혹은 backlog 를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일회 작업량을 줄이는 것은 context switching 코스트를 높이게 되는데, 그래도 되나? 그 trade-off 지점은 무엇일까? 어떻게 해야 지속적으로 constraint를 찾고 이를 개선해 나갈 수 있을까?

경제

협동의 경제학 (★★★✩✩)

행동경제학과 경제민주화를 고민하는 좋은 책이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중도 하차하였는데, 다른 경제학 책들에 비해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없는 것 같아서였다. 그리고 중간중간 정치적 견해들이 책에 많이 드러나는데, 나와 정치적 스펙트럼은 비슷하지만 책에 꼭 넣을 필요는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하튼 중도 하차. 협동에 대한 책의 관점이 독특했으며, 인상깊은 구절은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상호적이고, 따라서 협동은 진화의 산물이다. 다만 최근 300년 동안 인간은 이기적이라고 주장하는 학문이 세상을 지배했을 뿐이다.” “사회를 시장원리로 조직하면 그 사회는 붕괴한다.”

투자

현명한 투자자 (★★★✩✩)

투자의 고전이기는 한데, 요즘 읽기에는 아무래도 시대에 뒤쳐진 느낌이 든다. 우선 예제로 드는 기업들이 어떤 기업들인지 이해가 잘 가지않는다. (IBM 밖에 모르겠음) 채권의 비중도 요즘 보기에는 지나치게 큰 편이며 (물론 그때는 수익율이 높았지만), 그리고 인덱스 펀드가 없다. 시장 시스템이 많이 정교화된 요즘 보기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가치 투자 원칙과 포트폴리오 구성, 리밸런싱 등은 한 번씩 다시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인상깊은 구절은 “낙관론자도 돈을 벌 수 있고, 비관론자도 돈을 벌 수 있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절대 못 번다.” 장기 가치 투자의 중요성을 요약한 한 구절 아닐까 싶다.

저널리즘

사진이 말하고 싶은 것들 (★★★★✩)

포토 저널리즘의 역사 중 중요했던 사건들을 배경과 시사점 측면에서 흥미롭게 잘 설명하고 있다. 다들 한번쯤 봤을 법한 유명 사진들이다. 사실 맥락이 어긋나서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은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심리학

타인을 읽는 말 (★★★★✩)

심리학 분류에 속하는 책으로서, 상대방과의 라포르(혹은 래포트로 음역하는 경우도 있음)를 통해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는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 무척 실제적인 가이드이고, 풍부한 상황 설명이 강점이다. 자녀들을 대할 때에도 어떻게 헤야 감정 싸움하지 않고 할 수 있는지 좋은 기준점들을 많이 얻을 수 있다. 이러한 분야에 관심있다면 도 추천한다. 추천 !

불행한 관계 벗어나기 (★★★★✩)

미묘하다. 내가 아는 상담의 기본은 상담자가 스스로 해답을 알고 있으며, 상담사는 그것을 이끌어내도록 도와주는 역할인데, 이 책의 저자는 주도적으로, 거칠게, 때로는 혼내면서 상담한다. 이래도 되나? 싶은 부분들이 다소 있나 싶은데, 내가 상담 전공이 아니다보니 혼란스럽다. 내 개인적인 의견은, 물론 이렇게 상담할 수도 있지만, 맞는 방법일까 하는 의문이 들게 만든다는 점이다. 참고로 책에 나온 사연들은 하나같이 우울한 부부관계 사연들이다.

회고록, 전기

저글러, 땜장이, 놀이꾼, 디지털 세상을 설계하다 (★★★★★)

디지털 세상을 연 정보 공학의 창시자, 그리고 내 직업을 만들어주기도 한 클로드 섀넌의 전기이다. 책을 무척 잘 썼다. 인물 전기가 자칫하면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아이디어 파트, 즉 정보 이론의 핵심 이론도 비 전공자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되어 있다. 책을 읽다보니 세상에 정말 천재는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저글러이자 주식투자자였던 섀넌의 생애가 무척 흥미롭게 다가웠다. 개인적으로는 “주식 투자를 어떻게 해야 돈을 잘 벌 수 있나요?” “내부자 정보지요.” 하는 장면에서 빵 터졌다. 참고로 제임스 글릭의 <인포메이션>과도 어느정도 겹치는 점이 있다. 추천!!

문화

웹툰 스쿨 (★★★★★)

내가 웹툰 작가가 될 건 아니지만 흥미롭게 읽었다. 플롯과 스토리 그리고 시나리오 작법 파트에 꽤 많은 공을 들인 책이고, 다루는 내용들도 깊이가 있다. 현업 웹툰 작가와의 심도있는 인터뷰도 좋다. 웹툰 작가를 진지하게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Press Reset (★★★★✩)

<Blood, Sweat, and Pixels>의 제이슨 슈라이러의 신작. 이번 책은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직업 안정성을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는, 전작보다는 좀 더 어두운 책이다. 성공적인 게임(Bioshock Infinite)을 내놓고도 디렉터의 변덕으로 스튜디오를 닫은 바이오 쇼크 사태나, 38 Games 사례 등 스튜디오 닫기가 일상사인 게임 업계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많지는 않지만, 외주화, 노동조합, 그리고 재택근무와 같은 약간의 Silver lining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PS5 및 Nvidia RTX 3080 Ti 구매기

요즘 리셀러(-_-) 때문에 PS5와 그래픽 카드 구하기가 무척 힘들죠. 저도 2달 정도 고생해서 겨우 PS5와 Nvidia RTX 3080 Ti Founder Edition 하나씩 구입했는데요, 도움될까 싶어서 몇 가지 팁 될 정보 올려봅니다.

PS5

아실 분들은 아시겠지만, PS5 와 XSX는 없어서 요즘 못 구하죠. 비싸게 ebay 등에 올라오는 리셀러 상품을 살 수도 있는데, 보통 1.5 – 2배 정도 높여서 가격을 부릅니다. 따라서 스톡이 들어올 때 Amazon 이나 Target 과 같은 온라인 상점에서 사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런데 온라인 상점에서 stock 이 풀리면 (보통 restock 혹은 drop이라고 부릅니다) 이른바 리셀러들이 사용하는 bot 들이 엄청나게 낚아챕니다. 사람이 클릭하는 것보다 bot이 훨씬 더 빠르기 때문에 이기기 힘든 구조죠. 요즘은 온라인 상점들도 나름 anti-bot 조치를 취해서 상황이 조금 낫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 힘들기는 합니다.

ps5를 구할 때 몇 가지 팁 될 정보들을 올립니다.

  • restock alert 서비스들을 이용한다. 그러면 ps5가 각 상점에 restock 될 때마다 바로 알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아래의 3가지 서비스를 이용했습니다:
  • https://www.restockify.com/product-trackers/gaming/consoles/playstation-5-digital/
  • https://www.nowinstock.net/videogaming/consoles/sonyps5/
  • https://fastalerts.io/product/playstation-5-disc/
  • 문자, 이메일, 웹, 혹은 앱보다는 discord 채널에서 직접 alert를 받는 것이 가장 안정적입니다. 디스코드에는 ps5 구하는 사람들이 수다떠는 채널도 있어서 각종 팁 (그리고 뻘글들..)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이외에 twitter에 각종 ps5 restock alert bot 들이 있습니다. 저는 twitter를 잘 사용하지 않고, notification들이 너무 산만한 것 같아서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 PS5를 구할 수 있는 온라인 스토어에는 아래와 같은 것이 있습니다.
  • Amazon: 대략 1달에 1번 주기로 restock이 됩니다. 일단 restock이 되면 물량이 좀 있는 편이어서, 몇 분 내로 접속해도 안정적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Add to cart” 하고 스톡이 없다고 에러 메시지가 떠도, 포기하지 말고 한 10-20분 정도는 계속 시도해보시기 바랍니다.
  • Target: 1-2주 주기로 자주 restock이 됩니다. 홈페이지가 좀 불안정할때가 있더라구요. 사실 제가 접속했을때는 늘 out of stock 이었습니다.
  • Bestbuy: 3-4주 주기로 restock 되는 것 같습니다. Bestbuy에서 구매시에는 반드시 한 번에 하나의 탭에서만 구매하셔야 합니다. 크롬 탭 여러개 열어놓고 하시면 안됩니다. 봇을 막기 위한 일명 “Verify Loop”가 존재해서 그러는데요, 여러 탭에서 동시에 리프레시 & 카트 담기를 시도하면, 봇으로 판명하고 다시 “Verify Account”로 돌아갑니다. 컴퓨터와 핸드폰으로 각기 다른 계정으로 해서 성공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이 경우에도 핸드폰은 무선랜이 아니라 모바일 데이터 플랜으로 접속해서 ip를 다르게 잡히도록 하시는게 좋습니다. 그리고 TotalTech 라고 해서 연 $200을 내면 수리 및 서포트를 24시간 해주는 서비스가 있는데요, 이게 있다면 ps5 를 구매할 수 있는 추가 찬스를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200은 다소 비싸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 Sam’s Club: 아주 가끔씩 뜨는 것 같은데요, 샘스클럽 멤버십이 있다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단점은 주로 번들 상품들이어서 가격이 다소 비쌀 수 있습니다. (PS5 + 컨트롤러 2개 등등) 이미 멤버십이 있다면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만, 뒤늦게 카트 담고 멤버십 만들어야 한다면 이미 늦을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 Walmart: 거의 매주 restock 됩니다. Walmart의 특징은 Walmart+라는 일종의 아마존 프라임 비슷한 무료 배송 서비스를 사용하면 역시 전용 추가 구매 찬스가 주어집니다. 1달짜리 옵션으로 약 $15불 정도를 내야 하는데요, 저는 Walmart+를 통해서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무료 trial walmart+ subscription으로는 안되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walmart+ 멤버라면 꼭 NIST 시간을 이용해서 정확히 홈페이지가 열리는 시간 (4시 정각 등)에 page refresh를 하셔서 구매하시면 됩니다. 저는 4시 정각에 클릭하자 6분 대기열로 들어갔는데요, 무사히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Walmart는 탭을 2개 정도 열어놔도 괜찮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PS Direct: Play Station Network 계정이 있다면, 소니에서 직접 판매하는 스토어에 계정을 등록하고 추첨을 기다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PS 사용량이 많을수록 더 확률이 높다고는 하는데, 테스트삼아 만든 와이프 계정이 당첨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는 것으로 보아 weighted random이 아닐까 싶습니다. 손해볼 것 없으니 미리 등록해두시기 바랍니다.
  • 공통적으로, 모든 온라인 스토어에 대해 미리 계정을 만들고 신용카드 및 배송 주소 설정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계정을 미리 만들어두는 것을 깜박해서 놓친 적도 있었습니다.
  • 배송일을 보고 휴가 일정 등을 미리 조정하시기 바랍니다. ps5 도난 사건 많이 일어나죠. 다 성공하고 마지막 수령에서 실패하시면 안됩니다. 저는 하필 ps5가 배송되기로 한 날에 out of town이어서 fedex vacation hold를 걸어두느라 조마조마했습니다. 다소 늦기는 했지만 이후 무사히 잘 받을 수 있었구요. 도난사고가 많으니 가급적 집에 계셔서 수령하시기 바랍니다.

Nvidia graphics card

비트코인 채굴과 원격 근무로 인한 수요 폭증으로 그래픽 카드를 제값에 구하는게 무척 힘들죠. Nvidia 그래픽카드가 특히 더 힘들구요. 아마존 리뷰를 보면, 진위는 알 수 없지만, kidney를 팔아서 겨우 하나 샀다는 리뷰가 많습니다. 여러분은 그러지 마세요.

저는 개인 AI 프로젝트를 하려고 카드를 하나 구매하려고 했는데, 약 1달 정도 걸려서 겨우 Nvidia RTX 3080 Ti FE 구매 성공했습니다. 개인적인 베스트는 아니지만 (Nvidia RTX 3080 FE를 노렸었습니다) 이정도면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몇 가지 팁들을 올려봅니다.

  • 원하는 제품과 가격 range를 결정합니다.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ebay에서 올라오는 되팔이 제품들 구할 수 있습니다. 가격이 2배 비싸다는게 문제죠. 또한 이러한 그래픽 카드 대란에 편승해서, 몇몇 그래픽 카드 회사들은 LED 같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옵션을 붙여 비싸게 카드를 판매하고 있기도 합니다. 예를들어 Zotac RTX 3080 AMP HOLO의 경우 가격이 $1,399입니다. 반면 같은 칩을 사용한 Nvidia RTX 3080 Founder Edition은 $699죠. 제조사에 따라 팬과 쿨링, LED 튜닝 등의 몇몇 장점들이 더해지기는 하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지 따져보고 가격 레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RTX 3080의 경우 $700 – $1200정도를 range로 보았습니다.
  • Alert를 설정합니다. 위에 적어둔 restockify, nowinstock, fastalerts.io에서 원하는 그래픽카드별로 설정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역시 discord 채널이 가장 안정적이어서 discord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각 스토어별 팁:
  • Amazon: 1-2주에 한번씩 몇몇 제품들에 한해 restock 되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한밤중에 할 때도 많아서요 (새벽 3시;;) 원하는 카드를 등록해놓고 알람이 오면 벌떡 일어나서 시도해보시면 됩니다. 주의할 점은, 3rd-party 리셀러들이 가격을 높여서 동시에 판매하는데요, 잘 보시고 amazom.com warehouse 에서 직접 MSRP로 파는 제품들을 사셔야 합니다. 가끔 used가 올라오기도 하니 헷갈리지 마시구요. 또한 3rd-party 리셀러들 중에서 사기를 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MSRP 가격으로 한두개씩 올려놓고, 배송되었다고 하고는 돈 받고 잠수타는 경우입니다. 물론 amazon에서 돌려주기는 하지만 큰 돈이 몇달동안 묶여있게 되니, 반드시 셀러의 매장 정보를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중국에서 배송하는 New MSRP 3rd-party seller 제품은 거르는게 상책입니다.
  • Bestbuy: 1주일에 한번씩 대부분의 제품들이 restock 됩니다. 주로 매주 목요일에 되구요, 서부 시간으로 7시 – 10시 정도에 드롭되는 것 같습니다. 가장 안정적인 구매처구요, 저도 bestbuy에서 구매했습니다. 한 번 드롭되기 시작하면 대략 30분 – 1시간에 걸쳐서 물량이 나뉘어서 풀립니다. 따라서 sold out 되었다고 해도 긴장을 늦추지 말고 alert를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위에도 이야기했지만, 한 번에 한 탭만 사용하셔서 verification loop를 꼭 피하시기 바랍니다.
  • Microcenter: 만약 근교에 microcenter가 있다면 직접 매장을 방문해서 확인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오프라인 매장에 가끔 예고없이 restock 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물론 거리가 멀면 불가능하고, 집 근처에 있어서 오다가다 한두번 정도 들리는게 부담되지 않는 경우라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 evga.com: EVGA의 Nvidia 제품군들은 Asus나 MSI에 비해서 다소 저렴해서 좋습니다. EVGA 제품은 evga.com에서 직접 구매할 수도 있는데요, EVGA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홈페이지에서 제품 시리얼 코드를 등록하고 elite membership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럼 제품이 새로 restock 되었을 때 elite membership access를 통해 구매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또한 EVGA B-stock 이라고 해서 일종의 리퍼비시 상품들도 판매합니다. 원하는 제품들을 등록해두면 나중에 물건이 올라왔을 때 알람이 옵니다. 저는 한 번도 알람을 받아본 적이 없지만, 밑져야 본전이라고 리퍼 제품도 괜찮다면 등록해두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상황에 따라서 고려해볼만한 스토어:
  • Newegg Shuffle: newsletter 등록을 해두면, 매일 서부시간 아침 8시에 추첨 등록할 수 있습니다. 주로 번들 상품 (그래픽카드 + 메인보드)을 추첨하는데요.. 일단 당첨 가능성이 크게 높지 않고, 무엇보다도 번들되는 제품까지 포함하면 가격이 창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고려해볼 수 있는 옵션일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 역시 공통적으로, 모든 온라인 스토어에 대해 미리 계정을 만들고 신용카드 및 배송 주소 설정하시기 바랍니다.

이외 잡설

  • Fairgame 과 같은 open-source bot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코딩을 어느정도 하실 수 있다면 다운받아서 사용하실 수도 있구요. 저도 초기에 한 번 사용해 보았는데요, amazon의 product 페이지를 수시로 접속해서 만약 제품이 떴을 경우 자동 결제합니다. 문제는 amazon의 자체 anti-bot 시스템이 있어서, 너무 자주 들락날락하면 bot으로 판명하고 아예 결제시에 페이지에 에러를 띄워버립다. 그런데 언제 restock 될지 알 수 없으니 며칠씩 돌려놔야 하는데, 그러다보니 anti-bot 에 걸리지 않게 조절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조금 시도해보다가 포기하고 restock alert가 들어오면 수동으로 결제 시도하는 방향으로 바꿨습니다.

결론

PS5와 그래픽 카드를 구하는 분들 스트레스 많이 받습니다. 알람듣고 급하게 핸드폰 및 컴퓨터로 뛰어가서 광클했는데 out of stock.. 그러면 머리가 멍해지죠. 그게 싫어서 그냥 리셀러 제품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팁은 인내심을 가지는 겁니다. 늦든 빠르든 언젠가는 사실 수 있습니다. 내년 후반 정도 되면 물량이 좀 안정화될거라는 이야기도 있구요. 2-3달 정도 여유를 가지고 시도하면 MSRP에 사실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2021년 1분기를 함께한 책들

소설

우리가 먼저 가볼게요 (★★★★★)

소수자와 페미니즘을 주제로 한 SF 단편 모음집이다. 그것은 악몽을 꾸는 해양생물학자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사고로 하반신 감각을 잃은 여성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양육으로 힘들어하는 가정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평행세계와 복제인간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종말 이후의 세계와 기계 거인들과의 싸움 이야기이기도 하고, 화성에서 한국으로 역이민을 계획하는 가정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리고 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각 단편들의 완성도는 다소 들쭉날쭉 하지만 재미있다. 오히려 읽고 난 다음에 자꾸 머리에 남아서 다시 떠오르게 만드는 책이다. 추천!

무너지는 제국 + 타오르는 화염 (★★★★✩)

<노인과 전쟁>시리즈로 유명한 존 스칼지의 신작 SF. 은하제국이라는 큰 규모의 무대에서 벌어지는 군상극은 SF보다는 스페이스 오페라에 좀 더 가깝다. 은하제국의 몰락이라는 소재는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을 연상시키는 설정인데, 좀 더 매력적인 다양한 캐릭터들로 극을 끌어가기 때문에 진행이 더 흥미롭다. 개인적으로 <파운데이션>시리즈는 정신 조작 같은 환타지 설정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이 작품은 좀 더 현실적인 SF에 바탕을 둔 스페이스 오페라이다. 추천!

죽음을 보는 재능 (★★★★✩)

흥미롭게 읽은 능력자물 + 스릴러. 정교한 플롯이 인상적이다. 다만 결말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킬링타임용으로 추천.

표정 없는 검사 (★★★★✩)

캐릭터물의 특징이 강한 추리 스릴러. 라이트노벨의 느낌이 강하게 난다. 아쉬운 점이라면 여주인공의 비중이 공기에 가깝고, 시리즈물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것 같다는 점이다. 후속작이 나와야 더 흥미로워질 것 같다.

The Inheritance Trilogy (★★★★✩)

3점과 4점 사이. 장점도 많은데 단점도 많다. 신들을 노예처럼 부리는 왕족, 계승 의식, 어머니의 죽음과 관련된 미스터리 등 흥미진진한 요소들이 많은 환타지 소설이다. 문체도 간결하고 읽기 좋다. 단점은 주제 의식이 그다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1권까지만 읽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주제가 뭐지?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계승 의식에 너무 큰 주안점을 든 구성이고, 클라이맥스의 우연적 요소가 강하다보니 결국 이 모든게 뭘 위한 것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 힘이 빠졌다. 더구나 2부에서는 주인공이 바뀌면서 흥미가 사라져 그냥 중도 하차했다. 나중에 다시 읽을수도.

The Killing Floor (★★★★✩)

잭 리처 시리즈 1권. <원티드 맨>을 읽고 처음 빠져들었는데, 역시 간결한 문장, 빠른 진행, 매력적인 주인공 캐릭터, 미스터리, 폭력 등 흥미로운 스릴러의 모든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야기의 탄생>에서 알게 된 베스트셀러 5막 전개를 교과서처럼 잘 따르고 있다.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놓기 힘드니까 잠들기 전에는 읽지 말 것. 추천!

어페어 (★★★★★)

잭 리처 시리즈. 역시 한 번 책을 시작하면 끝까지 놓기 힘들다. 나중에 출판되었지만 시간상으로는 프리퀄이다. 추천!

악의 사슬 (★★★★★)

잭 리처 시리즈. “누구든지 잭 리처를 건드리면 X 되는 거예요” 같은 느낌의 킬링 타임 소설이다. 추천!

파기환송 (★★★★★)

믿고 보는 마이클 코넬리의 소설로, 해리 보슈 + 미키 할러 콤비의 파기 환송 사건을 다룬다. 스피디한 전개, 매력적인 캐릭터, 가슴 졸이는 법정 드라마와 탁월한 글솜씨 등 나무랄데가 없다. 추천!!

파묻힌 거짓말 (★★★★✩)

<밀레니엄> 시리즈를 연상케하는 스웨덴 스릴러. 초중반은 다소 느릿느릿하게 흘러가며, 중간까지는 와야 재미있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시리즈물이어서 제대로 된 완결이 나지 않는 것이 단점이다.

내가 죽인 남자가 되돌아왔다 (★★★★★)

경쾌한 한국적 블랙 코미디 범죄 스릴러. 1981년 “범죄 없는 마을” 제도가 생긴 이래 단 한 해를 제외하고는 어떤 범죄도 일어나지 않아 신기록을 앞두고 있는 한 시골 마을 중천리에서 뜻밖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장르물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작은 사회, 클로즈드 서클, 뜻밖의 반전과 같은 요소들과 함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에필로그를 조금 더 풍성히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다. 추천!

기술

The Unicorn Project (★★★★✩)

이전 작품 <Phoenix Project>를 읽었다면 이 책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Phoenix project가 DevOps를 다룬다면, 이 책은 Dev 와 Business 측면을 좀 더 다룬다고 볼 수 있다. 힘들었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런칭하는 장면은 다소 뻔할 수 있는 장면이면서도, 사람의 감정선을 뒤흔드는 점이 있다. 그것이 이 책의 매력인 듯. 책을 읽으면 성공적인 기술 리더십에 무엇이 요구되는지 잘 알 수 있다. 추천!

구글에서 배우는 딥러닝 (★★★✩✩)

과학잡지에 실릴법한 가벼운 인공지능 및 딥러닝 이용 케이스 스터디 모음집이다. 심심풀이로 읽을 정도는 되지만, 크게 영양가는 없다.

Software Engineering at Google (★★★★✩)

실제적인 구글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코드 리뷰, 코드 저장소, 테스트, 빌드 시스템 등등 상당히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단점이라면 좀 길다. 지나치게 디테일한 부분도 많다. 내 생각으로는 더 간결하게 만들고, 핵심 Key take-away를 강조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즉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설명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여러 방법 중에서 왜 이것을 선택했으며, 어떻게 문제가 해결되었는지 의사 과정을 중점으로 설명하는편이 나았을 것 같다. 챕터 중에서 Mono repo에 대한 고찰 부분은 이런 문제 해결 과정의 고민들이 잘 녹아 있는데, 다른 챕터들은 그런 느낌이 적어서 챕터별 편차가 큰 편이다.

냉장고를 공짜로 드립니다 (★★★✩✩)

깊이있는 인사이트는 다소 부족하지만 전반적인 IoT 흐름을 읽는데는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키워드로 정리하는 정보보안 119 (★★★✩✩)

키워드 중심이고 깊이는 크게 없어서 관련 자격증 등을 공부하는 용도로는 좋지만, 그 이상은 아닌 듯 하다.

과학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

빌 게이츠 형님도 추천한 책. 수면이 기억 보존과 건강, 그리고 치매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잘 설명하고 있다. REM 수면과 Non-REM 수면이 가지는 기능에 대한 챕터도 무척 도움이 되는 파트였는데, 수면이 왜 장기 기억과 학습에 도움이 되는지를 실제적으로 알 수 있게 되었다. 단점은 번역인데, 문장이 길다. 더 짧게 잘라서 번역했었어야 했다. 추천 !!

우연의 설계 (★★★✩✩)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없는 것 같고 (통계학, 심리학 등등을 설명하기는 한다) 뭔가 교조적으로 가르치려는 측면이 있으며 문체가 재미가 없다. 하지만 한 가지 observation은 괜찮은 편인데, 인류의 역사와 진화는 근본적으로 상당 부분을 우연성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명과 전쟁>에서도 나타난 바 있는 내용이다. 여하튼 심심풀이용 책.

블랙홀의 사생활 (★★★★✩)

블랙홀의 이론적 발견부터 실제적 발견까지 이에 얽힌 과학사를 잘 풀어내고 있다. 상대성 이론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다면 (없어도 괜찮기는 하다) 더 잘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추천!

우리집에 화학자가 산다 (★★★✩✩)

그럭저럭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교양 화학 이야기. 일상 생활 속에서 자주 만나는 소재에서 화학 이야기를 끌어왔기 때문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다만 중간중간 화학 보다는 물리학에 가까운 내용들이 많아서 다소 이야기가 산으로 가는 느낌이 있다.

실은 나도 식물이 알고 싶었어 (★★★✩✩)

식물에 대한 다양한 잡학 지식 사전. 각각의 글들이 짧기 때문에 가볍게 읽기는 좋으나 깊이는 다소 떨어진다. 또한 PDF 여서 핸드폰에서는 읽기가 힘들다. 그럭저럭 추천.

How Not to Die (★★★★✩)

고기 그만 먹고 야채 먹으라고 100번 이야기해서 귀에서 피가 나올 것 같은 책이다. 단순하게 “채식이 좋다!” 하며 강조하는 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이유로 특정 채소들이 수명에 영향을 끼치는지를 각종 의학 논문과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책을 읽고 나면 식생활을 바꾸는 것이 수명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깊게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통해 식생활을 진지하게 바꾸게 되었다. (1) 아침 식사로 시리얼을 줄이고 오트밀로 변경 (2) 고기 먹는 횟수 줄이고 샐러드 늘리기 (3) 매일 링핏으로 운동하기 (4) 과일 많이 먹기 (원래 많이 먹는 편이지만). 식생활이 수명에 끼치는 영향이 평균 10년 정도이니, 덜 아프고 오래 살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단점은 책이 길고, 동어반복적이며 자기복제적인 내용들이 많다는 점이다. 책의 내용을 조금 더 덜어내고 핵심을 요약했더라면 더 나은 책이 되었으리라고 본다.

남극점에서 본 우주 (★★★★★)

남극에서 천문학 연구를 수행하는 물리학자들의 일상은 어떨까?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우주 배경 복사선, 그리고 지구 규모의 전파망원경 네트워크로 블랙홀 사진을 찍는 Event Horizon Telescope 프로젝트를 위해 남극점에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한국인 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무척 디테일한 남극 기지 생활의 단면을 엿볼 수 있고, 또한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상당히 전문적인 연구 내용을 잘 풀어쓴 점이 책의 최대 강점이다. 실험 천문학자의 삶과 연구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보기 바란다. 강력 추천!!

전쟁에서 살아남기 (★★★★✩)

군대와 과학은 빼놓을 수 없는 분야다. 실제로 군사 기술에서 파생된 과학 기술들도 많고, 그 역의 경우도 많다. 이 책에서는 군대의 과학 기술 중에서도 특히 일반인들에게 흥미로운 내용이 담긴 책이다. 군복을 어떻게 선정하는지, 전장의 소음과 청력 보호, 그리고 용변 처리와 같은 (!) 유쾌한 주제를 다루는 과학책으로 가볍게 읽을 용도로 추천한다.

사회

콘텐츠의 미래 (★★★★★)

훌륭한 책이다. 언론, 미디어, 물류업계, 출판사, 음반사 등등 다양한 업종을 넘나들면서 디지털 시대로의 컨텐츠 잔환의 도전과 기회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인 “연결성”을 이야기하면서, 미래의 콘텐츠 기업들이 무엇을 추구해야 할지를 무척 잘 설명하고 있다. 콘텐츠 제공 업체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씩 꼭 정독해볼만한 책이다. 마지막 파트에서 하버드 대학교의 온라인 수업 플랫폼인 HBX를 좀 푸시해서 설명하는게 살짝 거슬리기는 하는데, 그것 빼고는 강력 추천하는 책이다.

뉴파워: 새로운 권력의 탄생 (★★★★✩)

훌륭한 책이다. 아이스버킷 챌린지, 트럼프, Airbnb 등등 커뮤니티와 참여에 기반한 새로운 권력이 어떻게 떠오르는지 잘 설명하고 있다. <콘텐츠의 미래>와 같이 읽어도 좋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한국어 서문이다. 책을 많이 읽어왔지만, 이 책 서문은 다른 책들에 비해 정말 성의있게 잘 썼다. 한국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무척 높은듯, BTS 와 RM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한국의 뉴파워에 대해 논하는 모습이 무척 따뜻했다. 책을 읽고 나니 20년 후에는 김남준이 대통령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전반적으로 괜찮은데, 미래와 결론 부분이 조금 약한 느낌이 있다.

텅 빈 지구 (★★★★★)

전 지구적으로 직면한 저출산과 인구 감소에 대해 잘 정리한 책이다. 실제로 한국, 중국, 인도, 아프리카 나라들을 서베이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여성의 교육과 도시화, 피임과 같은 요소로 인해 우리가 예측한 것보다 훨씬 빠르게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고, 이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것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가 제시하는 적극적 이민 정책의 포용이 이러한 저출산의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해법이라는 점에서도 수긍되는 면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 자녀를 낳는 것의 비용이 지나치게 커진 한국의 경우에는 어떨까라는 생각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배타적 민족주의가 강한 한국의 경우, 아쉽게도 적극적인 이민 정책은 쉽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저출산의 미래를 조망하고 싶다면 강력 추천!

성공의 공식 포뮬라 (★★★★★)

훌륭한 책이다. 사물 물리학, 네트워크 과학, 계량사회과학을 다루면서, “성공”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공식들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방정식부터, 어떻게 네트워크가 성공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지, 그리고 나이가 아니라 도전하는 횟수에 성공이 비례한다는 점이 무척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이 모든 것이 실제적인 통계를 통해서 설명하고 있고 자기계발서가 아니니 착각하지 말자. 위의 <플랫폼 제국의 미래>와 같이 봐도 좋은 책이다. 강력 추천!!!

정치는 뉴스가 아니라 삶이다 (★★★✩✩)

정치 입문서 같은 느낌이 강하고, 데이터에 기반했다기 보다는 주장에 근거한 책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그냥 무난하게 읽을만한 책.

심리학

팩트풀니스 (★★★★✩)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우리가 단편적 편견에 뿌리를 두고 얼마나 사실로부터 쉽게 멀어져 나가는지에 대해 재미있게 잘 풀어나가고 있다. 중간중간 나오는 사례들도 재미있게 읽었다. 다만 원 저자가 집필 도중 암으로 사망했기 때문인지, 책의 도입과 전개 부분은 재미있는데 결론 부분이 다소 좀 빈약한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추천!

경제, 경영

자본주의가 대체 뭔가요 ? (★★★★✩)

자본주의와 연관된 각종 기본 개념과 가정들, 그리고 그 가정들을 현실 세계에 적용할 때 어려운 점들 등을 잘 설명하고 있다. 수박 겉핥기 식이라서 자세한 디테일까지는 들어가지 않지만, 전반적인 주요 토픽들을 이해하는 정도로는 괜찮다. 추천!

면접의 힘 (★★★✩✩)

내가 극혐하는 behavioral 면접 중심이라서 사실 영양가는 별로 없었다. 기술 기업들은 tech interview를 보는 것이 일반화 되었지만, 일반 직종에서는 그나마 behavioral 면접이 대안인 것 같다. 한국의 채용 문화와 역량이 한층 성장하기를 기원한다.

자기 계발

식당, 생각을 깨야 이긴다 (★★★★★)

내가 식당 창업을 할 것은 아니지만, 무척 흥미롭게 읽었다. 식당 창업시의 우선순위를 여러 사례들을 들어가며 무척 잘 와닿게 이야기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우선의 가치를 지켜나가는 것으로, 왜 메뉴를 단순화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지 잘 알 수 있다. 요식업 창업에 생각을 둔 사람이라면 한 번씩 읽어볼 책으로 강력 추천한다.

디지털 미니멀리즘 (★★★★✩)

요약하자면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라는 퍼거슨 경의 명언을 논리적으로 풀어낸 책. <Deep Work>의 칼 뉴포트 교수가 쓴 책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원한다면 한 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책에서는 SNS를 비롯한 소셜 미디어를 피함으로써 어떻게 우리가 더 나은 생산성과 삶을 찾을 수 있는지 설명하고 있다. 나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그리고 인터넷 뉴스 등도 잘 안 본지 오래되어서 수긍가는 면이 있다. 인터넷은 딱 필요한 부분만 하는것이 좋은 듯.

만렙 프레젠테이션 (★★★✩✩)

크게 영양가는 없는 프레젠테이션 강의. 나는 좋은 프레젠테이션이란 결론이 처음에 요약되어 있고, 문제 해결부터 시작하는 프레젠테이션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러한 내용들이 그다지 없고 다소 기술적인 부분에만 치중해서 아쉽다.

인문

이야기의 탄생 (★★★★★)

시나리오 작법에 대한 책은 시중에 많이 나와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중에서도 유독 돋보인다. 우리가 아는 유명한 작품들의 이야기는 사실 큰 틀에서 모두 서사를 공유하고 있고, 몇 가지 변주를 통해 독자가 빠져들게 만드는 이야기가 된다. 책에서는 그 이야기의 핵심 구조를 아래의 5막 구조로 정리한다.

  • 1막 : 이게 나다. 그런데 통하지 않는다.
  • 2막 : 다른 방법이 있는가?
  • 3막 : 있다. 나는 변화했다.
  • 4막 : 그런데 나는 변화의 고통을 감당할 수 있는가?
  • 5막 : 나는 어떤 사람이 될까?

뒤돌아보면, “성장물”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도 그것이다. 위의 5막 구조를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장물이든 아니든, 모든 사랑받는 작품은 주인공이 어떠한 의미에서든 변하는 이야기이다. 전형적인 해피 엔딩에서는 주인공이 새로운 사람,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고. 책에서는 모든 캐릭터는 완벽하지 않으며, “신성한 결함”을 가지고 이야기가 시작된다고 본다. 그리고 이야기의 진행을 통해 그 결함이 노출되고 도전받으면서 캐릭터가 변화하는 것이 바로 매력적인 이야기의 근원이라는 것이다. 즉 입체적인 인물이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만든다고 볼 수 있다.

또다른 하나는 정보 격차를 통해 매력적인 플롯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즉 이야기의 화자는 아는데 독자는 모르는 이야기, 예를 들어 탐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수수께끼는 모두 풀렸다”고 선언하지만 독자는 해답을 알지 못해서 궁금해하는 바로 그 장면에서 우리는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정보 격차가 극을 이끌어나가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탐정 소설이나 미스터리 혹은 스릴러가 가지는 매력이 바로 그것이다.

책을 통해서 느낀 점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변화”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믿게 되었다는 점이다. 꼭 이야기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독교를 포함한 모든 종교의 핵심도 자기 자신이 변하는 것에 있는 것이고. 누구나 그리고 모두가 변화하는 것이다. 10대의 내 세계관과 지금의 내 세계관이 다르듯, 이야기의 화자이건, 현실 세계의 인물이건, 결국 자신의 세계관이 도전받고 변화하면서 다른 사람이 되어 가는 것이며, 그것이 매력적인 인물이 되어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모로 추천할만한 책이다.

인류학, 역사

세계사를 바꾼 37가지 물고기 이야기 (★★★✩✩)

대구와 청어가 인류사에 미친 영향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세계사 책이다. 다만 서양사 중심의 서술이고, 글의 진행이 다소 난잡하다. 셰익스피어 문학이나 고대사, 그리고 기독교 관련 역사 설명도 굳이 있었어야 했나 싶다.

세상을 바꾼 길들임의 역사 (★★★★✩)

인류사에 얽힌 주요 작물과 가축에 대한 흥미진진한 역추적 이야기이다. 길들임은 곧 기나긴 공생과 상호 변화의 과정이기도 하다. 이를 DNA를 바탕으로, 콩과 옥수수, 그리고 개와 같은 동물들이 언제 어떻게 작물화/가축화(domestification) 되었는지를 마치 탐정 소설처럼 흥미롭게 끌어나가고 있다. 인위적인 순응화라고 할만한 GMO에 대한 정치적인 우려, 유전자 오염, 그리고 몬산토에 대한 고찰도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이다. 단점은 문장의 호흡이 다소 길어서 잘 안 읽히는 부분이 있다. 추천!

오리진 (★★★★★)

훌륭한 인류학 책이다. 책의 범주를 설명하기 조금 난해한데, 인류학 + 빅 히스토리 과학책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총 균 쇠>의 핵심 주제 가운데 하나인 환경결정론을 빅 히스토리의 관점에서 풀어낸 독특한 책이다. 판 구조론, 고생물학, 지구대기와 해류의 흐름, 그리고 동물과 작물과 같은 거시적인 지구의 역사가 어떻게 인류사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게 되었는지 각각의 미시적인 주제들을 서로 연결하면서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형태로 설명하는 글의 흐름이 무척 훌륭하다. 주제별로 잘 나누어서 쓴 것도 장점이다. 추천!

2020년을 함께한 책들

2020년은 재택 근무가 일상화되면서 독서 시간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 없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작년과 비슷하게 190권 정도를 읽었다.

아래는 중도 하차한 책들을 제외한 한줄 평.

소설: 추리, 스릴러

너는 알고 있다 (★★★★★)

미스터리 + 성장 소설. 여주인공이 기숙 사립학교의 비밀 클럽과 10년 전 어머니의 실종 사건의 진실을 찾아간다. 영화 문법을 차용해서 과거 사건들을 동시 교차 편집하는데, 무척 재미있다. 마지막 폭발적인 클라이맥스 장면이 인상적이다. 추천!

미녀 보험조사원 디디의 아찔한 사건해결 수첩 (★★★★✩)

출판사에서 제목을 너무 촌스럽게 지었다… 그 점만 제외하면 그럭저럭 가볍게 읽을만한 미스터리 스릴러. 헤밍웨이의 잃어버린 원고를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

재미있게 읽은 스릴러 소설. 초반부터 범인의 정체를 짐작하는게 크게 어렵지 않기 때문에, 추리 소설이라기 보다는 스릴러에 가깝다. 추천!

가재가 노래하는 곳 (★★★★★)

강력 추천 !! 책의 장르를 설명하기 무척 힘든데, 습지를 배경으로 한 성장 스토리, 로맨스, 살인 미스터리, 법정 스릴러, 여성주의, 생태학을 모두 합한 멀티 장르이다. (…) 봉준호의 <기생충>처럼 여러 장르들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플로리다 습지 지역 남부의 흑백갈등과 빈곤을 교조적이지 않게 뉘앙스로만 녹여내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끝까지 손에서 놓을 수 없다. 추천 !!!

보이지 않는 세계 (★★★★★)

성장 + 추리 + (스포일러: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다층적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위에서 소개한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연상시키는 면이 있다. 표지가 좀 촌스럽고 초중반부가 다소 루즈하긴 한데 중반부터 술술 읽혀서 괜찮다. 추천!

검정고양이의 산책 혹은 미학강의 (★★★★✩)

미학에 추리소설 요소를 더한 독특한 소설. 라이트 노벨에 가까울수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추천 !

원티드 맨 (★★★★★)

잭 리처를 주인공으로 한 서스펜스 스릴러. 롤러 코스터 같은 전개가 일품이고, 문체가 무척 좋아서 컵라면처럼 후루룩 읽힌다. 표지가 다소 촌스럽지만 속지 말 것. 추천 !!

사형집행인의 딸 (★★★★✩)

중세를 배경으로 미스테리 스릴러. 사형집행인(Executioner)의 역할과 그들의 삶에 대해서 풍부하게 잘 고증했고, 중세 시대의 고문과 마녀사냥의 잔혹함도 알 수 있다. 매력적인 추리소설이다. 추천!

거지왕 (★★★✩✩)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의 책. 그런데 첫 권과 달리 이야기의 흐름에 개연성이 부족해서 다소 주먹구구식이고 억지스러운 전개가 이어진다. 캐릭터들은 나쁘지 않은데, 스토리텔링이 받쳐주지 못하는 느낌.

인어가 잠든 집 (★★★★★)

뇌사와 장기 기증을 다룬 히가시노 게이고의 역작. 미스터리는 아니고, 시회파 소설에 가깝다.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캐릭터를 잘 잡아두어서 극의 흐름이 어렵지 않고 쉽게 훌훌 읽힌다. 추천 !

동급생 (★★★★✩)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다. 흡인력 있고 자연스러운 전개가 매력적이다. 범인의 행동이 다소 좀 억지스러운 점이 있긴 한데, 그 점을 제외하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추천!

살인의 문 (★★★★✩)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상당히 우중충하게 시작하고, 중간중간 전개도 시궁창스럽다. 주인공이 독자가 감정 이입하기 힘든 캐릭터인데, 보다보면 너무 답답해서 고구마 열 개 먹은 느낌이 든다. 반전은 어느정도 예상 가능한 부분이라서 크게 신선한 부분은 없었지만, 소설을 끌어가는 능력은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라고 부를만하다. 킬링 타임용으로 추천.

숙명 (★★★★★)

캐릭터성이 강한 미스터리 스릴러. 진행이 빠르고 쉽게 읽힌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점이 모인 소설. 단 사건의 진상은 실질적으로 추리가 힘든 구조를 띄고 있어서 미스터리라기보다는 스릴러에 가깝다. 추천!

형사의 눈빛 (★★★✩✩)

추리물이기는 한데 사실 추리물로서의 정교함은 떨어진다. 막장 설정들이 많아 읽기 불편했다. 끝까지 읽긴 했는데 굳이 읽진 않아도 됐던 책인 듯.

히가시노 게이고의 무한 도전 (★★★✩✩)

<설산 시리즈>로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어쩌다가 스노보딩에 빠지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하는 단편 에세이 묶음집. 추리 단편들이 몇 편 있기는 한데, 본격 추리물은 아니고 가벼운 심심풀이 수준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을 읽어보면 한 번쯤 읽어볼만할듯.

브링 미 백 (★★★★✩)

쉽게 읽히는게 장점인 스릴러. 영화로도 개봉되어 큰 인기를 끌었던 <나를 찾아줘>와 같은 느낌의 반전 스릴러이다. 단점은 한 중반 50% 까지는 스토리텔링이 루즈하다는 점. 중간중간의 과거 회상씬이 오히려 흐름을 저해하는 면이 있다. 그 이후부터는 쭉 달리는데 진행이 좋다. 클라이맥스의 반전은 장르 소설을 많이 읽어본 사람이라면 크게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내 이름을 잊어줘 (★★★✩✩)

그럭저럭 나쁘지는 않은 스릴러인데, 캐릭터의 매력이 좀 약하다. 킬링 타임용으로는 나쁘지 않은 책.

코뿔소를 보여주마 (★★★✩✩)

인혁당 사건과 유사한 사건을 배경으로 한 가상 한국 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스릴러. 아무래도 주제가 주제이다보니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좀 무거운 편이고, 메시지가 강하다보니 추리물 혹은 형사물이라기에는 부족하다. 소설의 호흡도 스릴러라기에는 진행이 느린 편이고. 중간중간 주인공들의 과거 회상 내용도 배경 분위기를 강조시키는데는 도움이 되었겠지만, 내용상 뺐어도 되었을 듯 하다. 그럭저럭 킬링타임용 책.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

무심코 열었다가 하루만에 모두 몰아서 읽어버렸다. 쉽게 술술 읽히는 문체, 매력적인 캐릭터들, 법정 스릴러, 반전 등등 재미없을래야 없을 수 없는 요소를 엄청난 솜씨로 요리해놨다. 이 책을 읽고 저자 마이클 코넬리를 처음 알게 되었다. 추천!

블랙 박스 (★★★★★)

역시 해리 보슈 시리즈.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를 처음 읽고 문체와 흡인력있는 전개에 반해서 아마존에서 드라마 <Bosch> 시리즈도 모두 보고, 소설책으로도 보고 있다. 형사 스릴러의 기본기를 잘 지키고 있어서 재미있게 읽힌다. 추천!

시인의 계곡 (★★★★✩)

믿고 보는 해리 보슈 시리즈. 다만 이번 작은 다소 구성이 우연성에 좌우되는 느낌이 좀 드는 편이다. 전반적으로는 추천!

소설: 일반

마리카의 장갑 (★★★★✩)

다소 슬픈 동화. 발트 3국 가운데 하나인 라트비아를 모델로 하고 있으며, 외세의 침략으로 슬픈 시기를 지나는 것이 왠지 일제시대를 겪은 한국 사람으로서 마음에 와닿는 점이 있다. 다소 청승맞은 느낌도 들지만, 문장이 깔끔해서 좋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작가가 일본 사람이라는 것이 의외의 반전.

섬에 있는 서점 (★★★★★)

한 섬의 지역 서점에 얽힌 이야기인데, 무척 매력적인 소설이다. 아내를 잃은 서점 주인이 어느날 자신의 서점에 놓고 간 두 살 어린아이를 발견하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문장이 무척 훌륭하고 간결하며, 등장 인물들의 대사도 맛깔나고, 흐름도 군더더기가 없다. 번역도 잘 된 편이라고 본다. 볼 때는 잘 몰랐는데, 오히려 읽고 난 다음에 인상에 남아 자꾸 내용이 떠오르는 책. 추천!!!

3차 면접에서 돌발 행동을 보인 Man에 관하여 (★★★★✩)

<다윈 영의 악의 기원>으로 무척 내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박지리의 블랙 코미디 소설. 바늘구멍 취업은 이제 옛말이 된 듯, 한국의 절망적인 청년층 구직난을 소설의 배경으로 하고 있다. 씁쓸한 여운이 있는 소설.

소설: SF

숨 (★★★★✩)

훌륭한 SF 소설. <소프트웨어 생애의 객체 주기>는 생각해 볼 부분이 많은 에피소드다. 인공지능의 법인화에 대해서는 나도 잠깐 생각해본 적 있었는데, 미래에 언젠가 다가올 인공지능의 자율 결정권에 대해서 생각해 볼 부분이 많은 것 같다. 다른 단편들도 매력적인 단편들이 많다. 추천!

그림자부터로의 탈출 (★★★★✩)

폴란드의 훌륭한 사회파 SF. 외계인에게 지배되고 있는 지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초반 부분이 약간 늘어지고 결말이 너무 갑작스럽게 나는 점을 제외하면 훌륭하게 읽을만하다. 폴란드도 대표적으로 강대국 사이에 끼인 나라이다보니, 일제 치하에 있던 한국인 입장에서 소설이 남다르지 않다.

파피용 (★★★✩✩)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인데, 처음에는 조금 신선했는데 개인적으로 창세기 형태로 낸 결말이 너무 식상했다.

신의 망치 (★★★★✩)

<아마겟돈> 혹은 <딥 입팩트>를 떠올리게 하는 SF. 지구로 다가오는 소행성을 막기 위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사실 이쪽이 원작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중간중간 있는 반전들이 책 내용을 흥미롭게 만든다. 책 분량이 다소 짧아서 중편 소설에 가까운 듯.

우리가 추방된 세계 (★★★★✩)

분류상으로는 하드 SF 에 가까운 단편 모음집. 각 단편들이 흥미로운 주제들을 담고 있기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대부분 시궁창스러운 미래 세계들이 많다.

이상한 별 (★★★★✩)

<프랑켄슈타인>에 대한 헌정작. 사실 <프랑켄슈타인>을 읽어본 적이 없어서 이 책에 담긴 컨텍스트를 모두 이해하지는 못했는데, 읽었더라면 훨씬 더 재미있었을 것이다. 18-19세기 사회상, 갈바니즘 (죽은 개구리 다리에 전기를 통하게 해서 근육이 움직이는 현상을 이용해 죽은 사람을 살리려는 시도) 등의 배경지식이 있다면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공포소설적 요소와 스릴러가 잘 버무려져 있다. 추천!

Dark Matter (★★★★✩)

문장이 쉽고 호흡이 빠른 SF 스릴러. 양자역학과 평행세계는 다른 미디어에서도 많이 다루어서 참신한 설정까지는 아닌데,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가 좋아서 재미있게 읽었다. 중반 이후부터 훨씬 더 재미있어진다. 추천!!

칵테일, 러브, 좀비 (★★★★✩)

단편 모음집. 좀비 단편도 있고, 초자연적 단편, 루프물도 있는 등 흥미있는 소재들의 단편들이 많다. 문체가 간결해서 쉽게 읽히고 구성이 흥미롭게 되어 있다. 다만 아무래도 한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들도 다루다보니, 좀 칙칙한 느낌도 없지않아 있다. 추천!

유령 해마 (★★★★★)

‘해마’라고 불리는 인공지능과 사람들의 이야기. 책을 펼치고 단숨에 끝까지 다 읽어버렸다! AI가 등장하는 미래 배경인데, 한국적이면서 블랙 코미디적인 냉소적인 배경이 마음에 든다.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연상케 하는 사건도 그렇고. 드라마로 만들었어도 무척 재미있게 볼 수 있었을 것 같은 흡인력있는 이야기이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라면 중간중간 약간의 복선이 더 있었다면 구성이 더 흥미로웠을 것 같다. 추천!!

별을 위한 시간 (★★★★★)

상대성 이론, 쌍둥이의 역설, 외계행성 탐사 등등 재미없기 힘든 요소들로 가득한 걸작 SF.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인터스텔라>에도 큰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문체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스포일러 없이 이 책의 대단함을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여하튼 SF를 좋아하면 추천!

식스웨이크 (★★★★★)

책 헌정사에서 내가 좋아하는 SF 작가 “코니 윌리스”가 언급될때부터 아 뭔가 영향을 받았겠거니 했었는데, 역시 코니 윌리스의 SF를 보는 느낌이다. 클론, 성간 여행선, 살인사건, 기억상실, 통제할 수 없는 AI, 코니 윌리스 느낌의 유머스런 수다 등등 무척 재미있는 요소들을 잘 버무려놓은 하드 SF. 추천!!

인문학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

유명 광고기획자 박웅현의 인터뷰 모음집. 광고는 늘 시대의 맥락에서 존재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세상 물정의 사회학 (★★★★✩)

문장이 깔끔하니 좋다. 사회과학이라기 보다는 인문학 책에 가까운데, 후반부는 동어반복적인 느낌이 있다. 그럭저럭 읽을만함.

포노 사피엔스 (★★★✩✩)

영양가 없는 책. 뭔가 거창한 논의가 있을 줄 알았는데 그냥 인터넷 여기저기서 긁어온 것 같은 느낌이고, 내용은 없는데 번지르르하게 말로만 풀어내는 느낌이다. 중간중간 사업 모델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개인 의견처럼 보이는 내용을 마치 사실인것처럼 설명하는 것도 거슬리는 부분.

세상에 읽지 못할 책은 없다 (★★★✩✩)

어떻게 해야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나를 다루는 책. 중간중간 언급되는 책들이 주로 일본에서 출간된 책들이라서 잘 와닿지 않는 점이 있고, 전자책의 적극적 활용이 다소 부족한듯 하지만, 이렇게 읽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정도로 보면 나쁘지는 않음. 저자의 책 읽는 스타일은 나와 비슷한데 (재미없으면 가차없이 중도하차 등등), 사실 나는 경기도 사이버도서관이 아니었으면 이렇게 낭비하면서 읽지는 못했을듯 하다.

책장을 정리하다 : 어느 지식인의 책장 정리론 (★★★✩✩)

책을 많이 읽기 위해 어떻게 책장을 정리해야 효율적일까? 를 설명하는 책으로서, 그럭저럭 읽을만하다. 단 전자책은 다루지 않고 물리적 책 중심이어서 나랑은 잘 안 맞는 듯.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

훌륭한 책이다! 논증의 중요성, 주장과 취향의 엄격한 구분 등 글쓰기에 앞서 필요한 기초적인 논증에 대해 쪽집게 강사처럼 잘 짚고 있다. “요약”이 글쓰기 능력을 기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에는 대찬성이다. 중간중간 예시로 나온, 다른 고전 책들을 추천하면서 그 책이 던지는 핵심을 질문의 형태로 요약하는 부분도 무척 뛰어나다. 이 책을 통해 유시민의 엄청난 독해 능력에 감탄할 수 있다. 질문들을 요약하면서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훌륭한 책이다. 강력 추천!!!

과학

신의 입자를 찾아서 (★★★★★)

상대성 이론부터 최근의 입자 물리학에 이르기까지 현대 물리학의 각종 개념들을 쉽게 잘 설명하고 있다. 어려운 현대 물리학 개념을 이 책처럼 쉽게 잘 설명하고 있는 책은 찾기 힘들다. 문체도 읽기 좋아서 술술 잘 읽힌다. 양자역학, 상대성이론, 그리고 표준 모형까지 알고자 한다면 교양 과학서로서 이 책을 추천한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

시간 찬가. 시간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는 과학 교양서이다. 다만 루프 양자 중력을 연구하는 저자의 관점에서 시간의 양자화에 대한 관점이 깊게 반영되어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일반 상대성 이론과 특수 상대성 이론, 그리고 루프 양자 중력 이론과 중력의 양자화, 스핀 네트워크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가 있으면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글이 상당히 철학적이고 추상적이며 후반부로 갈수록 낭만적으로 변하기에, 교양 과학서가 아니라 물리 철학서로 봐야할 듯 하다.

익숙한 일상의 낮선 양자 물리 (★★★★✩)

우리의 일상 생활에 얼마나 양자역학이 깊은 관련이 있는지 설명해주는 책. 가벼운 과학 입문서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깊은 부분까지 다룬다. 일종의 양자역학 역사 교양과학서 같은 느낌이다. 중간중간 다소 설명이 어려운 부분이 있고 다소 아쉬운 번역(부호화를 암호화로 번역한다든가)이 있는 부분이 단점이다. 하지만 파동함수를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건 어려운 과제이니 어쩔 수 없는 듯.

아름답고 우아한 물리학 방정식 (★★★★✩)

과학 블로그 글 같다. 물리학의 주요 공식 각각에 대한 배경 설명 + 개인적인 감상의 구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볍게 읽을 책으로는 나쁘지 않은 듯.

암: 만병의 황제의 역사 (★★★★★)

강력 추천!! 근대로부터 현대까지 암에 얽힌 인류의 힘든 싸움을 읽기 쉽게 잘 정리한 과학사 책이다. 깊이도 절대 가볍지 않아 항암제와 유전자 변이를 포함한 상당히 전문적인 내용까지도 다루는데, 어려운 개념들도 쉽게 잘 풀어썼다는 점이 이 책의 대단한 점이다. 책에 나오는 실제 사연들이 무척 가슴 뭉클하고, 특히 소아암 파트가 더욱 그러하다. 교양 과학서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 번 꼭 읽어보길 권한다.

스케일 (★★★★✩)

스케일이라는 관점에서 생물, 물리, 사회, 도시환경에 걸친 다양한 분야에서 발견되는 지수적 성장 패턴을 다룬 책. 다만 다소 동어반복적인 것이 단점이다. 추천 !

알아두면 피곤한 과학지식 (★★★✩✩)

과학 잡설을 만화로 그린 책. 그런데 그림체가 지저분하다. 심심풀이로 읽을만한 책.

부엌의 화학자 (★★★★✩)

분자요리를 물리 화학적 백그라운드와 함께 잘 설명한 책. 신기한 요리들이 많다. 개인적으로 분자요리는 앞으로 요리공학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먹고 마시는 것들의 자연사 (★★★★★)

진화적 관점에서 풀어낸 음식의 자연사. 흥미롭게 글을 잘 써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음식들이 어떻게 우리의 식탁에 오르게 되었는지 생화학적인 설명들이 무척 잘 되어 있다. 추천!

빅 히스토리 (★★★✩✩)

초반은 천문학 + 지구과학. 중반 이후부터 그냥 세계사 책으로 바뀐다. 딱히 새로운 내용인지 잘 모르겠다.

하루 종일 우주 생각 (★★★★✩)

천문학의 흥미로운 최신 연구 주제들을 교양 과학서 수준에서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책. 천문학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중력 렌즈를 이용한 초신성 예측과 같은 주제들이 흥미로웠다. 추천!

우주를 계산하다 (★★★★✩)

태양계 천문학의 훌륭한 입문서. 각 행성들의 궤도, 토성의 고리에서 보이는 정수비율 공명 현상, 항성분광학, 삼체 문제, 카오스 동역학을 이용한 슬링샷 저연료 행성간 여행 등등 등 천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재미 있을만한 주제들을 쉽게 잘 풀어가고 있다. 지배적인 이론 뿐만 아니라 대안적 이론들까지 소개하는 점이 좋다. 다만 중간중간 저자의 무신론 세계관을 강요하는 글들이 좀 불쾌하다.

기술

Blood, Sweat, and Pixels: The Triumphant, Turbulent Stories Behind How Video Games Are Made (★★★★✩)

유명한 게임 탐사 기자 제이슨 슈라이러의 책. 현 세대의 AAA 게임을 좋아한다면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펀딩, 크런치 모드, 인디 게임, 발매 후 피드백 등등 게임을 만드는데 있어서 개발자들이 만나는 실제적 어려움들을 무척 잘 풀어낸 책. 취재를 참 잘 해둔 것 같다. 다만 후반 부분에서 좀 반복되는 내용이 많아 힘이 떨어진다. 추천!!

그레이햇 해킹 (★★★★✩)

전문적인 기술 서적이라서 책으로만 읽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꽤 세부적인 내용까지 다루는 점이 좋다. 다만 가볍게 읽을 책은 아닌 듯.

수학

벌거벗은 통계학 (★★★✩✩)

통계학 입문 책으로 좋기는 한데 사실 입문에 가까운 내용이라서 큰 도움은 안된다. 통계학 개론을 좀 더 쉽게 풀어서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는 적절한 책일 듯.

x의 즐거움 (★★★★✩)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수학 교양서. 어려울 수 있는 수학적 개념들을 흥미롭게 잘 풀어나가는 글솜씨가 좋다. 나도 저자의 의견처럼 표준 정규 분포 말고 scale-free 분포를 고등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고 본다. 왜냐하면 현실 세계에서 표준정규분포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무척 많기 때문이다.

이상한 수학책 (★★★★✩)

현실의 많은 분야에서 어떻게 수학이 사용되는지 재미있게 풀어쓴 책. 데스스타의 수학부터 복권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다소 통계학에 치중된 느낌이 있지만,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추천!

요리

맛의 원리 (★★★★★)

우리가 음식을 왜 맛있다고 느끼는지 잘 풀어서 설명한 책. 과학적 배경이 잘 어우러져 있어서 좋다. 추천 !!

물성의 원리 (★★★★★)

음식의 맛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물성을 분자 구조를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 교양 화학서적 같은 느낌으로, 문체가 깔끔해서 읽기 좋다. 왜 셀룰로오스/리그닌이 분해되기 힘든지, 왜 달걀이 익었을 때 단단하게 되는지를 분자 구조를 통해서 무척 잘 설명해주고 있다. 추천!

물성의 기술 (★★★★★)

전작보다는 다소 실용적인 책이다. 아이스크림, 케이크, 스테이크, 두부 등등 현실의 많은 요리들을 바탕으로 어떻게 해야 물성을 만들 수 잇는지 구체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에멀젼이 뭔지, 유화제의 역할이 뭔지 확실히 이해하게 되었다. 추천!

뭘 할지는 모르지만 아무거나 하긴 싫어 (★★★★✩)

책 제목만 보고서는 도무지 무슨 책이지 알 수 없다. 사실 맛집 소개 책이다. (…) 마치 현대 미술을 보는듯한 책 구성인데, 각종 미슐랭 스타를 받은, 혹은 받을만한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레스토랑 및 식당 체인들을 소개하고 있다. 어떻게 이들 레스토랑 (혹은 체인)들이 성공했는지, 어떤 전략을 가지고 접근했는지, 음식의 퀄리티나 디스플레이 등을 이야기한다.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부터, 로봇 서빙 칵테일 바까지 마치 모던 아트를 보는듯한 최근 트렌드의 음식점들이 무척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 In Situ 레스토랑 같은 사례가 무척 흥미로웠다.

사회

The Bottle of Lies (★★★★✩)

인도에서 만들어진 저질 복제약 내부 고발 사건인 이른바 Ranbaxy scandal 을 다룬 책. 복제약(generic drug)이 인도 등 해외에서 생산되면서 FDA의 엄격한 품질 검수를 빠져나가게되면서 저질 약들이 판치게 되었는지를 고발하는 책이다. 다만 중간의 장황한 인도 역사나 개인사 등은 빼는게 나았을 것 같다. 중간 사건 진행 설명을 장황하게 백과사전처럼 서술해서 지루하다. 20%는 넘어가야 본격적으로 재미있다는 것을 염두에 둘 것.

절벽 사회 (★★★✩✩)

2013년에 쓰여진 책이라서 2020년에 읽기는 다소 낡은 느낌이 있다. 신문 기사들에서 많이 보았음직한 문제 제기들인데, 사실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없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나는 미래의 사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언론을 비롯한 정치 시스템의 체계적 발전이라고 본다.

불행은 어떻게 질병이 되는가 (★★★★★)

왜 가난한 사람들이 더 아프고 병에 잘 걸릴까? 대표적인 저소득촌인 샌프란시스코 베이뷰 사람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발달장애가 더 많고 더 아프다. 이에 대한 저자의 임상 경험과 관련 의학 연구들을 잘 풀어낸 책이다. 면역학 및 공중보건의 관점에서 소득이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 심도있게 볼 수 있다. 알아두어야 할 사실은 꼭 가난만이 아동기의 불행을 가져온다는 점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백인들 그리고 대학 교육을 받은 사람에게서도 아동기의 스트레스를 측정하는 Ace 지수는 충분히 높게 나온다. 즉 아동기의 스트레스는 인생 전체에 걸쳐 건강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책에서 이와 관련된 실제 임상 사례들을 잘 전달하고 있다. 강력 추천 !

빈곤의 연대기 (★★★★✩)

가난한 나라들은 왜 가난할까? 톨스토이의 유명한 “모든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고,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 나름으로 불행하다”가 떠오른다. 미국, IMF, 자원의 저주 그리고 공정무역의 한계까지, 이른바 “바나나 공화국”이라 불리는 중남미부터 아프리카 콩고까지 다양한 나라들의 빈곤의 이유를 깊이있게 다루고 있다. 훌륭한 책이다! 절망편은 무척 긴데 희망편이 짧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 (★★★★✩)

산재 의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진폐증부터 절단사고까지, 다양한 산업재해와 관련 법규 및 규제 시스템을 이야기하고 있다. 단순히 기업가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시스템의 문제라고 생각된다. 노조의 조직화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근본적인 사법 및 규제 시스템의 변화가 있어야만 장기적인 변화가 가능하다.

다크 호스 (★★★✩✩)

전작 <평균의 종말>이 마음에 들어서 읽어본 후속작인데, 이 책은 자기계발서 같은 느낌이 든다. 전작이 논증을 중심으로 한 탄탄한 사례집이라면 이 책은 반대의 느낌이다. 결국 중도 하차함.

능력주의는 허구다 (★★★★✩)

능력주의는 과연 공정할까? 능력의 차이로 인해 결과와 보상에는 차이가 생긴다. 많은 사람들은 공정한 경쟁과 결과에 대한 결과에 수긍한다. 열심히 노력하고 큰 성과를 거둔 사람은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 “능력”(merit)이 개인의 노력이나 선천적인 지능만이 아니라 부모의 재력에 크게 영향받는다면, 과연 현대의 능력주의가 공정하다고 볼 수 있을까? 이 책은 능력주의에 묵직한 화두를 던진다.

지능지수와 부의 분포도를 보자. 지능지수는 표준적인 종 모양의 정규 분포를 따른다. 하지만 부는 지수적 법칙을 따르는 power distribution이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지능이 부모의 재력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평등한 기회는 환상이다. 왜냐하면 아무도 사실 평등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 자녀에게는 최대한의 혜택을 주고 싶어한다. 극단적인 능력주의 사회라면, 부모의 재력 및 영향력을 없애기 위해 모든 아이들은 공적 고아원으로 보내져서 교육받아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자신의 자녀에게 유산, 그리고 교육비를 지원하지 않고 싶은 부모는 없다. 사람들이 원하기 때문에, 교육은 불공평한 지점을 더욱 심화시킬 뿐이다. 부자 부모를 둔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 지능도 부모의 재력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책은 이러한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풀어간다. 다만 문제제기에 비해서 근거는 다소 부족하고, 중반 이후부터는 다소 상식적인 내용 전개를 따르고 대안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약점이다. 한 번쯤은 읽어볼만하다.

과학수사로 보는 범죄의 흔적 (★★★★✩)

미드 <CSI>를 논픽션으로 만든 듯한 책이다. 다양한 살인 사건 사례들과 과학 수사로 어떻게 범인을 잡았는지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추천 !

왜 그들은 우리를 파괴하는가? (★★★★✩)

각종 범죄와 관련된 흥미로운 수치들과 이에 대한 원인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형사 범죄 종류별로 얼마나 그리고 왜 발생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은 책.

판사유감 (★★★★✩)

재판, 형벌, 그리고 이에 대한 각종 이야기들을 풀어낸 책이다. 실제로 형벌을 얼마나 부여할 것인지에 대한 판사의 인식과, 대중의 인식 차이에 대한 고민들이 잘 담겨있다. 전반적으로는 괜찮은데, 중간중간 좀 거슬리는 부분들이 있다. 예를 들어 “내 여자친구의 미모를 보고 친구들이 좌절했다”는 말이 그것이다. 독서 중에는 구체적으로 어느 지점이 불쾌한지 몰랐다. 지금 되돌아보면, 여성을 사물화하는 시각으로 생각될 여지가 있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전반적으로 읽어볼만하다.

깃털 도둑 (★★★★✩)

영국의 한 자연사 박물관에 도둑이 들어 새 깃털만을 훔쳐갔다. 왜 그랬을까? 무척 흥미로운 사건을 신문으로 접한 저자가 이 사건의 동기와 배경에 대해 재미있게 풀어나간다. 초반은 배경 역사를 다루는데 다소 지루한데, 이를 넘기면 흥미진진해진다. 플라이 타이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에세이 형식의 독특한 문체가 인상적이다. 추천!

욕망하는 냉장고 (★★★✩✩)

냉장고에 얽힌 음식 저장의 변천과 이에 대한 문제, 그리고 대안을 담은 책이다. 문제 제기 파트는 좋은데, 결론이나 대안 제기(푸드마일, 로컬 푸드, 채집 ?!?!) 가 다소 비현실적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냉장고 안에 카메라를 달아서 이를 분석해서 재고 정리를 도와주고 식단도 짜 주는 스마트 냉장고가 나왔으면 좋겠다. 삼성에서 이미 이러한 스마트 냉장고가 나왔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인 것 같다.

2050 거주 불능 지구 (★★★✩✩)

책 제목이 곧 결론이다. (…) 다 맞는 말인데, 시끄럽고 피곤하다. 책 읽는 내내 <스타워즈 에피소드1>의 자자 빙크스가 계속 귀에 대고 큰 소리로 “야 너 X 됐어 X 됐다고” 백 번 외치는 것을 듣는 느낌이다.

성에 대한 얕지 않은 지식 (★★★★✩)

기대했던 것보다 훌륭한 책이다. 자칫 성을 다룬 책들이 피상적 혹은 몇몇 자극적인 사례들로만 논의를 이어나가기 쉬운데, 이 책은 성에 대한 철학 및 사상적인 배경부터 현대 사회의 문제점까지 탄탄한 흐름으로 짚어 나가는 점이 장점이다.

심리학

진화심리학 (★★★✩✩)

글이 딱딱하다. 대학 교양수업 교재를 읽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진화심리학은 과대평가된 학문이라고 보는데, 꿈보다 해몽이라는 느낌이 강해서 그렇다.

콰이어트 (★★★★★)

내향적인 사람을 다룬 심리학 책이다. 나도 내향적인 사람인데 많이 공감간다. 내향성과 외향성의 가장 큰 차이는 자극(스트레스)에 대한 민감도이다. 내향적인 사람은 큰 자극을 싫어하는데, 사람을 만나는 것은 무척 자극적인 일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파티같은 모임이 싫은 것이다. 이를 이해하니 내가 왜 내향적인지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책에서 다루는 질문들도 좋다. “내향적인 사람은 리더가 될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 말이다. 내가 가장 질투를 느끼는 것이 곧 갈망하는 것이고, 동시에 되고 싶은 것이라는 통찰도 마음에 든다. 내향적인 아이들을 어떻게 양육해야 할지에 대한 챕터도 도움이 된다. 전반적으로 무척 따스한 책이다. 본인이 내향적이라고 느끼거나 주변의 내향적인 사람들 혹은 자녀들을 대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한다.

행복할 때 뇌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 (★★★✩✩)

서은국의 <행복의 기원>과 비슷한 책이다. 사람이 언제 그리고 왜 행복을 느끼는지 심리학적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 다만 초반에는 흥미로운데, 글이 간결하지 않고 만연체여서 중반 이후부터는 지루했다.

고삐 풀린 뇌 (★★★✩✩)

뇌과학을 다룬 책이다. 그럭저럭 읽을만하긴 한데, 최근 몇년간 비슷한 뇌과학 책들을 많이 읽었더니 새로운 내용이 없는듯해서 집중력이 좀 떨어졌다. 쾌락이 어떻게 뇌를 좌우하는지 이에 관련 실험과 이야기들이 있다. 그럭저럭 추천.

센서티브 (★★★✩✩)

민감함이 얼마나 큰 장점인지를 설명하는 책. 그런데 저자가 심리학자가 아니어서 평범한 자기계발 책이 된 것 같다. “내향적인 사람”이 이 책에서 말하는 민감한 사람의 정의에 더 잘 부합하는 것 같다. 이 책보다는 <콰이어트>를 추천한다.

판단의 버릇 (★★★★✩)

<괴짜 경제학>을 영상시키는 심리학, 통계학 및 행동경제학을 기반으로 우리가 판단을 내릴 때 주의해야 할 것들을 설명한다. 그럭저럭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데, 이러한 책들을 많이 읽아봤다면 독창성은 다소 떨어질 수 있다.

역사, 인류학

전쟁의 심리학 (★★★✩✩)

전쟁 심리학에 대한 개론서로는 적합하지만 그 이상은 아닌 것 같다. 미국의 이라크 전쟁에만 초점을 두고 있어서 구체적 사례가 다소 부족하다는 점도 약점이다.

무역의 세계사 (★★★★★)

세계사의 발전은 곧 무역에서 시작되었다. 인류를 바꾼 결정적인 무역의 순간들에는 비단, 도자기, 후추, 향신료 등이 있다. 이들 상품들에 관련된 미시사와 통사를 무역이라는 키워드로 무척 잘 풀어 쓴 책이다. 추천 !!

조선의 일상 법정에 서다 (★★★★✩)

조선 시대의 실제 민사 사건들을 통해 조선의 사법 체제의 특징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책. 윤두서의 산송과 관련된 챕터를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조선의 사법 시스템은 현대에 비해 미비한 점도 많지만, 나름대로의 체계도 갖추었음을 알 수 있었다. 추천!

인류를 구한 12가지 약 이야기 (★★★★✩)

인류사에 큰 영향을 미친 약들을 담백하게 잘 설명하고 있다. 의사가 쓴 책이어서 약의 배경 역사와 실제 임상 조언들도 있기 때문에 건강 상식에도 도움이 된다. 추천!

미스테리 세계사 (★★★✩✩)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나올법한 시시콜콜한 가십성 이야기들이다. 서양 위주다보니 배경 역사와 맥락을 모르면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를 수 있다.

조약의 세계사 (★★★★✩)

역사상 중요했던 조약들의 의미와 배경, 그리고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네바 협약부터 남극 조약까지, 중요한 외교 조약들에 대해서 잘 알게 될 수 있었다. 추천!

뜻으로 본 한국역사 (★★★✩✩)

함석헌 선생의 책이다. 예스러운 표현이 많고, 문장의 호흡이 긴 편이어서 읽기가 쉽지 않다.

신을 위한 변론 (★★★★✩)

비교종교학 책이다. 수녀에서 환속(?)한 저자의 이력이 흥미를 끌어서 읽어보았다. 서양 종교 및 그리스 철학에 상당량을 할애하고 있으며, 서양 종교 중심적이다. 글이 다소 긴 편이다. 중반까지 저자의 주장이 잘 드러나있지 않으며, 역사를 서술하는데 너무 많은 분량을 할애한 것이 단점이다. 후반에서 저자의 생각이 드러나는데, 종교는 실천적 수련이며 수련 없이 종교 교리의 진리를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신앙이 단순히 관념적인 교리들에 대한 지적 동의에서 머무르게 되면 오히려 신앙을 포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수긍되는 측면도 있기도 하지만, 불교처럼 깨달음을 가장 주된 목표로 삼는 종교는 어떤 위치에 있을지 반문하고 싶기도 하다.

로마에서 24시간 살아보기 (★★★★★)

흥미롭게 컨셉을 잘 잡은 미시사 역사책이다. 로마의 황금기였던 하드리아누스 황제 시대를 배경으로, 하루를 24시간으로 나누고 1시간별로 로마의 각종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았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정치인부터 장인까지 생생하고 현실감있게 잘 설명하고 있다. 시대와 환경은 다르지만, 그때도 역시 같은 사람이 살던 시대라는 것을 현실감있게 느낄 수 있다. 흡인력있게 잘 쓴 책이기에 미시사를 좋아한다면 한 번씩 읽어보길 추천하다.

원더랜드 (★★★★✩)

인간의 호기심 혹은 유희 욕구가 어떻게 세계사에 큰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하는 책이다. 미시사 역사책에 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글을 잘 써서 쉽게 읽힌다. 서문의 추천사가 상당히 많은걸로 보아 출판사에서 열일 한 듯 보인다. 표지가 너무 촌스러운데, 속지 말 것. 추천!

문명과 전쟁 (★★★★✩)

내 인생 최고의 책 가운데 하나인 스티븐 핑커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빌 게이츠 형님이 팍 꽂힌 바로 그 책) 그리고 제레미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와 결을 같이 하는 전쟁과 인류사에 대한 책이다. 인류의 기원부터 선사시대, 군장국가시대, 국가의 탄생, 근대, 현대를 넘나들면서 인류의 역사와 전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무척 훌륭한 인류학 책이다. 지금 누리는 평화의 시대가 인류 전체의 역사 가운데 무척 낯선 것이라는 점에서 한편으로는 감사를 느끼게 된다.

단점을 이야기하자면… 책이 길다. 인류학 책이라서 그런지 무척 길다. 읽어도 읽어도 끝이 안 난다. 각 장의 주제를 명확하게 파악하기 쉬운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와 다르게 이런저런 학계의 다양한 관점들을 함께 이야기하기 때문에, 정신줄을 놓으면 흐름을 놓치기 쉽다. 각 장의 마지막 부분에 저자의 주장이 드러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 된다.

저자의 주장 가운데 인상적이었던 것은 역사가 상당 부분 우연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지구의 시계를 다시 100만년 전으로 돌려놓고 다시 재생해본다면, 인류의 역사는 무척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2차대전에서 미국을 비롯한 자유주의 진영이 독일과 일본을 비롯한 전체주의 진영에 승리한 것도 마찬가지다. 자유주의 진영의 체제가 우수해서가 아니라 그냥 우연의 산물 (초강대국 미국의 참전)이 가장 컸다는 것이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가 인류에 내재된 평화의 지속 가능 능력에 방점을 두었다면, <문명과 전쟁>은 보다 우연성에 기반한 평화에 무게를 둔다는 인상을 받았다.

좀 더 나아가자면, 역사는 늘 나은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보장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인류 역사에서 전쟁은 왜 줄어들었을까? 바로 너 죽고 나 사는 제로 섬 게임의 전쟁보다 평화의 이익이 훨씬 더 커졌기 때문이다. 역사상 기록된 수렵채집인들의 선사고고학 증거는 우리의 먼 선조들은 무척 치열하게 싸웠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간만 그런 것도 아니다. 제인 구달의 영장류 연구에서도 보여주듯, 모든 종들은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싸워왔다. 그것이 국가가 설립되며 내부적인 폭력이 줄어들었고, 국가간의 분쟁도 오랜 기간동안 지속되었지만 자원이 점차 풍족해지면서 경쟁적 협력이라는 평화적 선택지가 전쟁보다 더 큰 이득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책이 다소 길지만 인류학 책을 좋아한다면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을 것이다.

원숭이 신의 잃어버린 도시 (★★★★✩)

유물 발굴 탐사기이지만, 문명에 대한 심도 높은 고찰도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탐사 + 인류학 컨셉의 독특한 책이다. 초반 30%는 중남미 고대 문명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는데, 서술이 지루해서 없어도 좋았을 것 같다. 중반부터 발견과 탐색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조금 흥미로워진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탐사 종료 후 기생충에 감염된 탐사단의 이후 이야기를 다룬 부분과 세균이 아메리카 대륙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를 고찰하는 부분이다. 비유하자면 프랑스 음식을 기대하고 음식점에 들어갔는데, 중반부터 코스 요리가 갑자기 중국 음식으로 바뀌는 느낌이다. 그런데 그 중국 음식이 맛있다는 점이다. 추천!

강인욱의 고고학 여행 (★★★★✩)

한국 고대사 고고학자가 설명하는 실제 고고학 이야기. 실제 유물의 보존이나 발굴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왜 중요한 발견이 대부분 무덤 발굴을 통해서 이루어지는지 등을 잘 설명하고 있다. 책을 통해서 한국이 대륙의 많은 곳에서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었다. 추천!

정보 전쟁 (★★★★✩)

훌륭한 책이다. 세계대전부터 중동 전쟁, 그리고 이라크 전쟁에 이르기까지 전쟁에서 정보와 첩보가 전쟁의 승리와 실패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잘 설명하고 있다. 다만 읽고 싶은 생각이 안 들게 하는 어두칙칙한 표지와 헷갈리는 제목이 아쉽다. 이건 출판사가 혼나야 한다! <정보 전쟁>이라길래 해킹인 줄 알았다. <정보 기관과 전쟁의 결정적 순간들> 정도로 제목을 고치는게 좋을 것 같다. 잡설이지만, 내 유년기에 큰 영향을 끼친 <은하영웅전설>의 주인공 양 웬리만 봐도 첩보와 기만, 거짓 정보가 전쟁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상속의 역사 (★★★★★)

불평등의 기원은 상속이다. 상속은 사회의 모습에 큰 영향을 끼쳤다. 결혼, 결혼 지참금, 이혼, 장자상속제와 균분상속제, 노비제도, 고아원 등등. 상속과 관련된 제도는 새로운 사회 체제를 낳기도, 기존의 사회 체제를 무너트리기도 했다. 상속은 초대형 역사적 사건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십자군 전쟁 및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를 낳은 상속 전쟁이 그렇다. 이는 보쉬와 벤츠같은 독일의 중소 기업을 낳는데도 큰 영향을 끼쳤다.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맏이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장자상속제를 따랐다. 왜냐하면 모든 자녀에게 골고루 나누어주는 균분상속제는 가문의 힘을 점차적으로 약화시키기 때문에 집단의 생존에 이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비롯된 장자와 서자의 부의 불균형이 불평등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여기에 더해 한국의 독특한 ‘종가 문화’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유사한 제도가 없을 정도로 기득권의 힘을 유지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즉 ‘수저 계급론’은 결코 오늘의 일만이 아니다. 조선시대만큼 상속으로 인한 불평등이 컸던 시대는 없었고, 이런 불평등을 인식하는 것이 오히려 근현대에 새롭게 등장한 흐름인 것이다.

청년 실업은 서자 문제와도 비슷하다. 제한된 일자리에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생기는 문제, 이는 본질적으로 서자들이 사회적, 정치 경제적 신분을 상속하지 못해서 생기는 상속 전쟁이다. 상속의 불평등으로 인한 모순은 현대 사회에서도 결코 사라지지 않은 것이다. 이는 결국 시민사회의 각성을 통해서 풀어갈 수 밖에 없다.

저자의 필력이 뛰어나다. 고려, 조선, 중국, 봉건제 유럽, 이슬람, 길드와 대학, 그리고 <대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와 장소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상속의 역사와 그 함축된 의미를 설명한다. 이런 주제에 관심있는 사람은 한 번씩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자서전, 회고록

디즈니만이 하는 것 (★★★★★)

솔직하고 인간미 넘치는 리더십 책. 디즈니 사장 밥 아이거의 자서전이다. 보통 사장이 쓴 자서전은 영양가가 없거나 딱딱한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무척 솔직하고, 인간미 넘치고, 훌륭하고, 교훈적이다. 좋은 책이다. 스티브 잡스와의 만남, 픽사와 마블의 인수 등등 기억에 남는 일화들도 많다. 개인적으로 밥 아이거는 뛰어난 공감능력(empathy)을 가진 것으로 보이고, 이것이 성공적인 리더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닌가 싶다. 강력 추천!

절대 성공하지 못할 거야 (★★★★✩)

넷플릭스 창업자의 회고록. 스타트업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공동 창업자와의 갈등과 같은 솔직한 부분까지 설명하고 있어서 마음에 와닿는다. 가장 인상적인 일화는 “똥 샌드위치” 비유인데, 아이러니하게 어떻게 자기 자신에게 돌아오게 되었는지 설명하는 일화가 인상적이다. 추천!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

스포츠 전문 의류 브랜드 파타고니아 창업자의 이야기. 막연히 고급 등산옷 브랜드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책을 읽고 나니 회사의 사명이 무척 마음에 든다. 파타고니아는 제품을 파는 것을 아니라 철학을 파는 기업이고, 사명을 통해 고객과 연결되는 기업이다. 지구 환경을 우선시하는 몇 안되는 기업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회사 홍보 책은 아니겠지? 추천!

Educated (★★★★✩)

저자는 광신적인 몰몬 부모 아래서 어렸을 때 학교에 가지 못해 전혀 교육받지 못했다. 그랬던 저자가 캠브리지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게 된 이력이 무척 독특하다. 책의 초반은 유년기인데, 다소 길고 궁상맞은 느낌이다. 대학에 들어가는 중반부터 흥미로워진다. 역사학자로서 어떻게 가족들의 과거 기억들이 점점 뒤틀려가는지 바라보는 장면, 그리고 부모의 사상에서 벗어나서 자신의 생각으로 새로운 길을 걷게 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그 과정 속에서 교육의 힘이 있다. 주제의식이 선명한 회고록으로, 무척 강렬하고 훌륭하다. p.s.) Shawn 개색히!

이창호의 부득탐승 (★★★★★)

당대 최강의 기사였던 이창호의 자서전이다. 그의 바둑에 대한 철학을 엿볼 수 있고, 글도 쉽게 읽히고 재미있다. 훌륭한 책이다. 추천!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

생태학 책이라기 보다는 수필집에 가깝다. 가볍게 읽을 수 있어서 좋다.

숨결이 바람 될 때 (★★★★✩)

젊은 신경외과 의사가 36살이라는 나이에 폐암으로 사망 선고를 받고 기록한 에세이 및 투병 기록. 문학적인 문체가 독특하고 훌륭하다. 의사들의 힘든 삶에 대해서도 엿볼 수 있다. 추천!

인듀어런스 (★★★★★)

ISS에서 1년간 최장기 체류 기록을 세운 스콧 켈리의 회고록. 우주 정거장에서의 일상과 임무, 실제적인 어려움들(쓰레기 처리 등등)과 경험들을 유쾌하게 잘 풀어 썼다. 우주 탐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ISS에서의 근무와 선외 활동 등에 대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무척 흥미진진하기에 정신없이 읽었다. 강력 추천!!

건축, 도시공학

구본준의 마음을 품은 집 (★★★★★)

한국의 건축사적 의미가 있는 주요 건물들과 이에 얽힌 사연들을 들려준다. 건축에 대한 애정이 잘 드러나는 책. 저자가 기자 출신이어서 필력이 좋다. 추천 !

건축, 생활 속에 스며들다 (★★★★✩)

생활에 얽힌 건축 토픽들을 설명하는 책이다. 문이 열리는 방향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난방과 냉방, 결로 현상 등 생활 속의 건축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일반인을 위한 생활 건축 입문서. 추천!

도시 아틀라스 (★★★★✩)

세계 속의 다양한 종류의 도시들이 어떻게 형성되었고, 어떻게 계획적으로 이들 도시들을 발전시켰는지, 그리고 과제와 어려움들은 무엇인지를 켜왔는지, 과제와 어려움들을 설명하는 책이다. 책은 괜찮은 편인데, 큰 화면에서 읽어야 하는 pdf 형식이어서 읽기가 좀 힘든 면이 있다. 도시공학에 관심 많다면 추천한다.

경제

무엇을 아끼고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 (★★★✩✩)

블로그에 어울릴법한 ‘부자되는 10가지 방법’ 같은 책이다. 크게 영양가는 없다.

인공지능 비지니스 트렌드 (★★★✩✩)

가볍게 읽을만한 인공지능 비즈니스 케이스 스터디 모음 책. 신문기사 혹은 블로그 글 같은 느낌.

나의 첫 금리 공부 (★★★★★)

환율과 금리가 거시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일반인 기준으로 이해하기 쉽게 잘 썼다. 한국을 중심으로 한 점도 플러스 포인트. 중간중간 좀 거슬리는 부분들도 있는데, 책 내용이 훌륭해서 이정도면 괜찮다. 국제 경제 흐름을 전반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책으로 추천!

경제기사가 말해주지 않는 28가지 (★★★★✩)

한국의 경제 신문기사들이 표면적으로만 언급하는 내용 아래의 문제점들을 심층적으로 잘 분석한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 경제기사들 자체가 편협한 면이 있어서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다.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사용설명서 (★★★✩✩)

너무 어린이 경제 입문용 책인 것 같다.

소음과 투자 (★★★★★)

훌륭한 투자 가이드 책! 재테크, 보다 자세하게는 주식 투자를 생각한다면 꼭 읽어볼 책이다. 시장의 수많은 노이즈들에 사로잡히지 않는 투자를 위해서는 장기 및 분산 투자가 해법이라는 사실을 데이터와 함께 잘 설명하고 있다. 강력 추천!

빚으로 지은 집 (★★★★★)

가계부채가 불황에 왜 그리고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시스템적 리스크 측면에서 쉽게 잘 풀어 설명하는 책이다. 2008년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어떤 연쇄 영향을 불러왔는지 생각하면 잘 다가올 것이다. 내가 이 책을 훌륭한 책으로 손꼽는 이유는 확실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채의 대안으로 미래 수익을 증권화하는 개념인 “책임 분담 모기지”라는 개념이 무척 매력적인 제안이다. 이를 통해 채권자와 채무자의 집값 하락 손실 리스크과 이익을 함께 공유할 수 있게 해 주는 점이 장점이고, 이를 통해 채권자의 신용 평가 시스템의 투자 동기도 제시하며, 시스템적 경제침체의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 난 이런 경제문제에 대한 시스템적 대안을 좋아한다. 학자금 대출 대신 미래 소득의 증권화 개념도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볼만한 좋은 아이디어라고 본다.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 (★★✩✩✩)

꼰대적인 시각이 무척 거슬리는 경제학 책. 비유도 저렴하다. 잘생기고 못생긴 남녀들을 어떻게 해야 최적화된 방법으로 결혼 짝지우기를 한다든지 (…), 그리스 경제위기가 단지 그리스만의 잘못이기 때문에 국민이 졸라매고 대가를 치뤄야 한다든지 하는 등등, 의심과 비판없이 일부 보수 경제지의 관점만으로 경제학을 설명하는게 무척 거슬린다. 비추.

앞으로 10년, 대한민국 부동산(2019-2029) (★★★★✩)

나는 한국에 부동산이 없지만 무척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스포일러(?)를 하자면 결론은 수도권 지하철 2호선 역세권. 집값에 영향을 미칠 최상 및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도 모두 안전하다. 부동산에 투자할 돈이 없으면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중언부언하는 부분이 많고, 분량상 필요없을 것 같은 국제사 부분이 거슬리지만, 핵심 내용은 흥미롭다.

부의 인문학 (★✩✩✩✩)

나무야 미안해. 이른바 자유시장경제 만능주의를 찬양하는 책이다. ‘부’는 알겠는데 ‘인문학’은 어디 있는지 잘 모르겠다. 저자가 좋아하는 밀턴 프리드먼 같은 보수 경제학자들의 이야기만 동어반복적으로 늘어놓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사실이나 체계적 근거를 제시하는 것도 아니다. 행동경제학 분야와 같은 제한된 합리성이 어떻게 시장 실패를 불러 일으키는지는, 저자가 아는지 모르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 눈에 거슬릴 정도로 보수적인 세계관에 사로잡혀 있는 책인데, 인플레이션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본다든지, ‘좌파 포퓰리즘 정부’가 들어서면 물가 폭등하는 식으로 나라가 망한다고 말한다든지 하는 시각도 무척 거슬린다. 맞지도 않지만. 비추.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 (★★★★★)

<넛지>의 후속작으로 볼 수 있는 리처드 탈러의 책. 행동 경제학의 연구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에 대한 답을 저자의 자전적 설명으로 재미있게 풀어나가고 있다. 이 책의 훌륭한 점은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글솜씨다. 시카고 경제학자들의 연구실 고르기 사례와 NFL의 트레이드 시장은 효율적인가를 검증하는 파트를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나는 경제학의 발전은 경제학의 “기본 가정”들이 무너질 때 큰 발전을 이루었다고 본다. 뉴턴 고전 물리학을 무너트리며 상대성이론이 등장했고, 고전적 원자 모델을 무너트리면서 양자역학이 등장했다. 경제학도 효율적 시장 가설과 같은 기본 가정들이 무너지면서 패러다임의 발전이 이루어졌고, 향후 상당기간동안은 행동경제학이 경제학의 방향을 이끄는 큰 틀로 남을 것이라 생각한다. 잡설이지만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시리즈>에 나오는 “심리역사학”에 가장 가까운 연구 분야가 행동경제학이 아닐까 싶다.

포사이트 (★★★★✩)

어떻게 해야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는지를 다루는 책. 행동경제학 책으로 볼 수 있다. 기억에 남는 사례 하나는, 어떻게 해야 허리케인이 위험 지역의 주택 보유자들이 홍수 보험에 가입하도록 독려시킬까? 에 대한 사례였다. 주택 소유자들이 홍수 보험은 비싸다고 생각하기에 가입을 꺼리는 것이 문제였다. 이를 프로모션이 아니라 “이렇게 하면 홍수 보험료를 줄일 수 있습니다!” 라는 구체적인 기법들을 알려주는 넛지 기법을 통해서 오히려 더 효과적으로 보험에 가입시킬 수 있었다. 이러한 흥미로운 행동경제학적 사례들이 책에 많이 등장한다. 한편으로 인류는 미래를 계획하며 바라보는 능력이 아직 DNA에 새겨지지 않은 것이 아닌가 (..)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쉬운 점은 사례들을 수박 겉핥기 식으로 넓고 얕게 다룬다는 점.

경영, 조직문화

The Phoenix Project (★★★★★)

무척 재미있다 !! 며칠만에 단숨에 읽어버렸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다보니 더욱 잘 와닿았던 것 같기도 하다.

일종의 직장 소설 (학습만화? 우화?)이다. 자동차 수리 부품을 판매하는 Parts Unlimited라는 회사에서 주인공이 최근 해고된 IT 부서 임원을 대신하여 그 자리를 이어받으면서 생기는 각종 프로젝트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임원에 올라간 날 바로 회사 회계 시스템이 다운되는 장면이 백미이다. 수년간 밀어붙였지만 아직도 진척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고위급 임원들이 다음달 런칭을 밀어붙이고 있는 피닉스 프로젝트를 어떻게 살리는가에 대한 내용이다. IT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면 매우 현실감 있게 읽을 수 있다. <시마과장>은 판타지이고, <미생>이 현실을 가장한 판타지라면, 이 책은 판타지 같은 현실을 다룬다고 볼 수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은 “Focus on the bottleneck. Every other optimizations are illusion.”이다. 이른바 애자일(agile), 린(lean), 혹은 도요타 제조 시스템(TMS)으로 불리는 지속적 개선 작업의 가장 중요한 핵심을 잘 짚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꼭 IT 계통 종사자가 아니라고 한 번씩 읽어보기를 권한다. 강력 추천!!

실리콘 밸리의 팀장들 (★★★★✩)

실리콘 밸리 기술 기업들에서 좋은 매니저가 되는 법을 다루는 책이다. 저자의 구체적인 구글 및 애플 경험이 잘 와닿고, 상당히 실용적이며 읽을만한 책이다. 다만 후반부가 다소 동어반복적인 것이 아쉽다.

린 스타트업 바이블 (★★★★✩)

스타트업 시작시 어떻게 사업 계획을 짜고 타겟 시장층을 찾는 등등의 이야기를 짜임새있게 잘 얶어두었다. 무난하게 볼 수 있는 책.

예술

예술감상 초보자가 가장 알고 싶은 67가지 (★★★✩✩)

대한민국의 각종 예술 분야 이야기를 모아놓은 책이다. 주제에 통일성이 없고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가 없어서 다소 산만하다.

출근 길 명화 한 점 (★★★✩✩)

명화에 관련된 저자의 넋두리(?)를 적어둔 블로그글 모음집 같은 책. 킬링타임용으로 읽을만하다.

미술관에 간 물리학자 (★★★✩✩)

각종 미술 작품에 얽힌 물리학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컨셉은 참신한데, 다소 억지로 연결시킨 점들이 있어서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지는 못하는 것 같다.

발칙한 예술가들 (★★★✩✩)

예술사를 몇몇 키워드를 중심으로 풀어낸 책이다.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다만 전자책 편집이 잘 이루어진 것 같지 않다. 왜냐하면 그림의 의미를 설명해주는데… 그림이 해당 페이지에 없다!! 이것 때문에 몰입해서 읽기가 영 힘들어서 높은 평가를 내릴 수 없었다. 번역한 출판사의 잘못인듯.

혼자를 위한 미술사 (★★★★✩)

서양 미술사의 주요 사건들 (인상주의 등등)이 어떤 시대환경적 맥락에서 생겼는지 잘 설명하고 있다. 특히 마지막 20%에서 설명하는 90년대 이후의 현대 미술 흐름 분석 파트도 내용이 훌륭하다. 추천!

올해의 책

워낙 쟁쟁한 책이 많은 2020년이지만, 한 작품을 고르라면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선정한다. <기생충>의 봉준호도 울고 갈 스토리 텔링으로 멀티 장르를 훌륭하게 녹여낸 점을 높게 평가해서 개인적인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다.

내년부터는 3개월 혹은 6개월에 한 번씩 추천 도서를 올리려고 한다. 1년에 한 번 정리하려니 분량도 많고 글의 길이도 너무 길어지는 듯 하다.

2019년을 함께한 책들

올해도 이런저런 책들을 많이 읽을 수 있었다. 중도 하차한 책들은 여기에는 없지만 약 70권 정도 된다. 아래는 읽었던 책들의 간략한 평가들. 개인적인 감상들이다보니 부정확한 부분들도 있을 수 있는 점 미리 양해를 구한다.

소설

판타지

테메레르 시리즈 (★★★★✩)

드래곤이 나폴레옹 전쟁에 등장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세계관에서 나온 판타지 소설. 1권은 좋았는데 점점 권수를 넘어갈수록 세계 유람기가 되어가는 느낌. 세계관을 잘 살렸으면 좋았을텐데, 정교한 복선 회수 같은건 없고 그냥 캐릭터 위주의 판타지물이 되어가는 것이 아쉽다. 그럭저럭 무난하게 킬링 타임용으로는 괜찮음.

네버무어 (★★★★✩)

가볍게 읽을만한 해리포터 같은 느낌의 소설. 1권은 아직 도입부 느낌인데, 기승전결 구성에서 해리포터를 좀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았나 싶다.

네버무어 두번째 이야기 (★★★★✩)

2번째 책도 그럭저럭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해리포터 같은 느낌의 소설. 추천!

업루티드 (★★★★✩)

초반은 좀 지루하게 시작하는데, 조금 지나면서 전개가 빨라지면서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북유럽의 독특한 민속 신앙(?)을 마법 판타지로 새롭게 잘 살려냈다. 추천 !!

SF

화재 감시원 (★★★★★)

코니 윌리스의 단편집. 옥스포드 시간 여행 시리즈의 첫 작품. 역사학자가 과거로 돌아가서 중요한 역사적 현장을 관찰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에서 나온 SF. 이후의 작품들을 읽어보려면 이 책부터 시작해야 한다. 추천 !

둠즈데이 북 (★★★★★)

옥스포드 시간 여행 시리즈의 작품 가운데 하나. 아마 세번째 작품인가 그럴텐데, 두번째는 읽지 못해서 정확히는 모르겠다. 한 역사학자가 흑사병이 휩쓸고 있는 14세기 영국으로 가는데, 문제가 생기면서 현재로 귀환하지 못하게 된다. 중반까지는 좀 지루하게 늘어지는데, 중반부를 넘어가면서부터 충격의 급전개. 흑사병이 휩쓴 14세기 영국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재미있게 읽은 SF!

블랙 아웃 (★★★★★)

옥스포드 시간여행 시리즈의 작품으로, 2차대전 영국을 배경으로 한다. 흡인력있는 전개의 SF. 완결은 <올 클리어>로 이어진다. 추천 !

올 클리어 (★★★★★)

코니 윌리스의 걸작 SF. 시리즈 중의 <화재감시원>, <둠즈데이북>은 읽어보는 편이 좋고, <블랙 아웃>은 내용이 직접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 책을 읽고자 한다면 꼭 읽어야 한다. 코니 윌리스의 소설이 힘을 주는 이유는, 2차 세계대전의 현장에서 살아갔던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살아있기 때문이다. 추리소설의 구조를 빌려서, 과거에 있었던 일들의 새로운 의미를 깨닫게 되며 클라이맥스로 달려가는 흡인력 있는 전개가 무척 매력적이다. 다소 영국 국뽕스러운 느낌이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강력 추천하는 책!

빨간 구두 꺼져! 나는 로켓 무용단이 되고 싶었다고! (★★★★✩)

코니 윌리스의 단편집. 몇몇 단편은 무척 재미있게 읽었는데 다른 몇몇은 코니 윌리스 특유의 “수다” 가 너무 혼란스러워서 피곤한 상태로 멍하게 읽었더니 제대로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다. 전반적으로는 추천 !

세상 밑 터널 (★★★✩✩)

하드 SF 계열인데, 미묘하게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설정. (매트릭스 라든지)

파운데이션 시리즈 (★★★★✩)

아이작 아시모프의 역작이라고 부를만하다. 인류 제국의 쇠망을 예견하고 이에 대한 천년에 걸친 대책을 만들어 둔 한 천재와, 이 사람이 세운 파운데이션 기관의 이야기. 에드워드 깁번의 <로마 제국 쇠망사>를 SF로 만든다면 이런 느낌일듯. 7권짜리 시리즈여서 꽤 길다. 다만 3권까지의 내용과 이후의 내용은 평이 갈릴만하고, 마지막 2권은 해리 셀던 중심의 프리퀄이라 스타워즈 프리퀄 (아니 그것보단 낫다) 같은 느낌이다. 전반적으로는 한번쯤 읽어볼만한 괜찮은 SF. 참고로 이영도의 <피를 마시는 새>는 사실 파운데이션 시리즈의 거대한 오마주라고 부를 수 있다.

타워 (★★★★✩)

배명훈의 소설. 이명박 치하의 서울시를 풍자하는 내용이다보니, 다소 오래된 시대상을 반영하는 느낌이다. 6개 단편들이 세계관을 잘 살린 구성이다. 추천 !

별의 계승자 (★★★★★)

학회 SF. 달에서 5만년 전의 인류가 발견되면서 이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나가게 된다. 첫 1, 2권은 학회장에서 외계인의 정체를 놓고 학자들이 난상토론을 벌이는 듯한 독특함이 무척 재미있다. 단 3권은 별로 재미가 없고, 4권은 좋게 봐야 3점 정도. 5권은 아예 읽지 않았다. 후반 권으로 갈수록 SF 에서 정치 스릴러로 장르가 바뀌는 느낌인데, 진행이 답답하고 결말을 뻔히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3권 이후부터는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다. 또한 번역체 어투가 다소 거슬린다는 것이 단점.

추리, 스릴러

영 블론드 데드 / 12송이 백합과 13일 간의 살인 / 치사량 (★★★★✩)

연쇄살인범 찾는 스릴러 소설. 다만 다소 잔혹할 수 있는 내용이 있으므로 내성이 있는 사람이 읽을 것. 진행이 빠른 편이라 킬링 타임용으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모두의 엔딩 (★★★★★)

소행성 충돌로 전 지구 규모의 아포칼립스를 얼마 앞둔 한 마을에서의 추리 스릴러. 종말을 앞둔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디테일하게 잘 풀어냈다. 흡인력있는 전개와 종말을 앞둔 세계관이 매력적이다. 추천!

그림자 소녀 (★★★★✩)

비행기 추락사고에서 살아남은 한 소녀를 둔 두 집안의 이야기. 잘 쓴 스릴러 추리 소설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추천 !

핑거스미스 (★★★★★)

박찬욱의 <아가씨>의 원작 소설. 장르 분류가 애매한 소설인데, 고딕 미스테리 스릴러 정도에 속하지만 일단 추리 분류로 넣었다. 영화에서는 모두 다루지 못해 잘려나간 흥미로운 뒷배경들과 결말이 재미있다. 다만 원작이 조금 늘어지는 경향도 있고, 주제의식은 오히려 영화 각색이 더 강렬하게 잘 풀어나갔다고 생각하기에 영화도 매력적이다. 흡인력있는 전개가 일품. 추천!

죽여 마땅한 사람들 (★★★★★)

대단한 짜임새의 스릴러. <나를 찾아줘>와 같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흡인력 있는 전개가 일품이다. 추천 !

무지개를 기다리는 그녀 (★★★★✩)

미스터리라기보다는 뭔가 라노벨 같은 느낌의 책. 그럭저럭 흥미롭게 읽음.

여대생 살인사건 (★★★★✩)

흡입력 있게 잘 풀어낸 추리소설. 정통적인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정황 근거로 범인을 추리하는 탐정 소설에 가깝다. 마지막까지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지지는 않지만 복선은 제시되어 있으며, 에필로그에 이 복선들에 대한 자세한 힌트가 있다. 나는 결국 2번 읽었다.

호텔 로완트리 (★★★★✩)

대단한 흡인력을 가진 미스테리 소설. 으스스한 시골 분위기를 잘 느끼게 해준다. 다만 정통 미스터리는 아니다. 추천 !

사체의 증언 (★★★★✩)

주인공이 법의학자인 미스터리 소설. 흥미진진한 전개가 좋다. 개인적으로는 주인공의 법의학적 능력이 후반부의 진범을 밝히는데 뭔가 좀 더 결정적인 단서를 제시했다면 더 흥미로운 구성이 되었을 것 같다. 좀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음. 추천!

사라진 소녀들 (★★★✩✩)

그럭저럭 볼 만한 추리소설이다! 다만 느낌표가 거슬린다! 필요 없는 문장에 뜬금없이 느낌표가 너무 많다!

반가운 살인자 (★★★★✩)

훌륭한 범죄 추리 단편 모음집. 흑화한 히가시노 게이고를 떠올리게 하는 소설. 다소 씁쓸한 여운이 있다.

일반 소설

웃음 (★★★★✩)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웃음에 얽힌 역사들과 픽션을 재미있게 잘 엮어낸 책. 유머 기사단이라는 마치 중세 성당기사단을 패러디한 독특한 설정이 재미있다. 추천!

절망의 구 (★★★✩✩)

코즈믹 호러 느낌의 흥미로운 소재인데, 뭔가 설정에 대한 배경 설정이 없어서 아쉬운 느낌이 든다. 주제의식도 잘 모르겠고.

저주 토끼 (★★★★✩)

어두운 이야기들의 단편 모음집.

고양이 (★★★✩✩)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초반부는 흥미롭게 읽었는데, <개미> 2부 마냥 점점 내용이 산으로 가면서 형이상학적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이야기의 흡입력이 떨어진다.

저스티스 맨 (★★★✩✩)

그럭저럭 킬링 타임용으로 읽을만함.

매직 스트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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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파스러운 느낌을 제외하면 그럭저럭 읽을만하다. 후반부에 반전이 하나 있다. 교차 편집 때문에 초반부가 좀 혼란스러을 수 있는데, 중반 이후부터는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과학

수학

우연은 얼마나 내 삶을 지배하는가 (★★★✩✩)

초반 60%는 그냥 과학사 리뷰 같아서 스킵해도 됨. 후반은 그럭저럭 흥미로운 내용들이 조금씩 있지만, 그다지 새로운 내용들은 없다.

틀리지 않는 법 (★★★★✩)

수학 전반에 대한 책이라기보다는 일반인을 위한 통계학 입문 책 같은 느낌이 강하긴 한데, 그럭저럭 흥미롭게 읽을만 하다.

미적분으로 바라본 하루 (★★★✩✩)

일상 생활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미적분에 대한 책. 구어체로 쓰여있는게 거슬린다.

메타 생각 (★★★★✩)

마틴 가드너 느낌이 나는 책. 나는 메타 생각이라고 해서 상위계층에서의 의미 발화에 대한 책일 줄 알았는데 책 내용은 이미지를 이용한 수학적 사고 방식에 대한 이야기.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추천!

물리학

백미러 속의 우주 (★★★★★)

현대 물리학을 “대칭”이라는 키워드로 매우 쉽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교양 과학서. 이 책을 읽고 에미 뇌터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 강력 추천 !!!

빛으로의 여행 (★★★★✩)

빛이라는 주제로 잘 구성한 대중 교양 과학서.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 (★★★★✩)

루프 양자 중력 이론을 쉽게 풀어쓴 책. 읽기 쉽게 구성도 잘 되어 있고 좋은 책이다. 추천 !

사라진 스푼 (★★★★✩)

주기율표의 원소들에 얽힌 이야기를 잘 풀어냈다. 화학 뿐만 아니라 기반이 되는 물리학도 함께 설명하고 있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추천 !!

원자, 인간을 완성하다 (★★★★✩)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교양 과학서. 문학적인 느낌도 강한 책이다.

Zoom 모든 것의 속도 (★★★★✩)

그럭저럭 읽을만한 교양 과학서. 단편들을 짜집기한듯 중언부언하는 부분들이 있고, 책 구성이 통일성이 없기는 하지만, 그럭저럭 흥미롭게 읽을만하다.

생물학

바다의 방랑자 플랑크톤 (★★★★✩)

중간까지는 재미있게 봤는데 후반부터 다수 지루해진다.

생명이란 무엇인가 (★★★✩✩)

세균의 공생에 대한 파트를 흥미롭게 읽음. 그런데 가이아설을 비롯한 사변적인 글이 너무 많다.

크리스퍼가 온다 (★★★★✩)

크리스퍼의 발견과 cas9의 기능에 대해 잘 설명했다. 이후 잡설(인간 배아 유전자 편집에 대한 저자의 의견 등)이 좀 많은 편이 책의 평가를 떨어트림.

숲 생태학 강의 (★★★★✩)

구성이 대학 강의책처럼 구성되어 있어서 조금 딱딱하긴 한데 그걸 제외하면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기생충 제국 (★★★★★)

기생충의 한살이 생활 양식부터 시작해서 기생충을 이용해 농작물을 갉아먹는 진디를 효과적으로 박멸한 사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생충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다.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묘사가 인상적이다. 이 책을 보면서 사실 지구를 지배하는 것은 기생충이 이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읽다보면 어쩔수 없이 징그럽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점이 단점. 추천 !!!

미생물을 발견하라 (★★★★✩)

사진 자료를 흥미롭게 잘 배치한 교양과학책.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쓰여진 책인 것 같은데, 어른이 봐도 충분히 재미있다. 추천 !

권오길 교수가 들려주는 생물의 섹스 이야기 (★★★✩✩)

그럭저럭 읽을만함.

이기적 본능 (★★★✩✩)

동물의 성에 관련된 행동생물학 책이다. 흥미로운 동물들의 성선택, 짝짓기, 양육 등에 대한 사례들을 담고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단 마지막 챕터에서 여성의 사회진출 및 자녀를 적게 가지는 현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꼰대적인 시각이 불편하다.

교양으로 읽는 뇌과학 (★★★★★)

뇌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 학생들과 대화하는 식으로 풀어낸 책. 어려울 수 있는 이야기를 쉽게 잘 풀어냈다. 추천!!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

그럭저럭 읽을 만한 책이기는 한데, 다소 비슷한 이야기들이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아마 저자 본인의 뇌졸증의 영향인듯 ?

유전자의 내밀한 역사 (★★★★★)

유전자에 얽힌 과학사를 아주 잘 풀어내낸 교양 과학서. 대단한 필력이다! 우생학에 대한 챕터가 가장 기억나는데, 과학의 발전이 디스토피아로 이끄는 최악의 미래를 (히틀러에 의해 한 번 현실화되었지만;) 바라보는 느낌이다. 유전체의 미래에 대한 챕터는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든다. 착상 전 검사를 통해 단순히 특정 질병을 가지지 않을 아이를 선택하는 것에서 넘어서서, 지능, 외모 등을 미리 결정하는 시대가 오지는 않을까? <가타카>에서처럼 디자이너스 칠드런을 만드는 미래가 곧 펼쳐지지는 않을까? 그리고 이로 인해 유전자 풀의 다양성이 감소하게 되고, 그것이 오히려 문제가 되지는 않을까? 전체주의적 국가에서 유전자 검사를 의무화하고, 문제가 될 법한 유전자를 가진 아이를 가지지 않게 강제하는 일종의 신 우생학이 등장하지는 않을까? 나는 이렇게 많은 질문과 생각을 가지게 만드는 책은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강력 추천!!!

지구과학

내가 사랑한 지구 (★★★✩✩)

판 구조론이 나오기까지의 학계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책. 그럭저럭 흥미롭게 읽었다.

지구의 물음에 과학이 답하다 (★★★★✩)

이런저런 과학 관련 토막 이야기들의 모음인데 그럭저럭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과학사

리씽크 (★★★★✩)

무난하게 읽을만한 과학 패러다임의 역사와 교훈에 대한 책.

에세이

랩 걸 (★★★★★)

수필처럼 풀어낸 식물과 과학자의 삶 이야기. 젠장 읽다보니 내 대학원 시절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대단한 필력이다. 여성 과학자가 학계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강력 추천!

온 더 무브 (★★★★★)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의 올리버 색스의 솔직하고 가슴 뭉클한 자서전. 역시 이 사람은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지금까지 보아 왔던 많은 자서전 중에서도 유독 맘에 든다. 추천!!

기술

리버싱 입문 (★★★★✩)

뭐랄까 올리 디버거 이용한 튜토리얼에 가깝지만 입문서로는 좋은 듯.

만물의 공식 (★★★✩✩)

그냥 가볍게 읽을만한 책. 많은 서비스들 (결혼 매칭 등)에서 알고리즘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설명한다.

모두의 딥러닝 (★★★★★)

예제 중심으로 딥러닝의 기본기를 잘 정리해둔 책. 실제 작동을 연습하려면 추천 !

미사일 바이블 (★★★★★)

미사일의 각 구성요소, 종류들에 대해 잘 풀어낸 책이다. 밀덕이라면 추천 !

자바로 배우는 리팩토링 입문 (★★★✩✩)

그럭저럭 볼만하긴 한데, 예제가 좀 현실과 동떨어진 추상적인 예제라서 (예를 들어 Shape -> Triangle상속) 와닿지가 않는다.

파이썬 코딩의 기술 (★★★✩✩)

파이썬 코딩에 대한 실제적인 팁들을 모아둔 책. <Effective C++> 같은 느낌의 책이다.

해커 플레이북 (★★★★✩)

해킹 기본을 가진다거나 새로운 기법을 소개한다기 보다는 기존의 잘 알려진 툴들을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있기는 하지만, 그럭저럭 괜찮다. 2권은 보다 실용적인 가이드북.

프레디쿠스 (★★★★✩)

인공지능을 도입한 사법 시스템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 생각보다 가까이 와 있을지도 모른다. 책의 첫 2/3 은 인공지능 역사 + 개념 정리 + 입문 강좌 같은 느낌이라서 새로운 것은 없다. 이후 법률에 도입되는 인공지능의 최신 사례들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사실상 기본적으로 재판은 확률의 문제(유죄 vs 무죄)이기 때문에 ML이 잘 도입될 수 있는 분야이다. 마지막은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한 부분인데 큰 깊이는 없지만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전반적으로는 추천!

종교

마침내 드러난 하나님 나라 (★★★★★)

부활절 아니면 교회에서 부활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쉽지 않다. 하지만 정말 그래야할까? 이에 대해 톰 라이트는 부활의 의미를 새롭게 짚어 나가면서 왜 부활을 기독교의 핵심 교리로 다시 조명해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차분하게 논리를 전개하며 설명하는 톰 라이트의 글은 C.S. 루이스를 떠오르게 하는 면이 있다. 부활은 기독교의 핵심 교리 가운데 하나이다. 하지만 현대 그리스도인들이 받아들이는 부활의 의미는 초대교회에 비해 매우 많이 변형되어 있다. 이에 대해 톰 라이트는 초창기 크리스천들이 부활을 어떤 의미로 사용했는지,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그리고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차분하게 설명한다. 이를 마치 추리소설처럼 풀어내는 논리 전개와 흡인력이 이 책의 매력이다. 다만 책이 좀 어렵게 읽힌다. 같은 문장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읽은적도 있다. 처음에는 내용이 어려워서 그런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번역이 다소 난해하게 되어 있는 듯 싶다. 영어의 긴 문장을 그대로 옮겨놓으면 한국어 구문상 독해가 쉽지 않은데, 이러한 호흡을 잘 고려하지 않은 듯. 원서를 읽어봐야할려나? 그것 빼고는 만족스럽다. 이 땅에 임할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내가 살아가는 하루하루의 삶이 주춧돌이 되기를 꿈꾸게 된다. 강력 추천 !

세계 종교의 역사 (★★★★✩)

세계 종교사의 흐름과 각 종교들의 핵심을 짚어서 간결하게 잘 설명하고 있다. 참 잘 쓴 책이고, 스토리텔링이 뛰어나다. 감점 요인은 역자가 뒤에 붙여둔 역자의 말이다. 한국 기독교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데, 나도 어느정도 동의하는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자신의 말을 주절주절 붙여놓은 것 자체가 원작의 색채를 흐리고 있어서 마음에 안 든다. 왜 남의 책 뒤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나? 저자에게 허락은 받았나?? 여하튼 전반적으로는 추천.

19번째 아내 (★★★★✩)

국내에는 “말일성도 그리스도의 교회”(최근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로 개명)로 알려진 이른바 몰몬교와 이에 얽힌 일부다처제를 배경으로 한 살인-미스터리-스릴러-역사소설. 소설이지만, 팩션의 형태를 띄고 있기에 종교 분류에 넣었다. 무척 흥미롭게 읽었고, 동시에 일부다처제로 희생되는 여성들과 아이들을 생각하며 한편으로는 분노하면서 읽었다. 단점이라면, 어디까지가 팩트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확실히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 나중에 저자가 어디까지 역사적 사실인지 언급해두긴 했지만, 소설을 읽는 중간에는 그것이 확실하지가 않다는 점이 단점이다.

경영

Bad Blood (★★★★★)

믿고 보는 빌 게이츠 형님 추천도서. 역시 재미있다!! 막장 사기로 결론난 바이오 스타트업 “테라노스”에 얽힌 사건을 증언자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책이다. 퓰리처상 받은 WSJ 기자가 써서 글을 무척 잘 썼다. 무한상사 보는듯한 최악의 직장상사 간접 체험. 참고로 국내에도 번역되어 나와있다. 강력 추천!!

Extreme Ownership (★★★★✩)

전투묘사가 다소 장황한 점을 제외하면 좋은 리더십 책으로 읽을 수 있다. 추천! 국내에도 번역되어 나와있다.

Smarter Faster Better (★★★★★)

생산성을 향상하기 위한 8가지 큰 주제와 사례에 대한 이야기들. 뉴욕 타임즈 기자여서 그런지 쉽게 무척 잘 썼다. 추천!!

가면 사축 (★★★✩✩)

그냥 킬링 타임용으로 읽을만한 직장인 자기계발서.

구글 스토리 (★★★★✩)

기업 평전이라기에는 2007년 이전 기업 공개 즈음 내용들 분량이 대부분이고 구색 맞추기 용으로 최근 1-2년 내용들이 마지막 한 챕터에 들어가 있어서 분량이 불균형하고, 외부적인 지표 (주가 등등)에 더 큰 초점을 맞추고 설명하는 등 수박 겉핥기 같은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그럭저럭 읽을만하다.

디즈니 웨이 (★★★✩✩)

뭔가 <꿈꾸고 노력하면 된다>는 식의 평범한 양산형 경영서라서 영양가는 그다지 없다.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에 디즈니의 각종 사례들을 끼워맞춘 듯.

미국에서 컵밥 파는 남자 (★★★★✩)

재미있게 읽은 책. 미국에서 요식업 하는 것의 실제 성공 사례와 어려움들에 대해 알 수 있다.

슈독 (★★★★✩)

초반은 좀 산만한데 이 부분만 넘기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독특하고 매우 솔직한 자서전이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추천!

STICK 스틱! (★★★★★)

훌륭한 책이다. 마케팅, 심리학, 행동경제학, 커뮤니케이션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스티커 메시지라는 키워드로 풍부한 예제로 풀어나간다. 추천!

아주 작은 습관의 힘 (★★★★✩)

읽어볼만한 자기계발서. 과정 혹은 결과가 아니라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느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습관을 자리잡게 하는 근원적인 힘임을 알 수 있다. “하루에 한 편씩 글을 쓸거야”하고 다짐하는 것보다, “나는 작가야”하고 스스로에게 말하는 것이 더 강력한 내적 동인이 된다는 점은 새겨둘만하다.

일의 언어 (★★★★✩)

혁신에 대해 다루는 훌륭한 경영학 책. 제품이 아니라 문제에 집중하는 것에서 혁신은 시작된다는 점을 논증한다. 추천!

초격차 (★★★✩✩)

삼성전자의 경영전략에 대한 책이다. 책을 읽고 나니 구글과의 한 가지 중요한 차이점은 승진 정책인 것 같다. 삼성은 “Promotion by potential” 즉 다음 직급을 수행할 가능성이 보이는 사람을 승진시킨다. 내 생각으로는 이 방법이 가질 수 있는 문제점은 첫째, 역량이 되지 않고 부적합한 사람이 승진할 수 있다는 점, 둘째 모든 사람은 각자 자신의 역량 이상인 직급에까지 승진한 이후에 정체되는 기형적인 문제가 있다. 반면 구글에서는 다음 직급의 역할을 이미 수행하고 있다고 판단되면 승진시킨다. 이렇게 되면 역량이 부족한 사람들이 윗자리에 있을 확률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저성과자를 해고할 필요도 크지 않고. 단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개인에게 큰 자유가 주어져야한다. 말단 직원이라고 해도 매니저급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한다는 점. 단점은 승진 속도와 절차에 대한 신뢰성.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 (★★★★★)

나는 자기 계발서는 혐오하지만, 이러한 조직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책은 좋아한다. 자신의 약함을 드러낼 수 있는 조직은 훌륭한 팀이 될 수 있다. 훌륭한 책이다!!

경제

누가 내 지갑을 조종하는가 (★★★★✩)

브랜드 파워가 우리의 소비 패턴에 얼마나 큰 영항을 끼치는지 구체적인 사례들로 재미있게 잘 풀어낸 책. 추천 !

돈의 감각 (★★★★★)

통화량의 관점에서 일반인들도 쉽게 경제 흐름을 이해하고 경제적 결정 (재테크 등)을 내릴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는 좋은 책. 통화량과 부채의 관점에서 거시경제를 설명한 책들을 많이 보지 못했는데 쉽게 설명하고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 추천 !!!

모르면 불편한 돈의 교양 (★★★✩✩)

경제 섹션 신문기사를 모아놓은 것 같은 느낌. 최근 트렌드에 맞게 어디에 투자하면 돈을 벌 수 있을지 설명하는 가이드 같은 느낌이다. 깊이는 많지 않음.

보통 사람들의 전쟁 (★★★★✩)

좋은 책이다. 4차 산업이 앞으로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잘 설명하고 있다. 다만 경제학자의 입장에서 쓴 글은 아닌지라 객관적인 데이터가 좀 더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미국 소득의 중위값은 명목 소득과 실질 소득의 차이를 반영해야하는데, 명목 소득만을 이야기해서 현실보다 다소 낮게 보이는 경향이 있다. 다소 디스토피아에 가까운 미래를 이야기하는데,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의견 제시에 가까운 내용이라 아직 구체적 설득력이 조금 부족한 것이 결점이다. 하지만 책은 전체적으로 잘 썼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추천!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 (★★★★✩)

유시민의 경제 교양서. 헨리 조지를 이 책에서 다시 만나니 감개무량했다. 좋은 경제 교양 서적이다. 추천 !!

인플레이션의 시대 (★★★★✩)

다소 시간이 좀 지난 감이 있고, 책이라기보다는 대담 모음집 같은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읽어볼 만한 가치는 하는 책.

자장면 경제학 (★★★✩✩)

<Freakonomics> 같은 느낌의 책을 의도한 것 같은데 다소 단순한 생활 경제학 책 같은 느낌이랄까. 곳곳에 묻어있는 시장 만능주의, 보수적 시각이 좀 거슬리기는 하지만 가볍게 읽을 경제학 책으로는 나쁘지 않다.

재벌을 위해 당신이 희생한 15가지 (★★★✩✩)

조금 낡은 감이 있긴 하지만 그럭저럭 읽을만한 책. 다만 문제 제기는 있지만 현실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인문

굿바이 E. H. 카 (★★★✩✩)

원제를 다소 도발적인 제목으로 바꿨는데(원제는 What is history now?), 출판사에서 좀 지나치게 오바한 느낌. 역사학에 큰 영향을 끼친 E.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What is history?)> 에 대한 일종의 헌정 앨범 같은 책으로서, 현재의 사학계에서의 주된 논의들을 담고 있다. 다소 딱딱할 수 밖에 없는 내용 + 번역 크리가 있지만, 역사학에 흥미가 있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을 바꾼 질문들 (★★★★✩)

그럭저럭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글은 짜임새있게 잘 구성되어 있는 듯.

아무튼, 망원동 (★★★★✩)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로 유명한 김민섭의 책이라서 읽어보았는데 역시 글이 좋다. 추천!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현대 사회에 철학의 적용점을 각 소주제에 맞추어서 설명하고 있다. 철학사 같은 책이 아니어서 읽기 쉽고, “왜”를 잘 설명하고 있다. 잘 쓴 책. 추천!

표현의 기술 (★★★★✩)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유시민의 글쓰기 강좌.

청춘의 독서 (★★★★✩)

유시민의 이른바 청년기를 장식했던 책들 및 이에 대한 평가와 고민들을 들을 수 있다. 지금 시대에도 울리는 바가 있다. 난 추리소설, 과학 기술 계열 책 등을 많이 읽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책들도 나름대로 내게 끼친 바가 있고, 한 번 이런 책들에 대한 평가를 나름대로 정리한 글을 올려보고 싶다.

사회, 사회과학

The Fifth Risk (★★★★✩)

미국 정부의 거대 조직들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이들이 어떠한 리스크에 있는지를 설명한 책. 르포 같은 느낌으로 흥미롭게 읽었다.

중국의 민낯 (★★★★✩)

중국의 현재 모습을 중국인의 관점에서 심도있게 설명하고 있는 책. 제목과 표지가 좀 촌스럽다. 추천.

대학입시의 진실 (★★★★✩)

여러모로 2019년의 대한민국과 맞물려 무거운 생각으로 읽은 책이다. 이른바 조국 논란 사태가 커진 이유 가운데 하나는 대한민국의 망가진 교육 (엄밀하게는 대입 입시 시스템) 그리고 그에 따른 교육 계층 계급화에 대한 불만이 가장 컸다고 본다. 나는 결국 모든 사람이 이러한 망가진 교육 시스템의 피해자라고 본다. 책을 보면서 처음으로 학생종합생활기록부가 이렇게 두꺼워졌는지 (나 때는 5장이 전부였다. 요즘은 35장), 왜 학교에서 “될만한” 학생들만 밀어주는지, 그리고 부모의 소득에 따라 정보 격차가 생기고 이에 따라 대학 진학률 (엄밀하게는 명문 대학 진학률)이 결정되는지에 대해 좀 더 숙고해볼 기회를 얻게 되었다.

책에서는 문제 제기들은 있지만, 그에 따른 효과적인 대안은 제시되어 있지 않다. 아마 당장 내놓을 수 있는 답이 없기 때문이다.

공간의 심리학 (★★★✩✩)

그럭저럭 심심풀이로 읽을만하기는 한데, 큰 깊이는 없어서 안 읽어도 살아가는데 큰 문제는 없는 책.

FBI 행동의 심리학 (★★★★✩)

훌륭한 비언어 행동심리학 책. 무의식적인 제스쳐에 많은 의미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추천 !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3가지 심리 실험 (★★★★✩)

이런저런 심리 실험 사례들을 모아놓아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 깊이는 별로 없다.

인간 동물 관찰기 (★★★✩✩)

행동심리학 블로그 글 모아둔 듯한 느낌의 가벼운 책. 새로운 내용은 그다지 없는 듯하고, 깊이도 없다.

괴물의 심연 (★★★★✩)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우연히 자기 자신이 사이코패스라는 사실을 PET 사진으로 알게 된 저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내 주변에도 이러한 친사회적 사이코패스가 있으려나? 추천!

인간이라는 야수 (★★★★✩)

마치 <마인드 헌터>를 책으로 읽는 듯한 책. 연쇄 살인범에 대한 개인적인 관찰과 회고가 있는 책인데, 스릴러 형식을 취하고 있어서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 추천 !

최고의 변론 (★★★★★)

와우 대단한 책이다! 미국의 법정에서 실제 벌어진 저자의 변론 사례들을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처럼 잘 서술해두었다. 검찰측 정보원(프락치)을 변호해야하는 변호사, 위헌을 저지르는 형사, 정치적 압박으로 기소하는 검사, 경찰측의 의견에만 귀를 기울이는 판사, 도청 테이프를 이용한 역전 전략 등등, 영화에 나올법한 모든 사례들이 한 자리에 어우러져 역시 현실은 영화보다 더 극적이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필력도 대단하다. 실제 형사학 사례로서 토론할만한 내용도 많을 것 같고. 강력 추천 !!

데스노트에 이름을 쓰면 살인죄일까 (★★★★✩)

컨셉을 잘 잡은 제목과 초반 부분은 재미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민법 형법 강좌가 되는 것 같아서 다소 지루한 감이 있다.

문화

닥터 커피 (★★★★✩)

커피의 종류와 각 나라별 커피의 특성들, 커피를 만드는 각종 절차들 (발효, 로스팅, 블렌딩 등등)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다. 커피 애호가들을 위한 좋은 입문서.

커피 이야기 (★★★✩✩)

역시 커피의 종류 및 역사, 그리고 이에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 그럭저럭 읽을만함.

고문의 역사 (★★★✩✩)

과거와 현대에 이르는 고문에 대한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다소 적나라한 내용들도 있어서 읽기 힘든 부분이 있음.

대한민국 치킨전 (★★★✩✩)

그럭저럭 심심풀이로 읽을만하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저자의 넋두리가 좀 많은게 단점.

라면이 바다를 건넌 날 (★★★✩✩)

일본의 인스턴트 라면이 어떻게 한국에 전해지게 되었는지 일종의 역사 소설 형식을 따르고 있는 책.

르네상스의 어둠 (★★★★✩)

르네상스가 과연 찬란한 시대만은 아니었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교양 역사서. 추천 !

맛있는 세계사 (★★★★✩)

가볍게 읽을만한 문화사 책. 10가지 주요 음식들이 어디서 어떻게 유래되었는지 설명한다. 추천!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

컨셉을 잘 잡은 책. 13가지 주요 식물들을 바탕으로, 이들 식물들에 대한 인간의 필요가 어떻게 세계사에 영향을 끼치게 되었는지 흥미롭게 잘 풀어내고 있다. 추천!

소비의 역사 (★★★★✩)

기존 역사 연구에서 크게 다루어지지 않은 소비사에 대해서 잘 다루고 있다. 추천 !

알파벳과 여신 (★★★✩✩)

뭐랄까 그레이엄 핸콕이나 시오노 나나미 같다고 해야 할려나. 딱히 peer review 되지 않은 독자 연구를 별다른 과학적 근거 없이 써 놓은 책. 알파벳의 등장으로 여성 억압의 역사가 시작되었다는 이야기인데, 객관적 근거가 없어서 좋게 말하면 독자 연구 나쁘게 말하면 유사과학 느낌이 강하다. 킬링 타임 용으로는 그럭저럭.

컬러의 말 (★★★★✩)

그럭저럭 킬링 타임용으로 읽을만한 각 색채에 얽힌 이야기들. 색채에 얽힌 미시사를 다루고 있다고 보면 된다. 크게 관통하는 주제가 없다는 것은 단점.

피라미드 축조의 비밀 (★★★★✩)

피라미드가 어떻게 건설되었을까에 대한 저자의 가설을 흥미롭게 풀어낸 책. 기존의 경사로 설을 논박하고 거중기를 사용했음을 논증하는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다만 저자의 주장이 논문으로 교차검증된 점이 아니어서 아직 가설 수준에서 머무르는 점이 한계다.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길 – 티베트, 차마고도를 따라가다 (★★★★✩)

여행기라고 불릴 수 있는 책인데, 저자의 필력이 썩 좋고 사진들과 함께 어우러져 마치 티베트에 직접 다녀오는듯한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추천.

김네몽의 그림일기 (★★★★✩)

무난하고 가볍게 읽을만한 일상툰.

예술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 (★★★✩✩)

명화만이 아닌 평소에 보지 못했던 그림들이 많은 것은 좋다. 단점은 문체가 낭만적이어서 좀 산만하다는 것, 그리고 얼핏 얼핏 드러나는 여성을 대하는 태도가 마치 룸싸롱에 간 부장님 같은 인상이 들어 불쾌하다는 점.

미술관에 간 화학자 (★★★✩✩)

으음 좀 산만한 구성의 교양 미술사 같음. 화학에 대한 이야기는 동어반복적이다. 그럭저럭 킬링 타임용.

방구석 미술관 (★★★★✩)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미술사 주요 인물들의 이야기.

백남준 그 치열한 삶과 예술 (★★★★★)

백남준의 예술사에 대해 무척 잘 쓴 책. 백남준과 저자와의 개인적인 친분과 깊은 이해가 좋은 책을 만들어낸 것 같다. 백남준 참 대단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다시 알게 되었다. 추천 !!

좋아 보이는 사진의 비밀 빛과 노출 (★★★★✩)

사진 촬영시의 조명에 대한 매우 실제적이고 충실한 책이다. 추천!

좋은 사진 찍는 100가지 방법 (★★★★✩)

실용적인 팁 위주로 되어 있어서 가볍게 읽기에 좋다. 추천!

캐리커처의 역사 (★★★✩✩)

캐리커처의 역사에 대해 가볍게 다룬 킬링타임용 책.

헬무트 뉴튼 (★★★★✩)

유명 사진작가인 헬무트 뉴튼의 매우 솔직한 자서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총평, 그리고 개인 잡설

별 다섯개인 책들은 모두 추천할만한 좋은 책들이지만, 개인적인 올해의 책은 코니 윌리스의 옥스포드 시간 여행 시리즈 마지막 책 <올 클리어>를 꼽고 싶다.

약간의 잡담을 좀 더해보자면, <올 클리어>는 대중문화에서 한 초인이 등장해서 문제를 모두 해결하는 구성에 대한 내 불편함에 대해 하나의 답을 주었기 때문에 높게 평가하게 되었다. 역사는 누가 만들어 나가는가? 물론 모든 사람이다. 하지만 몇몇 인물들은 다른 사람에 비해 더 큰 비중을 차지할 수 밖에 없고, 이들은 대중에 의해 손쉽게 영웅화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영웅론적 세계관에서 나온 창작물들이 있다. 예로는 <삼국지>, 가깝게는 <어벤저스>를 비롯한 마블식 히어로물, 그리고 대중문화를 넘어서서 대한민국을 보자면 몇몇 보수언론과 박정희를 신화화하는 사람들, 그리고 한 대기업 회장이 말했던 “몇몇 천재가 대한민국을 먹여살린다”와 같은 세계관들이 그렇다. 소설과 같은 대중매체야 독자들이 감정이입할 수 있는 캐릭터가 중심이 될 수 밖에 없으니 그렇다 치더라더도, 현실에서까지 이를 변주하는 것은 내게 늘 불편함을 안겨주었다.

이러한 핵심 인물들(key person)이 역사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다. 히틀러, 징기스칸, 나폴레옹, 대한민국에 이르자면 이순신에 이르기까지 등등.

그런데 과연 그게 다일까 하는 의문들이 있었다. 세상은 몇몇 초인(superman)들이 만들어둔 길대로 흘러가는 것일까? 그렇다면 개개인의 역할들은 무엇일까? 극단적으로 흐른 이러한 박정희식 초인론이 독재미화로 흐르는 것은 둘째치고, “몇몇 천재가 대한민국을 먹여살린다”와 같은 형태로 변주되는 것이 나는 불편했다.

그러한 내 불편함에 <올 클리어>가 하나의 답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약간의 스포일러를 하자면, 한 두 사람의 힘이 아니라 모두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수행하기에 역사가 만들어지고 흘러갈 수 있다는 메시지가,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내 감정선을 크게 뒤흔들었다. 그리고 마음에 들었다.

한두명의 영웅이 만들어나간 세계가 아니라, 미블의 양산형 히어로물이나 <어벤저스> 같은 영웅들만 세계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파운데이션>에 나오는 해리 셀던이나 <피를 마시는 새>의 원시제와 같은 천재가 그려놓은 수천년의 역사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이문열같은 양반이 <삼국지>에서 찬양하는 조조같은 실력있는 초인이 난세를 통일하면 장땡이라는 것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각자 자신이 맡은 자리에서 자신의 일을 했기 때문에 오늘이 만들어지고 역사가 만들어진다는 것이, 나는 그러한 초인론에 대한 하나의 답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은 내가 감명깊게 읽은 톰 라이트의 <마침내 드러난 하나님 나라>의 핵심 메시지이기도 하다. 성도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바로 오늘의 삶이, 어떠한 방법이 될지는 모르지만 하나님 나라를 위한 초석이 된다는 사실이다.

다소 잡설이 길었는데, 여하튼 2019년은 좋은 책들을 많이 읽을 수 있어서 좋은 한 해였다. 모두들 기쁜 2020년 되시길!

2018년을 함께한 책들

평소 시간이 남을 때는 주로 가볍게 애니나 게임을 하는 편인데, 육아 중에는 그렇게 긴 시간을 내어 쉴 수 없다보니 전자책을 읽기 시작했다. 활자 매체가 영상 매체에 비해 갖는 장점은

  • 쉽게 중단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음.
  • 같은 시간 내에 습득할 수 있는 정보량이 많음.
  • 다양한 장르

정도가 있는 것 같다.

책 한 권당 읽는데 걸리는 시간은 수 시간 정도인데, 매번 구매해서 사려니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전자도서관을 알아보다가 Libra 를 만들고 보다 효율적으로 읽을 책들을 파악하고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아래는 올해 재미있게 읽었던 책들 목록. 대부분은 경기사이버도서관이나 안양도서관에서 무료로 전자책을 대출해서 빌려볼 수 있다.

소설

주로 미스테리, 스릴러, 아니면 SF만 읽는 편이다.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한줄 평: 히가시노 게이고는 늘 추리소설만 쓰는 줄 알았는데 일반 미스터리도 쓰는구나. 히가시노의 책들은 인간에 대한 따뜻함이 묻어나서 좋아함. 추천!

– 질풍 론도 (★★★★★)

한줄 평: 히가시노 게이고의 설산 시리즈 중에서 제일 재미있게 읽었던 듯. 히가시노의 다른 작품들처럼 추리 요소보다는 스릴러의 요소가 강한데, 빠른 전개 속도가 일품이다.

– 푸른 화가의 진실 (★★★✩✩)

한줄 평: 캐릭터들을 개성적으로 잘 살린 것이 포인트인 삼각관계 + 막장 드라마. 킬링 타임용.

– 라플란드의 밤 (★★★★★)

한줄 평: 다큐멘터리와 추리소설을 합친 이종격투기 소설. 노르웨이 극지방에 거주하는 사미족의 생활상을 르포작가가 찍은 듯 잘 그려냈다. 추천!

– 데드맨 (★★★✩✩)

한줄 평: 유명한 작품이어서 읽어 보았는데, 미스터리라기보다는 스릴러에 가까운 듯.

– 드래곤플라이 (★★★★✩)

한줄 평: 전작 데드맨보다는 조금 더 재미있게 읽었음. 역시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스릴러에 가까운 장르.

– 아르테미스 (★★★★✩)

한줄 평: 마션의 작가 앤디 위어가 쓴 차기작. 캐릭터들을 매력있게 잘 살려서 풀어내는듯. 과학 스릴러라고 봐야 할까? 세계관도 탄탄한 편.

– 라마와의 랑데부 (★★★★★)

한줄 평: 정말 대단한 SF! 책을 읽기 시작해서 단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다. 강력 추천!

– 예술과 중력가속도 (★★★★★)

한줄 평: 이 책을 읽고 배명훈이라는 SF 작가를 알게 되었다.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강력 추천!

– 녹스 머신 (★★★★✩)

한줄 평: 미스터리 소설 팬들에 대한 헌정작인 SF. 녹스의 10계 정도는 미리 알고 읽으면 좋다.

– 니시우라 사진관의 비밀 (★★★★✩)

한줄 평: 라이트노벨과 순문학 사이의 절묘한 라그랑주 포인트에 둔 추리소설. 읽기 쉬운 문체가 좋다.

– 다윈 영의 악의 기원 (★★★★★)

한줄 평: 젊은 나이에 아깝게 세상을 떠난 박지리의 작품이다. 순문학과 라이트노벨의 경계에 있는 듯 읽기 쉬운 문체, 개성적인 캐릭터 및 헝거게임을 보는 듯한 세계관, 엄청난 분량인데도 술술 읽히는 스피디한 진행 등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이다. 추천!

– 브레이크 다운 (★★★★✩)

한줄 평: 속도감 있는 전개가 일품인 스릴러. 범인이 지켜보고 있는 듯한 불안감을 잘 표현해낸 점이 대단하다.

– 밀레니엄 시리즈 (★★★★★)

한줄 평: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는 듯한 소설. 한 번 읽기 시작하면 과연 끝까지 손을 뗄 수 없다. 캐릭터들의 개성을 잘 살려냈다. 1편부터 3편까지의 클래식 시리즈는 강추인데, 4편부터는 작가가 직접 쓴 작품이 아니어서 동인지 같은 느낌의 책이 되어버렸다.

사회

– 문명의 붕괴 (★★★★★)

한줄 평: 아 나는 왜 이 책을 이리 늦게 읽은거지. 제레미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가 기승전 부동산이라면 이 책은 환경결정론을 다양한 문명의 사례로 뒷받침하면서, 동시에 지도자와 정책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다루고 있음. 환경결정론 역시 완벽한 것은 아니겠지만, 이른바 인종우월주의자들의 면전에 강펀치를 날리는 책으로 읽을 가치가 있음. 인류학 책을 좋아하면 강추!

– 대량살상 수학무기 (★★★★✩)

한줄 평: 빅데이터 시대의 명암. 단 저자의 우려에는 수긍되는 부분들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들도 있다. 투명성 부분은 아무래도 잘못된 parameter 를 택한 것이 큰 요인인 것 같고, 피드백 루프는 설계 단계에서 분리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읽어볼 가치는 충분.

– 역사의 역사 (★★★★✩)

한줄 평: 유시민의 역사(책)에 대한 투어 가이드북. 지식 소매상으로서의 유시민의 실력이 잘 드러난다.

– 민주주의의 정원 (★★★✩✩)

한줄 평: 캐나다의 트뤼도 총리가 추천했다고 해서 읽어보았는데, 생각보다 독창적인 내용은 없었던 듯.

–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살인사건 (★★★★✩)

한줄 평: 다 읽고 나니 가슴이 먹먹하다. 조선 양반 사회가 어디까지 막장으로 흘러갈 수 있었나 볼 수 있고, 저 시대를 살아왔을 여성 및 피지배계층들을 생각하면 묵념을.

– 힐빌리의 노래 (★★★★★)

한줄 평: 왜 러스트 벨트에 사는 사람들은 트럼프를 지지할까?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이나마 하층민 백인 사회가 가지는 사회 문화적인 특성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개인의 성장사와 함께 러스트 벨트의 백인 문화를 독특하게 녹여낸, 잘 쓴 책이다. 추천!

– 문구의 모험 (★★★★✩)

한줄 평: 중학교때부터 늘 궁금했던 질문들 – 연필이나 지우개, 클립은 누가 발명했을까? 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문구류에 대한 미시사(microhistory)를 잘 풀어내고 있다. 시간날 때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

– 살라미스 해전- 세계의 역사를 바꾼 전쟁 (★★★✩✩)

한줄 평: 살라미스 해전의 배경과 전개에 대해 기전체와 편년체를 오가는듯한 독특한 느낌으로 서술한 역사책. 그리스 중심적으로 보이는 시각이 좀 거슬리는 것을 제외하고 흥미롭게 읽었음.

– 평균의 종말 (★★★★★)

한줄 평: 01학번으로 대학 다닐 때 가장 시끄러웠던 이슈는 단연 절대평가 vs. 상대평가였다. 아무래도 민감할 수 밖에 없는 학점에 대한 이슈였기에 인화력이 강했다. 이 책은 과연 학교 (혹은 직장)에서 누군가를 평가할 때 현재와 같은 줄세우기식 평균내기가 과연 올바른 접근법인지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책에서 제시한 대안들 (대학 졸업장 대신 관련된 기술을 자격증화 시키는 것)이 과연 현실적인 대안인지는 차치하더라도, 책의 문제제기는 충분히 읽어볼 가치가 있다. 추천!

– B급 며느리 (★★★★★)

한줄 평: 고부갈등이라는 소재를 잘 녹여낸 책. 원작 영화의 후일담 같은 느낌의 책이다. “왜?” 라는 질문을 멈추지 않았기에 좋은 소재를 잘 뽑아냈다고 생각한다. 추천!

과학

– 위대한 수학문제들 (★★★★✩)

한줄 평: 밀레니엄 문제들+기타 유명한 현대 수학 문제들을 (나름) 쉽게 설명하는 책. 고3 수학 (+대학 calculus) 과정을 마쳤으면 대략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잘 풀어쓴 편. 호지 추측을 이정도로 쉽게 풀어쓴 것은 대단하다. 다만 중간중간 수식 오타가 많은 것은 단점. 간단하게 보려면 나무위키 해당 항목 (밀레니엄 문제)들을 봐도 된다.

p.s. 대체 타원곡선은 왜 이름을 그렇게 지은거지.

– 나침반 항해와 탐험의 역사 (★★★★✩)

한줄 평: 나침반에 얽힌 공학기술사를 잘 풀어낸 역작. 얼마나 팔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잘 쓴 책인데 많이 안 팔린 것처럼 보인다.

p.s. 표지가 너무 촌스럽다.

– 게놈 세대 (★★★★✩)

한줄 평: 센트럴 도그마 이후 현세대 게놈 연구가 어디까지 진척되었나에 대한 훌륭한 가이드북. junk dna 는 더 이상 junk 라고 부르면 안될 듯.

– 별, 빛의 과학 – 한 권으로 읽는 우주 발견의 역사 (★★★★✩)

한줄 평: 천문학에 관심이 많다면 한 번씩 읽어볼만한 책. 현대 천문학계의 주요 과제들과 성과들을 잘 풀어내어 설명하고 있다.

– 쌍둥이 지구를 찾아서 (★★★★✩)

한줄 평: 외행성 탐색의 최근 연구성과들과 흐름을 설명하고 있는 책. 책 내용도 재미있지만 학계에서의 다툼과 싸움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 나는 부엌에서 과학의 모든 것을 배웠다 (★★★★✩)

한줄 평: 분자요리에 대해 알게 됨.

– 사고의 본질 (★★★✩✩)

한줄 평: 내가 워낙 좋아하는 더글라스 호프스태터(바로 그 GEB!)가 공저인 책이라서 읽었는데, 중간까지 생각보다 지루해서 읽다가 그만 둠. 원서로 읽는게 더 나았을려나? 언어의 유추(analogy)에 대한 내용이다보니 번역이 핵심인 책인데, 아무래도 영어 원문의 뜻을 살리기 쉽지 않았던 것 같음.

– 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 (★★★★★)

한줄 평: 볼바키아느님..! 장내 미생물을 비롯한 최신 미생물학의 내용들을 심도있게 잘 다루고 있다. 강력 추천!

– 스트레스는 나쁜 것이 아닙니까 (★★★★★)

한줄 평: 올라버 색스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에 비견될만한 훌륭한 인지심리학 책.

– 우아한 관찰주의자 (★★★★✩)

한줄 평: 남들과 똑같은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관찰하게끔 하는 책.

기술

– 신경망 첫걸음 (★★★★✩)

한줄 평: 사실 별 기대 안하고 봤는데 의외로 충실하게 기본 내용들을 담고 있음. 고3 수학 과정만 제대로 마쳤으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을 듯. 다만 기본 이외의 것들은 거의 없어서, 그 점은 한계.

– 만화로 배우는 리눅스 시스템 관리 1 명령어 & 셸 스크립트 입문 (★★★★✩)

한줄 평: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고 봤는데, 의외로 내용이 충실하다! bash 스크립팅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 얻을건 많지 않겠지만, 초보라면 충분히 입문용으로 도움이 될 만한 내용.

종교

– 일과 영성 (★★★✩✩)

한줄 평: 큰 답변을 기대하고 책을 읽은 것은 아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좀 아쉬운 부분들이 많음. 직업에 대한 기독교적 세계관이 소명과 윤리를 논하는 차원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기술에 대해서도 확장되었으면 좋겠는데,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큰 답을 찾을 수 없는 것 같아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다.

– 바른 신앙을 위한 질문들 (★★★★✩)

한줄 평: 기독교 신앙과 관련된 다양한 질문들과 답변들을 모은 책.

경영, 경제

– 흔들리지 않는 돈의 법칙 (★★★★★)

한줄 평: 기승전 인덱스펀드. 개인 투자에 대한 성실하고 실용적인 답변서. 인덱스 vs 액티브 펀드의 차이가 무엇인지, 왜 주식시장 하락한다고 금에 투자하는게 잘못된 결정인지 아는 것은 장래의 재무 설계를 위해서도 필요한 지식. 개인 재무 설계를 염두에 두고 있는 분들에게 추천!

– 골목의 전쟁 (★★★★★)

한줄 평: 한국에서는 왜 기승전 치킨집인가? 왜 프랜차이즈가 뜨고 망하는가? 왜 맛집은 대로변이 아니라 이면도로에 있는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는 책. 굳이 창업을 생각하고 있지 않아도 골목경제에 대해 이해하고자 한다면 추천하는 책. 읽기 쉽게 잘 쓴 것은 덤.

– 오리지널스 (★★★★✩)

한줄 평: 그럭저럭 흥미롭게 읽을만한 책. 창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은지에 대한 제언들이 담겨있다. 각각의 제언에 대한 사례들이 풍부해서 좋다.

예술

– 재즈 잇 업! Jazz It Up! (★★★★✩)

한줄 평: 만화로 읽는 재즈 역사. 탄탄하고 충실하게 재즈의 역사를 잘 풀어 설명하고 있다.

– 아웃사이더 아트 (★★★★✩)

한줄 평: 기존의 잘 알려지지 않은 아웃사이더들의 예술 작품들. 독창적이고 기괴한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다.

– 아트 인문학 (★★★★★)

한줄 평: 서양 미술사가 어떻게 한 걸음씩 발전해왔는지, 그 전환점에 있는 핵심적인 작품들을 짚어서 그 의미를 잘 풀어낸 책. 추천!!

총평

개인적인 2018년의 베스트 책은 제레미 다이아몬드의 “문명의 종말”. 올해 출간된 책은 아니지만 시간가는 줄 모르고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Libra: 도서관 전자책 검색 및 대출 프로그램

Lybra: 도서관 전자책 검색 및 대출 프로그램 만들었습니다.

전자책 읽는 것을 좋아해서 개인적으로 쓰려고 만들었는데, 유용할 것 같아서 일반 공개합니다. django 2 + vue.js + bootstrap 4 로 만들었고 SPA(Single-page application) 형태로 디자인 했습니다. 제가 UX 엔지니어가 아니다보니 UI는 좀 불편할 수 있습니다.

경기도 (+안양시) 거주하시는 분들 중 경기도 사이버도서관이나 안양시 도서관 전자책을 많이 보시는 분들에게는 유용할 것 같습니다. 필요없는 카테고리의 책들(e.g. 아동 도서)를 아예 책 목록에서 감춰버리거나, 관심이 있는 책들, 읽은 책들, 혹은 목록에서 안보이게 만들고 싶은 책들을 마킹해둘 수 있어서 관심가는 책들을 정해두고 한권씩 시간날 때 마다 빌려보는데 유용합니다.

아래 주소에서 회원 가입하시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https://libra.sunghwanyoo.com

자동 대출 기능은 일반 사용자는 불가능한데요, 경기도 사이버도서관 id / password를 서버에 저장해두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보안 문제가 있다보니 자동 대출 기능까지 전체 오픈하는 것은 조금 생각을 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참고로 이름의 의미는 사서(Librarian)의 앞 5글자를 따왔고, 황도 12궁 가운데 하나인 천칭자리(Libra)를 뜻하기도 합니다.

바쁘다보니 간간히 업데이트는 하겠지만 자주는 힘들 것 같네요. 문의 사항은 shyoo at sunghwanyoo dot com 으로 해주세요.

도쿄 재너두 ex+ 공략 위키

최근 도쿄 재너두 ex+ 를 플레이했습니다.

제대로 된 공략 사이트가 없어서, 일본의 공략 위키를 참조해서 새로 위키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도쿄 재너두 ex+ 공략 위키

일반인도 수정할 수 있도록 해 두었으니 자유롭게 수정하셔도 괜찮구요.

문의사항은 제 이메일(shyoo at sunghwanyoo dot com)로 해 주시면 됩니다.

그럼 모두들 즐겁게 플레이하세요!

영웅 전설 섬의 궤적 (ps3) 리뷰

PS3 버전으로 구매해서 플레이했고, 총 플레이 타임은 85시간 가량. 공략 위키 작업을 같이 하면서 플레이했기에 실제로는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아래는 분야별 리뷰.

스토리 3.5/5

  • 전반적으로 궤적 시리즈의 스토리 구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6장까지 다소 물흐르듯 약간 지루하게 흘러가고, 마지막 종장의 큰 반전. 다만 천공의 궤적 FC과 같이 남겨져 있는 떡밥들이 많고, 본 작품에서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보니 반드시 후속작을 플레이해야 한다는 것이 단점이다. 엔딩은 흡사 미드를 보는 듯한 절단 신공. 이게 뭐야!
  • 궤적 시리즈는 캐릭터 게임의 요소가 강하게 들어가 있지만, 아직까지 캐릭터들이 겉도는 느낌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벽의 궤적에서 캐릭터들의 갈등이 자세히 그려지지 않았다는 평을 수용해서인지, 갈등을 통한 긴장을 유도하긴 했다. (린 <-> 알리사, 마키아스 <-> 유시스, 라우라 <-> 피)
  • 하지만 캐릭터의 깊이가 너무 얇다는 것이 문제다. 즉 각 캐릭터들이 안고 있는 외적 갈등 (캐릭터들과의 갈등)과 내적 갈등 (출신 혹은 집안의 문제)의 해결방법이 너무 통속적이어서 캐릭터의 깊이를 더하지 못했다. 즉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드는데 실패했고,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평면적인 캐릭터로 남아있다. 후속편을 위해 남겨둔 것인지?
  • 더 큰 문제는, 게임 자체의 볼륨은 크게 늘어났는데 비해 너무 많은 등장 인물들이 들어오면서 (VII 반의 9명 + 기타 플레이 가능 조연 3명) 캐릭터들의 밀도마저 옅어진 감이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가이우스와 엠마 같은 몇몇 캐릭터들은 공기화 되어서, 시나리오 상으로는 없어도 큰 지장이 없다. 엠마같은 캐릭터는 복선을 위한 캐릭터이지만, 다음 작품을 통해서만 그 의의를 획득하기 때문에 굳이 플레이가능 캐릭터가 될 필요는 없었다고 본다.
  • 또한, 무대가 학원이 되면서 학원물 + 연애물적 요소가 들어간 캐릭터게임화 되었다. 그렇다고 캐릭터게임의 매력을 십분 살리고 있느냐 하면 그렇지도 못하다. 등장 인물들간의 갈등은 별로 공감가지 않는 이유로 어이없이 해결되고, 연애씬 및 캐릭터 묘사는 지지리도 힘이 없는지, 주인공 린과 메인 히로인으로 보이는 알리사의 철철 넘치는 중2병 대사들은 손발을 오그라들게 한다. 으아악.
  • 연출 측면은, 3D 게임으로 2D 게임을 만든 느낌이 강하다. 동시에 반복되는 흑막 연출은 이제 식상하기까지 하다. 대표적으로 주인공 일행이 사건을 해결하고 떠나가는 등뒤로 흑막이 스르륵 나타나면서 한마디 하는 장면. 연출 아이디어 고갈인가?
  • 게임의 내적 동력을 위해서는 악역의 존재감이 강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에 6장까지는 다소 평화로운 게임의 느낌이다.

그래픽 및 연출 2.5/5

  • 내가 ps2 게임을 하는건가 ps3 게임을 하는건가.
  • 그나마도 ps3 성능 활용을 못한 엔진을 만들어서인지, 여러명이 화면에 있으면 버벅댈때가 있다.
  • 주인공으로부터 약간 떨어진 곳에 있는 캐릭터나 사물들은 화면상에서 보이지 않는다. 일종의 꼼수인데.. 너무하잖아!

사운드 5/5

  • 사운드는 만족스러운 편이다. 궤적 시리즈 음악은 느낌이 다 비슷비슷해서 많이 들어본 느낌도 나지만, 만족스러운 편이다. 이벤트 전환시의 사운드 전환 연출도 괜찮은 편.

전투 4/5

  • 크래프트가 메인이 되면서 아츠 캐릭터는 나락으로 빠졌다.
  • 일자형 라인 캐릭터는 멀티라인 캐릭터에 비해 단점만 있고 장점이 없다. 일자형 라인도 뭔가 장점을 주어야 할 듯 싶다. (쿼츠들이 같은 라인에서 연결되었을 때 더욱 강해진다든지)
  • 캐릭터가 너무 많다보니, 마지막 장에서는 결국 쓰는 캐릭터만 골라 쓰게 된다. 적은 캐릭터로도 충분히 전략성을 발휘할 수 있는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 보스전은 적당히 도전적인 난이도. 다만 일반 전투는 메갈리스 + 패도가 있는 6장부터 개판이 된다. 메갈리스와 패도를 피나 밀리엄에게 주고 전투 개시하자마자 전체 S크래프트로 날려버리면 끝.

시스템 3/5

  • 패치된 이후의 ps3에서 맵간 로딩은 많이 줄어든 편이어서 플레이 도중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아예 걸리지 않는 것은 아니기에 가끔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이벤트 존재를 나타내는 ! 가 엉뚱한 캐릭터에 붙기도 하는 등 버그가 좀 있는 편.
  • 숏컷 이동은 좋은 편이지만, 가끔 메뉴가 직관적이지 않을때도 있다.
  • 링크는 다회차 플레이를 강요하는 측면이 있다. 노가다를 통해 링크를 1회차에서도 전 캐릭터에게 MAX를 줄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
  • 링크 수치를 볼 수 없는 적은 치명적인 단점. 최종장 후야제 이벤트에서 조건을 만족하는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
  • 전투 관련해서 가장 불편한 점은, 조별 실습시 다른 조 레어 쿼츠 해제. 다른조 인원과도 언제든지 자유롭게 쿼츠 및 장비를 교환할 수 있어야 할 듯 싶다.

번역 3.5/5

  • 전반적으로 괜찮지만, 여러 사람이 작업해서 그런지 가끔 일관적이지 않은 부분이 있음. (해시라이스 vs 하이라이스)
  • 레어 쿼츠의 능력치 상승 부분이 번역시 짤리는 바람에 일일이 세팅해보아야 하는 불편함.

총평 3.5/5

  • 전투는 좋지만 세세한 부분의 마무리가 부족한 편이며, 시나리오는 후반부의 급전개를 빼면 다소 지루하기까지 하다. 연출도 3D 시대에 한참 뒤떨어지는 편.
  • 궤적 시리즈의 팬이라면 놓치지 말하야 할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장점과 단점이 뚜렷하게 혼재된 작품이다보니, 본 작품으로 궤적 시리즈를 처음 접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강하게 추천하기 힘들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