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과 함께한 책

소설

노조키메 (★★★★★)

호러 미스터리의 걸작이다. <Another>와 같이 저주가 결합된 심리 호러 미스터리를 좋아한다면 무척 취향에 맞을 것이다. 책에 등장하는 두 권의 “노트”가 과거 사건의 진상을 이야기한다는 액자식 구조의 소설, 기이한 마을의 분위기,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지켜보고 있다”라는 본능적인 호러를 미스터리 및 스릴러 요소와 잘 결합해 낸 점이 대단하며, 특히 사건의 진상을 추리하는 장르적 쾌감이 상당하다. 큰 생각 없이 읽었다가 밤새 끝까지 쭉 달렸던 소설이다. 추천!

흉가 (★★★★★)

마쓰다 신조의 <흉가 시리즈> 책 가운데 한편이다. 주인공 가족이 낯선 새로운 마을로 이사오는데, 새로운 집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무언가가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필력만으로도 스멀스멀한 공포를 묘사하는 솜씨가 대단하다. <노조키메>나 < Another >와 같은 심리 호러 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한다면 강력히 추천한다.

원샷 (★★★★★)

<잭 리처 시리즈>의 간판같은 책이다. 스릴러의 요소들을 잘 갖추고 있고, 흥미진진한 진행도 나무랄 점이 없다. 추천!

잭 리처의 하드웨이 (★★★✩✩)

<잭 리처 시리즈> 중에서 약간 아쉬운 느낌이 드는 책인데, 반전이 다소 뻔했고, 책의 중반 부분이 미묘하게 지루한 점이 아쉬웠다. 번역의 문제도 있는데, 잭 리처가 공손하게 해요체를 쓰다보니 캐릭터의 개성이 확 죽어버린 측면도 있었다. 여러모로 좀 아쉽게 읽은 책이었다.

1030 (★★★★★)

<잭 리처 시리즈>의 장점을 잘 살린 책으로, 발단, 구성, 캐릭터 빌드업, 위기, 클라이맥스, 연출 등등 나무랄데 없는 책이다. 책의 마지막에서 잭 리처가 악당들을 처단하는 장면은 장르물의 쾌감이 진하게 느껴진다. 추천!

61시간 (★★★★★)

<잭 리처 시리즈>의 장점이 잘 드러난 책으로, 손에서 책을 내려놓지 못하게 하는 매력이 대단하다. 조연인 수잔 터너와 같은 인물들도 매력적으로 잘 조형되어 있다. 악역의 정체를 추리하는 것은 사실 크게 어렵지 않은데, 그 진행 과정과 빌드업이 잘 되어 있다. 추천!

사라진 내일 (★★★★★)

<잭 리처 시리즈> 특유의 추리와 액션이 결합된 소설로서, 악역들을 혼내주는 장면의 카타르시스는 대단한 것 같다. 추천!

라스트 코요테 (★★★★★)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해리 보슈 시리즈> 소설이다. 약간 루즈한 초반 부분을 지나면 흥미진진하게 끝까지 달릴 수 있다. 다만 마지막 부분의 반전이 약간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점을 제외하면, 스릴러가 가져야 하는 주된 요소, 특히 약점(vulnerability)을 잘 활용해서 극의 긴장감과 완급 요소를 조절하는 것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추천!

트렁크 뮤직 (★★★★★)

역시 믿고 읽는 <해리 보슈 시리즈>. 이미 드라마를 통해서 대강 알고 있는 내용인데도 재미있었다. 추천!

블러드 워크 (★★★★✩)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이다. 심장 이식수술을 받은 전 FBI 조사관이, 심장 기증자의 살인자를 찾아 나선다는 내용인데, 사실 캐릭터가 썩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았고, 내용 진행도 다소 답답하거나 썩 이해가 되지 않는 측면들이 많이 있어서 다른 작품들에 비해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들 중에서 그렇다는 것이며, 기본적인 재미는 보장한다. 추천!

다섯 번째 증인 (★★★★★)

믿고 읽는 마이클 코넬리의 <미키 할러 시리즈>의 책이다. 고구마와 사이다를 적당히 던지는게 보통 솜씨가 아니다. 최고는 역시 법정 변론 파트로서, 대단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구성이며, 마지막에 살짝 반전이 숨겨져 있다. 강력 추천!

변론의 법칙 (★★★★★)

역시 믿고 읽는 마이클 코넬리의 <미키 할러 시리즈>의 최신작. 이번에는 주인공 미키 할러가 기구하게도 살인범으로 몰리게 되는 전개를 다룬다. 사실 결말까지 가는 길을 예상하기는 크게 어렵지 않은데, 책에서는 보슈와 미키 할러의 티키타카를 보는 재미가 있어서 좋다. 아쉽게도 드라마판에서는 판권이 아마존과 넷플릭스로 갈려버리는 바람에 보슈 유니버스를 맛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내가 나를 버린 날 (★★★★✩)

꽤 재미있게 읽은 미스터리 스릴러이다. <왕과 거지>를 연상시키는 등장 인물들이 바뀐 설정, 속도감 있는 문체, 그리고 과거의 미스터리를 밝혀나가는 장면은 마치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연상시키는 면이 있었다. 추천!

외사랑 (★★★★★)

트랜스젠더와 성정체성, 그리고 간성(intersex)에 대해 다루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다. 90년대에 이런 책이 등장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등장 인물들의 개성과 아이덴티티, 빌드업이 확실해서 좋은 책이다. 미스터리의 요소는 사실 큰 편은 아니고, 중간중간 다소 억지스러운 전개도 없는 편은 아니지만, 캐릭터의 백그라운드와 잘 융합되어 강렬한 느낌을 주는 소설이다. 추천!

대인기피증이지만 탐정입니다 (★★★★✩)

제목대로 대인 기피증이 있는 대학생이 탐정으로 등장하는 추리소설이다. 가벼운 에피소들로 이루어져 있고, 실제 살인 사건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빙과>와 유사한 일상 추리물이라고 볼 수 있다. 재미있게 읽은 가벼운 추리물이다.

소설가를 만드는 법 (★★★★✩)

도입부는 분명 미스터리 라노벨인데, 마무리는 뜬금없는 SF이다. 도입부의 설정대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사실 더 흥미로웠을 것 같다.

여왕마저도 (★★★★✩)

코니 윌리스의 단편집이다. 흥미로운 단편들도 있지만, 모든 단편들에 공통적으로 코니 윌리스 특유의 수다가 있어서 비슷비슷하다는 점이 단점이다.

개는 말할 것도 없고 : 주교의 새 그루터기 실종 사건 (★★★★★)

셰익스피어의 <말괄량이 길들이기>에서 모티브를 가져오고,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 거기에 SF가 매력적으로 결합된 빅토리아 배경의 로맨틱 코미디 추리 시간여행 SF 장르 소설이다. 저자의 다른 작품인 <둠즈데이 북>이나 <블랙 아웃>보다는 좀 더 가볍게 읽을 수 있고, 네트와 관련된 세계관의 비밀이 많이 밝혀지며, 결말도 깔끔하다. 추천!

두 번째 유모 (★★★✩✩)

아쉽게도 <두 번째 유모>는 내 취향은 아니다. “어머니”와 같은 일반명사를 고유명사로 만들어서 책을 이해하기 힘들었고, 캐릭터의 빌드업이 약했으며, 사건 진행에 초점을 맞추는 구성도 취향이 아니었다. 하드 SF를 좋아한다면 누군가에게는 취향에 맞을 수도 있을 것이다.

로그아웃 하시겠습니까? (★★★✩✩)

가상현실을 다룬 메타픽션적 소설이다. SF 로서 참신한 설정은 아닌 점이 좀 아쉬웠다. 이른바 “질문자”가 나오는 메타픽션적인 소설이다. 중편 SF인데, 킬링 타임용 SF 같은 책이었다.

듄의 메시아 (★★★✩✩)

<듄 시리즈>의 2번째 작품이다. <듄>이 전형적인 왕도 SF인 반면, <듄의 메시아>는 내부의 암투와 갈등이 메인 소재이다보니 장르물의 쾌감이 크지 않았다. 미래를 보는 능력에 대한 제한은 꽤 흥미로운 설정이었는데, 그것도 작품의 끝까지 정확한 설정이 풀리지 않는 점이 아쉬웠다. 끝까지 다 읽기는 했지만 크게 마음에 와닿는 내용은 없었다. 고구마만 10개 먹다가 끝난 느낌이다.

선샤인의 완벽한 죽음 (★★★✩✩)

외딴 섬의 엘리트들을 위한 학교, 살인 사건, 비밀에 싸인 이사회 등 흥미로운 설정을, 박지리의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을 떠올리는 간결한 문체로 풀어나가는 소설이다. 하지만 설정과 문체 빼고는 모두 아쉬웠다. 먼저 중반부에 너무 늘어진 구성이 가장 큰 문제인데, 인터뷰와 등장 인물에 대한 설명에 지나친 초점을 두다가 “살인 미스터리”가 필수적으로 가져야 하는 적당한 긴장감을 놓쳐버린 것이 가장 크다. 그리고 중반부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흥미로운 것도 아니었다. 특히 마지막에 “권선징악”의 카타르시스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웠다. 여러모로 아쉬운 작품이다.

위치스 딜리버리 (★★★★✩)

마녀 견습생의 배달 이야기를 다룬 영 어덜트 소설. <마녀 배달부 키키>에서 가져온 듯한 배경이 조금 아쉽지만,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을 수 있던 소설이다.

마법소녀 은퇴합니다 (★★★★✩)

이 소설은 어반 판타지 마법소녀물이다. 마법소녀와 관련된 흥미로운 배경 설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와 유사한 현대 마법소녀물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등장인물들의 서사가 특정 인물들에 치우쳐 있고, 주인공에 대한 서사가 부족한 점은 아쉽다. 특히 “아루아”에 대한 서사는 조금 덜어내는 편이 좋았다고 본다. 분량이 짧은 점이 아쉬운데, 장편이었다면 더 좋았으리라 본다.

죽인 남편이 돌아왔습니다 (★★★★✩)

제목이 곧 내용이다. 무난하게 읽을 수 있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정석대로 후반부에 반전이 등장한다. 다만 죽인 남편이 돌아왔을 때 주인공의 반응이 약했던 점이 잘 어울리지 않았고, 책이 내 취향은 아니었다.

살인자의 쇼핑목록 (★★★✩✩)

미스터리 단편 모음집이다. <살인자의 쇼핑목록>은 꽤 잘 만든 단편 스릴러로, 마트라는 일상의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미스터리라는 점에서 설정과 전개가 독특했다. 하지만 괴담 등을 다루는 다른 단편들은 썩 흥미롭지 않았다.

살인자의 기억법 (★★★★✩)

알츠하이머를 앓는 살인자의 시점에서 쓴 독특한 추리소설이다. 미스터리와 스릴러의 결합을 스피드한 문체로 풀어낸 소설인데 재미있게 읽었다. 아쉬운 점은 결말 부분인데, 잔뜩 빌드업을 해놓고 갑자기 바늘로 풍선을 펑 하고 터트리며 장르를 바꾼 느낌이여서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런어웨이 (★★★★★)

한국형 모던 고딕 스릴러. 폭력 남편을 피해 기차를 타고 도망치던 재영은, 기차 안에서 아이를 안고 있는 낯선 여자를 만나게 된다. 잠깐 이야기를 나누며 친해진 것도 잠시, 화장실에 다녀온다던 여자는 돌아오지 않고, 아기 위에는 “우리 애를 저 대신 시댁에 데려다주세요”라는 쪽지만이 남겨져 있게 된다. 캐릭터들의 조형이 잘 되어 있고, 고딕 소설의 클리셰를 충실히 잘 따르는 책이다. 초중반을 지나면 범인의 정체는 큰 어려움없이 짐작할 수 있는데, 주인공이 이를 모르다보니 벌어지는 고구마 전개가 좀 답답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훌륭한 플롯을 가진 재미있는 스릴러이다.

보름 (★★★★✩)

재미있게 읽었던 스릴러 미스터리이다. 나중에 등장인물 가운데 한 명의 정체가 드러나는 반전이 재미있었다. 다만 매력적인 캐릭터가 없어서 감정이입하기 힘든 점이 아쉬웠다.

15초 후에 죽는다 (★★★✩✩)

제목 그대로 15초 후에 죽는 희생자가 잠시 시간을 멈추고 진범을 찾아내는 특수 설정 추리소설이다. 첫 화는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었는데, 그 이후의 내용들도 똑같은 소재를 다루고 있어서 흥미롭지는 않았다.

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사라진 페도라의 행방 (★★★★★)

1929년 일제 강점기의 경성을 배경으로 하는 미스터리 소설이다. 술자리에서 사라진 페도라 모자를 찾아갔던 주인공은 난데없이 도끼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의심받아 순사에게 끌려가 혹독한 취조를 당한다. 이 소설은 쉬운 미스터리 난이도를 가지고 있지만, 허당 주인공을 비롯한 매력적인 캐릭터들, 일제 강점기의 경성에 온 듯한 생생한 배경, 쉬운 문체가 매력이다. 나중에 드라마로 나와도 재미있을 것 같다.

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2: 호랑이덫 (★★★★✩)

<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의 후속작이다. 캐릭터의 설계가 생동감있고 매력적인 점이 큰 장점으로, 캐릭터를 강조한 추리물이어서 추리의 난이도는 높은 편은 아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설정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시리즈물로 계속 나올 것 같다.

댄싱 걸스 (★★★★✩)

연쇄살인마의 시각에서 진행되는 독특한 소설이다.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불륜을 저지르는 여자들을 유혹해서 살해하는 연쇄 살인마가 새로운 타겟을 발견한다. 하지만 그녀는 살인마의 의도대로 순순히 넘어오지는 않는다. 장르물 특유의 쾌감과 반전이 살아있는 소설로, 킬링타임 스릴러로 추천.

열린 어둠 (★★★★★)

추리 단편 소설 모음집으로, 각 단편들의 마지막 반전이 무척 강렬하다. 불륜과 살인 같은 막장 설정들이 많이 나오지만, 정교함과 완성도가 상당한 편이고, 스파이 소설까지 다루는 등 범위가 넓은 것이 특징이다.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단편은 책의 제목이기도 한 <열린 어둠> 편인데, 불량 폭주족과 젊은 여교사라는 캐릭터들의 케미, 미스터리, 그리고 청춘 성장물의 느낌이 무척 좋았다.

빌런 (★★★✩✩)

<샐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와 같은 몇몇 단편들은 흥미로웠는데, 그 외의 단편들은 지나치게 신파적이거나 다소 완성도가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트로피컬 나이트 (★★★★✩)

SF와 미스터리, 여기에 약간의 호러와 스릴러가 가미된 조예은의 단편 모음집이다. <서울 파크 젤리장수 대학살>에서도 느꼈지만, 간결하고 읽기 쉬운 문체와 탄탄한 구성력과 연출이 조예은 책의 최대의 장점이다. 트리트먼트를 사용해서 책의 구성을 탄탄하게 설계한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대나무가 우는 섬 (★★★✩✩)

외딴 섬에서 벌어지는 클로즈드 서클 밀실 살인 사건을 추리하는 책이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외부와의 통신이 살아있어서 밀실 살인 사건같지 않다는 점이고, 무엇보다도 물리학을 알아야 풀 수 있는 사건 진상의 트릭이 비현실적이고 억지스럽다는 점이다. 킬링타임용으로는 나쁘지 않은 소설이다.

방주 (★★★★★)

캐릭터와 설정은 다소 인위적이어서 사실 크게 흥미롭지는 않았는데, 마지막의 반전이 무척 인상적이어서 기억에 남은 책이다. 하드한 클로즈드 서클 미스터리물을 좋아한다면 추천!

보통의 노을 (★★★★★)

33세의 엄마를 둔 18세의 최노을은 평범한 삶을 원한다. 하지만 절친 성하의 오빠인 성빈이 엄마를 몇 년 동안이나 바라보는 것을 미덥지 않게 지켜보며 “보통의 사랑”이 무엇인지 되묻게 된다. 가볍지 않은 질문을 청춘 성장 드라마 속에서 쉬운 문체로 능숙하게 녹여낸 소설로, 매력적인 캐릭터의 조형이 이 책의 최대 강점이다. 나는 읽고 나서 많은 질문들을 떠올리게 하는 소설이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소설을 읽고 나서는 평범하게 산다는 것이 무엇일까, 보통의 사랑이란 있는 것일까 등등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강력 추천!

아몬드 (★★★★✩)

멍한 얼굴을 한 주인공 책 표지를 여러 서점에서 보았던지라 한 번은 읽어봐야지 했었는데 드디어 읽었다. 감정불능증을 앓고 있는 주인공과 친구들이 등장하는 청소년 성장소설이다. 서두 부분의 신파가 조금 억지스러웠고 일부 캐릭터가 평면적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인 캐릭터 디자인과 매끄러운 전개가 마음에 드는 소설이었다.

마더 크리스마스(Mother Christmas) (★★★★★)

젠더에 대한 화제는 불판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 그런 면에서 유명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동화의 형식으로 풀어낸 <마더 크리스마스>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등장인물들의 변화로 이어지는 결말도 마음에 들었다. 추천!

향군: 향기의 소리를 듣는 자 (★★★★★)

<수호자 시리즈>로 잘 알려진 우에하시 나오코의 생태학 + 농학 판타지 소설이다. 고대 일본을 보는 듯한 동화적인 판타지가 배경인데, 우에하시 나오코 특유의 “세계”에 숨겨진 비밀을 밝혀나가는 미스터리의 쾌감이 대단한 소설이다. 단점으로는 <수호자 시리즈>에서 자가복제한 듯한 캐릭터들이 몇몇 있고, 세계관의 비밀을 탐구하고 세계의 위기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수호자 시리즈>의 플롯과 비슷하다는 점이 있지만, 매력적인 세계와 캐릭터라는 측면에서 충분히 커버된다고 본다.

변두리 로켓 (★★★★✩)

무난하게 끝까지 긴장감있게 읽을 수 있는 이케이도 준의 소설이다. 이케이도 준의 다른 “기업 스릴러” 시리즈와 비슷한 전개가 조금 아쉽다. 킬링 타임 책으로는 괜찮게 읽을 수 있었다.

맬로리 (★★★★✩)

전작 <버드 박스>를 넷플릭스로 무척 재미있게 보았는데, 이 책은 <버드 박스>의 후속 원작 소설이다. 사실 원작 소설을 읽지 못해서 원작의 느낌을 알 수 없었는데, 이 책도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의 단점이라면, 멜로리라는 캐릭터를 지나치게 보호 및 통제하려는 캐릭터로 설정했다는 점인데, 그 점에서 소설을 더 재미있게 만들 수 있을법한 캐릭터의 변화 및 성장포인트를 놓친 것 같아서 아쉬웠다.

사회

엘리트 세습 (★★★★✩)

서문이 상당히 인상적인 책으로, 사회 계층(class)의 세습이 오늘날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진지하게 고찰하는, 무거운 책이다. 현대 사회의 능력 주의(meritocracy)와 이에 대한 공정함이 일종의 환상이며, 능력(merit)조차도 부에 의해 세습된다는 고찰이 인상깊었다. 다만 통계, 혹은 자료를 통한 사회심리학적 결과물들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자의 일방적인 주장만이 담긴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즉 역사적으로 중산층의 소득 평준화가 오히려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 그리고 “부의 불평등을 측정하는 객관적인 지수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고, 정치적 올바름과 다양성에 대한 옹호가 지나치게 특정 계층을 비하한다는 주장의 논리의 비약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무거운 문제 제기와는 별개로, 동일한 문장과 주장들을 지나치게 반복 언급해서 문체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 한 번쯤은 읽어볼만한 책인 것 같지만, 책의 모든 내용들을 사실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으리라 본다.

엘리트 독식 사회 (★★★★✩)

이 책은 엘리트에 대한 자기 비판서이다. 이 책에서는 스티븐 핑커나 말콤 글래드웰과 같은 지식 소매상에 대한 비판을 다루고 있다. 즉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에서도 등장하는 기술과 진보에 대한 지나친 낙관주의, 그리고 “기술 발전을 통해서 기업도 성장시키고 인류에도 도움이 된다”는 이른바 “윈윈”의 철학이 일종의 자기충족적 예언이라는 점을 폭로하며, 일종의 엘리트 반향실(echo chamber)처럼 되어간다는 점을 지적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도 엘리트에 의해 쓰여졌다는 사실이 아이러니라고 생각한다.

대마와 대마초 (★★★★✩)

이 책은 대마의 산업적 용도와 합법화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한다. 일반 독자를 가정하고 쓴 책이어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대마의 역사와 기능을 섬유, 플라스틱 대체제, 의료, 기호용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고찰하고, 대마의 합법화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한국도 대마의 합법화 및 산업적 이용에 대해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냉정한 이타주의자 (★★★★✩)

대부분의 자선단체들은 좋은 의도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자선단체들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고민해보아야 한다. $10불이 있다고 했을 때, 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책을 보내는 자선단체에 후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까, 아니면 백신을 더 맞히는 자선단체에 보내는 것이 효과적일까? 대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일 것이라고 본다. 이 책은 이른바 “자선단체”들이 얼마나 효율적이고 효과적인지 냉정하게 접근하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서 QALY와 같은 보다 객관적인 효용성 지표들을 알게되었다. 추천!

우리는 왜 서로를 미워하는가 (★★★★★)

오늘날 정치의 가장 큰 특징은 양극화다. 내 편 네 편으로 나뉘어져서, 계급, 젠더, 인종 등 단층이 존재하는 곳마다 격렬한 전쟁 아닌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양극화를 불러오는 것일까? 이 책은 양극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정체성(identity)”을 제시한다. 즉 정치는 어떤 사안에 대한 합리적인 옳고 그름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 혹은 가치를 대변하는 그 무엇이라고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 지점에서 양극화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훌륭한 통찰이라고 생각하는데, 많은 정치적 논의들이 왜 양극화로 흐르는지 그 원인을 명쾌하게 설명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책에서 다룬 다른 흥미로운 주제들은 다음과 같다.

  • 미국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우리의 집단 정체성이 얼마나 강한가”이다. 그런 면에서 정치인은 분노를 먹고 산다. 상대방 당을 싫어할수록 더 투표율이 올라가는 것도 바로 그 이유이다. 그 결과로, 국민 모두에게는 나쁜 결과가 온다고 해도, 우리 집단의 이익을 추구하는 결정을 지지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정치는 취미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 미디어는 이러한 분노를 부채질한다. 미디어를 많이 소비할수록, 상대방 당에 대한 시각은 더욱 더 편협해지게 된다. 정치보도의 원칙은 “분노하면 1면에 실린다”이다. 분노는 정체성과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젠더 및 인종 정체성과 관련된 뉴스가 늘 상위권에 오르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라. 정체성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 정보화 혁명은 정치에 영향을 미쳐왔다. 역사적으로 정치에 있어서 정보는 제약된 것이었다. 심지어 민주적 정치 모델에서도 상당 기간동안 정보는 제약된 것이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맹이어서 책이나 법안을 읽을 수도 없었고, 신문과 같은 몇몇 전통 미디어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는 수없이 많은 정보가 존재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참여율이 개선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정치 미디어는 정치적 지분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 뉴스는 대부분 기분 전환을 원하는 독자들, 기자들, 그리고 이익을 추구하는 소유주에서 나오지, 민주주의를 개선하려는 개인의 노력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 정치 미디어 양극화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시청자가 그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코카 콜라와 같은 식품 업계가 더욱 더 많이 설탕이 들어간 간식과 음료를 출시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시장 원리가 그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한 번 형성하고 선택한 정체성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더욱 큰 노력을 들이지, 자신의 정체성을 바꾸기 위해 노력을 들이지 않는다.
  • 책에서는 흥미로운 정치 성향 연구 결과들을 제시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상대편의 의견을 듣는 것이 도움이 될까 하는 점이었다. 그렇지 않은 것으로 판명되었다.
  • 책에서는 미국 정치 시스템의 큰 약점도 다룬다. 대표적인 것은 필리버스터와 부채 한도 증액 협상과 같은 것이 그 예이다. 즉 미국 전체의 이익을 인질로 잡고 자신의 정당의 어젠다를 밀어붙이게 만드는 시스템은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뛰어난 통찰을 많이 담고 있는 책이며, 겸손한 결론도 마음에 든다. 이 책은 만병통치약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실제적인 완화 수단 (mitigation)을 제시하는데, 여기에서 게리멘더링, 선거인단 폐지, 부채 한도 증액, 필리버스터 폐지 등을 다룬다. 저자의 말마따나 “비관적 낙관주의”를 가지고, 정치 시스템의 진보와 해결을 위한 방법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함을 이야기한다. 강력히 추천하는 책이다.

요즘 애들 (★★★★✩)

MZ 세대의 “번아웃”을 다룬 책이다. 데이터에 근거한 책이 아니라 저자 본인의 해석과 감상에 의존한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현 세대의 번아웃의 기원에 대한 고찰이라는 점에서는 훌륭한 책이다. 능력주의의 대표적인 폐해라고도 볼 수 있는 번아웃이 어떻게 사회를 전염시키고, 육아와 양육, 나아가서는 출산율까지 영향을 끼쳤는가를 심도있게 이야기하는 책이다.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훌륭한 책이니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2023 트렌드 노트 (★★★★✩)

꽤 흥미롭게 읽은 가벼운 트렌드 노트 책으로, “1인분”, 팬덤 문화, 그리고 개인이라는 키워드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요즘, 일본 (★★★✩✩)

일본에 대한 이런저런 단상을 담은 책이다. 주로 일본 정치에 대한 이야기가 많고, 국뽕이 좀 과하게 들어간 느낌이 드는 책이지만 가볍게 읽을만한 책으로는 나쁘지 않다. 이 책을 통해 펀쿨섹좌가 누굴 말하는지 처음 알았다.

실리콘 제국 (★★★★✩)

거대 테크 기업에 대한 일종의 비평서이다. 다만 2018년에 나온 조금 오래된 책이다보니 지금 읽기에는 빛바랜 느낌이 강하다. 그 점을 제외하고는 흥미롭게 읽었다.

풋 워크 (★★★★✩)

신발 산업에 얽힌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스니커 콘”과 같은 신발만을 다루는 행사, 신발 브랜딩의 시초, 신발에 들어가는 유해한 접착제의 사용, 그리고 가난한 나라에서 벌어지는 저임금 노동의 실태 등등 신발에 얽힌 역사와 명암을 잘 다룬 책이다. 다소 뜬금없이 기후 변화에 한 챕터를 할애하는 등 정치적 색채가 강한 책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이러한 구성이 책과 잘 어울리지는 않았던 것 같다.

위험한 질문들 (★★★✩✩)

“표절”을 다루는 책으로서, 음악을 비롯해 각종 표절 사례들을 다루고 있다. 다만 깊이는 가벼운 편이며, 문제 제기와 사례 연구에 집중하는 책이다.

인류학

언어의 역사 (★★★★★)

언어의 종합 백과사전 같은 책이다.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베이비 토크”와 같은 방식을 통해 어린아이의 언어가 어떻게 발달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문법적 실수”를 저지르면서 문법을 배우고 익히는지, 문자 체계는 어떻게 생겨났으며 각종 방언(dialect)들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문법은 어떻게 자연적으로 생겨나는지, 어원학으로부터는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등등 다양한 내용을 적절한 깊이로 담고 있는 훌륭한 책이다. 추천!

유령에 홀린 세계사 (★★★✩✩)

“유령”을 집중적으로 다룬 교양서적으로, 동서양 모두의 유령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강령술, 강신술, 그리고 동양의 “혼령”에 얽힌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내용 자체는 흥미로운데, 문체는 다소 딱딱한 편이다.

복수의 심리학 (★★★★✩)

종교와 사회는 복수하지 말라고 가르친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복수를 원하는 원초적인 욕구가 있다. 선임의 커피에 침을 뱉는 상상을 하고, 배신한 애인이 고통스럽게 지내기를 원하고, 범죄자에게 최대한 잔혹한 형벌이 내려지기를 원한다. 이 책은 심리학, 동물학, 그리고 역사학적 논거들을 바탕으로 복수가 일종의 동물적인 본성에 속한다는 사실과 함께 이에 대한 사회적, 역사적, 종교적, 그리고 법적 고찰들을 풍부하게 다룬다. 이 책의 아쉬운 점이라면 표지가 좀 촌스럽다는 점, 그리고 결론이 다소 약하다는 점인데, 그 점을 제외하고는 무척 훌륭한 책이다. 참고로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에서도 복수 및 살인에 대해 상당량을 할애하고 있는데, 관심이 있는 분은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로마 제국과 로마 성풍속사 1 (★★★✩✩)

로마 제국에서의 성 풍속사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룬 책이다. 다만 성 풍속사라고는 해도, 일종의 민속학/인류학에 가까운 책이다보니, 꼭 성적 측면만을 다루지는 않는다. 그럭저럭 끝까지는 읽었는데, 흥미가 크게 동하지 않아서 2권부터는 하차했다.

차이에 관한 생각 (★★★★★)

젠더에 대한 논의는 지뢰밭이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젠더는 이념과 정체성, 다양한 “주의”들이 결합해서 폭발하는 지점을 만들어 낸다. 그런 점에서 인간이 아니라 인간과 가까운 두 근연종, 그 중에서도 침팬지와 보노보의 생태를 연구하는 점은 의미가 있다. 인간의 젠더가 과연 생물학적인 것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문화적인 것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침팬지와 보노보 두 종은 정반대의 생활 양식을 가진다. 침팬지는 이른바 “남성주의적”이고 “전투적”이다. 반면 보노보는 비교적 젠더의 역할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활발한 성적 접촉을 하며, 모계적 사회에 가깝다. 극단에 가까운 두 종을 연구하며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하는 점은, 인간이라는 종의 젠더를 연구할 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책에서 다루는 가장 큰 논의점은 성차(sexual difference)이다. 저자는 젠더(gender)와 성(sex)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으며, 또한 이는 타고난 것에 가깝다는 점을 근거로, 우리가 이 성차를 인정하고 나아가는 점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면에서 저자는 극단적인 젠더리스를 추구하는 페미니즘의 한 시각, 즉 “당신들의 남자아이를 여자아이처럼 키우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사회역사적으로 여성이 받아온 차별과 페미니즘 운동이 가져오는 “해방”에 대해서는 긍정하지만, 젠더생물학적 입장에서 본다면 이러한 성차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과학적 사실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하나의 이념이라는 것이다.

책에서는 성 역할을 이야기하면서 이것이 사실 고정된 것이 아니라 유동적이라는 점을 이야기한다. 가장 큰 이유는 생물학은 주어진 것을 바탕으로 진화하기 때문이다. “생식”과 “섹스”에는 물론 인과관계가 있다. 즉 진화론은 생식을 위해서 쾌락이라는 보상이 생겨났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것만이 섹스의 기능으로 고착되는 것은 아니다. 보노보는 생식의 목적 이외에도 “사회적 친밀감”을 위해 수없이 섹스한다. 비슷한 다른 예로는 색채가 있다. 인간의 눈은 많은 색채를 구별할 수 있고, 그 가장 큰 원인은 나무열매가 익었나 익지 않았나에서 기원했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이제 색채 구별 능력은 단순히 나무 열매가 익었나를 구별하는 용도에서만 사용되지 않는고, 수없이 많은 다른 상황에서 사용된다. 사람의 다리는 걷기 위해 탄생했지만, 이것으로 우리는 축구와 같은 각종 구기 스포츠를 즐긴다. 이것이 바로 생물학에서 말하는 유연성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젠더가 가지는 전통적인 성 역할, 예를 들어 여자는 집에서 요리하고 남자는 돈을 벌어온다는 관점 역시도 유연하게 바뀌어 나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는 젠더를 다루면서, “동성애자가 옳다 그르다”하는 이념을 바탕으로 재단하는 것이 아니라, 젠더 생물학의 과학적 내용을 바탕으로 중립적인 시각에서 시작하는 것이, 인간의 젠더를 이해하고 발전하는데 기여하지 않을까 싶다. 전반적인 책의 톤이 마음에 들었고, 북클럽 같은 곳에서 논의해보아도 좋은 책이다.

심리학

우리는 왜 잊어야 할까 (★★★★✩)

이 책은 뇌가 하는 일 가운데에서도 기억과 망각을 핵심으로 다루는 뇌과학 교양 과학서이다. 수면중에 체계적인 망각과 장기 기억화가 이루어진다는 사실이 무척 흥미로웠고, 잊지 못하는 특별한 사람들의 예를 다루면서 그것은 능력이 아니라 저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알츠하이머 병과 같은 뇌질환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다룬다.

도파민네이션 (★★★★✩)

현대 사회는 뉴스, 쇼핑, 게임, 인스타, 유튜브 등 중독을 불러일으키는 수만가지 요소로 가득차 있다. 이 책은 인간이 중독에 빠지는 가장 큰 요인을 개개인의 약한 의지나 타락한 도덕성 때문이 아니라 쾌락을 좌우하는 신경 물질 “도파민”이라고 주장하며, 그 도파민이 어떻게 현대 사회에서 중독을 일으키는지 각종 심리학적 사례와 연구 결과들을 짜임새있게 제시하고 있다. 각종 약물 중독 사연들로부터 시작하여, 삶의 의욕을 불러 일으키는 도파민의 효과, 소셜 미디어의 “좋아요”가 만들어내는 중독 효과까지 흥미롭게 설명하는 책이다.

역사

날씨가 바꾼 세계의 역사 (★★★★✩)

날씨로 인해 역사가 바뀌어버린 세계사의 주요 현장을 다루는 책이다. 미국 독립 전쟁, 프랑스의 러시아 침공, 나치의 러시아 침공, 그리고 노르망디 상륙 작전과 같은 현장들을 기상학 그리고 역사적 관점에서 다루며 날씨라는 요인이 어떻게 세계사의 주요 현장들을 바꾸었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책을 읽다보니 역사는 무척 우연적 요소로 가득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점의 시대 (★★★✩✩)

우리나라의 서점의 역사를 다룬 일종의 역사책이다. 일제시대부터 시작된 서점의 역사와 전문 서점 등에 대해서 다룬다. 다만 다소 사실관계에만 치중해서 그런지, 책의 메시지가 그다지 강하지 않악서 머리에 남는 내용이 많지 않다는 것이 단점이다.

연필 (★★★★✩)

이 책에는 개인적으로 얽힌 역사가 있는 편이다. 20여년 전에 한 신문에 이른바 “저주받은 걸작”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있었는데, 그 기사 중에 언급된 책 가운데 하나다. 그때 흥미가 동해서 사서 읽어보았고, 무척 자세한 책의 구성에 놀랐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은 “연필”의 역사에 대해서 집요하게 파고든 책이다. 흑연의 역사부터, 연필 제조 방법, 그리고 <월든>으로 유명한 데이비드 헨리 소로우가 미국의 연필 제조업체의 사장이었다는 사실까지 포함해 연필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미시사를 다루는 교양 역사서인데, 이토록 한가지 주제에 밀접하게 파고든 책은 흔치 않다. 단점이라면 문체가 다소 늘어진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는 점이며, 분량이 조금 적었더라면 “저주받은 걸작”에 속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추천!

책이 사는 세계 (★★★★✩)

책장, 즉 책꽂이에 대한 역사를 다룬다. 지금과 같은 선반 형태의 책장이 만들어지기까지 정말 수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장정과 바인딩의 역사도 꽤 길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의 단점은 작가 특유의 만연체 때문에 쉽게 글이 읽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점을 제외하고는 미시사를 다룬 책으로 흥미롭게 읽을만하다.

경제

타잔 경제학 (★★★★★)

유명 음악 스트리밍 기업 “스포티파이”의 수석 경제학자가 지은 디지털 경제학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오프닝 예제가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중위값(median)을 통해 “음반 전체가 좋은 곡”으로 채워져 있는지, 아니면 “음반의 한두곡만 인기가 있고 나머지는 그저 그런 곡들로 채워져 있는지를 파악해서 음반의 “진정한 인기도”를 측정하는 방법이 인상적이었다. 행동경제학에 관심이 있거나 <콘텐츠의 미래>를 재미있게 읽었다면 이 책도 취향에 잘 맞을 것이다. 냅스터의 등장과 음반업계의 “비정상의 정상화” 사례, 그리고 기술 기업의 독점이 어떤 면에서 일반 독점과 다른지에 대한 고찰 등등 디지털 시대 경제학이 가지는 특성들을 알차게 한 권으로 꽉 압축해 놓았다는 점이 대단하다. 특히 기술 기업들의 독점이 소비자 후생 측면에서 과거 독점 기업들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에서 기존의 독점에 대한 접근 방식과는 달라야 하지 않을까 하는 점은 숙고해 볼 만하다. 디지털 시대의 행동 경제학 동향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경제철학의 전환 (★★★★✩)

이 책의 핵심 주장은 케인지언 중심의 단기적 경제 처방에서 벗어나 슘페터식 “혁신”을 중심에 둔 경제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가장 쟁점이 될 법한 사항은 역시 노동, 자본, 토지의 경직성을 벗어버리고, “수도권 규제”를 벗어나 탈규제하자는 것이 아닐까 싶다. 즉 이른바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일자리가 더 많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에 대한 논의가 주된 쟁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기본적인 대원칙에는 동감하지만, 일자리가 지닌 비경직적 요소를 어디까지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다소 의문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실업 보험과 재교육은 당연히 대안이 될 수 있지만, 문제는 정리 해고를 당한 사람이 다른 직업을 쉽게 찾을 수 있느냐는 또다른 문제다. 자동차 공장 근무자처럼 노조가 있는 대부분의 직업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경우가 많다. 워낙 전문화된 분야여서 재교육으로 새로운 직업으로 옮겨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직업의 선택 여지가 넓은 직군, 예를 들어서 소프트웨어 직군은 대부분 노조가 없는데, 해고를 당하더라도 일자리를 찾기가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책의 몇몇 주장들에 대해서는 검증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

경제학자 장하준을 모르는 사람은 많이 없을 것이다. 대중교양서를 집필하는 능력이 무척 훌륭한 학자인데, 이 책은 독특하게도 각종 식재료와 경제학을 합한 이종격투기 같은 책이다. 경제학의 주요 주제들을 가볍게 이끌어나가는 점도 독특하고, 식재료에서 비유 및 상징을 가져와서 경제학의 화두를 끌어나가는 점도 흥미로웠다. 모든 결합면이 매끄러웠던 것은 아니지만, 가볍게 읽을만한 교양 경제학 책으로는 만족스러웠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부분들은 경제학에 있어 다양한 관점들 — 전통적인 경제학이 아닌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는 경제학 — 을 열린 시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앞으로의 경제학에 있어 꼭 필요한 것이라는 점, 그리고 현재의 신자유주의 그리고 미시적 관점에서만 접근하는 경제학이 혹시 학문이라는 탈을 쓴 유사과학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추천!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 (★★★★✩)

행동 경제학이 다루는 다양한 주제들을 경제학 및 심리학적 시각에서 다루는 책이다. 정치적 양극화와 같은 주제도 다룬다.

경영

세상 모든 창업가가 묻고 싶은 질문들 (★★★★★)

원제는 “Why startup fails”인데, 왜 스타트업 기업이 실패하나?를 진지하게 연구한 책이다. “불행한 가정들은 제각각의 이유로 불행하다”는 톨스토이의 격언처럼, 스타트업의 실패는 무척 다양한 이유로 이루어진다. 컨트롤 불가능한 외부적인 환경 요인 (시장 변화)에 의한 실패도 있지만, 내부적인 요인들, 즉 창업자간의 불화, “현실 왜곡장”을 달고 다니는 카리스마 리더가 가진 리스크, 앤젤 투자자들의 펀딩으로 인한 지분 희석, 시장 파악의 실패, 의사회 파워 게임 등등 수없이 많은 요인들이 있다. 창업을 생각하고 있거나 스타트업 조인을 생각하고 있다면, 혹은 스타트업 기업 생태계에 관심이 많다면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추천!

독점의 기술 (★★★★✩)

독점이 꼭 나쁜 것일까? 가격을 통제하려는 의도의 독점 혹은 담합은 분명 소비자에게 해를 끼친다. 하지만 플랫폼을 장악하는데서 나오는 기술 기업들의 자연적인 독점, 혹은 “독점적 경쟁력”을 보다보면 정말 그런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이 책은 독점적 경쟁력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책으로, 특히 “상황적 독점”이 어떻게 생겨나는지를 여러 사례들을 통해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다만 2024년 기준으로 20년 전의 책이어서, 델과 같은 기업들을 다루고 있는데 지금 보면 시대가 지난 느낌이 강하다.

네이비씰 균형의 기술 (★★★★✩)

유명한 리더십 책 <네이비씰 승리의 리더십> (원제는 “Extreme Ownership”이다. 번역 제목이 원제의 느낌을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쉽다)의 후속작이다. 전작은 end-to-end ownership을 다루는 리더십 책이다. 반면 이 책은 extreme ownership에 대한 일종의 자기반성으로 시작한다. 즉 어떤 사람들이 extreme ownership을 극단적으로 (!) 모든 일에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로 많이 오해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에서 “균형”을 어떻게 찾을 것인지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개인적으로 리더십 책과 같은 자기 계발서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지만, 이라크전에 참전한 미 해병대가 전장에서 배운 교훈을 일반 비지니스에 적용한다는 의미에서 독특하고, 오너십이라는 리더십의 핵심 요소를 다룬다는 점에서 무척 가치있는 책이라고 본다. 추천!

도시공학

보이지 않는 도시 (★★★★★)

과거 한국에서 정차선을 지키면 양심 냉장고를 주는 프로그램이 크게 유행한 적이 있다. 워낙 정차선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차들이 많아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잘못 설계된 도시 신호등 시스템을 개인의 도덕과 양심에게 전가하는 체계 자체가 더 문제임을 지적하며, 이를 “선진국은 있지만 선진시민은 없다”라는 말로 요약한다. 즉 시민의 도덕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실수를 아예 저지르지 못하도록 도시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 선진국의 역량이라는 말이다. 이 책은 서양의 도시 설계와 한국의 도시 설계를 비교하며 집합적 공간, 발코니, 소외된 도시 건축, 소비자가 아닌 공급자 위주의 주택 공급, 공간 주도권 등등 무척 흥미로운 도시 공학 주제들을 고찰한다. 도시공학 및 인문학에 관심있다면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극장에 대하여 : About Theatre (★★★★✩)

“극장”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책이다. 과거 로마시대의 극장부터, 현대의 오페라 하우스나 예술의 전당 같은 건물, 그리고 한국만의 독특한 대학로 소극장 클러스터까지 다루고 있다. 극장을 설계할 때 실제로 고려되는 요소들, 즉 상연되는 공연의 종류, 관객들의 종류와 수, 그리고 테크놀로지를 바탕으로 각종 극장들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설계되었는지를 설명하는 책이다. 다소 전문적이고 건조한 책으로, 교양서라기에는 딱딱한 점이 단점이다.

건강한 건물 (★★★✩✩)

사람은 평균적으로 일생의 80% 이상을 집이나 회사 건물 안에서 지낸다. 그렇다보니 건물의 공기 퀄리티는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특별히 건물의 공기 퀄리티라는 점에 초점을 두어 실제로 인체에 영향을 끼치는 전염병, HEPA 필터, 이산화탄소 농도와 공식적인 REED 인증과 같은 프로그램들을 설명하고 있다. 건물과 건강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과학

빅뱅의 질문들 (★★★★✩)

빅뱅과 관련된 현대 우주론의 이야기들을 풀어나가는 교양 과학서이다. 관련 책을 많이 읽어와서 사실 새로운 내용은 없었지만, 책의 구성과 필체가 너무 진중하지 않아서 대중 교양서로는 딱 적절한 레벨이었다.

열기구 조정사 (★★★★✩)

비행기가 발명되기 이전 짧은 시기동안 열기구가 과학적 용도로 사용된 적이 있었다. 이 책은 열기구 조정사 본인의 입장에서 저술한 책으로, 자그마치 100년 전에 쓰여진 책이다. 역사 있는 교양 과학서여서 꽤 흥미롭게 읽었다. 열기구로 높은 고도를 올라갈 때 의외로 저산소증을 제외하고는 고산병이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이 신기했는데, 생각보다 빠른 시간 내에 빠른 높이를 올라가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아마존 프라임에서도 <에어로너츠>라는 영화로 열기구 조종사의 스토리를 영상화하기도 했으니 참고로 보면 좋다.

에미 뇌터, 그녀의 좌표 (★★★✩✩)

에미 뇌터는 내가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인물 가운데 하나여서 기대하고 읽었는데, 실망한 책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문제는 문체이다. 지나치게 수다스럽고, 인물에 대한 해설을 하려는 것인지, 인스타 감상문을 남기려는 것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았으며, 지엽적인 사실들을 억지로 꾸며내는 점이 영 부자연스러웠다.

하리하라의 눈 이야기 (★★★★✩)

눈(eye)에 관련된 각종 과학적 상식들을 담은 책이다. 녹내장, 백내장, 수정체 등등 눈에 얽힌 여러가지 과학적 상식들을 알 수 있었다.

여섯 번째 대멸종 (★★★★✩)

기후 변화 및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멸종의 위기에 처한 다양한 동식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새로운 내용은 많지 않지만, 괜찮은 교양 과학서이다.

코끝의 언어 (★★★★✩)

삶 속에서 만날 수 있는 각종 냄새들, 예를 들어 바닐라 냄새나 비오는 날의 흙 냄새과 같은 냄새들에 대한 짤막한 토막글들을 담고 있는 책이다. 깊이는 얇은 편이지만, 가볍게 냄새에 대한 교양 과학서를 읽고 싶다면 괜찮은 책이다.

미움받는 식물들 (★★★★★)

인간들에게 미움받는 대표적인 10가지 잡초를 전문적으로 다룬 과학 교양서이다. 일용 작물이나 관상화가 아니라, 잡초라는 특이한 주제를 다룬다는 점이 독특했다. 우리가 “잡초”라고 부르는 식물은 사실 인간의 농경 노력 없이는 결코 진화하지 않았을 작물이라는 점이 무척 인상깊었다. 책엣서는 약 10종류의 대표적인 잡초들을 다루고 있으며, 여기에는 민들레와 같이 우리에게 익숙한 식물부터, 돼지풀이나 망초와 같이 길가에서 한두번씩 보았음직한 식물들도 다루고 있다.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사실은, 잡초는 사실 인간의 농경 노력이 만들어낸 작품이라는 점이다. 라운드업이나 라운드업 레디와 같은 대표적인 유전자 변형 식물을 중심으로 한 제초제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는데, 가장 큰 원인은 대부분의 농부들이 대출금의 압박과 줄어든 이윤 탓으로 지속 가능한 개발이 아니라 제초제를 뿌리는 무간경법을 도입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모순 때문이라는 점이 와닿았다. 그리고 잡초들이 이런 강한 진화 선택압으로 인한 무한 군비경쟁 속에서 미친듯한 생명력을 뿜으면서 자라나게 된 것이다. 무척 좋은 책으로, 꼭 농경에 관심이 없더라도 교양 과학서로서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강력 추천!

탄소로운 식탁 (★★★★✩)

탄소 발자국 (carbon footprint)를 다루는 책이며, 무척 쉽게 쓰여져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자동차보다는 의외로 농업과 어업, 특히 양식 어업에서 발생하는 탄소가 많다는 사실이 무척 흥미로웠다.

바이러스 대습격 (★★★★✩)

코로나가 유행하기 한참 전인 2013년 경 나온 일종의 예언적 도서이다. 사스나 콜레라와 같은 판데믹 질병들을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어떤 보건 시스템이 필요하고, 어떤 시스템이 없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무서운 사실은 정말로 예언대로 코로나에 의해 보건 시스템이 상당 부분 무력화되었다는 점이다. 추천!

관계의 과학 (★★★★✩)

세상 만물을 물리학의 시선에서 다루는 책이다. 물리학이란 “사물과 사물의 관계”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중력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사회학도 의외로 물리학의 적용 대상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책에서는 사회물리학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다만 < 세상 만물의 물리학 > 같은 책들을 읽어봤다면 다소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다.

은밀하고 거대한 감각의 세계 (★★★★★)

동물의 감각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루는 교양서이다. 시각, 청각, 촉각, 시각, 미각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는 없는 전기 감각, 지자기 감각까지 다룬다.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물들이 어떻게 창의적으로 지각을 활용하는지를 흥미로운 사례들을 통해서 보여주는 책이다.

마법에서 과학으로: 자석과 스핀트로닉스 (★★★★★)

이 책은 “자성”에 초점을 맞춘 교양 과학서이다. 교양과학서가 이론에만 치중하여 흥미로운 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이론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면서도 다양한 응용 분야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등)도 함께 다루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자성과 스핀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교양과학서는 본 적이 없는데, 그런 면에서 독특했다. 추천!

생명설계도, 게놈 (★★★★✩)

유전체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는 책으로, 23개의 유전자에 맞추어서 23개의 토픽으로 챕터를 구성한 점이 위트있었다. 유전학의 흥미로운 주제들, 성적 대립성, 헌팅턴 병, 우생학, 광우병, 암, 결정론 등등을 짜임새있게 잘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p53 챕터에서, 방사능 요법이나 화학 요법 등의 대부분의 암 치료 방법이 결국은 딱 하나, 즉 암세포의 자가 소멸을 촉진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유전자가 인간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면 자유 의지가 존재할것인가 하는 결정론과 같은 철학적 주제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추천!

수학이 사랑한 음악 (★★★★✩)

수학이 음악에 끼친 영향은 큰 편이다. 이 책은 피타고라스의 순정률부터 시작해서 평균률, 배음, 자동 음악과 같이 많은 수학자들이 음악에 남긴 발자취들을 살펴본다. 인간의 귀가 미세한 튠의 차이를 잘 느끼지 못한다는 점에서 순정률이 객관적이지 못할 수 있다는 점과, 책의 마지막에서 인공지능 음악을 다루면서 19세기에 이미 자동 음악의 개념이 나왔다는 점에서 생각보다 오랜 역사를 가졌다는 사실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90일 밤의 우주 (★★★✩✩)

우주에 관련된 단편적인 지식들을 모아둔 가벼운 교양 과학서이다. 깊이가 다소 얕은 편이다.

도시를 바꾸는 새 (★★★★✩)

현대의 도시는 새들에게 안전한 공간이 아니다. 수많은 철새들이 밤의 불빛에 혼란스러워하고, 고층 건물 유리창에 부딪혀서 목숨을 잃는다. 이 책은 새들에게 안전한 도시와 건물을 설계하기 위한 고민과 연구를 담은 책으로, 생태학 및 환경 보호에 관한 책을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헨리에타 랙스의 불멸의 삶 (★★★★★)

생물학 연구에서 널리 사용되는 헬라(HeLa) 세포가 있다. 일명 “죽지 않는 불멸의 세포”로 알려져 있고, 영양만 공급하면 무한히 증식하는 특성으로 백신 개발, 복제 세포, 암 연구 등 수많은 연구에서 활용되는 세포다. 이 책은 이 세포의 원래 주인으로 알려진 헨리에타 랙스를 다룬다. 연구 윤리가 제대로 정립되기 이전이라, 본인 동의 없이 채취된 암세포였고, 본인 사망 이후 유족들도 모른 채 전 세계에서 연구 및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형편이며, 심지어는 헬라 세포로 특허료를 받으며 사업하는 기업들도 있다. 이 책은 헨리에타 랙스의 딸과 주변 가족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헨리에타 본인의 삶을 재구성하고, 헬라 세포주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 개인 정보 보호, 과학 및 인류에 대한 유익, 특허 등등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북클럽 등에서 다루어도 좋을만한 책이라고 본다.

자연은 언제나 인간을 앞선다 (★★★★✩)

이 책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30종의 식물과 동물을 통해 얻은 과학적, 기술적 성과를 담은 책이다. 물총새의 부리에서 영감을 얻은 신칸센 헤드 디자인, 흰개미 둔덕에서 영감을 얻은 저렴한 건물 냉난방 시스템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추천!

지도와 거짓말: 3판 (★★★★✩)

지도학을 다루는 책이다. 많은 사람들은 지도가 정확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부동산 개발 등 정치적, 경제적 이유로 지도가 왜곡될 수 있다. 책은 이러한 지도 왜곡을 다른다. 다만, 구글 지도 같은 인터넷 지도를 다루는 깊이가 다소 얕다는 점이 아쉬웠다.

기생생물 이야기 (★★★★✩)

기생생물들의 한살이는 무척 정교하다. 이 책은 연가시와 같은 대표적인 기생 생물들을 설명하는 책인데, 가볍게 읽을 교양과학 서적으로 만족스러웠고, 특히 어떤 단백질들이 작용해서 기생된 동물들의 행동을 유도하는지도 설명되어 있는 점들이 좋았다. 추천!

벌레가 지키는 세계 (★★★★✩)

인류에게 곤충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곤충이 사라지는 것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를 설명하는 생태학 교양과학서이다. 특히 꿀벌에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으며, 이러한 곤충들이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무척 큰 경제적 이득을 가져온다는 점도 설명하고 있다.

흐르는 것들의 과학 (★★★★✩)

저자의 전작 < Stuff matters! >를 읽었더라면 이 책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유체역학을 좋은 필력으로 설명한다. 추천!

기술

차세대 빅데이터 플랫폼 Data Lake (★★★✩✩)

제목 그대로 데이터 레이크에 대해 소개하는 책인데, 아쉽게도 크게 영양가는 없는 책이다. 무엇보다도, “왜”에 대한 질문이 없다. 즉 데이터 레이크가 무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는지에 대한 깊이가 없는 것이 가장 크다. 컨설팅이라면 그 질문부터 먼저 해야 하지 않나? 즉 왜 데이터 중심의 기업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설득이 없이는, 왜 데이터 레이크가 중요한지 결코 알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 지점이 빠져있다.

개발자를 넘어 기술 리더로 가는 길 (★★★★✩)

스태프 엔지니어의 역할과 업무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다. 여러가지 주제들을 다양하게 다루는데, 깊이가 다소 부족한 편이다. 기억에 남을만한 일화들을 중심으로 구성했다면 더 좋은 책이 되었을 것 같다.

실무로 배우는 시스템 성능 최적화 (★★★✩✩)

로우레벨 시스템 최적화에 포커스를 둔 책이다. 시스템의 설계보다는 DB 튜닝을 좀 더 메인으로 다루는 책인데,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쳐와 같이 비즈니스 로직이 SQL 쿼리에 있지 않는 경우에는 사실 디자인 자체에 대한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었다. DB 튜닝에 대해 알고 싶다면 괜찮은 책이다.

문학

SF의 힘 (★★★★✩)

현역 SF 작가가 직접 쓴 SF 비평서에 가깝다. 인공지능, 테크놀로지, 시간 여행, 디스토피아, 사랑 등등 SF에서 나타나는 공통된 주제들과 방대한 레퍼런스들을 함께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의 SF 덕력이 무척 높음을 확인할 수 있는 책이었다.

스토리, 꼭 그래야 할까? (★★★★✩)

웹툰 혹은 웹소설 작가를 희망하고 있다면 도움이 될 책이다. 쪽집게 강사처럼 스토리의 작법에 대한 팁을 쉽게 짚어서 이야기하는 책이다.

종교

전기 나사렛 예수의 삶과 도덕 (★★★✩✩)

일명 “제퍼슨 바이블”이라고도 불리는 책으로, 미국의 3대 대통령이었던 토머스 제퍼슨이 성경에서 예수의 어록만 모아놓은, 일종의 간추린 성경책이라고 보면 된다. 비기독교인이 번역을 해놓은 점이 독특했다. 다만 컨텍스트를 없앤채 본인의 시각에 맞게 취합한 것이 과연 성경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와 종말론 (★★★★✩)

자연 신학과 예수, 그리고 종말론을 다루는 책이다. 신학은 서양 철학의 배경지식을 많이 요구하는데, 특별히 이 책이 더 그러하다. 하이데거나 헤겔과 같은 철학 사상들이 아무런 배경 맥락 없이 등장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신자들을 위한 책이라기보다는 신학자들을 위한 책에 더 가깝다. 그러한 컨텍스트가 있다면 자연신학을 탐구하는 느낌에서 이 책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터인데, 그렇지 않다면 이해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예술

소더비가 사랑한 책들 (★★★★✩)

소더비가 경매한 주요 고서와 그 역사적 의미, 경매 낙찰자 등을 설명하는 책이다. 그냥 미술품 경매 회사인 줄 알았는데, 고서적의 역사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경매된 <마그나카르타>나 <미국 헌법>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도 무척 흥미로웠다. 추천!

에세이

공무원이었습니다만 (★★★★✩)

8급 – 9급 동사무소 공무원의 삶을 그린 에세이북이다. 동사무소에 방문한 사람들 중 정말 진상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추천!

소비단식 일기 (★★★✩✩)

전형적인 브런치 일기처럼 가볍게 읽히는 책이다. 신용카드 빚을 줄이고 지출을 줄여서 통장 잔고를 흑자로 전환한 이야기이다. 나는 물욕이 없다보니 주제의식에 크게 공감할 수는 없었지만, 그럭저럭 읽을 수 있었다.

<월간퇴사> _ 퇴사러의 탄생 (★★★✩✩)

각종 퇴사 사연들을 모은 이른바 퇴사 전문 잡지다. 퇴사할 때 회사에 의리를 챙길 필요가 없다는 말이 가장 맞는 말인 듯하다. 결국 회사가 너를 챙겨주지는 않는다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선 넘는 거, 습관이시죠? (★★★✩✩)

교통사고, 그리고 이른바 직장 내의 “고통사고”를 다루는 일종의 에세이북이다. 개인적으로 크게 영양가는 없었던 것 같다.

취미

돈 되는 독서모임 만들기 (★★★✩✩)

독서모임 만들기에 대한 간략한 팁들을 모은 안내서이다. 다만 블로그에 어울릴 법한 내용이고, 책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느꼈다.

인공지능 바둑 수법을 배워보자. 바둑이 두세점은 강해진다 (★★★✩✩)

인공지능 바둑 대국 가운데 몇몇을 골라서 분석한 책. 크게 새로운 내용은 없었는데 (묻지마 3.3이라든가), 대국 전체를 분석한 것을 본 적은 별로 없다보니 새로운 측면이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너무 처음부터 끝까지 대국 자체를 분석하려다보니 쓸모없는 내용들이 많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용을 요약해서 핵심만 짚어주는게 좋았을 것 같다.

하와이 한 달 살기 (★★★✩✩)

하와이 여행서라고 볼 수 있는데, 글의 내용은 많은 반면 크게 중요한 내용들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 번아웃 (★★★✩✩)

사실 육아 번아웃에 대한 해결책을 크게 기대하고 읽었던 것은 아닌데, 역시나 뭔가 큰 해결책은 없는 느낌이 들었다. 너무 완벽한 부모를 연기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다.

책 추천 (2024.1.1)

독서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책들을 추천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지난 2년 동안 읽은 책 중에서 남들에게도 무리없이 추천할만한 책들을 골랐습니다. 참고로 장르 소설과 과학 서적을 좋아하는 개인 취향이 강하게 반영되어 있으니,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미스터리 소설

  • 신들의 봉우리 (유메마쿠라 바쿠): 이 소설은 “왜 에베레스트를 오릅니까?”란 질문에 “거기 산이 있으니까”란 대답을 남기고 에베레스트 최초 등정에 나섰다가 실종된 것으로 유명한 조지 멜러리 경의 카메라가 발견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산악계의 영원한 떡밥인 조지 멜러리의 에베레스트 등정 여부를 핵심 소재 가운데 하나로 차용한 것도 흥미진진하지만, 산 사나이들의 이야기와 미스터리를 대단한 글솜씨로 풀어내는 점도 이 책의 매력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캐릭터입니다. “하부 조지”와 같은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인물들간의 관계, 산악인이 초등에 목숨거는 이유, 디테일한 등반 과정의 묘사 등 산악 소설의 걸작이라고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등산을 좋아하시거나, 혹은 저처럼 남이 등산하는 것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면 꼭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 노사이드 게임 (이케이도 준): 대기업의 경영전략실에서 근무하는 엘리트 기미시마는 사내 정치에서 밀려 요코하마 공장의 총무부장으로 좌천됩니다. 요코하마 공장은 프로 럭비팀을 운영하고 있는데, 강등을 겨우 면하는 실력의 팀이고 게다가 감독마저 새로 뽑아야 하죠. 기미시마는 럭비팀의 제네럴 매니저로서 팀을 재건하는 사명을 떠안게 됩니다. 이 소설은 독특하게도 선수나 감독이 아니라 일종의 구단주격인 “제네럴 매니저”의 입장에서 팀을 재건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스포츠 팀의 재건, 예산 절감 압박, 이사진의 암투, 기업 인수 합병 의혹, 그리고 클라이맥스의 가슴 뜨거워지는 명승부 등을 간결한 문체로 풀어낸 책으로서, 스포츠 소설로도, 미스터리로도, 스릴러로서도 작품의 완성도가 무척 높습니다. 이케이도 준의 작품 중에서도 최고인 것 같습니다.
  • 백은의 잭 (히가시노 게이고):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의 특징이라면, 미스터리가 벌어지지 않을법한 일상의 공간에서 미스터리가 발생한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사신 김전일과 코난은 제외하고요.) 이 작품은 스키장이라는 휴식 공간에 갑자기 폭발 협박 이메일이 오면서 사건이 시작됩니다. 흥미진진한 사건 진행을 여러 인간 군상들을 통해 그려낸다는 점에서 역시 대단하다고 느낀 소설입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설산 미스터리 시리즈도 추천합니다.
  • 외사랑 (히가시노 게이고): 고등학교 미식축구부의 에이스였던 주인공은 동창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여자 매니저 히우라를 만납니다. 놀랍게도 히우라는 남자가 되어 있었고, 살인사건에 연루되어 경찰로부터 도주 중이죠. 사건이 전개되면서 등장 인물들이 감춰왔던 비밀들이 드러납니다. 트랜스젠더, 성 정체성, 간성(intersex)을 다루는 소설인데, 이 책이 1990년도에 쓰여졌다는 게 놀랍습니다. 미스터리의 요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고, 중간중간 억지스러운 전개도 있지만, 등장인물의 상황에 잘 어울려서 강렬한 느낌을 주는 소설입니다.
  • 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사라진 페도라의 행방 (무경): 1929년 일제 강점기의 경성을 배경으로 하는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술자리에서 사라진 페도라 모자를 찾아갔던 주인공은 난데없이 도끼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의심받아 순사에게 끌려가 혹독한 취조를 당하죠. 이 소설은 쉬운 미스터리 난이도를 가지고 있지만, 허당 주인공을 비롯한 매력적인 캐릭터들, 일제 강점기의 경성에 온 듯한 생생한 배경, 쉬운 문체가 매력입니다. 나중에 드라마로 나와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 열린 어둠 (렌죠 미키히코): 추리 단편 소설 모음집으로, 각 단편들의 마지막 반전이 무척 강렬합니다. 불륜과 살인 같은 막장 설정들이 많이 나오지만, 정교함과 완성도가 상당한 편이고, 스파이 소설까지 다루는 등 범위가 넓은 것이 특징입니다.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단편은 책의 제목이기도 한 <열린 어둠> 편인데, 불량 폭주족과 젊은 여교사라는 캐릭터들의 케미, 미스터리, 그리고 청춘 성장물의 느낌이 무척 좋았습니다.
  •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피터 스완슨): 고전 미스터리 팬에게 추천하는 심리 미스터리 스릴러입니다. 한 책방 주인이 예전에 올렸던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이라는 블로그 글을 따라서, 누군가가 실제로 모방 살인을 벌이기 시작합니다. FBI 조사관이 이를 조사하기 위해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죠. 각종 고전 미스터리에 대한 진한 오마주가 묻어나오는 책으로, 자세한 작품 제목들은 스포일러여서 생략하지만, 특히 애거사 크리스티의 미스터리들을 읽어보았다면 더욱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심리 스릴러 요소도 무척 강해서 끝까지 긴장감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 노조키메 (마쓰다 신조): 호러 + 미스터리의 걸작이라고 불릴법한 작품입니다. 1부는 전형적인 호러 괴이물, 2부는 미스터리에 대한 추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책에 등장하는 두 권의 “노트”가 과거 사건의 진상을 이야기하는 액자식 구조, 기이한 마을의 분위기,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지켜보고 있다”라는 본능적인 호러를 미스터리 및 스릴러 요소와 잘 결합한 점이 대단하며, 클라이맥스에서 사건의 진상을 추리하는 장르적 쾌감이 상당합니다. < Another >와 같이 저주가 결합된 심리 호러 미스터리를 좋아하신다면 무척 취향에 맞을 것입니다.
  • 흉가 (마쓰다 신조): 마쓰다 신조의 <흉가 시리즈> 책 가운데 한편입니다. 주인공 가족이 낯선 새로운 마을로 이사오는데, 새로운 집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무언가가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필력만으로도 스멀스멀한 공포를 묘사하는 솜씨가 대단합니다. 위에도 설명한 <노조키메>나 < Another >와 같은 심리 호러 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한다면 강력히 추천합니다.
  • 걸스 라이크 어스 (크리스티나 앨저): FBI 수사관이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 고향 뉴욕 롱아일랜드를 찾아옵니다. 그런데 롱아일랜드는 연쇄 살인 사건으로 뒤숭숭하죠. <해리 보슈>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흡인력 있는 전개와 탄탄한 전개가 인상적으로, 미스터리 스릴러 형사물이 갖춰야 할 좋은 요소들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 방주 (유키 하루오): 캐릭터와 설정은 다소 인위적이어서 사실 크게 흥미롭지는 않았는데, 마지막의 반전이 무척 인상적이어서 기억에 남은 책입니다. 하드한 클로즈드 서클 미스터리물을 좋아하신다면 추천합니다.

SF 소설

  • 히페리온 / 히페리온의 종말 (댄 시먼스): 각자의 사연을 지닌 여섯 명의 순례자들이 소원을 품고 “히페리온”이라는 행성에 도착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흥미진진한 설정, SF의 기본에 충실하면서 낭만적이고 탄탄한 문체, 미스터리, 스릴러, 로맨스, 종교와 상징, 사랑과 희생 등 극적인 요소들이 군상극이라는 형태로 결합된 훌륭한 소설입니다. 개인적으로 지난 10년간 읽었던 SF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들었고, 이 책을 최근에야 읽게 되었다는 점이 후회되었습니다. 처음 50페이지 정도가 약간 읽기 어려울 수 있는데, 자세한 배경 설명없이 소설에 툭 던져진 느낌이 있습니다. 초반 부분을 지나면 걸작이라는 말이 부족하지 않으리라 봅니다.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은 절판되었다는 점입니다. 전자책도 없어서 중고책으로밖에 구할 수 없으니 유의하셔야 합니다. SF 팬이라면 꼭 이 책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 신더 / 스칼렛 / 크레스 / 윈터 (마리사 마이어): 양어머니로부터 학대받는 수리공 “신더”에게 어느날 제국의 황태자가 찾아와서 고장난 안드로이드의 수리를 맡깁니다. 신데렐라가 연상되었다면, 맞습니다. 신데렐라, 빨간모자, 라푼젤, 그리고 백설공주에서 모티브를 따온 캐릭터와 갈등관계를 먼 미래로 옮긴 SF <루나 크로니클>의 주 배경이죠. <루나 크로티클>은 이런 동화적 배경에 더해서, 달에 사는 인간들의 국가인 “루나”와 치명적인 전염병의 위협이라는 SF의 변주를 더해서 소설을 더욱 흥미롭게 만듭니다. 간결하게 잘 읽히는 필체, 매력적인 주인공들, 강력한 빌런, 흥미로운 서사, 성장물 요소, 미스터리 등등 여러가지 요소가 잘 버무러진 훌륭한 SF 판타지 소설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마지막 권에서 지나치게 “뭔가를 시도함 – 누군가 잡힘 – 도망감 – 다시 돌아옴” 구조의 원패턴이 반복된다는 점인데, 이를 제외하고는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입니다.
  • 그날, 그곳에서 (이경희): 가족을 구하기 위해 과거로 시간여행하는 시간 다이버를 다룬 SF 입니다. 타임 리프, 타임 패러독스, 대형 재난 등 흥미로운 요소들를 담은 SF로, 드라마적 요소와 매력적인 캐릭터 디자인이 잘 어울리는 작품입니다. 소설의 몇몇 설정들이 일회적으로만 사용된 점과, 여러 시간축이 얽히면서 흐름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 조금 아쉽지만, 그럼에도 소설의 흡인력은 대단합니다.
  • 돌이킬 수 있는 (문목하):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SF는 많이 있지만, “싱크홀”로 알려진 대형 재난과 능력자물이 결합된 소재는 독특합니다. 강풀의 <타이밍>과 비슷하지만, 이 작품은 군상극 + 재난 생존물에 좀 더 초점을 맞춘 작품입니다. 여기에 국정원 같은 국가 조직이 끼어들면서, SF, 스릴러, 스파이 소설, 미스터리, 히어로물과 같은 장르들을 훌륭하게 결합하고 있습니다. 조금 아쉬운 점은 재난 그 자체는 일종의 맥거핀 역할만 할 뿐, 세계관의 비밀이 크게 풀리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훌륭한 작품입니다.
  • 개는 말할 것도 없고 : 주교의 새 그루터기 실종 사건 (코니 윌리스): 코니 윌리스의 <옥스포드 시간여행 시리즈> 작품 중 하나입니다. 셰익스피어의 <말괄량이 길들이기>에서 모티브를 가져오고,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 거기에 SF가 매력적으로 결합된 빅토리아 배경의 로맨틱 코미디 추리 시간여행 SF 장르 소설입니다. 저자의 다른 작품인 <둠즈데이 북>이나 <블랙 아웃>보다는 좀 더 가볍게 읽을 수 있고, 네트와 관련된 세계관의 비밀이 많이 밝혀지는 책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만 읽기 보다는 저자의 <화재감시원> 같은 옥스포드 시간여행 시리즈 책들을 순서대로 먼저 읽기를 권장합니다.
  • 금색기계 (쓰네카와 고타로): 일본 에도 시대 + SF + 미스터리 + 군상극이 결합된 독특한 복합 장르 소설입니다. 문체가 간결해서 쉽게 읽히고, 등장인물들도 잘 조형되어 있어서 쉽게 감정이입할 수 있습니다. 이영도의 소설처럼 의도적으로 세계관의 모든 비밀을 드러내지는 않는 소설인데요, 왜 극락원이 몰락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다소 부족하다고 느끼긴 했지만 책 전체의 완성도를 떨어트릴 정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한 순간도 손을 떼기 힘든 책으로, 결말부의 장르적 카타르시스가 좋았습니다.
  • 프로젝트 헤일메리 (앤디 위어): <마션>과 <아르테미스>로 유명한 작가 앤디 위어의 신작으로, 외계 생명체와의 조우가 메인 테마입니다. 손을 떼기 힘들정도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앤디 위어 작품의 특징이라면 “문제 해결형” SF, 즉 일종의 공돌이 SF라는 점인데요, 과학을 통해 개인이나 인류에게 내려진 시련을 극복할 수 있다는 낙관주의를 담고 있다는 것이 공통점이죠. <헤일메리> 역시 지구와 우주선에 계속 문제가 발생하고, 이를 공학 및 과학 지식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주된 플롯입니다. 나중에는 다소 패턴화되는 느낌도 있지만, 이를 탄탄한 플롯과 스토리텔링으로 훌륭히 이끌어 나가는 것이 강점입니다.
  • 연옥의 수리공 (경민선): 사후 가상현실을 주제로 한 SF로, 다소 상투적일 수 있는 소재를 의료보험금과 같은 현실적인 한국 사회 요소들을 반영해서 블랙 코미디 SF로 만든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블랙 미러>에도 비슷한 에피소드가 있어서 사실 참신하다고까지는 볼 수 없었는데, 극의 전개가 흥미진진한 편이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단점이라면 후반부의 반전이 조금 억지스럽다는 점인데요, 다른 캐릭터를 진범으로 염두에 두고 극을 진행시키다가 마지막에 갑작스럽게 진범을 바꾼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점을 빼고는 흥미진진하게 읽은 소설입니다.
  • 화이트블러드 (임태운): 표류한 세대 우주선, 성간 항해, 좀비, 인공지능 등등 취향 저격의 흥미진진한 요소들을 잘 배합한 맛집 비빔밥 같은 장르 소설입니다. EA의 걸작 호러 SF 게임 <데드스페이스>에서 공포물 요소를 제거한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주인공 캐릭터와 서브 캐릭터의 설정이 탄탄해서, 플롯을 흥미롭게 이끌어가는 점이 장점입니다.
  • 아홉수 가위 (범유진): 표제작 “아홉수 가위”는 귀신 이야기를 다룬 괴이물입니다. SF보다는 어반 판타지에 더 가까운 장르물인데요, 성장물적 요소가 잘 어우러져 있어서 무척 가슴 뭉클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다른 단편들도 완성도가 높고 서사가 훌륭합니다. 다만 저자 본인의 말처럼 “네거티브한 에너지”라는 주제에 맞춘 단편들이어서 그런지, 청승맞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었습니다.
  • 근본 없는 월드 클래스 (류연웅): 모종의 이유로 축구가 4대 사회악이 되어 근절되어 버린 2030년 미래에서, 대학생 채연은 과거의 월드컵 선수를 인터뷰하는 조별과제를 맡게 됩니다. 쉬울거라 생각했던 조별과제는, 모든 조별과제가 그러하듯 결국 조장이 모든 십자가를 짋어지면서 점점 난항을 겪게 됩니다. 블랙코미디적인 배경, 수많은 동시대 패러디, 재미있는 캐릭터들, 무겁지 않은 분위기, 인터뷰와 메시징으로 풀어나가는 문체 등등 무척 신선하게 읽었던 소설입니다.
  •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 (심너울): 한국 사회를 비튼 블랙코미디 SF 모음집입니다.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단편은 <경의중앙선에서 마주치다>였는데요, 연옥과도 같은 경의중앙선 배차 간격과 혼잡도를 SF로 꾸며낸 설정이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아마 작가의 단편이 앞섰겠지만, 애플tv+의 < Severance >를 떠올릴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전체적으로 한국적 SF에 판타지, 그리고 <블랙 미러>같은 블랙 코미디의 결합이 인상적인 책이었고, 단편들의 완성도가 높았습니다.
  • 대멸종 (시아란, 심너울, 강유리, 범유진, 해도연): 늘 안정적인 퀄리티를 자랑하는 안전가옥에서 기획한 앤솔로지 SF인데요, “대멸종”이라는 주제의 공모전에서 수상한 단편들을 모은 책입니다. 감마선 폭발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멸종되면서 이에 대처하는 저승 사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저승 최후의 날에 대한 기록>이 가장 독특했고 인상적이었습니다. 반면 아포칼립스 좀비물을 다룬 다른 단편들은 다소 식상했구요. 책 전체로는 5점 만점에 4점이나, <저승 최후의 날에 대한 기록>이 인상적이어서 추천해봅니다.
  • 대스타 (심너울, 배예람, 이경희, 정재환, 황모과): 안전가옥에서 “대스타”라는 주제로 기획한 앤솔로지 SF 입니다. 각 단편들의 퀄리티가 훌륭합니다. 스타, 팬덤, 그리고 소속사의 관계를 흥미롭게 잘 풀어낸 <스타 이즈 본>이 무척 재미있었고, 증강 현실을 다룬 <증강 콩깍지>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실제 배우의 초상권만 빌린 인공지능 배우의 연기를 다룬 <대리자들>도 이제 chatGPT를 비롯한 생성AI의 발달로 소설이 아닌 가까운 미래가 될 것 같습니다.
  • 웨어하우스 (롭 하트): Amazon을 모델로 한 “클라우드”라는 기업이 지배하는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블랙 코미디 소설입니다. <노마드랜드>를 읽었거나, 아마존 웨어하우스에서 일어나는 신문 기사들을 유심히 봤다면 재미있게 읽을만한 포인트들이 많은 소설로, 진행, 발단, 캐릭터 등등 나무랄 것이 없습니다. 드라마화되면 무척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약간 스포하자면, 결말이 <블랙 미러>스러운 점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 매끄러운 세계와 그 적들 (한나 렌): 훌륭한 SF 단편 모음집으로, 개별 작품들의 퀄리티가 높습니다. 미스터리적 요소를 플롯에 효과적으로 배치하여 극의 김장감을 잘 끌어올리고 있고, 클라이맥스로 가는 호흡도 잘 조절되어 있으며, 캐릭터도 생동감있고 입체적으로 잘 살려두었습니다. 청춘소설을 연상시키는 “저속화” 에피소드와 “웨딩나이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 오늘 너를 다시 만난다 (나카타 에이이치): 왕도적인 타임리프 장르의 소설입니다. 구성에 군더더기가 없으며, 결말까지 깔끔해서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로버트 영의 <민들레 소녀>도 읽어본다면 배경을 이해하는데 좋습니다.

스릴러 소설

  • <해리 보슈 시리즈>, <미키 할러 시리즈> (마이클 코넬리):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 시리즈> 그리고 <미키 할러 시리즈>는 하드 보일드 미스터리 형사 스릴러 및 법정 스릴러를 좋아하신다면 꼭 추천합니다. 특히 스릴러가 가져야 하는 주된 요소, 즉 캐릭터의 약점(vulnerability)을 활용해서 극의 긴장감과 완급 요소를 조절하는 점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라스트 코요테>, <트렁크 뮤직>, <버닝 룸>, <클로저>, <탄환의 심판>, <배심원단>, <다섯번째 증인>, <변론의 법칙>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드라마화도 되었는데요, 아쉬운 점은 보슈 시리즈의 드라마 판권은 넷플릭스, 미키 할러 시리즈의 드라마 판권은 아마존으로 가는 바람에 두 콤비가 케미를 발휘하며 사건을 해결하는 장면들은 아쉽게도 볼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 점만으로도 시리즈의 팬이라면 책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잭 리처 시리즈> (리 차일드): 리 차일드의 <잭 리처 시리즈>는 스릴러의 금자탑이라고 불러도 큰 손색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조연들, 쉽게 읽히는 문체, 스릴러, 미스터리, 폭력, 그리고 결말의 카타르시스까지 액션 영화 한 편을 보는듯한 전개가 매력적인 시리즈입니다. 내용이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어느 책이나 골라봐도 된다는 점도 장점이죠. 최근에는 아마존에서도 드라마화 되었습니다. 올해는 <원샷>, <61시간>, <사라진 내일>을 특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런어웨이 (장세아): 한국형 모던 고딕 스릴러입니다. 폭력 남편을 피해 기차를 타고 도망치던 재영은, 기차 안에서 아이를 안고 있는 낯선 여자를 만나게 됩니다. 잠깐 이야기를 나누며 친해진 것도 잠시, 화장실에 다녀온다던 여자는 돌아오지 않고, 아기 위에는 “우리 애를 저 대신 시댁에 데려다주세요”라는 쪽지만이 남겨져 있게 됩니다. 캐릭터들의 조형이 잘 되어 있고, 고딕 소설의 클리셰를 충실히 잘 따르는 책입니다. 초중반을 지나면 범인의 정체는 큰 어려움없이 짐작할 수 있는데요, 주인공이 이를 모르다보니 벌어지는 고구마 전개가 좀 답답할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훌륭한 플롯을 가진 재미있는 스릴러입니다.

판타지, 일반 소설

  •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유명한 베스트셀러여서 한 번씩은 들어보셨을거라 생각합니다. 초중반 플롯은 다소 평이하고 극의 긴장을 이끌어나갈 원동력이 약한 편이지만, 방심하고 읽다가 클라이막스에서 저도 모르게 펑펑 울었습니다. 저는 좋은 소설이란 독자의 경험을 소설의 등장인물들이 겪는 경험과 연결시킬 수 있는 소설이라고 보는데, 제게는 이 책이 그러했습니다.
  •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역시 유명한 베스트셀러여서 한 번씩은 들어보셨으리라 봅니다. 우리 사회에서 보기 쉬운 인간 군상을 촌스럽지 않게 그려내면서 약간의 미스터리 요소를 가미한 힐링물입니다. 뻔할 수 있는 이야기를 뻔하지 않게 그려내는 점이 이 책의 강점이라고 보는데요, 캐릭터, 정교한 플롯 구성, 그리고 필력이 더해져서 만족스럽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책 외적으로는 좀 복잡한 감정이 있는데, <불편한 편의점>의 대흥행 이후 비슷한 표지에 비슷한 내용을 가진 양산형 치유 소설들의 캄브리아 대폭발을 초래한 책이기도 해서 그렇습니다.
  • 향군: 향기의 소리를 듣는 자 (우에하시 나오코): <수호자 시리즈>로 잘 알려진 우에하시 나오코의 판타지 소설입니다. 고대 일본을 보는 듯한 동화적인 판타지가 배경인데요, 우에하시 나오코 특유의 “세계”에 숨겨진 비밀을 밝혀나가는 미스터리의 쾌감이 대단한 소설입니다. 단점으로는 <수호자 시리즈>에서 자가복제한 듯한 캐릭터들이 몇몇 있고, 세계관의 비밀을 탐구하고 세계의 위기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수호자 시리즈>의 플롯과 비슷하다는 점이 있지만, 매력적인 세계와 캐릭터라는 측면에서 충분히 커버된다고 봅니다.
  • 호랑공주의 우아하고 파괴적인 성인식 (홍지운): 대한제국이 망하지 않고 입헌군주제가 된 대한민국에서, 갑작스럽게 황태자가 된 고등학생 주인공의 재기발랄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 어덜트 소설입니다. 캐릭터가 극을 잘 이끌어가고 있는 점이 특징입니다.

교양 과학

  • 플레인 센스 (김동현): 여행 좋아하시는 분들께 특별히 추천하는 책입니다. 현직 수석기장이 직접 쓴 책으로, 오늘날 민간항공산업 발전의 역사와 관련 규정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심도 있게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비행기에서 가장 위험한 사고는 무엇일까?”, “비행기는 왜 충돌하지 않나?” 등의 질문에 대한 답도 담겨 있습니다. 문장도 좋고 내용도 풍성합니다. 제가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읽었던 구절은 “모든 FAA 규정은 피로 쓰여 있습니다”는 말이었는데요, 금연이나 일반인 조종석 입실 금지 등 복잡한 항공 규정들이 결국 대형 사고를 한 번씩 친 이후에야 하나씩 개선되었다는 점입니다.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룰루 밀러): 책 제목만을 보면 혼란에 빠지기 쉽습니다. 무슨 말이지? 하면서 책을 읽다보면 마지막에 제목의 뜻이 풀리게 됩니다. 무척 독특한 논픽션 과학 에세이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생물학 그리고 진화론에서 흔히 접하기 쉬운 오류, 즉 “어느 한 종이 다른 종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이나 “진화는 점진적으로 나아지는 사다리처럼 이루어진다”는 개념이 왜 위험한지를 설명합니다. 책은 이를 위해 마블 영화에나 나올법한 독특한 과학 빌런 (!) 데이비드 조던의 생애와 업적, 살인 의혹, 그리고 우생학 옹호자로서의 흑역사를 다루고 있는데요, 성소수자인 저자 본인의 삶과 함께 담담하게 풀어나가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재미있게 읽었던 책으로, 생물학 교양 과학서를 좋아하신다면 추천합니다.
  • 생명의 물리학 (찰스 코켈): 지구의 시계를 50억년 전으로 돌려서 다시 한 번 리플레이 하면, 지금과 비슷한 형태의 생물종이 다시 탄생할까요, 아니면 완전히 다른 생태계가 만들어질까요? 여기에는 2가지 학파가 있는데, 진화는 우연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예를 들어 스티븐 제이 굴드)이 있고, 진화는 필연적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책은 후자에 속합니다. 즉 생명체는 물질의 일종이기 때문에 만유 인력, 반데르발스 힘, 전자기력, 베르누이의 법칙, 나비에-스톡스 방정식 등과 같은 물리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는 점이고, 따라서 필연성의 요소가 우연성에 비해서 더 크다는 것이 책의 핵심 주장입니다. 생물학과 물리학 교양 과학서를 좋아한다면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 은밀하고 거대한 감각의 세계 (마틴 스티븐스): 동물의 감각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루는 교양서입니다. 시각, 청각, 촉각, 시각, 미각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는 없는 전기 감각, 지자기 감각까지도 다루고 있습니다.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물들이 어떻게 창의적으로 지각을 활용했는지 흥미로운 사례들을 통해서 보여주는 책입니다.
  • 미움받는 식물들 (존 카디너): 인간들에게 미움받는 대표적인 10가지 잡초를 전문적으로 다룬 과학 교양서입니다. 일용 작물이나 관상화가 아니라, 잡초라는 특이한 주제를 다룬다는 점이 독특한 책입니다. 우리가 “잡초”라고 부르는 식물은 사실 인간의 농경 노력 없이는 결코 진화하지 않았을 작물이라는 점이 무척 인상깊었습니다. 농경에 관심이 없더라도, 교양 과학서로서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 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보았다 (에르빈 토마): 과학자가 아니라 목수의 입장에서 저술한 산림학 책이자 생태 에세이입니다. 나무는 어느 계절과 시점에 베는 것이 가장 좋은가, 베어낸 나무의 우듬지는 어디를 향해야 하는가, 자연 건조 및 야적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등 기존의 교양 과학서에서 접해보지 못한 이야기들이 많아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고, 목재가 가진 건축 자재로서의 매력에 대해서도 잘 알게 되었습니다.
  • 가장 완벽한 시작 (팀 버케드): 새의 알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교양 과학서입니다. 알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난각(알 껍데기)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흰자의 역할은 무엇인지, 왜 알의 형태는 새의 종류별로 다른지 등등 흥미로운 연구 결과들을 대중들이 읽기 쉬운 형태로 재미있게 서술한 것이 이 책의 대단한 점입니다.
  • 나는 어쩌다 명왕성을 죽였나 (마이크 브라운): 에리스와 하우메아를 비롯한 태양계 내의 새로운 (왜)행성들을 잇따라 발견해내면서, 결국 세계천문학회(IAU)가 명왕성을 행성에서 퇴출시키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이른바 “명왕성 킬러” 마이클 브라운의 자서전입니다. 에리스와 하우메아의 발견에 얽힌 비화, IAU의 명왕성 퇴출 투표 등을 유머러스하게 잘 풀어낸 책입니다. 천문학 좋아하신다면 한 번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 뉴호라이즌스, 새로운 지평을 향한 여정 (앨런 스턴, 데이비드 그린스푼): 명왕성 탐사선으로 잘 알려진 뉴 호라이즌스 호의 여정을 담고 있는 논픽션입니다. 뉴 호라이즌스 프로젝트의 예산을 마련하고 선정되기 위해 위해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플라이바이 준비 과정은 어떠했는지, 그리고 말만 들어도 심장 쫄깃해지는 플라이바이 3일 전 컴퓨터 다운 사건과 같은 일화들을 읽다보니, 정말 우주 탐험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나는 어쩌다가 명왕성을 죽였나?>도 함께 읽으면 좋은데요, 이 책은 명왕성의 왜행성 강등 사건을 반대하는 뉘앙스여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 스페이스 러시 – 우주여행이 자살여행이 되지 않기 위한 안내서 (크리스토퍼 완제크): 이 책은 달과 화성 탐사 등 우주 여행의 어려움과 기술적 난제, 그리고 스페이스X를 비롯한 민간산업용 발사체 시장의 발전 과정을 심도 있게 살펴보는 책입니다. 훌륭하게 잘 쓰여진 교양 과학서입니다. 아폴로 계획이 러시아와의 경쟁에서 탄생한 것처럼, 미국과 중국의 현실 관계를 고려하면 화성 탐사도 결국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투자될 것이라는 예측이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우주 여행과 개척에 관심이 많다면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 블랙홀과 시간 여행 (킵 손): <인터스텔라>의 과학 자문으로도 유명한 킵 손이 일반 대중을 위해 쓴 블랙홀에 관한 교양서입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시작으로 블랙홀의 이론적 배경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실제 관측으로 이어졌는지, 인류의 우주에 대한 이해가 블랙홀을 통해 어떻게 달라졌는지, 주요 학술 연구에서 어떤 질문이 등장했는지 등등 블랙홀 물리학의 다양한 내용을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책입니다. 하지만 1993년에 출간된 이후의 최근 연구(Event Horizon Telescope 등)의 결과가 반영되지 않은 점은 다소 아쉽습니다. 천문학과 물리학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 기원, 궁극의 질문들 (박창범, 윤성철, 이석영, 최재천, 김대수 등): 우주와 인류의 기원을 다룬 패널 토의 책입니다. 이런 패널 토의 책은 가벼운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최근의 학계 흐름과 연구를 다양하고 심도 있게 이야기하는 점이 장점입니다. 초끈 이론가와 실험 물리학자의 은근한 신경전도 엿볼 수 있습니다.
  • 마법에서 과학으로: 자석과 스핀트로닉스 (김갑진): 이 책은 “자성”에 초점을 맞춘 교양 과학서입니다. 교양과학서가 이론에만 치중하여 흥미로운 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이론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면서도 다양한 응용 분야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등)도 함께 다루고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자성과 스핀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교양과학서는 본 적이 없는데, 그런 면에서 독특합니다.
  • 헨리에타 랙스의 불멸의 삶 (레베카 스클루트): 생물학 연구에서 널리 사용되는 헬라(HeLa) 세포가 있습니다. 일명 “죽지 않는 불멸의 세포”로 알려져 있고, 영양만 공급하면 무한히 증식하는 특성으로 백신 개발, 복제 세포, 암 연구 등 수많은 연구에서 활용되는 세포입니다. 이 책은 이 세포의 원래 주인으로 알려진 헨리에타 랙스를 다룹니다. 연구 윤리가 제대로 정립되기 이전이라, 본인 동의 없이 채취된 암세포였고, 본인 사망 이후 유족들도 모른 채 전 세계에서 연구 및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형편이며, 심지어는 헬라 세포로 특허료를 받으며 사업하는 기업들도 있죠. 이 책은 헨리에타 랙스의 딸과 주변 가족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헨리에타 본인의 삶을 재구성하고, 헬라 세포주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 개인 정보 보호, 과학 및 인류에 대한 유익, 특허 등등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북클럽 등에서 다루어도 좋을만한 책이라고 봅니다.

도시 공학

  • 보이지 않는 도시 (임우진): 과거 한국에서 정차선을 지키면 양심 냉장고를 주는 프로그램이 크게 유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워낙 정차선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차들이 많아서였겠죠. 하지만 이 책에서는 잘못 설계된 도시 신호등 시스템을 개인의 도덕과 양심에게 전가하는 체계 자체가 더 문제임을 지적하면서, “선진국은 있지만 선진시민은 없다”라는 말로 요약합니다. 즉 시민의 도덕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실수를 아예 저지르지 못하도록 도시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 선진국의 역량이라는 말입니다. 이 책은 서양의 도시 설계와 한국의 도시 설계를 비교하며 집합적 공간, 발코니, 소외된 도시 건축, 소비자가 아닌 공급자 위주의 주택 공급, 공간 주도권 등등 무척 흥미로운 도시 공학 주제들을 고찰합니다. 도시공학 및 인문학에 관심있다면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비지니스, 경영

  • 세상 모든 창업가가 묻고 싶은 질문들 (토머스 아이젠만): 원제는 “Why startup fails”인데요, 왜 스타트업 기업이 실패하나?를 진지하게 연구한 책입니다. “불행한 가정들은 제각각의 이유로 불행하다”는 톨스토이의 격언처럼, 스타트업의 실패는 무척 다양한 이유로 이루어집니다. 컨트롤 불가능한 외부적인 환경 요인 (시장 변화)에 의한 실패도 있지만, 내부적인 요인들, 즉 창업자간의 불화, “현실 왜곡장”을 달고 다니는 카리스마 리더가 가진 리스크, 앤젤 투자자들의 펀딩으로 인한 지분 희석, 시장 파악의 실패, 의사회 파워 게임 등등 수없이 많은 요인들이 있습니다. 창업을 생각하고 있거나 스타트업 조인을 생각하고 있다면, 혹은 스타트업 기업 생태계에 관심이 많다면 한 번 읽어보기를 꼭 권합니다.
  • 도요타의 원가 (호리키리 도시오): 제품 가격을 산출할 때 일반적인 기업에서는 제품을 설계하고, 구성 부품을 기준으로 비용을 계산한 다음, 이익을 추가하여 가격을 산출합니다. 하지만 도요타는 반대로 시장에 맞춰서 최종 가격을 먼저 결정하고, 그에 따라 원가를 정하고, 모든 팀이 그 원가를 기준으로 적절한 부품을 선정하면서 원가를 절감합니다. 이 책은 도요타 임원이 직접 저술한 도요타의 원가 절감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공장에서 쓰이는 연필 하나까지도 원가로 산정하는 집요함에서는 혀를 내두를수 밖에 없었고, 도요타의 차들이 왜 가격 경쟁력이 있는지 그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너무 디테일한 부분이 많아서 제 별점은 5점 만점에 4점입니다만, 다른 곳에서는 읽어본 적이 없는 주제여서 추천 목록에 올려봅니다.
  • 룬샷 (사피 바칼): 이 책은 기업이 어떻게 혁신을 가져오도록 운영할까에 대한 중요한 통찰들을 담고 있습니다. 말콤 글래드웰의 책을 좋아하다면 이 책도 취향에 맞을 것입니다. 글도 간결하고, 물리학의 상전이(phase-shift)와 같은 개념을 기업에 대입해서 효율적인 조직 규모 방정식을 설명하는 것은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독립된 연구소 (Google X와 같은)를 운영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와 어떤 승진 시스템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고찰도 흥미로웠고, 버나바 부시란 인물에 대해 잘 알게된 점도 큰 소득이었습니다. 여러모로 추천할만한 좋은 책입니다.
  • 더 골 (엘리 골드렛): 소프트웨어 산업이나 공장의 생산 관리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강력 추천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병목 이론”으로 의역할 수 있는 “Theory of Constraint” (TOC)를 직장 소설 형태로 재미있게 풀어냅니다. 재고 최소화, 의존성 경로, 일회 작업량(batch size) 줄이기, 병목 작업의 개선 등 복잡해보이는 생산 관리의 문제를 직관적인 설명을 통해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를 무척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LG와 같은 큰 기업에서도 이를 도입해서 커다란 효율성 향상을 거두었다고 알고 있구요. 가장 인상적인 구절은 “모든 직원들이 100% 열심히 일하는 공장은 최악의 효율을 가진 공장입니다.”라는 작중 요나 교수의 말입니다.
  • 스토리의 과학 (킨드라 홀): 이 책은 훌륭하지만 잘 팔리지 않는 제품을, 스토리텔링을 통한 마케팅으로 어떻게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지를 설명합니다. 책에서 미국의 유명 껌 회사 위글리의 사례가 등장하는데요, 위글리 사는 “더 오래 가는 향을 가진 껌”으로 제품을 판매하려 했지만, 실적 부진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이때 훌륭한 스토리텔링을 가진 광고를 통해 기사회생할 수 있었죠. 책에서는 왜 스토리텔링이 마케팅에 효과적인지를 옥시토신 분비와 기억력의 증진이라는 과학적 측면에서 흥미롭게 설명합니다. 스토리가 우리의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성에 대해서 고찰하게 된 좋은 책입니다.

경제

  • 타잔 경제학 (윌 페이지): 음악 스트리밍 기업 “스포티파이”의 수석 경제학자가 지은 디지털 경제학 책입니다. 음반 앨범의 진정한 인기도를 측정하는 방법, 냅스터의 등장과 음반업계의 “비정상의 정상화” 사례, 그리고 기술 기업의 독점이 어떤 면에서 일반 독점과 다른지에 대한 고찰 등등 디지털 시대 경제학이 가지는 특성들을 알차게 한 권으로 꽉 압축해 놓았다는 점이 대단합니다. 디지털 시대의 행동 경제학 동향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 부의 지도를 바꾼 회계의 세계사 (다나카 야스히로): 기업의 회계 관련 부서에서 일하거나, 회계 관련 직업을 가지지 않은 이상 일반인들이 회계를 접할 기회는 사실 흔치 않습니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부르는 기업, 그중에서도 주식회사의 발명에 있어서 회계가 끼친 영향은 실로 막대합니다. 이 책은 복식 부기에서부터 주식회사의 등장과 SEC, GAAP의 등장, 듀퐁 공식과 ROI, 그리고 관리 회계에 이르기까지, 회계사의 굵직한 발명들을 다루고 왜 이런 회계 기술들이 등장하게 되었는지를 풍부한 배경 역사와 함께 쉽게 설명합니다. 회계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읽기에도 수월한 책이기에 추천합니다.
  • 새로 쓴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임승수): 제목 그대로 쉽게 풀어쓴 마르크스의 자본론입니다. 핵심 개념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책을 읽고 난 이후 <자본론>에 대한 감상은, 자본주의 비평서로는 지금도 훌륭한 가치가 있지만, <자본론>의 몇몇 전제와 가정들이 현실세계와 잘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낡았다고 생각합니다. 후반부에 조금 루즈해지는 측면을 제외하고는, 한 세대를 풍미했던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궁금하다면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 위기의 징조들 (벤 버냉키, 티머시 가이트너, 헨리 폴슨 주니어): 2008년 금융 위기의 해결을 실질적으로 주도했던 3인방, 벤 버냉키, 티머시 가이트너, 헨리 폴슨 주니어가 쓴 일종의 회고 (retrospective)입니다. 당사자가 직접 저술한 책이어서 금융 위기의 원인, 확산의 이유, 레만 브라더스 파산에 대한 디테일, 그리고 TARP (긴급 금융 구제 프로그램)와 같이 대중들이 무척 싫어한 정책둘이 왜 필요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내부자의 시각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무척 흥미롭게 읽은 책입니다. 다만 어느정도 거시 경제학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어야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 A Random Walk Down Wall Street (Burton G. Malkiel): 무척 훌륭한 개인 투자 입문서입니다. 기업의 내재가치를 중시하는 이른바 워런 버핏 식 현금 흐름 투자와 주가의 기대 상승률과 시장 심리를 중시하는 이른바 모멘텀 투자 각각의 시각을 모두 다루며, 포트폴리오 이론이 왜 등장했고, 왜 패시브 인덱스 펀드가 액티브 펀드를 능가하며, 어떻게 해야 human error들을 줄일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는 책입니다.

정치

  • 우리는 왜 서로를 미워하는가 (에즈라 클라인): 오늘날 정치의 가장 큰 특성은 양극화죠. 내 편 네 편으로 나뉘어져서, 계급, 젠더, 인종 등 단층이 존재하는 곳마다 격렬한 전쟁 아닌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양극화를 불러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 “정체성(identity)”을 제시하는데요, 즉 정치는 어떤 사안에 대한 합리적인 옳고 그름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 혹은 가치를 대변하는 그 무엇이라고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 지점에서 양극화가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훌륭한 통찰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많은 정치적 논의들이 왜 양극화로 흐르는지 그 원인을 명쾌하게 설명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뛰어난 통찰이 많이 담긴 책으로, 강력히 추천합니다.
  • 나는 진보인데 왜 보수의 말에 끌리는가 ? (조지 레이코프, 엘리자베스 웨흘링): 무엇이 보수와 진보의 지향점을 가르는지, 은유의 언어가 어떤 심리적 영향을 끼치는지, 그리고 가족에 대한 은유가 정치와 종교에서 왜 그토록 많이 사용되는지를 연결하는 훌륭한 사회심리학 도서입니다. 저는 좋은 책이란 많이 생각하게 만들고, 많이 질문하게 만드는 책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이 그렇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조지 레이코프는 베스트셀러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로도 유명하죠. 조지 레이코프와 그 제자인 웨일링이 대담 형식을 통해 인지신경학이 정치적 프레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대담 형식으로 쉽게 풀어낸 책입니다.

사회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사나운 늑대를 다정한 개로 만들고, 소와 말 같은 야생동물들을 가축으로 만든 원동력은 바로 가축화(domestication)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축화가 인간에게도 일어난 것이 아닐까요? 바로 이것이 이 책의 핵심적 주제인 “인류의 자기 가축화 가설”입니다. 이 책은 동물행동학, 진화심리학, 사회심리학의 여러 분야들을 폭넓게 넘나들면서, 자기 가축화 가설을 심도 있게 풀어냅니다. 즉 사람이 누구나 길 잃은 아이를 도와주려 하고, 고통받는 어린아이에 감정을 이입하는 친화력을 가진 이유는 자기 가축화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친화력에는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이 아니죠. 이 책은 정치 양극화, 양당제의 폐해, 극단주의의 부상을 친화력 때문에 집단간 관계가 악화되는 역설적 사례로 흥미롭게 설명합니다. 이 책은 제가 2022년에 읽은 책 중 가장 재미있었던 책 중 하나였습니다. 꼭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 차이에 관한 생각 (프란스 드 발): 젠더에 대한 논의는 지뢰밭입니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젠더는 이념과 정체성, 다양한 “주의”들이 결합해서 폭발하는 지점을 만들어 내죠. 여기서 한 걸음 물러나, 인간과 가까운 침팬지와 보노보의 생태를 연구하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두 종의 젠더에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함으로서 인간의 젠더를 연구할 때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젠더에 대해 무엇이 옳다 그르다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한 걸음 물러나 젠더 생물학을 바탕으로 동물의 젠더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깊게하는 것이 논의를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 빌 게이츠 넥스트 팬데믹을 대비하는 법 (빌 게이츠): 코로나 판데믹을 예언한 무당(..)으로 유명세를 타게 된 빌 게이츠가 코로나를 되짚어보는 책입니다. 왜 미국 사회가 판데믹과 같은 재난에 대한 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는지, 어떤 부문들이 약한 취약 고리인지, 앞으로 공공보건 부분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야 하는지를 잘 짚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왜 백신 개발과 제조가 어려운지, 왜 백신 지적 재산권의 포기가 실제로는 공공보건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지 등을 위트있게 설명하는 책입니다. 빌 게이츠 본인이 다독가여서인지 문장도 좋고 잘 읽힙니다. (물론 좋은 편집자도 있었겠죠)
  • 진실의 흑역사 (톰 필립스): 왜 그토록 가짜 뉴스가 판칠까요? 저자는 그 핵심을 “거짓이 따분한 진실보다 더 재미있기 때문이다”로 요약합니다. 저는 이를 무척 뛰어난 통찰이라고 봅니다. 즉 사람들이 “흥미진진한 거짓”을 원하는 것이 이유라는 점이죠. 이 책은 가짜 뉴스의 기원을 연구하기 위해 penny newspaper를 비롯한 근대 언론의 탄생 과정부터 거슬러 올라가서, 왜 가짜 뉴스가 도덕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문제인지, 왜 언론사들이 중요하지 않은 세부사항을 맛깔나게 “꾸며내는지”, 왜 취재와 편집이 따로 노는지, 그리고 어떻게 거짓이 되먹임 루프를 통해 더 커져나가는지 등등 뉴스에서 탄생하는 구조적인 “거짓”에 대해 흥미로운 입담으로 풀어나갑니다. 문체도 간결하고 재미있습니다. 다만 책 제목을 너무 트렌디하게 지은 것이 단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 왜 살인자에게 무죄를 선고했을까? (페르디난트 폰 쉬라크): 이 책은 12가지 실제 형사 사건을 피고인의 입장에서 소설처럼 독특하게 풀어나갑니다. 보통 형사 사건 책들이 사건 개요를 설명하고, 무슨 논증이 오갔으며, 어떤 법이 적용되었는지를 딱딱하게 설명하는 것에 비해 대조적이죠. “뉴요커”와 같은 잡지에서나 볼법한 유려한 문체로, 사건을 사연으로 풀어나가면서 독자의 감정 이입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특징인데요, 읽다보면 가슴이 먹먹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형사 및 법정소설을 좋아한다면 실망하지 않을텐데요, 법 제도의 모순과 명암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고찰해볼 수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다만 책 전체가 원패턴 서술이어서 약간 단조롭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 노마드랜드 (제시카 브루더): 2021년 오스카 작품상을 받은 영화 <노마드랜드>의 원작 논픽션 작품입니다. 떠돌이 이주 노동자들이 2008년 부동산 붕괴로 직업과 집을 잃고 RV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일자리를 찾아 미국 각지를 유랑하는 사연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은 21세기판 유목민인 이주 노동자의 삶을 깊고 직접적으로 다룹니다. 이주 노동자들이 아마존 창고에서 “캠퍼포스” 프로그램으로 일하는 모습, 높은 경쟁률을 뚫고 캠핑촌 관리자로 일하는 사연, 비싼 치과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멕시코에 다녀오는 이야기 등 숫자로는 절대 알 수 없는 개개인의 삶이 그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암울하게만 묘사되지 않고, 노동자들의 긍정적인 시선과 희망도 따뜻하게 그려져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을 단순한 사회 고발서 이상으로 만듭니다. 무척 재미있게 읽은 책으로, 개인적으로는 영화보다 원작이 훨씬 낫다고 느꼈습니다.
  • 가난의 문법 (소준철): 이른바 “폐지 줍는 노인”으로 대표되는 노년층의 곤궁함을 심도 있게 짚어낸 사회학 책입니다. 이 책은 독특하게도 “윤영자”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서, 그녀의 시각에서 어떤 인물 군상들을 마주치며, 어떻게 폐지를 주우면서 돈을 버는지를 자연스럽게 그려냅니다. 이들이 어떻게 폐지를 줍는 빈곤층이 되었는지, 어떻게 “폐지 생태계”가 생겨났는지를 사회학적 측면에서 조망하면서, 빈곤을 숫자가 아니라 사람에 비추어서 잘 그려낸 훌륭한 사회학 서적입니다.

역사

  • 1962: 세기의 핵담판 쿠바 미사일 위기의 13일 (마이클 돕스): 인류가 하마터면 멸망할 뻔 했던 1962년의 쿠바 미사일 위기를 상세하게 논픽션 형태로 풀어낸 책입니다. 이 책의 강점은 분명히 역사책을 읽고 있는데도 마치 스릴러를 보는듯한 엄청난 필력입니다. 위기의 13일간, 케네디 대통령과 흐루쇼프 서기장이 “위기를 통제할 의지”가 있었냐가 아니라, 실제로 “통제할 수 있었느냐”가 더 중요했다는 점이 무척 섬뜩했습니다. 역사, 정치, 그리고 전략 분야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강력히 추천합니다.
  • 역사 삼국지 (최진열): 오랫만에 재미있게 읽은 삼국지 역사서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소설 삼국지의 원작 <삼국지연의>와, 역사 속의 “정사”로 알려져 있는 진수의 <삼국지>가 어떠한 시대 배경에서 쓰여지고, 어떻게 실제 역사를 “뒤틀어서” 보여주는지를 설명합니다. 즉 역사적 사실과 다르게 어떤 부분들이 극적 재미를 위해 추가되었는지, 어떤 부분이 정치적 이유로 왜곡되거나 삭제됐는지 알 수 있습니다. 삼국지 팬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 조선 정치의 꽃 정쟁 (신봉승): 조선시대의 붕당정치라고 하면 보통 “쓸데없이 허례허식으로 논쟁하던 시대”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송 논쟁을 탕수육 부먹 찍먹에 비유한 인터넷 밈이 대표적인 예죠. 하지만 이러한 오해는 일제시대 식민사관의 대표적인 영향 때문인데요, 정쟁을 둘러싼 철학적, 시대적, 사회적 맥락을 이해한다면 예송논쟁은 왕조의 정통성을 둔 치열한 철학적, 사회적, 정치적인 정쟁이었다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이 책은 그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는 책입니다. 다만 책에도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닌데요, 교차검증되지 않은 야사에서 온 이야기들이 있고, 정치 체계의 결함을 지적하는 대신 개인에게만 가혹한 잣대를 들어 재단하는 부분들은 한계라고 봅니다. 개인적인 평점은 5점 만점에 4점입니다만, 조선시대의 정치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 루비콘 (톰 홀랜드): 왜 로마의 민주 공화정은 황제가 지배하는 제정으로 변해 나갔을까요? 술라, 키케로, 카이사르, 안토니우스, 옥타비아누스와 같은 정치가들의 야심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지만, 더 큰 원인은 로마의 공화정이 가졌던 자체 모순 때문입니다. 이 책은 로마가 공화정에서 제정으로 변해갈 때의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를 집중적으로 다룬 역사서입니다. 정치 및 경제의 양극화와 모순이 심해지는 오늘날에 더욱 섬뜩하게 귀기울여야 할 책이라고 봅니다.

전기, 회고록

  • 저글러, 땜장이, 놀이꾼, 디지털 세상을 설계하다 (지미 소니, 로브 굿맨): 디지털 세상을 연 정보 공학의 창시자, 클로드 섀넌의 전기입니다. 인물 전기는 자칫 인물의 생애만 다루다가 주요 업적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비 전공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 이론의 핵심을 잘 설명하고 있는 것이 강점입니다. 책을 읽다보니 세상에 정말 천재는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섀넌은 주식 투자도 잘했다고 하죠. 개인적으로는 “주식 투자를 어떻게 해야 돈을 잘 벌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 섀넌이 “내부자 정보지요.”라고 답하는 장면에서 빵 터졌습니다.

심리학

  • 도파민네이션 (애나 렘키): 현대 사회는 뉴스, 쇼핑, 게임, 인스타, 유튜브, 등 중독을 불러일으키는 수만가지 요소로 가득차 있죠. 이 책은 인간이 중독에 빠지는 가장 큰 요인을 개개인의 약한 의지나 타락한 도덕성 때문이 아니라 쾌락을 좌우하는 신경 물질 “도파민”에서 찾고 있습니다. 이 책은 “도파민”이라는 키워드로 현대 사회의 중독에 대해 각종 심리학적 사례와 연구 결과들을 짜임새있게 제시합니다. 각종 약물 중독 사연들로부터 시작하여, 삶의 의욕을 불러 일으키는 도파민의 효과, 소셜 미디어의 “좋아요”가 만들어네는 도파민이 왜 우리를 소셜미디어 중독으로 이끌어가는지까지 흥미롭게 설명하는 책입니다.
  • 복수의 심리학 (스티븐 파인먼): 종교와 사회는 복수하지 말라고 가르치죠. 하지만 인간에게는 복수를 원하는 원초적인 욕구가 있습니다. 선임의 커피에 침을 뱉는 상상을 하고, 배신한 애인이 고통스럽게 지내기를 원하고, 범죄자에게 최대한 잔혹한 형벌이 내려지기를 원합니다. 이 책은 심리학, 동물학, 그리고 역사학적 논거들을 바탕으로 복수가 일종의 동물적인 본성에 속한다는 사실과 함께 이에 대한 사회적, 역사적, 종교적, 그리고 법적 고찰들을 풍부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의 아쉬운 점이라면 표지가 좀 촌스럽다는 점, 그리고 결론이 다소 약하다는 점인데요, 그 점을 제외하고는 무척 훌륭한 책입니다.

자기 계발

  • Never split the difference (Chris Voss, Tahl Raz): 인질범이 내 가족 2명을 유괴해서 몸값을 요구한다고 해봅시다. 어떻게 인질범과 협상해야 할까요?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이른바 “절반 협상 전략”, 즉 내가 원하는 가격이 50이고 상대방이 원하는 가격이 100일때 점점 격차를 줄여 나가다가 마지막에 75에 이르는 협상법은 통하지 않을 것입이다. 절반만 돈을 주고 한 명만 데려올 수는 없으니깐요. 이 책은 경찰의 유괴 인질 협상팀에서 네고시에이터로 오랫동안 근무했던 저자가 직접 알려주는 협상법 책인데요, “절반 협상 전략”이 아니라, 원하는 것을 모두 얻어낼 수 있는 협상 기법을 이야기합니다. 상대방의 감정 이입을 이끌어내서 내가 원하는 해답을 얻어내는 방법부터, 기업의 협상, 자동차 딜러와 차 가격 협상, 그리고 자녀들과의 노는 시간 협상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주제를 흥미로운 예제와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 Deep work (Cal Newport): 기말고사 전날에는 평소 거들떠보지도 않던 것들이 재미있어지죠. 청소하기, 심지어는 백분 토론도 재미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두뇌가 많은 시간이 필요한 “중요하고 깊은 일”(deep work)을 우선시하는 것이 아니라 “즉각적이고 피상적인 일”(shallow work)을 처리하는데 최적화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일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deep work을 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책은 우리의 생활 방식과 습관을 바꾸어 deep work에 보다 잘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어떻게 하면 더 쉽게 몰입 상태에 들어갈 수 있을지 궁금하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참고로 한국어로도 번역되어 있습니다. (책 제목은 “딥 워크”)

인문

  • 어떻게 죽을 것인가 (아툴 가완디): 이 책은 인생의 마지막 여정인 죽음에 관한 책입니다. 말기암 환자가 불필요한 항암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말기암 환자에게 소생술을 해야 하는지, DNR (do not resurrect) 동의서는 무엇인지, 사회 시스템은 죽음에 대처하기 위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등등 삶과 죽음에 대한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의사의 역할도 다루고 있는데요, 항암 치료가 이미 불필요해진 상황에서는 단순히 사실과 정보만을 나열하면서 결정을 환자에게 미루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이 실제로 어떻게 변하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하는지, 환자에게 공감하면서 이야기해주는 의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죽음은 패배가 아니라 또다른 과정이자 관문이라는 사실을 환자와 의사가 함께 이해하고 직시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죽음에 대해 솔직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로 삼아 이 책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 베스트셀러 절대로 읽지마라 (김욱): 제목이 곧 내용입니다. 베스트셀러 절대로 읽지 않으시는 분이라면 이 책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노파심에 말하자면 이 책은 베스트셀러가 아닙니다. 이 책은 많은 베스트셀러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조작되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왜 베스트셀러가 출판계 전체에 해가 되는지를 이야기합니다. 저도 책을 많이 읽다보니 무척 공감이 갔던 책입니다. 저는 독서의 미래는 개인화된 큐레이션이라고 보는데, 출판사 및 베스트셀러 위주의 독서 시장이 아니라 소비자 위주의 독서 시장으로 재편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청춘의 독서: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유시민): 유시민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알려진 대중 지식인이죠. 그가 청춘 시절을 함께 했던 14권의 고전들을 뒤돌아보는 책입니다. 멜서스의 <인구론>, 이반 톨스토이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E.H.카의 <역사란 무엇인가>와 같이 인류 역사의 중요한 고전들을 발췌, 감상, 그리고 요약한 책인데요, 유려하고 깔끔한 문장을 보며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독서할 때 가장 중요한 능력이 “책 한 권을 통채로 읽고 핵심을 요약할 수 있는가”라고 보는데요, 이 책을 보면서 유시민의 핵심을 짚어내는 능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고전 독서를 좋아하신다면 한 번 읽어보시기를 꼭 추천합니다.
  • 정의란 무엇인가는 틀렸다 (이한): 팬들께는 죄송하지만, 제가 좋아하지 않는 책 가운데 하나가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입니다. 저는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으면서 무언가 있어보이는 제목과 논제를 두고 결국 영양가 없는 결론을 내린 것 같아서 실망했습니다. 이 책은 마이클 샌델의 공허한 정의론을 논파하는 책입니다. 저자는 샌델이 롤즈의 자유지상주의와 벤덤의 공리주의와 같은 이론들을 어떻게 오독하고 허수아비 때리기 기법으로 잘못된 결론으로 이끌었는지, 그리고 샌델의 “미덕”에 근거한 정의론이 얼마나 취약한 지점에 있으며 수단과 목적이 뒤바뀐 자가당착에 빠지기 쉬운지를 논파하고 있습니다. 다만 <정의란 무엇인가>의 반대항으로 쓰여진 책이다보니 저자 자신의 의견이 강하게 드러나지는 못했다는 점이 다소 아쉬웠습니다.

종교

  • 종교개혁, 그리고 이후 500년 (라은성, 이상규, 양희송): 루터의 종교개혁 이후 500년이 지났습니다. 이 책은 지난 500년을 성찰하고 개신교의 역사, 한국 기독교의 역사, 그리고 오늘날의 한국 기독교를 진단하는 3부작입니다. 책의 구성이 알차고 심도있습니다. 저는 종교 개혁이 단순히 교리 다툼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가톨릭 교회에 대한 근원적인 회의와 비판, 그리고 무엇보다 민중들의 뒷받침이 있어서 이루어질 수 있었다는 점이 마음에 와닿았고, 그런 지점에서 오늘날 일반 시민들의 뒷받침을 얻지 못하고 있는 한국 기독교를 조망하는 부분에도 시사하는 점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예술

  • 관계의 미술사 (서배스천 스미): 창조는 제로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미술도 마찬가지죠. 동료들간의 경쟁, 질투, 그리고 경합을 통해 서로에게 도전받고 영향받고 변화하면서 생겨납니다. 이 책은 미술사의 획을 그은 유명인들 중에서도 에드가와 마네, 피카소와 마티소, 그리고 루치안 프로젝트와 프랜시스 베이컨의 관계에 초점을 두어 그들의 내밀하고 복합적이었던 친밀함과 질투의 관계를 폭로하며, 이들이 어떻게 새로운 예술 사조를 만들게 되었는지를 따라갑니다. 최근에 읽었던 예술사 책 중에서 가장 심도 있고, 인간미가 있는 책이었습니다.
  • 아트인문학: 틀 밖에서 생각하는 법 (김태진): 현대 미술의 발전사는 복잡합니다. 현대 미술의 발전 흐름을 “틀 밖에서 사고하는 것”이라는 키워드로 훌륭하게 설명한 책입니다. 기존의 예술이 “보이는 것”, “실제로 존재하는 것”에 묶여 있던 시대에서, 야수파의 등장을 시작으로 어떻게 착상(concept)에 기반한 개념미술과 행위(action) 자체만을 예술로 뽑아낸 행위 예술(performing art)에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작품들이 왜 상징적 의미를 지니게 되었는지, 그 맥락을 인과 관계를 통해 잘 설명하고 있는 책입니다. 공부하지 않으면 의미를 이해하기 힘든 추상표현주의나 구조주의와 같은 미술 사조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설명하는 책입니다. 현대 미술의 탄생과 흐름을 알고 싶다면 강력히 추천합니다.

2024년에도 좋은 책 많이 읽으시길 빕니다!

2022년 올해의 책

올해 읽은 책은 총 355권이고, 212권은 완독, 143권은 중도 하차했다. 여러 권으로 된 시리즈물 책까지 포함하면 실제 권수는 조금 더 많을 것이다.

  • ★★★★★: 46권
  • ★★★★✩: 118권
  • ★★★✩✩: 141권
  • ★★✩✩✩: 50권
  • ★✩✩✩✩: 1권

아래는 각 분야별로 내가 꼽은 베스트 책들이다.

소설

히페리온, 히페리온의 종말

각자의 사연을 지닌 여섯 명의 순례자들이 소원을 품고 “히페리온”이라는 행성에 도착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흥미진진한 설정, SF의 기본에 충실하면서 낭만적이고 탄탄한 문체, 미스터리, 스릴러, 로맨스, 종교와 상징, 사랑과 희생 등 극적인 요소들이 군상극이라는 형태로 결합된 훌륭한 소설이다. 개인적으로 지난 10년간 읽었던 SF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들었고, 이 책을 최근에야 읽게 되었다는 점이 후회되었다. 처음 50페이지 정도가 약간 읽기 어려울 수 있는데, 자세한 배경 설명없이 소설에 툭 던져진 느낌이 있다. 초반 부분을 지나면 걸작이라는 말이 부족하지 않다.

과학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책 제목만을 보면 혼란에 빠지기 쉽다. 무슨 말이지? 하면서 책을 읽다보면 마지막에 제목의 뜻이 풀리게 된다. 무척 독특한 논픽션 과학 에세이다. 이 책은 우리가 생물학 그리고 진화론에서 흔히 접하기 쉬운 오류, 즉 “어느 한 종이 다른 종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이나 “진화는 점진적으로 나아지는 사다리처럼 이루어진다”는 개념이 왜 위험한지를 설명한다. 책은 이를 위해 마블 영화에나 나올법한 독특한 과학 빌런 (!) 데이비드 조던의 생애와 업적, 살인 의혹, 그리고 우생학 옹호자로서의 흑역사를 다루고 있는데, 성소수자인 저자 본인의 삶과 함께 담담하게 풀어나가는 점이 인상적이다.

경제

부의 지도를 바꾼 회계의 세계사

기업의 회계 관련 부서에서 일하거나, 회계 관련 직업을 가지지 않은 이상 일반인들이 회계를 접할 기회는 사실 흔치 않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부르는 기업, 그중에서도 주식회사의 발명에 있어서 회계가 끼친 영향은 실로 막대하다. 이 책은 복식 부기에서부터 주식회사의 등장과 SEC, GAAP의 등장, 듀퐁 공식과 ROI, 그리고 관리 회계에 이르기까지, 회계사의 굵직한 발명들을 다루고 왜 이런 회계 기술들이 등장하게 되었는지를 풍부한 배경 역사와 함께 쉽게 설명한다.

역사

역사 삼국지

오랫만에 재미있게 읽은 삼국지 역사서이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소설 삼국지의 원작 <삼국지연의>와, 역사 속의 “정사”로 알려져 있는 진수의 <삼국지>가 어떠한 시대 배경에서 쓰여지고, 어떻게 실제 역사를 “뒤틀어서” 보여주는지를 설명한다. 즉 역사적 사실과 다르게 어떤 부분들이 극적 재미를 위해 추가되었는지, 어떤 부분이 정치적 이유로 왜곡되거나 삭제됐는지 알 수 있다. 삼국지 팬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추천!

정치

나는 진보인데 왜 보수의 말에 끌리는가 ?

무엇이 보수와 진보의 지향점을 가르는지, 은유의 언어가 어떤 심리적 영향을 끼치는지, 그리고 가족에 대한 은유가 정치와 종교에서 왜 그토록 많이 사용되는지를 연결하는 훌륭한 사회심리학 도서이다. 나는 좋은 책이란 많이 생각하게 만들고, 많이 질문하게 만드는 책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이 그렇다. 이 책의 저자인 조지 레이코프는 베스트셀러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로도 유명하다. 조지 레이코프와 그 제자인 웨일링이 대담 형식을 통해 인지신경학이 정치적 프레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대담 형식으로 쉽게 풀어낸 책이다.

사회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사나운 늑대를 다정한 개로 만들고, 소와 말 같은 야생동물들을 가축으로 만든 원동력은 바로 가축화(domestication) 때문이다. 하지만 가축화가 인간에게도 일어난 것이 아닐까? 바로 이것이 이 책의 핵심적 주제인 “인류의 자기 가축화 가설”이다. 이 책은 동물행동학, 진화심리학, 사회심리학의 여러 분야들을 폭넓게 넘나들면서, 자기 가축화 가설을 심도 있게 풀어낸다. 즉 사람이 누구나 길 잃은 아이를 도와주려 하고, 고통받는 어린아이에 감정을 이입하는 친화력을 가진 이유는 자기 가축화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친화력에는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은 정치 양극화, 양당제의 폐해, 극단주의의 부상을 친화력 때문에 집단간 관계가 악화되는 역설적 사례로 흥미롭게 설명한다. 이 책은 내가 2022년에 읽은 책 중 가장 재미있었던 책 중 하나였다. 꼭 읽어보시기를 추천!

인문

어떻게 죽을 것인가

이 책은 인생의 마지막 여정인 죽음에 관한 책이다. 말기암 환자가 불필요한 항암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말기암 환자에게 소생술을 해야 하는지, DNR (do not resurrect) 동의서는 무엇인지, 사회 시스템은 죽음에 대처하기 위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등등 삶과 죽음에 대한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의사의 역할도 다루고 있는데, 항암 치료가 이미 불필요해진 상황에서는 단순히 사실과 정보만을 나열하면서 결정을 환자에게 미루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이 실제로 어떻게 변하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하는지, 환자에게 공감하면서 이야기해주는 의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책을 읽으면서 죽음은 패배가 아니라 또다른 과정이자 관문이라는 사실을 환자와 의사가 함께 이해하고 직시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죽음에 대해 솔직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로 삼아 이 책을 읽어보시길 권한다.

자기 계발

Never split the difference

인질범이 내 가족 2명을 유괴해서 몸값을 요구한다고 해보자. 어떻게 인질범과 협상해야 할까?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이른바 “절반 협상 전략”, 즉 내가 원하는 가격이 50이고 상대방이 원하는 가격이 100일때 점점 격차를 줄여 나가다가 마지막에 75에 이르는 협상법은 통하지 않을 것이다. 절반만 돈을 주고 한 명만 데려올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경찰의 유괴 인질 협상팀에서 네고시에이터로 오랫동안 근무했던 저자가 직접 알려주는 협상법 책인데, “절반 협상 전략”이 아니라, 원하는 것을 모두 얻어낼 수 있는 협상 기법을 이야기한다. 상대방의 감정 이입을 이끌어내서 내가 원하는 해답을 얻어내는 방법부터, 기업의 협상, 자동차 딜러와 차 가격 협상, 그리고 자녀들과의 노는 시간 협상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주제를 흥미로운 예제와 함께 다루고 있다.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강력히 추천!

종교

종교개혁, 그리고 이후 500년

루터의 종교개혁 이후 500년이 지났다. 이 책은 지난 500년을 성찰하고 개신교의 역사, 한국 기독교의 역사, 그리고 오늘날의 한국 기독교를 진단하는 3부작이다. 책의 구성이 알차고 심도있다. 나는 종교 개혁이 단순히 교리 다툼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가톨릭 교회에 대한 근원적인 회의와 비판, 그리고 무엇보다 민중들의 뒷받침이 있어서 이루어질 수 있었다는 점이 마음에 와닿았고, 그런 지점에서 오늘날 일반 시민들의 뒷받침을 얻지 못하고 있는 한국 기독교를 조망하는 부분에도 시사하는 점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논픽션

노마드랜드

2021년 오스카 작품상을 받은 영화 <노마드랜드>의 원작 논픽션 작품이다. 떠돌이 이주 노동자들이 2008년 부동산 붕괴로 직업과 집을 잃고 RV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일자리를 찾아 미국 각지를 유랑하는 사연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21세기판 유목민인 이주 노동자의 삶을 깊고 직접적으로 다룬다. 이주 노동자들이 아마존 창고에서 “캠퍼포스” 프로그램으로 일하는 모습, 높은 경쟁률을 뚫고 캠핑촌 관리자로 일하는 사연, 비싼 치과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멕시코에 다녀오는 이야기 등 숫자로는 절대 알 수 없는 개개인의 삶이 그려져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암울하게만 묘사되지 않고, 노동자들의 긍정적인 시선과 희망도 따뜻하게 그려져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을 단순한 사회 고발서 이상으로 만든다. 무척 재미있게 읽은 책으로, 개인적으로는 영화보다 원작이 훨씬 낫다고 느꼈다.

예술

관계의 미술사

창조는 제로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미술도 마찬가지이다. 동료들간의 경쟁, 질투, 그리고 경합을 통해 서로에게 도전받고 영향받고 변화하면서 생겨난다. 이 책은 미술사의 획을 그은 유명인들 중에서도 에드가와 마네, 피카소와 마티소, 그리고 루치안 프로젝트와 프랜시스 베이컨의 관계에 초점을 두어 그들의 내밀하고 복합적이었던 친밀함과 질투의 관계를 폭로하며, 이들이 어떻게 새로운 예술 사조를 만들게 되었는지를 따라간다. 최근에 읽었던 예술사 책 중에서 가장 심도 있고, 인간미가 있는 책이었다.

올해의 책

히페리온, 히페리온의 종말

2022년 가장 인상적으로 읽었던 책은 역시 히페리온. 가히 SF 의 금자탑이라고 부를만하다.

파이어 엠블렘 인게이지 추천 팁

초반 추천 팁 (1 – 9장)

  1. 입문자 추천 난이도는 “하드” – “캐주얼”(사망시 영구사망하지 않고 다음에 돌아옴)로 시작하도록 할 것. 노멀은 중간부터 너무 쉬워서 지루해진다는 이야기가 많음. 혹시 하드로 진행하다가 너무 어려우면 난이도를 노멀로 내리면 된다. 다만 노멀로 한 번 내리면 다시 하드로 돌아올 수는 없음.
  2. 주인공은 여주인공 추천. 대사나 구도가 여주인공을 염두에 두고 제작한 것 같아서 남주인공이 썩 잘 어울리지 않는다.
  3. 대략 4-5장 정도까지 진행하면 필드에서 조우전이 뜬다. 하지만 초중반까지는 웬만하면 조우전은 하지 않는 것을 추천하는데, 이 게임 특성상 하위직업에서 레벨업 하는 것보다 상위직업에서 레벨업하는 것이 능력치가 더 잘 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 캐릭터별로 최대한 빨리 상위 직업으로 전직하는 것이 좋은데, 문제는 초중반까지 상위직업으로 전직할 수 있게 해주는 아이템인 “마스터 프루프”의 수급이 무척 제한되어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초반에는 메인 퀘스트 위주로 밀고, 레벨업 기회를 아껴두는 것이 좋다. 마스터 프루프라 초반 8장까지 3개밖에 나오지 않는다.
  4. 초반의 마스터 프루프는 보통 다음 인물들에게 추천한다:
  • 첫번째 프루프(안나 외전)는 클로에에게 주고, 드래곤 나이트로 승급
  • 두번째 프루프(7장 끝난후)는 시트리니카에게 주고, 세이지로 승급
  • 세번째 프루프(8장 상점)는 뤼에르에게 주고, 신룡의 왕 혹은 드래곤 나이트로 승급. (드래곤 나이트가 보통 더 추천됨)
  • 체인지 프루프는 8장 끝나면 상점에서 3개 판매한다.
  1. DLC를 사놓으면 몇몇 성능 좋은 문장사와 캐릭터, 그리고 스킬들을 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없어도 클리어에는 큰 문제는 없는데, 캐릭터 레벨업시 능력치 성장 확률을 높여주는 치키의 성옥을 달 수 없다는 점은 아쉽다. (돈값은 한다. 다만 외전은 어려운 편)
  2. 10장 이전에 주요 문장사들의 스킬을 계승해야 한다. 약간 스포일러이기는 한데, 10장부터 상당 기간동안 기존에 사용하던 문장사들을 사용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이렇게 떠나보낸 문장사들은 상당 기간이 지나야 한명씩 다시 돌아오므로, 10장 이전에 문장사들의 스킬을 가급적 계승해두어야 한다. 10장 이전 일반적으로 추천되는 계승 스킬은 아래와 같다.
  • [필수] 안나에게 마법 소질 (세리카)을 익히게 해 두어야 한다. 이후 10레벨 후 마스터 프로프로 상급직 (워리어 등) 보내고, 바로 체인지 프루프로 세이지로 변경하면 된다. 전직 계획이 없어도 마법 소질만큼은 배워두자.
  • [필수] 지팡이 적성이 없는 메이지 캐릭터들에게 미카야의 지팡이 소질을 익혀두어서 이후 세이지 전직이 가능하도록 하자. 참고로 시트리니카는 지팡이 적성이 이미 있기 때문에 필요없다.
  • [추천] 몇몇 캐릭터들은 이른바 “매복” + “분노” 세팅이 추천되는데, 이중 매복은 문장사 리프에게서 배울 수 있다. SP 500이 있다면 매복 분노 추천 캐릭터 (시트리니카)에게 달아주면 좋다.
  • [추천] 시구르드의 “재이동”은 저렴한 SP (1000)에 누구에게나 추천할만한 고급 스킬이다. 10레벨 시점에서 SP 1000이 남는 캐릭터가 있다면 시구르드의 재이동을 가급적 계승시켜주도록 하자.
  • [추천] 무기에 각인을 달아주도록 하자. 특히 크리티컬률이 높아지는 각인을 킬러 액스나 트론에 달아주면 좋은데, 해당 문장사가 없다면 달아줄 수 없기 때문이다.
  • [선택] 이외에도 마르스의 회피+10 (SP 500요구)도 좋기는 한데, 재이동에 비하면 우선순위가 떨어진다.
  • 이외에도 캐릭터들 중에 전직 스킬에서 특정한 무기 사용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면, 잊지 말고 계승해두도록 하자.
  1. 아래 캐릭터 육성 팁에 보다 자세히 설명하겠으나, 캐릭터의 잠재 성장률과 직업이 맞지 않는 함정 캐릭터들이 있다. 즉 공돌이 적성인데 문과에 온 경우다. 아래 캐릭터는 기회가 된다면 체인지 프루프로 적성을 맞춰주는 것이 좋다.
  • 안나: 마법사 적성인데, 뜬금없이 도끼캐로 합류한다. 위에 설명한대로 마법 소질을 익히게 하고, 10레벨 이전이라면 메이지로 클래스 변경, 10레벨 이후라면 상급직으로 전직 후 세이지나 메이지나이트로 전직시키자.
  • 클랜: 물리 적성인데, 뜬금없이 마법캐로 합류한다. 체인지 프루프가 있다면 드래곤 나이트 계열로 전직시키는 것이 좋다. 단 1회차에서는 힘들게 육성할 필요까지는 없으므로, 선택.
  1. [주의] 문장사 말고도 가챠로 뽑는 일반 반지들이 있는데, 출격 멤버들에게는 이러한 일반 반지라도 꼭 달아주도록 하자. 그렇지 않으면 육성에 무척 중요한 포인트인 SP를 얻지 못한다.
  2. [선택] 약간의 반지 노가다를 하면 게임 진행이 무척 편해지게 되는 팁이 하나 있다. 가챠로 뽑게 되는 일반 반지들은 S 부터 C까지 랭킹이 있는데, 이중 일부 S 반지들은 무척 성능이 좋다. 가장 추천되는 반지는 올웬 S랭크 반지인데, 보통 1회 타격이 가능한 “썬더” 마법을 2회 공격 가능하게 해주는 효과다. 썬더 마법은 사거리가 3이기 때문에 적에게 반격받지 않고 공격 가능한 마법 가운데 하나여서, 이 반지가 뽑히면 게임 진행이 무척 편해지게 된다. 다른 S랭크 반지들은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은데, 올웬 S랭크 반지만큼은 성능이 무척 좋으므로, 약간의 노가다를 할 생각이 있다면 뽑아두면 좋다. 팁은 https://bbs.ruliweb.com/game/86224/read/9422096 와 https://bbs.ruliweb.com/game/86224/read/9422245 를 참고하자. 뽑은 올웬 반지는 시트리니카에게 줘서 키우는 것이 좋다.
  3. 조금 진행하면 거점에서 동물을 기를 수 있게 되는데, 무조건 개 종류만 기르도록 하자. (개 5마리) 무기 업그레이드에 유용한 광석을 준다.
  4. 전투를 마치고 솔라넬에서 주로 하는 일은 (1) 개밭에 가서 광석 모으기, (2) 음식 만들어서 도핑하기, (3) 훈련 3회 하기, (4) 팔굽혀펴기, (5) 우물에 무기 던지기가 있다. 체력 단련은 만약 음식 도핑으로 힘 스탯이 +2 만큼 올랐다면 안해도 된다.
  5. 동료마다 요리 실력은 다른데, 예를 들어 유나카는 요리를 못한다. 마이룸에서 자고 나면 요리 담당이 바뀌니까 유나카가 요리를 맡으면 자고 오는 것을 추천
  6. 왕국 투자는 Lv.2까지만 해주고, 그 이상은 해주지 말자. 이 게임은 돈이 무척 귀한 반면, 왕국 투자의 보상은 그만한 돈값을 하지 못한다.
  7. 남는 무기들을 우물에 던질 수 있게 되는데, 귀찮아도 하도록 하자. 그러면 다음 전투 이후 우물 방문시 쓸만한 아이템과 SP 를 올려주는 귀중한 기술서들을 얻을 수 있다. 보통 좋은 무기를 던질수록 좋은 결과가 나오는데, 철이나 강철 무기를 좀 섞어서 별 3개까지는 만들어서 던지도록 하자.
  8. 사실 하드 이하 난이도에서는 원하는 캐릭터를 육성해도 크게 어렵지 않게 엔딩을 볼 수 있을 것이므로, 너무 추천 육성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
  9. 전투 팁으로는, 체인 어택을 활용 가능한 직업들이 있다. (부쉐론 등) 이러한 직업이 있는 캐릭터들을 적을 공격 가능한 범위에 두면, 다른 캐릭터가 적을 공격 할 때 80%의 확률로 적의 HP를 10% 깎아주는 공격을 해준다. 루나틱과 같은 어려운 난이도에서는 이 체인 어택을 이용해야만 격파할 수 있는 보스들도 있다. 하드 난이도에서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체인 어택의 사용방법을 알아두면 게임 진행이 몇 배는 편해진다. 캐릭터 정보창에서 직업 옆에 “연계”라고 적혀 있으면 체인 어택이 가능한 캐릭터들이니, 이런 캐릭터들은 전투시에 먼저 돌격해서 적 옆에 붙여 체인어택을 활용하도록 하자.
  10. 이 페이지들에 읽으면 좋은 팁들이 잘 정리되어 있으니 읽어보면 좋다: https://www.fmkorea.com/5523860095 https://intensity.tistory.com/5127 https://namu.wiki/w/파이어 엠블렘 인게이지#s-6.7

중반 추천 팁 (10장 – 18장)

  1. 10장 – 11장은 연전이다. 10장에 출격했던 인원이 그대로 11장에 출격하므로, 최고의 인원들을 뽑아서 출격시키도록 하자. 위에도 약간 설명했지만, 10장 전투 이후 문장사 반지들이 사라지게 되니 일반 반지를 넉넉한 숫자만큼 미리 뽑아두어서 11장을 대비하도록 하자. 특히 유나카를 10장에서도 출격시켜두는 편이 좋은데, 11장에서 적의 추격을 회피하면서 막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
  2. 슬슬 캐릭터별로 전직 및 육성 플랜을 짜두는 것이 좋다. 최종전에 12명이 출전하므로, 여유롭게 그보다는 좀 더 많은 16명 정도를 주요 육성 타겟으로 잡아두면 좋다. 아래의 캐릭터 육성 팁 글을 읽어보고,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 생각해두자. 보통 물리캐는 워리어 혹은 드래곤 나이트가 가장 추천되는데, 크리티컬 데미지가 높은 킬러 액스를 쓸 수 있고 (웬만한 적들은 원턴 킬이 가능하다), 거기에 화살까지 사용할 수 있어서 사각이 없다. 마법캐는 세이지가 가장 추천되며, 공격 마법가 회복 마법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다. 그 이외에는 전용직이 좋은 캐릭터들을 육성하면 좋다.
  3. 위의 연장선으로, 슬슬 좋은 무기들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첫째는 킬러 액스나 볼케논, 트론과 같은 무기들을 만들고, +2 혹은 +3까지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것이다. 특히 킬러 액스와 트론은 크리티컬률 차이가 나니, 최소한 2강까지는 해주는 것이 좋다. 무기에 각인을 달아두는 것도 해두는 편이 좋다.
  4. 몇몇 “마력이 높은 활 캐릭터”들에게 이 게임 최고의 마법무기 빛의 활을 달아주면 좋다. 라피스, 포가토 추천.
  5. 드래곤 나이트들이 3-5기 모였다면, 이 게임 최고의 스킬 가운데 하나인 “인연 방패”를 사용할 수 있다. 사용 방법은 드래곤 나이트를 적진에 두고 가운데에 루키나와 인게이지한 드래곤 나이트 (보통 주인공 추천)가 인게이지 상태에서 “인연 방패”를 사용하는 것인데, 그러면 인접한 드래곤 나이트들이 적의 공격을 받을 때 100% 확률로 막아준다. 드래곤 나이트가 아닌 유닛도 막아주기는 하는데 80% 확률이다. 상급 난이도에서는 필수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고, 하드 난이도에서도 도움될 때가 많으니, 기회가 되면 활용하는 것이 좋다. 직업과 인게이지만 맞추면 되니 사용방법도 크게 어렵지 않다.
  6. 미카야가 합류한 이후 오르텐시아 (다른 캐릭터도 가능하나, 비행이 가능한 오르텐시아가 가장 활용성이 높다) 에게 달아주면, 인게이지시 “지팡이 범위 +1” 특성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 5명 동시 워프, 5명 동시 회복 5명 적 광역 드로우 등등 사기적인 스킬을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다.
  7. 17장 이후로 마스터 및 체인즈 프루프를 상점에서 자유롭게 구할 수 있으므로, 밀린 육성은 이때 몰아서 해도 된다.

후반 추천 팁 (19장 – 26장)

  1. 슬슬 캐릭터들의 SP가 충분히 모였다는 것을 전제로, 좋은 스킬들을 달아줄 수 있다. 다만 1회차에서 DLC 없이 원하는 캐릭터에게 원하는 스킬을 달아주기는 쉽지 않은데, 예를 들어 “달의 팔찌”와 같은 추천 스킬은 SP요구량이 5000이나 되기 때문이다. 캐릭터별 추천 스킬들을 보고 잘 달아주도록 하자. 잘 모르겠다면 시구르드의 재이동 (SP 1000)이 좋고, SP가 미묘하게 남는다면 카무이의 HP+7 (SP 500)도 좋다.
  2. 각 캐릭터별로 적합한 문장사 짝을 정해두면 좋다. 캐릭터별 육성을 참고하도록 하자.

챕터별 전투 공략 팁

  • 일본 위키 (https://game8.jp/fe-engage) 가 각 챕터별 팁을 잘 정리해두고 있다. 필요하면 크롬에서 접속해서 번역해서 보도록 하자. 각 장에서 합류하는 캐릭터들도 정보가 나오니, 진행이 어렵다면 한 번 읽어보면 도움이 된다.

캐릭터 육성 팁 (요약)

모든 인물을 골고루 키운다기보다는, 성장률이 좋은 캐릭터들을 우선적으로 키우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추천되는 캐릭터는 다음과 같다. 노 DLC 기준.

티어1

  • 활용도가 높으므로 큰 이유 없으면 키우는 것을 추천.
  • 주인공 (뤼에르): 모든 전투에서 출격해야 하므로, 키워주어야 한다. 보통 신룡의 왕으로 키우거나 드래곤 나이트로 키우는데, 보통 드래곤 나이트로 키워서 킬러 액스를 들리는 편이 추천된다.
  • 카게츠: 성장률 1티어 탑이므로 꼭 키우는 것이 좋다. 역시 드래곤 나이트가 추천된다.
  • 아이비: 비행 마법사 유닛으로 성능이 좋은 편이므로, 역시 키우는 것을 추천한다.
  • 오르텐시아: 역시 비행 마법사 유닛인데, 유틸 성능이 탑급이다. 미카야와 인게이지 하면 광역 회복, 광역 워프 등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 파네토네: 최고의 메인 딜러 + 탱커. 워리어 달고 매복 분노를 배운 뒤 킬러 액스 들려주고 적턴에 들려보내면, 모든 적을 선반격으로 원턴킬한다. 궁사 등의 사거리가 긴 캐릭터들만 주의하면 된다.
  • 세아다스: 본작의 유일한 댄서로, 재이동 스킬 하나만으로도 채용의 가치가 충분하다.
  • 유나카: 회피도 잘하면서 선봉에서 적의 공격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이른바 “회피탱커”의 독보적인 존재다. 강철 단검 2강 제작해서 달아주면 된다. 중후반에서 힘이 좀 딸리므로, 이후 워리어도 전직 추천.
  • 장: 해당 직업 성장률에 보너스가 걸리는 특이한 능력이 있다. 즉 어떤 직업이건 키우는 대로 잘 자란다.

티어2

  • 캐릭터 성장률을 보고 골라서 키우면 된다
  • 루이: 최고의 탱커 가운데 하나로, 시구르드를 달아주면 좋다. 키울거면 14장 부츠도 먹이는 것을 추천한다.
  • 클로에: 드래곤 나이츠 추천 캐릭 가운데 하나다. 힘이 좀 안 오르는 경향이 있는데, 도핑을 해주면 좋다.
  • 스타루크: 에티에의 상위 호환 캐릭터로, 린과의 효율이 좋다. 상급직 레벨 5가 되면 월광을 배우는데, 이게 효율이 좋은 스킬이라서 이거 하나 보고 키우는 캐릭 가운데 하나다.
  • 에티에: 초반의 소중한 활 캐릭터 가운데 한 명. 보통 워리어 추천.
  • 디아만드: 체인 어택이 가능한 전용직이라서, 전투에서 도움이 된다. 탱커로 활용하는 것을 추천.
  • 안나: 최대한 빨리 마법사로 전직했다면 1티어 법사가 될 수 있다. 다만 1회차에서는 키우는게 손이 좀 갈 수 있다.
  • 시트리니카: 초중반에는 올웬 S랭크 반지 다임 썬더를 들고 있다면 1티어 법사가 될 수 있다. 후반부는 매복 분발을 이용한 빌드 추천.
  • 셀린: 일명 물리와 마법이 같이 오르는 하이브리드형 캐릭터인데, 보통은 좀 애매한 측면이 있다. 천둥의 검을 달아주고 크롬을 주는 것이 많이 추천된다.
  • 프랑: DLC가 있다면 인챈트, 없다면 마스터 몽크 추천. 하이브리드형 캐릭터여서 몽크 계열이 추천되며, 섬진 체술을 달아주면 무척 유용하게 활용 가능하다.
  • 라피스: 보통은 소드마스터 보다는 워리어로 많이 채용된다. 10장 이전에 재이동을 배울 수 있는 캐릭터여서 좋은 편이다.
  • 판도로: 보통은 메이지 나이트를 추천한다. 볼케논에 각성의 각인 달아주면 추격 법사로 사용이 가능하다.
  • 골드마리: 체인 어택용으로 많이 활용되는 캐릭터로, 보통 슬렌드 스피어 / 투척창을 끼워주고 병풍을 세우는 역할로 쓴다. 브레이브 히어로 추천.
  • 베일: 극후반 합류 캐릭터여서 딱히 육성할 필요 없이 바로 투입해도 된다. DLC가 없다면 문장사 카무이랑 잘 어울리고, DLC가 있다면 세네리오 추천.
  • 모브: 역시 극후반 캐릭터여서 딱히 육성하지 않고 보우 나이트로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빛의 활 추천.
  • 포가토: 마력 성장률이 높은 편이기에, 전용직을 사용하고 빛의 활을 사용하면 좋다.
  • 제이데: 탱킹이 잘 안되는 경향이 있어서, 그리폰으로 전직해서 사용하는 편이 많이 추천된다. 그런데 보통 그리폰 자체가 잘 추천되는 직업이 아니어서, 캐릭터를 꼭 육성할 필요는 없다.
  • 메린: 드래곤 나이트 변경 추천. 성장률과 성능이 무척 뛰어난 편이다.
  • 젤코바: 유나카와 함께 이 작품의 유이한 시프이다. 취향 차이로, 둘 중 원하는 사람을 키워도 된다.

비추천

  • 클랜: 물딜인데 마딜로 시작하는 캐릭터로, 초회차에는 키우기가 까다롭다. 드래곤나이트로 적기에 전직하면 좋은 편이다. 다만 초창기에는 최대한 방치해 두었다가, 나중에 체인지 프루프가 나오면 키워야 하는데, 다른 좋은 캐릭터들이 많다보니 보통 방치되는 경향이 많다.
  • 미스티라: 성능은 썩 좋지 않은 편으로, 보통 스킬 모래진영 하나만을 보고 쓰는 편인데, 이게 노 DLC 기준으로 기술치가 낮아서 추천되지 않는다.
  • 알프레드: 힘 성장률이 썩 좋지 않은 편이다. 힘이 잘 크면 사용 가능할 수도 있다.
  • 부셰론: 성장률이 워낙 좋지 않아서, 초중반 버티면 보통은 버려지는 캐릭터.
  • 엠버: 성능이 썩 좋지 않다. 안 키워봐서 잘 모르겠음.
  • 보네: 안 키워봐서 잘 모르겠음.
  • 린덴: 안 키워봐서 잘 모르겠음.
  • 자피아: 안 키워봐서 잘 모르겠음.
  • 시간이 되면 이 캐릭터별 공략 웹페이지를 읽어보면 도움이 된다. 다만 DLC 기준으로 되어 있으니, 노 DLC인 경우를 좀 감안해야 함.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fireemblem&no=561920

2022년 4분기와 함께한 책

소설

은하수의 저주 (★★★✩✩)

용왕, 선녀, 그리고 날개옷 설화등을 적당히 차용한 소설인데, 억지로 끝까지 읽긴 했지만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인물 이름이 우선 다 비슷비슷해서 구별이 잘 되지 않았고, 세월호를 연상시키는 “인생호 사건”은 굳이 등장하지 않았어도 되었고, 등장 인물들의 동선과 스토리텔링도 썩 만족스럽지 않았으며, 데우스 마키나 식의 전개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비추.

기묘한 러브레터 (★★★★✩)

2명이 장문의 페이스북 메세지를 (일종의 편지처럼 보면 된다) 교환하면서 과거에 있었던 일들의 비하인드가 밝혀지는 구성의 소설이다. 무척 흡입력있다. 사실 내용 자체는 크게 특별하지 않은데, 오로지 엄청나게 흡입력 있는 내러티브만으로 끝까지 읽게 만드는 책이다. 추천!

목소리를 드릴게요 (★★★★✩)

정세랑의 단편 SF 모음집으로, 세기말을 다룬다. 좀비 아포칼립스를 다룬 <메달리스트의 좀비 시대>는 다른 곳에서도 많이 본 설정이어서 그렇게까지 흥미롭지는 않았지만, 거대 지렁이가 지배한 인류의 미래를 다룬 단편이라든지, 인어공주의 알레고리와 능력자물을 독특하게 결합한 <목소리를 드릴게요> 등 정교한 구성과 완성도 높은 단편들이 많이 포진해 있었다. 훌륭한 SF 모음이다. 추천!

아홉수 가위 (★★★★★)

표제작 <아홉수 가위>는 귀신 이야기를 다룬 괴이물이자 성장물적 요소가 잘 어우러져 있고, 무척 가슴 뭉클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다른 작품들도 완성도가 높고 서사가 훌륭하다. 다만 저자 본인의 말처럼 “네거티브한 에너지”라는 주제에 맞춘 단편들이어서 그런지, 좀 청승맞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었다. SF 라기보다는 어반 판타지가 조금 더 가까운 장르에 속하지 않나 싶다. 추천!!

로스트 라이트 (★★★★★)

역시 믿고 읽는 <해리 보슈> 시리즈이다. 이 작품은 특히 반전이 많은 편인데, 필력과 구성에서 형사 스릴러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 추천!

순수한 관찰자 시점 (★★★✩✩)

SciFan 으로 나온 책들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상인데, 번역이 대부분 직역체여서 읽기가 힘들다. 원문의 뉘앙스를 잘 살리지 못하고, 문장 끊기의 호흡도 이상하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나와 잘 맞는다는 느낌이 없었다. 내용도 크게 남는 것이 없고.

초능력 병아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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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수꾼이 여자 친구를 위해 초능력 병아리를 밀수해서 들어오면서 사건이 벌어진다. 초능력 병아리의 활약이 좀 더 유쾌하게 그려지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있다.

대멸종 (★★★★✩)

SF 의 명가로 새로이 발돋움하고 있는 출판사 “안전 가옥”에서 “대멸종”이라는 주제의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들을 모은 책이다. 늘 안정적인 퀄리티를 자랑하는 안전가옥에서 나온 책이어서 역시 기대한만큼 만족스럽게 읽을 수 있었다. 감마선 폭발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멸종되고 이를 다루는 저승 사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저승 최후의 날에 대한 기록>이 가장 독특했고 인상적이었으며, 아포칼립스 좀비물을 다룬 다른 단편들은 다소 식상했다.

다섯 번째 감각 (★★★✩✩)

김보영의 소설은 내 취향이 아니다. 청승맞고 신파적인 분위기가 강하다고 느끼는데, 그게 영 거슬린다. 이 책도 억지로 다 읽기는 했는데, 내 취향에는 맞지 않았다.

좀비즈 어웨이 (★★★★✩)

한국형 좀비 사태를 배경으로 한 좀비 단편들의 모음집이다. 그런데 좀비물들이 대부분 비슷비슷한 배경의 비슷비슷한 서사를 가지고 있어서인지 크게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 즉 어디서 많이 보았던 느낌의 단편들이 많다. 킬링 타임용으로는 나쁘지 않다.

우아한 우주인 (★★★★✩)

SF 단편선 모음집이다. 대상을 받은 “우아한 우주인”은 넷플릭스의 <러브,데스+로봇>의 “독수리자리 너머” 에피소드가 연상되었고, “침묵만이 들렸다”는 유전자 맞춤 인간의 법정 변론이라는 흥미로운 구성과 서사가 돋보였다. 한국 SF의 질적 및 양적 발전은 무척 고무될만한 현상이다. 추천!

신더 / 스칼렛 / 크레스 / 윈터 (★★★★★)

양어머니로부터 학대받는 수리공 “신더”에게 어느날 제국의 황태자가 찾아와서 고장난 안드로이드의 수리를 맡긴다. 신데렐라가 연상되었다면, 당신의 추측이 맞다. 신데렐라, 빨간모자, 라푼젤, 그리고 백설공주에서 모티브를 따온 캐릭터와 갈등관계를 먼 미래로 옮긴 SF <루나 크로니클>의 내용이다. 이러한 동화적 배경에 더해, <루나 크로티클>만의 독특한 SF 설정, 즉 달에 사는 인간들의 국가인 “루나”와 치명적인 전염병의 위협이 소설을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간결하게 잘 읽히는 필체, 매력적인 주인공, 강력한 악당, 흥미로운 서사, 성장물적 요소, 미스터리 등등 여러가지 요소가 잘 버무러진 훌륭한 판타지 소설이다. 아무런 생각없이 읽기 시작했다가 정신이 들어보니 나도 모르게 마지막 권을 읽고 있을 정도로 무척 재미있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마지막 권에서 지나치게 “뭔가를 시도하다 – 누군가 잡히고 – 도망가고 – 다시 돌아오는” 구조의 원패턴이 반복되는 점이지만, 재미는 확실히 보장한다. 추천!

작가 형사 부스지마 (★★★★✩)

소설 작가들이 사건에 휘말려 살해당한다. 이 사건들의 진상을 작가이자 형사를 겸직하는 주인공 “부스지마”가 파헤친다. 단편 에피소드들로 구성되어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정통파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캐릭터가 강조된 라이트 미스터리라고 볼 수 있다.

마법 서점 라라 북스 (★★★✩✩)

단편 모음집이다. 다 읽기는 했는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내용은 없었다.

근본 없는 월드 클래스 (★★★★★)

모종의 이유로 축구가 4대 사회악이 되어 근절되어 버린 2030년 미래에서, 대학교 조별과제로 과거 월드컵 선수를 인터뷰하는 주제를 맡게 되는데… 블랙코미디적인 배경과 재미있는 캐릭터들, 무겁지 않은 분위기와 인터뷰로만 풀어나가는 문체, 수많은 동시대 패러디 요소들로 가득찬 신선한 소설이다. 추천!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

미스터리 팬에게 추천하는 심리 미스터리 스릴러다. 한 책방 주인이 과거에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런데 누군가가 그 글대로 실제로 살인을 벌이기 시작하고, 이를 조사하러 FBI 조사관이 파견되어 나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각종 고전 미스터리에 대한 진한 오마주가 묻어나오는 책으로, 애거사 크리스티의 미스터리, 그중에서도 <ABC 살인사건>,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를 한 번씩 읽어보았다면 더욱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심리 스릴러 요소도 무척 강해서 끝까지 긴장감있게 읽을 수 있었다. 추천!

기파 (★★★★✩)

조난당한 우주선에 있을 지 모르는 생존자를 찾아 탐험하는 SF이다. 게임에서 나 와 같은 비슷한 장르의 작품이 많아서 독창적이라고는 느끼지는 못했지만, 안정적인 내러티브를 만들어나가는 솜씨가 좋다고 느꼈다.

노사이드 게임 (★★★★★)

대기업의 경영전략실에서 근무하는 엘리트 기미시마는 사내 정치에서 밀려 요코하마 공장의 총무부장으로 좌천된다. 요코하마 공장은 프로 럭비팀을 운영하고 있는데, 강등을 겨우 면하는 실력의 팀이고 게다가 감독을 새로 뽑아야 한다. 럭비팀의 제네럴 매니저도 겸하는 총무부장으로서, 기미시마는 럭비팀을 재건하는 사명을 떠안게 된다. 이 책은 독특하게도 선수나 감독이 아니라 일종의 구단주격인 “제네럴 매니저”의 입장에서 팀을 재건하는 스포츠 소설이다. 스포츠 팀의 재건, 회사 이사진의 예산 절감 압박과 암투, 기업 인수 합병과정의 의혹, 그리고 클라이맥스의 가슴 뜨거워지는 명승부 등을 간결한 문체로 풀어낸 책으로서, 스포츠 소설로도, 미스터리로도, 스릴러로도 작품의 완성도가 무척 높아서 책을 손에서 떼기 힘들게 만드는 흡인력이 정말 대단하다. 단연 이케이도 준의 작품 중에서도 최고인 것 같다.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면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머니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강력 추천!

사회

민주주의 공부 (★★★★✩)

민주주의의 약점과 도전에 대해 심도 있게 고찰하고 있는 책이다. 민주주의의 내재적인 취약점, 선거를 통한 구조화되고 제도화된 불확실성, 포퓰리스트가 왜 득세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지, 그리고 일종의 정보 브로커로서의 언론의 역할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인상깊은 책이었다. 단점은 문장이 어렵게 번역되어 있다. 더 쉽게 끊어서 번역했어야 했다. 또한 대부분의 정치 교양서가 그렇듯, 특별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끝난다는 점도 다소 아쉬웠다. 정치학 책을 좋아한다면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지식의 착각 (★★★★✩)

왜 사람들은 그토록 가짜 뉴스나 헛소문, 음모론처럼 비합리적인 것들에에 열광할까? 왜 이성이 작동하지 않을때가 더 많을까? 이 책에서는 인간의 이성이 작용하지 않는 각종 사례들과 이유들, 즉 무지, “모르는 것을 모르는 것” (unknown of unknown), 인과 관계의 혼동, 확증 편향, 공동체의 압박, 사실보다 가치관에 대한 우선순위 등등을 설명한다. 스티븐 핑커의 와도 맥을 같이 하는 책으로 같이 읽으면 좋다.

경제

돈의 역사는 되풀이된다 (★★★★✩)

투자 교양서로는 괜찮다. 기본적으로 복리 투자, 포트폴리오 이론, 가치 투자 v. 모멘텀 투자 등에 대한 투자에 대한 전반적인 상식을 얻기에 좋은 책이다. 유명세(?)에 배해 깊이 있는 내용까지 다루지는 않는다.

화폐이야기 (★★★★✩)

경제학의 다양한 토픽들 중에서 “화폐”에 대해서 집중하고 화폐 역할의 변천사를 깊이 있게 탐구한 책이다. 금 본위제, 기축 통화, 영국의 영란은행이 중앙은행의 발전에 끼친 기여, 케인즈의 통화론,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등등의 이야기를 깊이 있기 풀어낸다. 단점이라면, 교과서처럼 사실 관계 위주의 나열이 많아서 교양서로는 조금 지루하다는 점이고, 공저자가 여러명이어서 내용이 중복되는 부분들이 많다는 점이다. 그 점을 제외하면 화페의 역사를 다룬 훌륭한 책이다.

경영

일본에서 가장 수익률 높은 공장 에이원 이야기 (★★★★✩)

이 책을 읽으면 왜 일본이 중소기업 강국인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에이원 창업자가 직접 회사의 경영 철학과 전략을 설명하는 책인데, 작년에 읽었던 <더 골>의 내용이 연상되어서 무척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즉 재고를 최대한 줄이고, 고객 턴오버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서 엄청난 수익률을 거두는 중소기업 제조공장의 이야기이다. 기업의 운영 철학과 중소기업 운영이 대기업과 어떤 면에서 다른지 등등도 알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추천!

픽사 스토리텔링 (★★★★✩)

픽사의 스토리텔러가 스토리텔링의 기술을 직접 전하는 책이다. 가벼운 자기계발서로 추천한다.

도요타의 원가 (★★★★✩)

도요타의 경쟁력은 철저한 원가 계산에 있다. 도요타는 제품을 먼저 설계하고, 원가를 산정한 다음, 거기에 이익을 더해서 가격을 산출하지 않는다. 대신 도요타는 거꾸로 시장과 가격을 먼저 산출하고, 거기에 맞춰서 원가를 정한다음, 그 원가에 맞춰서 모든 팀이 적절한 부품과 원가 절감 노력을 한다. 그 과정이 무척 흥미로웠고, 한편 마케팅 측면에서 합리적이라고 느꼈다. 공장에서 쓰이는 연필 하나까지도 원가로 산정하는 집요함에서는 혀를 내두를수 밖에 없었고, 도요타의 차들이 왜 가격 경쟁력이 있는지 그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추천!

자기 계발

빠르게 실패하기 (★★★✩✩)

제목(fail fast)이 마음에 들어서 무언가 영감을 주는 사례들이 많을까 싶어서 책을 읽었는데, 사실 책 내용은 그냥 평범한 자기계발서였다. 내용도 얄팍하고, 굳이 읽을 가치는 없는 책인 것 같다.

투자

동일비중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가치투자하라 (★★★✩✩)

사실 나도 취하고 있는 전략이다. 핵심은 (1) 장기 투자 및 (2) 리밸런싱이다. 사실 나도 리밸런싱을 가끔 하고 있기는 한데, 월별 기본 투입금이 있는 경우 (월급 일부를 항상 투자한다든지) 굳이 리밸런싱을 할 필요까지는 있을까 싶다. 또한 책에서 나온 리밸런싱 예제, 즉 규칙적으로 주가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본다. 백테스트 혹은 power law에 따른 random walk를 반영하였다면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심리학

잡동사니의 역습 (★★★★✩)

저장 강박증을 지닌 사람들, 일명 “hoarder”를 다룬 일종의 심리학 책이다. 책 처음에 등장하는 중증 저장 강박증 대표 사례인 콜린스 형제 이야기가 흥미로웠고, 이런 비슷한 사례가 많다는 점, 그리고 유전적 관련성이 크게 의심된다는 점도 유전적인 원인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다람쥐가 겨울을 대비하기 위해 도토리를 모아놓는 본능이 있는 것처럼, 저장 강박도 인류 조상이 가졌던 일종의 생존 기제의 흔적이 아닐까.

어떻게 죽을 것인가 (★★★★★)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죽음에 대해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한다든지) 죽음을 매일 접할 기회도 많지 않다. 오늘날 대부분의 죽음은 고령에 의한 질병이며, 많은 노인들이 중환자실에서 홀로 쓸쓸히 죽음을 맞이한다. 이러한 죽음이 등장한지는 100년도 채 되지 않았다. 이 책은 죽음을 정면으로 다루는 책이다. 삶의 마지막 단계에 들어선 다양한 노인들과 사례들, 그리고 사회 시스템의 발전 — 구빈원, 호스피스, assisted housing 등 –을 다루면서 삶의 끝맺음과 죽음을 준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말기 암 환자의 의미없는 항암 치료, 이미 죽음의 단계에 들어선 사람에 대한 소생술과 DNR (do not resurrect)과 같은 이야기를 읽으면서, 죽음에 대해 미리 고민하고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특히 의사의 역할에 대해서도 공감할 수 있었는데, 사실을 말하지 않고 여러가지 정보만을 주면서 결정을 환자에게 넘기면서 의미없는 항암치료를 권하는 것보다, 실제 환자의 삶의 질과 의미에 대해서 깊이 있게 공감해주는 의사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되었다. 죽음은 패배가 아니라 또다른 과정이자 관문이라는 것을, 환자만이 아니라 의사도 함께 이해하고 맞닥뜨리는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다. 책에서는 작가 본인의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데, 무척 개인적이어서 가슴 뭉클했다. 본인이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 입장이라면, 자녀들과도 함께 한 번 읽고 진솔하고 죽음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면 좋으리라 생각한다.

인문

세계문학 브런치 (★★★★✩)

세계 문학이라기 보다는 서양 문학 브런치에 더 가깝다. 유명한 서양 문학 작품들을 원문과 함께 간략하게 소개하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역사

석유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가 (★★★★✩)

석유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 패권을 지배한다는 말이 크게 틀리지 않는 것 같다.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 석유 금수 조치와 일본의 진주만 공습, OPEC, 셰일 가스, 그리고 국제 석유 기구 등등 세계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석유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책이다. 추천!

조선 정치의 꽃 정쟁 (★★★★✩)

조선시대의 붕당정치에 대한 오해가 많다. “쓸모없는 분쟁”이자 “폐단” 정도로만 이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이는 일제시대 식민사관의 영향이다. 이 책은 조선시대의 정쟁이 어떠한 배경에서 이루어졌는가를 역사 소설 및 해설의 문체를 빌어 딱딱하지 않게 풀어나간다. 대표적으로 예송논쟁의 경우 “어떻게 상복을 1년 입느냐 3년 입느냐 같은 쓸모없는 것으로 싸우느냐”고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철학적, 시대적, 사회적, 정치적 맥락을 이해한다면, 정쟁의 의미와 배경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그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는 책이다. 다만 책의 단점도 있는데, 교차검증되지 않은 야사에서 온 이야기 (예를 들어서 장녹수가 인현황후를 저주했다는 등의 이야기), 그리고 시스템의 결함 혹은 왕의 문제 (숙종의 잘못)를 거론하지 않고, 여성에게만 가혹한 잣대를 들어 한 개인의 잘못(장녹수의 개인 패륜)으로 재단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여겼다. 추천!

네모에 담은 지구 (★★★★✩)

메르카토르의 업적과 배경, 메르카토르 도법의 유용성과 한계, 그리고 최근의 페터스 논쟁까지 다루는 책이다. 책의 토픽이 흥미롭고 구성이 좋은 편이다. 다만 글의 호흡이 길고, 너무 지엽적인 디테일까지 다루고 있어서 자칫 길을 잃기 쉬운 점이 단점이다. 메르카토르에만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다양한 다른 지도 도법들도 함께 이야기하면서 페터스 이후의 실제적인 논의와 일상 생활에서 만나는 지도 (구글 지도나 위성 지도같은)에 대한 이야기를 심도 있게 풀어나갔다면 더 좋은 책이 되었으리라는 아쉬움이 있다.

온돌, 기원과 역사 (★★★✩✩)

온돌의 기원과 역사를 소개하는 책이다. 다소 짧다는 점이 아쉽다.

교양과학

외계생명체 탐사기 (★★★✩✩)

외계 생명체 탐사를 다룬 가벼운 교양 과학서이다. 깊이가 좀 얇다는 점이 아쉽다.

위대한 생존 (★★★★✩)

지구상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생물들, 예를 들어 웰위치아나 뇌산호, 캘리포니아 레드우드 트리 등을 사긴과 함께 간략한 배경을 작가 본인의 여행기와 함께 다룬 독특한 생태 에세이이다. 다큐멘터리를 “읽는” 느낌이 드는 책이다. 추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책 제목을 보면 도대체 무슨 내용인가 혼란에 빠지기 쉽다. 무척 독특한 논픽션 과학 에세이다. 이 책은 우리가 생물학 그리고 진화론에서 흔히 접하기 쉬운 오류, 즉 어느 한 종이 다른 종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이나 진화의 “사다리”라는 개념이 왜 위험한지를, 성소수자인 저자 본인의 삶과 함께 저자가 발견한 독특한 과학 빌런 데이비드 조던의 생애와 업적, 그리고 살인 의혹과 우생학 옹호자로서의 흑역사를 이야기하면서 함께 다룬다.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책으로, 책 제목의 의미는 마지막에 가서 풀리게 된다. 강력 추천!

복잡계 개론 (★★★✩✩)

요즘은 “네트워크 역학” 혹은 “네트워크 효과”로도 유명한 복잡계 (카오스 이론)에 대한 이론적 프레임을 제공하는 책이다. 대학 교재 같은 구성이어서 다소 딱딱한 편이지만, 복잡계에 대해 충실하게 설명하고 있다. 다만 10년 전에 나온 책이어서 예제들이 낡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바늘잎나무 숲을 거닐며 (★★★★✩)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침엽수들을 주제로 다룬 교양 과학서이다. 생태학적 부분들도 충분히 다루고 있는 책으로, 적당한 넓이와 깊이를 갖추고 있는 교양 과학서이다. 추천!

마법의 비행 (★★★★✩)

생물의 비행에 얽힌 진화를 다루는 리처드 도킨스의 책이다. 흔히 진화 반대론자들의 주된 논거 가운데 하나가 “날개는 무척 복잡한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점진적인 진화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인데, 이 책에서는 이른바 “제한된 비행 능력을 갖춘 날개”도 여전히 진화상 유용한 측면이 있다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 나간다. (하늘 다람쥐처럼 글라이드하는 경우) 다만 나는 리처드 도킨스 이 양반을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기본적으로 유신론자들은 모두 멍청이 정도로 취급하는 엘리티시즘이 싫다. 나는 리처드 도킨스는 그냥 똑똑한 트럼프, 고상한 척 하는 유신론 혐오론자로 본다. 그 역겨움을 참을만 하다면 나쁘지 않은 책이다.

공룡 사냥꾼 (★★★★✩)

자연사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공룡뼈들의 상당수는 고생물학자가 아니라 전문적인 “화석 수집꾼”들에 의해 발견되고 상업적으로 경매에 붙여져서 거래된다. 그 화석 중에서도 이른바 성배에 가까운 T-Rex 의 화석의 가격은 무척 높은 편인데, 이런 화석을 몽골과 같은 해외에서 발굴하여 미국으로 들여오는 과정에서 상당수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넘나들게 된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이른바 공룡뼈 소송으로 유명해진 에릭 프로코피의 이야기를 다룬다. 꽤 흥미로운 주제를 다룬 책인데, 문체가 정돈되지 않고 산만한 것이 약점이다. 공룡 화석을 좋아한다면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보았다 (★★★★★)

목수의 입장에서 저술한 산림학 책이자 생태 에세이로도 볼 수 있는 독특한 책이다. 나무는 어느 계절과 시점에 베는 것이 가장 좋은가, 벤 나무의 우듬지는 어디를 향해야 하는가, 자연 건조 및 야적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등 기존에 접해보지 못한 이야기들이 많이 있어서 무척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건축 자재로서의 목재가 가진 매력에 대해서도 잘 알게 되었다. 추천!

뼈가 들려준 이야기 (★★★★✩)

뼈를 주제로 삼은 교양과학서 + 에세이이다. 가장 인상깊었던 챕터는 어린이 학대 사망 사건의 진실을 가리기 위한 뼈의 역할을 이야기하는 챕터였는데, 가슴 묵직하게 다가왔다. 단점이라면 개인 의견과 회고가 많은 편이어서 교양과학서로의 정체성을 흐린다는 점이다. 다소 난삽한 구성과 창조론 및 진화론 논쟁이 책 주제에 썩 어울리지 않아서 이 책에 없어도 괜찮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기술

NFT 실체와 가치 (★★★★✩)

NFT란 무엇인가, 특히 이 책은 그 중에서도 Token 에 대해 중점을 두어 설명하고 있다. 나도 NFT는 일종의 마케팅 용어이며, Token 이라는 표현이 더 맞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비트코인 및 NFT에 대해 회의적인 편이다. Immutability, distributed consensus 등에 대한 몇몇 점을 제외하고 NFT가 가지는 크게 특별한 점은 없다고 생각하고, 투자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입장이며, 중간 거래의 투명성을 제외하고는 크게 신선한 점이 없다는 입장에 서 있지만, NFT 가 무엇인지에 대해 궁금하다면 읽어볼만 하다.

의학

우리 역사 속 전염병 (★★★★✩)

책 제목과 내용이 따로 노는 책이다. 전염병보다는 의녀 제도에 대한 고찰, 허준과 동의보감 등 조선시대의 의료 기관 및 의료 체계를 주제로 다룬다. 전염병도 다루기는 하는데, 아무래도 증상이 다 비슷비슷하고, 해결책도 격리 및 대증 요법으로 다 거기서 거기다보니 비슷비슷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도시

미국을 더 깊이 알 수 있는 핫스팟 (★★★★✩)

미국의 각 도시들을 중심으로 도시에 얽힌 미국사를 풀어낸 책이다. 철도, 이민, 노예제, 침탈 등등 미국사의 주요 역사를 샌프란시스코나 하와이와 같은 도시를 통해 비추고 있다. 꽤 훌륭한 책이다. 추천!

슈퍼 라이브러리 (★★★★✩)

도서관의 “공간”에 대해 고민하는 책이다. 어떻게 하면 섬과 같이 외따로이 떨어진 도서관이 아니라, 주변 환경과 지역에 더 어울린 도서관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미래의 도서관은 어떤 모습이 될 것인가를 고찰하는 책이다. <뮤지엄X여행>을 재미있게 읽었다면, 이 책도 취향에 맞을 것이다.

종교

종교개혁, 그리고 이후 500년 (★★★★★)

루터의 종교 개혁이 촉발된지 500년이 흘렀다. 이 책은 그 500년의 시간을 반추하며 개신교회사, 한국 기독교사, 그리고 현재의 한국 기독교를 진단하는 3부로 이루어진 책이다. 책의 구성이 알차고 심도있다. 종교 개혁은 단순히 교리 다툼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가톨릭 교회에 대한 근원적인 회의와 비판, 그리고 무엇보다 민중들의 뒷받침이 있어서 이루어질 수 있었다는 점이 마음에 와닿았고, 그런 지점에서 일반 시민들의 뒷받침을 얻지 못하고 있는 한국 기독교를 조망하는 부분도 시사하는 점이 컸다. 한국 기독교가 욕을 먹는 것에 대해 단순히 “일부의 잘못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것을 좀 더 잘하면 된다”하고 받아들이는 개교회의 시각은, 물밑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문제 의식도 깊게 다가왔다. 추천!

생명공학에 대한 생명신학적 비판 (★★★✩✩)

생명공학에 대한 1차원적인 주장만 담겨 있다. 대표적으로 GMO에 대해서 위험하니 무조건 먹지 말라는 논조라든지, 기독교가 “세력을 모아서” 반대 세력에 대해 대항세를 키워야 한다느니 하는 시대의 맥락을 읽지 못하는 일차원적인 접근만이 열겨되어 있고, “왜”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은 부족한 책이다.

한국교회 분단과 분열의 트라우마를 넘어서 (★★★★✩)

한국 교회의 문제점, 그 중에서도 특히 세습과 관련된 문제를 다룬다. 교회 세습을 앞두고 온 교인들이 서로를 비난하고 분열되게 된 교회를 겪어본 교인의 입장에서, 이로 인한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다소 아쉬운 점은 다양한 인터뷰나 폭넓은 데이터에 기반한 근거가 부족하다보니, 주관적인 논증으로 그친다는 인상을 받았다는 점이다.

하나님의 이름은 하나다 (★★★★✩)

성경 속의 인물과 사물의 “이름”에 부여되는 의미를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 그리고 히브리 원어에 대한 이해가 선행된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다. 즉 이름 그 자체가 의미를 가진다는 점이다. 5000년 전의 언어와 컨텍스트를 현대의 언어로 온전히 옮겨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왜 어느 정도의 의미가 소실될 수 밖에 없는지도 알 수 있었다. 추천!

예술

히사이시 조의 음악일기 (★★★✩✩)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메인 작곡가로도 유명한 히사이시 조의 음악 에세이 모음이다.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보니 통일성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작곡가를 겸하고 있는 지휘자가 느끼는 클래식 음악과 모던 음악에 대한 생각들을 엿볼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지휘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 읽어볼만하다.

빛이 매혹이 될 때 (★★★✩✩)

미술사의 주요 작품들을 빛의 관점에 초점을 맞추어서 설명하는 책이다. 즉 카메라 옵스큐어와 같은 도구들이 어떤 도움을 주었나, 왜 유화의 색채가 더 다양한가 등등 일종의 광학을 주제로 한 교양 과학 + 미술사 같은 책이다. 교양서로는 유용한데,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내용이 없는 점은 아쉬웠다.

2022년 3분기와 함께한 책

소설

서부 해안 연대기 (★★★★✩)

처음으로 끝까지 읽은 어슐러 르 귄의 장편작이다. 총 3가지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에피소드 “기프트”와 두 번째 에피소드 “보이스”는 긴장감있게 재미있게 읽었다. “기프트”는 고원지대 유목민들을 보는 듯한 현실적인 분쟁이 흥미로웠고, “보이스”도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다만 마지막 에피소드 “파워”는 내 취향이 아니어서 설렁설렁 읽었다. 전반적으로는 SF 라기보다 청소년 성장소설에 더 가까운데, 소설의 배경이 암울하다보니 등장인물들의 고난이 상당히 강조되었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

소설 초반 삼미 슈퍼스타즈의 삽질(..)을 설명하는 파트가 무척 유쾌하다. 롯데 팬들이 암 걸린다는 심정이 뭔지 알 것 같았다. 소설의 후반부에서는 이를 핵심 소재로 활용해서 캐릭터의 내면과 성장을 이야기하는데, 개인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아서 좋았다. 다소 자기 계발서 같은 메시지가 있긴 하지만 (하고 싶은 대로 살라), 전체적인 호흡과 흐름이 좋은 편이다. 다만 표절 의혹이 있는 작품이다보니 (의혹이라기보다는 거의 사실이라고 봐야한다), 누군가에게 선뜻 권하기에는 좀 꺼려지는 부분이 있다는 점이 아쉽다. 추천!

나쁜 토끼 (★★★★★)

훌륭하게 잘 쓰인 추리 스릴러이다. 실종에 얽힌 진실이 풀려 나가는 진행 과정이 무척 흡인력있고, 시나리오 빌드업의 관점에서도 중간중간 지루하지 않게 사건이 적절히 뻥뻥 터져주며, 캐릭터들도 매력적으로 잘 살려두었다는 점이 장점이다. 후속작이 나와도 재미있게 볼 수 있을만한 이야기이다. 다만 종반의 “토끼 사냥” 진상 사건은 오징어 게임마냥 다소 작위적이고 불편한 점이 있었는데, 이게 소설의 전체의 다소 가벼웠던 분위기와는 썩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콘크리트 블론드 (★★★★★)

역시나 <해리 보슈 시리즈>의 소설로 엄청난 흡입감을 자랑한다. 아마존 드라마 시즌 1의 메인 빌런(?)이기도 했던 허니 챈들러가 이 책에서 등장하는데, 소설에서는 의외로 죽는 반면 드라마에서는 캐릭터를 살려서 쭉 가지고 간 결정이 주효했다고 본다. 책에서 드러나는 진범도 드라마의 진범과는 다소 다른데, 꽤 괜찮게 각색했다고 본다. 법정 다툼이 메인이기도 한데, 긴박한 법정 공방을 잘 그려냈다는 점에서 추천한다.

연옥의 수리공 (★★★★★)

간만에 읽은 훌륭한 SF 이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가상현실을 주제로 한 소설이어서 특색이 있지는 않지만, 의료보험금과 같은 현실적인 사회 요소들이 반영된 한국적 배경이 흥미롭다. 사후세계 가상현실이 주된 내용인데 (블랙 미러에도 비슷한 에피소드가 있다) 극의 전개가 흥미진진한 편이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단점이라면, 반전이 좀 억지스럽다는 점이다. 교수가 굳이 체커들을 죽일거라면 훈련까지 시켰어야 할 필요가 있나? 내 생각에는 다른 결론을 두고 캐릭터를 짜다가 마지막에 급작스럽게 진범을 바꾼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것을 빼고는 꽤 흥미진진하게 읽은 소설이다. 추천!

백은의 잭 (★★★★★)

스키장에 폭발 협박 이메일이 오면서 사건이 시작되는 스릴러이다. 역시나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말이 나오는 작품으로, 여러 인간 군상들을 깔끔하게 잘 그려낸 점이 대단한 오락 소설이다. 추천!

금색기계 (★★★★★)

일본 에도 시대 + SF + 미스터리가 결합된 독특한 복합 장르 소설이다. 문체가 간결하고 깔끔해서 읽기 쉽고, 등장인물들도 잘 조형되어 있어서 감정 이입하기가 쉽다. 단점으로는 책의 마지막까지 세계관의 모든 비밀들이 밝혀지지 않고, 왜 극락원이 타락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고 느꼈지만, 소설의 핵심 포인트는 아니니 이영도 말마따나 “모든 비밀이 드러나지는 않는” 세계관으로 이해하고 넘어가면 괜찮을 듯 하다. 한 순간도 손을 떼기 힘든 군상극적인 요소도 마음에 들었다. 강력 추천!

헬릭스 (★★★✩✩)

새로운 지구가 등장하는 SF는 많이 다루어진 영역이다. 따라서 이 소재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작가의 역량에 좌우되는데, 개인적으로는 썩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내용 자체는 흡입력 있게 흘러가는데, 전반적인 구성이 엉성하다. 캐릭터의 배경과 행동원리에 대한 설명도 썩 마음에 드는 스토리텔링 방식은 아니었고, 그리고 알파 지구라니 너무 비현실적인 설명이다. 초반에 “거의 현실과 같은 가상현실”이라는 떡밥이 나왔을 때, 아슈발꿈 엔딩이 될 것 같았는데, 그게 아니어서 오히려 더 아쉬웠다.

외계에서 온 신호 (★★★✩✩)

영화 <컨택트>를 연상시키는 내용인데, 마지막 반전으로 그냥 없던 일처럼 되는 단편 소설이다. 썩 완성도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명왕성 횡단기 (★★★✩✩)

명왕성 횡단을 다룬 SF 작품으로, 로버트 스콧의 남극 탐험을 연상다면 도움이 될 듯 하다. 마지막에 살짝 반전이 있기는 한데, 흥미로운 단편은 아니었다.

갈증 (★★★✩✩)

예수의 입장에서 마지막 하루를 그린 작품이라고 해서, 살짝 기대하고 읽었다. 그런데 억지로 끝까지 다 읽긴 했는데.. 예수의 시니컬한 독백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용도 신선한 부분이 없었고.

히페리온, 히페리온의 몰락 (★★★★★)

여섯명의 순례자가 서로의 사연을 품고 “히페리온”이라는 행성에 소원을 품고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호기심을 자아내는 매력적인 배경 설정과 낭만적이면서도 SF의 기본을 탄탄하게 풀어내는 점, 미스터리와 스릴러, 로맨스, 종교와 상징, 사랑과 희생 등의 군상극적인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는 대단한 소설이다. 이 책을 올해 와서야 읽게 되다니, 뒤늦은 후회가 들었다. 초반 50페이지 정도가 살짝 난관인데, 자세한 배경 설명 없이 너무 던져진 느낌이 강해서 제대로 읽지 않고 있었는데, 다시 읽게 되니 걸작이라는 말이 부족하지 않았다.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은 절판되었다는 점이다. (!) 전자책도 없어서 중고책으로밖에 구할 수 없으니 유의하자. 본인도 한국 방문중에야 겨우 구할 수 있었다. SF 팬이라면 죽기 전에 꼭 읽어볼 것을 권한다.

시인 (★★★★✩)

<해리 보슈 시리즈>로 유명한 존 코넬리의 <존 매커보이> 시리즈의 첫 작품이다. 공포 소설, 추리, 미스터리, 그리고 스릴러가 결합된 소설이다. 소설의 진행 자체는 괜찮았는데, 몇몇 거슬리는 부분들이 있었다. 첫째는 기자가 과연 FBI 수사에 참여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었고, 둘째는 진범의 정체였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뜬금없었다. 극적 임팩트를 위해서 일부러 진범을 바꾼 것 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그 과정이 잘 설득되지 않아서 크게 다가오지 못했던 것 같다. 전체적으로는 괜찮은 추리소설이다.

웨어하우스 (★★★★✩)

Amazon을 모델로 한 “클라우드”라는 기업이 지배하는 미래를 다루고 있다. 진행, 발단, 캐릭터 등등 모두 나무랄 것이 없다. <노마드랜드>를 읽었거나, 아마존 웨어하우스에서 일어나는 신문 기사들을 유심히 봤다면 재미있게 읽을만한 포인트들이 많다. 드라마화되면 무척 재미있을 것 같다. 사실 결말만 아니면 5점인데, 너무 <블랙미러>스러운 엔딩이어서 약간 별점을 내린다. 추천!

기이현상청 사건일지 (★★★★✩)

대한민국에 온갖 기이한 현상들 (귀신, 이종족 등)이 일어나는 가운데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을 에피소드 형태로 다루고 있는 일종의 어반 판타지 소설이다. 그런데 너무 비슷한 소재들을 비슷한 방식으로 풀어나가서인지, 중반부터 좀 질리는 감이 있다.

아무도 죽지 않는 미스터리를 너에게 (★★★★✩)

죽음이 가까운 사람을 알아볼 수 있는 “시오”와 그녀를 도와서 사망을 막으려는 “사토”를 중심으로 한 초능력 + 미스터리 소설이다. 사실 초능력은 설정상 언급만 되는 수준이고, 없다고 해도 내용 진행상에는 큰 문제가 없어서 미스터리에 가깝다고 보면 되는데, 인물의 죽음을 미리 막는다는 측면에서 기존의 미스터리와는 다른 부분들이 많아서 흥미로운 책이다. 독특한 설정이어서 장편 드라마로 만들면 재미있을 것 같다. 추천!

시체 안치선 (★★★★✩)

<화씨 451>로 유명한 레이 브레드버리의 흥미로운 SF 단편선. 짧지만 세계관을 굵직하게 잘 그려낸 점이 괜찮다.

대스타 (★★★★★)

“대스타”라는 주제로 모인 SF 단편 앤솔로지 모음집이다. 각 단편들의 퀄리티가 훌륭하다! 스타와 팬덤, 그리고 소속사를 흥미롭게 잘 풀어낸 “스타 이즈 본”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증강 콩깍지”도 흥미로운 설정이었고, 초상권만 빌린 인공지능 배우의 연기를 다룬 “대리자들”도 이제 AI의 발달로 몇 년 후의 가까운 미래가 아닐까 생각하며 읽었다. 추천!

샤일록의 아이들 (★★★★✩)

굳이 장르를 말하자면 금융계를 다룬 미스터리이다. 사실 추리 요소는 크게 강하지 않고, 군상극적인 요소에 약간의 미스터리 요소가 가미되었다. 문제라면, 등장인물들이 대부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성공지상 (승진 지향주의)주의적인 부분들이, 물론 사실적이긴 하겠지만, 내게는 다소 피곤하게 다가왔고, 워낙 등장인물들이 많다보니 각각의 인물들의 개성이 뚜렷하게 잘 드러나지는 않았다. 또한 각각의 인물 시점으로 챕터가 진행되다보니 시점이 바뀔때마다 흡인력이 확 떨어진다는 느낌도 강했다. 즉 실험적이고 독특한 설정의 미스터리라는 점에서는 동의하는데, 내러티브가 다소 약하다보니 작품에서 이를 썩 잘 녹여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끝까지 읽기는 했다.

환생 릴리스 (★★★✩✩)

뭔가 마틴 스콜세지 같은 느낌의 책인데, 일명 lapsed christian 의 시각에서 쓰여진 책인 것 같다.

“아담”이라는 이름의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 (몰몬교)에 다니던 성실한 청년이, “루시퍼”라고 불리는 여자를 만나면서 시작되는 소설이다. 종교적 알레고리(라기에는 무척 직접적이지만)로도 읽힐 수 있고, 성장물 및 영 어덜트 소설의 계열에도 속한다고도 볼 수 있는 책이다. 마틴 스콜세지의 느낌이 강하게 묻어나오는데, 즉 lapsed Christian의 시각에서 쓰여졌다고 볼 수 있다. 신실한 청년들이 품을법한, 특히 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질문들을 잘 담고 있고, 무신론적 입장에서도 무엇이 모순인지를 흥미롭게 짚고 넘어가는 책이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아담 및 루시퍼 캐릭터가 이해가 안 되는 측면이 많아서 아쉬웠고, 종교 (기독교)가 비록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은 해주지 못하더라도, 대답을 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고민들도 함께 다루었다면 더 깊이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베르티아 (★★★✩✩)

캐릭터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고, 배경 설명을 대사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으며, 흥미로울법한 설정을 클리셰 범벅으로만 만든 것이 아쉽다.

새벽 3시, 마법도구점 폴라리스 (★★★✩✩)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라노벨 미스터리. 고객들이 마법 도구에 얽히면서 벌어진 사연과 비밀들을 풀어나가는 내용으로, 마법도 등장하다보니 미스터리의 요소는 크게 강하지는 않다. 그럭저럭 가볍게 읽을 수 있는 킬링타임용 라노벨.

추락하는 우주 정거장 (★★★★✩)

발암에 걸릴 것 같은 정치인의 삽질 때문에 지구에 추락하게 된 우주 정거장을 다룬 SF 이다. 꽤 재미있게 읽은 SF 단편이다.

수퍼 깡통따개 (★★★★✩)

한 연구자가 이른바 “슈퍼 깡통따개”를 개발한다. 깡통을 따면 뚜껑이 어디론가로 사라지는 엄청난 깡통따개인데, 과연 이 뚜껑들은 어디로 갔을까? 재미있게 읽은 SF 단편이다.

이노센트 와이프 (★★★★✩)

이른바 “모던 고딕” 장르에 속하는 소설이다. 연쇄 살인 혐의로 수감중인 사형수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게 되는 여인이 주인공이다. 물론 주인공은 그 사형수가 무죄라고 확신하고 있고, 결정적으로 증거 가운데 하나가 잘못된 것이라는 점이 밝혀지면서 석방되게 된다. 그리고 주인공은 남편이 정말로 연쇄 살인범은 아니었을까 의심하기 시작하는데.. 마치 <잭 리처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것처럼 무척 흡입력 있게 쓰인 소설이다. 단점이라면, 책의 마지막에 너무 많은 정보가 모여 있고, 클라이맥스의 진행이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이다. 굳이 모던 고딕 장르의 팬이 아니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과학

바이오센트리즘 (★★★✩✩)

“생물 중심 주의” 정도로 번역될 수 있는 바이오센트리즘을 소개하는 책으로서, 의식의 근원과 과학을 결합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에세이 + 과학 철학책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설득될만한 책은 아니었는데, 독자 연구에 가깝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즉 이중 슬릿 실험과 같은 내용도 자신이 원하는 내용을 짜집기한 느낌이었다. 또한 나는 의식이란 외부 세계에 대한 모델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크게 동의하기 힘든 부분이 많았다.

약국에 없는 약 이야기 (★★★★✩)

정말로 약국에 없는 약 (마약.. 이나 가짜약)을 다루는 책이다. 간결한 라이팅으로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부담스럽지 않게 읽히는 책이다. 중독성이 강하지 않은 일부 약물 (대마와 LSD)은 의료 혹은 오락 목적으로 규제를 풀어줘도 괜찮을 것 같기는 한데, gateway drug 가 될 수도 있어서 조심해야 하는 부분인 것 같다. 추천!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 (★★★★✩)

페니실린이나 진통제와 같이 세계사에 큰 영향을 끼친 약 10가지를 소개하는 책이다. 사실 약학 관련 책을 최근에 너무 많이 봤더니 내용이 다 비슷비슷한 것 같다.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감염병 (★★★★✩)

책 자체는 괜찮은 편인데, 워낙 비슷한 주제들의 책을 최근에 많이 읽었던지라 내용이 반복적이어서 집중하지 못했다.

곽재식의 아파트 생물학 (★★★✩✩)

“생물학”을 다루는 책이기는 한데, “아파트 생물학”과는 거리가 있다. 즉 아파트에 관련된 생물들을 자세히 다루고 있는데, “아파트”와의 연결 고리가 약하다보니, 그냥 생물학 책이라는 느낌이다. 라이팅도 크게 흥미를 끄는 요소가 없었다. 끝까지 읽기는 했는데, 굳이 안 읽어도 되었을 것 같다.

이렇게 흘러가는 세상 (★★★★✩)

일상에서 만나기 쉬운 사물과 현상에 대해 (골프공, 금융 공학 등등) 유체 역학적 관점에서 설명하는 책이다. 사실 유체 역학이라기 보다는 네트워크 물리학에 더 가까울 것 같은데, 네트워크 물리학 자체가 역학에서 크게 유래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쉽게 읽을 수 있는 교양 과학서로서, 유체 역학과 실생활의 만남을 잘 풀어내고 있다. 추천!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

훌륭한 교양 과학서이다. 먼저 문과가 쓴 과학 교양서라는 점에서 흥미롭고, 책을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입담으로 풀어나가는 솜씨가 좋아서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도록 한 점이 좋았다. 다만 챕터별로 퀄리티가 들쭉날쭉했고, 점점 뒤쪽으로 갈수록 유머스러움이 줄어들었으며, 가끔 유머가 좀 “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점을 제외하고는 심심풀이로 읽을만한 좋은 교양 과학서이다.

뉴호라이즌스, 새로운 지평을 향한 여정 (★★★★✩)

명왕성 탐사선으로 잘 알려진 뉴 호라이즌스 호의 여정을 담고 있는 논픽션이다. 뉴 호라이즌스 호의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어떻게 NASA가 제트추진연구소(JPL)가 아닌 APL사의 명왕선 탐사선을 선정했는지, 프로젝트 계획에 어떤 어려움들이 있었는지, 플라이바이 준비 과정은 어떻게 준비되는지, 그리고 플라이바이 3일 전에 심장 쫄깃해지는 (..) 컴퓨터 다운 사건과 같은 일화들을 읽다보니, 정말 우주 탐험은 쉽지 않은 일이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JWST의 개발 비화를 담은 이야기도 책으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면 <나는 어쩌다가 명왕성을 죽였나?>도 함께 읽기를 추천하는데, 흥미롭게도 이 책에서는 명왕성의 왜행성 강등 사건을 반대하는 뉘앙스여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푸른 석양이 지는 별에서 (★★★★✩)

화성 로버 과학자가 직접 설명하는 화성 탐사에 얽힌 역사와 개인사, 그리고 탐사선의 과학적 성과를 짚어가는 교양 과학서이다. 개인적으로는 개인사가 <랩 걸>과는 다르게 썩 잘 어울리는 것 같지는 않았다. 우주 탐사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추천한다.

곤충의 진화 (★★★★✩)

딴지일보에서 연재되었던 “갈로아” 작가의 곤충의 진화에 대한 만화를 책으로 엮어냈다. 곤충을 좋아하고, 이에 얽힌 진화적 함의에 대해 궁금하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튀김의 발견 (★★★★✩)

이른바 분자요리 책인데, 흥미롭게도 이 책은 튀김에 대해서만 집중한다. 튀김의 기원부터 시작하여 대표적인 튀김 음식들 (치킨, 돈까스 등등)의 역사와 유래를 설명하고, 마지막으로 튀김에 관여된 분자 화학적 비밀들을 이야기한다. 평소 치킨을 좋아하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낙타는 왜 사막으로 갔을까 (★★★★✩)

낙타, 고래, 원숭이와 같은 동물들이 어떻게 환경의 영향을 받아왔는지, 그리고 어떻게 환경을 극복하는지를 이야기하는 동물행동학 및 생태학 책이다. 추천!

기술

도메인 주도 설계로 시작하는 마이크로서비스 개발 (★★★✩✩)

마이크로 서비스 개발을 메인으로 다루는 책 같은데, 사실 도메인 주도 설계가 모든 경우에 적용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문제 해결 과정에 좀 더 집중하면 책이 나아졌을지도.

오토 워 (★★★✩✩)

요즘 자동차 업계 근황이 어떤가 정도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크게 새로운 내용은 없고, 너무 테슬라 빠 같은 시선이 좀 거슬린다.

이야기로 배우는 구글 빅쿼리 (★★★✩✩)

큰 영양가는 없는 책이다.

인문학

율리시스(제4개역판) (★★★✩✩)

모더니즘 영문학의 결정체라고 불릴 대작이지만, 나같은 일반인은 절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다. 현대 문학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구가 충만하지 않다면 비추.

프리먼 다이슨의 의도된 실수 – 과학과 인문학의 논쟁 그리고 미래 (★★★★✩)

SF에서 자주 등장하는 “다이슨 스피어”를 창안한 프리먼 다이슨의 에세이 모음집이다. 과학과 인문학 사이에서 논쟁거리가 될 법한 흥미로운 주제들, 즉 기후 과학, 오펜하이머, 그리고 핵무기에 대한 과학자 관점에서의 인문 논쟁을 다루는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세(carbon price)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독후감에 가까운 글도 있고, 몇몇 흥미로운 관점을 다루는 글들도 있는데, 다양한 주제를 다루다보니 책 전체적으로 통일된 느낌이 없다는 점이 단점이었다.

청춘의 독서 :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

역시 유시민의 책이다. 중요한 고전들 (멜서스의 <인구론>, 이반 톨스토이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E.H.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등등)에 대해 발췌, 감상 및 요약을 깔끔한 문장으로 해 둔 책이다. 다만 유시민의 책 중에서 비슷한 주제를 다룬 책을 몇 번 읽었던 것 같기는 하다. (아니면 한 번 읽었는데 내가 잊어버렸을수도) 마블 빌런 “타노스”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멜서스의 음울한 <인구론>을 읽다보면, 19세기의 진정한 지성인 빌런이라는 생각이 든다. 추천!

사회, 사회과학

코로나 이후의 세상 (★★★★✩)

말콤 글래드웰 사진이 표지에 떡하니 찍혀 있어서 말콤 글래드웰 신작인 줄 알았는데, 여러 명의 전문가 대담집이다.. 출판사가 그러면 안 되지! 대담집으로서는 꽤 괜찮은 편이다. 인터뷰어의 질문들도 날카롭고 적절하다. 다만 마지막 인터뷰이인 빅터.. 어쩌고는 중국 정부의 입장만 앵무새처럼 반복 대답하는 것이 꽤 거슬렸다. 그리고 코로나가 한창 진행중일때의 대담인지라, 이미 코로나 3년차에 접어든 지금 읽기에는 철지난 느낌이 든다.

Rationality (★★★★✩)

“합리성”에 대해 날카롭고 심도있으면서도 재치있게 파고든 스티븐 핑커의 책이다. 합리성/이성의 철학적 정의부터 시작하여 형식 논리학, 통계학, 베이지안, 확률론, 게임 이론 등 왜 인간이 합리적이라고 자인하면서도 오류에 빠지기가 그토록 쉬운지 흥미로운 예제들과 연구 사례들로 설명하는 책이다. 특히 베이지안 계산에서 base rate 가 낮은 경우 — 유방암 진단과 같은 — 위양성 확률을 계산할 때 전문가들마저도 대부분 “속아서” 비합리적인 결론을 만들어내는 사례를 통해 왜 합리성이 그토록 달성하기 어려운지를 설명하는 파트가 인상적이었다. 2개의 bell curve 로 type 1, type 2 error 를 보여주는 것도 훌륭한 설명이었고. 문제를 다르게 프레이밍 함을 통해 쉽게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점은, 우리가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늘 항상 문제를 어떻게 프레이밍할지를 한 번 더 생각해보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보게 되었다. 훌륭한 책이다. 추천!

신의 화살 (★★★★✩)

훌륭한 코로나 분석 책이다. 2020년 6월에 쓰였기에 백신이 빠진 것은 아쉽지만, 역학적 관점에서 판데믹에 대한 각국의 대응, 분석, 효과, 그리고 예측을 훌륭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안타까운 사실은 현재의 미국 정치 지형에서 코로나가 다시 온다면 과연 그때보다는 더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점이다.

진실의 흑역사 (★★★★★)

언론에 왜 그토록 가짜 뉴스가 판칠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penny newspaper를 비롯한 근대 언론의 탄생 과정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왜 그것이 구조적인 문제인지, 왜 기사에서 중요치 않은 세부사항을 맛깔내게 “꾸며내는지”, 취재와 편집이 왜 따로 노는지 등등 뉴스에서 탄생하는 “거짓”에 대해 층미로운 입담으로 풀어나가는 책이다. 그 핵심은 결국 “거짓이 따분한 진실보다 더 재미있기 때문이다.” 전설 속에 존재하는 아프리카의 “콩 산맥”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에서부터, 미국 욕조 도입의 역사를 날조해낸 [1] 거짓 소문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거짓이 피드백 루프를 통해서 확장되는지를 흥미로운 사례를 통해 다루는 책이다. 문체도 간결하고 재미있다. 다만 다소 트렌디한 책 제목이 오히려 책의 내용을 깎아먹는 느낌이 있다.

개는 천재다 (★★★★✩)

인상깊게 읽은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의 브라이언 헤어/버네사 우즈의 후속작이다. 이 책은 가축화에 대한 영향을 개에 한정시켜서 서술한다. 왜 개와 보노보가 다른 가축들과는 달리 사람과 더 친화적인지에 대한 다양한 가설과 동물 연구 사례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견종에 따른 개의 지능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다만 개에 주로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서, 전작만큼의 강렬함은 덜하다.

빌 게이츠 넥스트 팬데믹을 대비하는 법 (★★★★★)

판데믹 예언으로 더욱 유명세를 타게 된 빌 게이츠가 코로나를 되짚어보는 책이다. 왜 판데믹에 대한 재난 대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는지, 어떤 부문들이 약한 취약 고리인지, 그리고 이를 위해 공공보건 부분에서 일어나야 하는 변화들을 잘 짚어서 설명하고 있다. 백신의 개발과 제조의 실제적 어려움과, 왜 “백신에 대한 지적 재산권을 포기하는 것”이 실제로는 공공보건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다독가여서 그런지 문장이 좋고 (물론 좋은 편집자도 있었겠지만), 잘 읽힌다. 믿기지는 않지만 빌게이츠 본인은 땅에 떨어진 100달러를 발견하면 줏어서 기부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비롯해 책 곳곳에 위트가 묻어있다. 역시 믿고 보는 게이츠 형님의 책으로, 추천!

역사

오스만 제국 찬란한 600년의 기록 (★★★★✩)

서양 역사에 길들여져 있어 제대로 접해볼 기회가 없었던 오스만 제국의 역사를 이 책을 통해 깊이 있게 만나게 되었다. 충실하게 오스만 제국의 건국 배경과 변천사를 잘 설명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지도층의 권력 변화 위주 설명 + 익숙하지 않은 인명이 많다보니 국사책을 읽는 느낌이었지만, 그럭저럭 흥미롭게 읽을만한 점도 많았다. 특히 시대적 변화가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예를 들어 예니체리 군단이 여론을 모으는 일종의 장의 구실을 하게 된 것이 근대의 막을 여는 중요한 키포인트라는 점을 알게 된 점도 흥미로웠다. 추천!

음식을 공부합니다 (★★★★✩)

각종 음식의 “어원”과 “기원”을 무척 심도있게 풀어낸 책이다. 특히 “라멘”의 어원을 실제 고서적과 자료들을 심도있게 파헤쳐서 셜록 홈즈처럼 풀어낸 점에서 대단하다고 느꼈다. 각종 문헌에 근거한다는 점에서 잘 쓰여진 책이라고 보았다. 추천!

위대한 공존 – 숭배에서 학살까지, 역사를 움직인 여덟 동물 (★★★★✩)

동물과 인류의 공존은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긴 시간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가축화된 동물들은 그리 많지 않다. 이 책에서는 그 핵심적인 가축들 — 소, 말, 양, 개 등등 –을 역사적 및 고고학적 자료들을 바탕으로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한편으로는 “공존”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착취”의 역사가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문장이 다소 거칠고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는 것이 단점이다.

세책, 도서 대여의 역사 (★★★★✩)

지금의 우리는 도서 대여점 하면 만화책 및 소설 대여점을 떠올리지만, 사실 도서 대여점의 역사는 무척 오래되었다. 수백년 전 조선 시대에도 도서 대여가 있었고, 이를 세책이라고 한다. 이 책은 공공도서관 설립 전 일종의 유료 민간 도서관 역할을 했던 세책방에 대해 각 나라의 역사를 탐구한다. 약간 논문같은 느낌이 드는 미시사 책이지만,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추천!

역사 삼국지 (★★★★★)

간만에 무척 재미있게 읽은 삼국지 역사서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소설 삼국지, 이른바 <삼국지연의>와, “정사”로 알려져 있는 진수의 <삼국지>가 어떠한 시대 배경에서 쓰여지고, 어떻게 실제 역사를 “뒤틀어서” 보여 주었는지를, 즉 역사적 사실과 다르게 극적 재미를 위해 더한 부분들이나, 정치적 이유로 왜곡하거나 뺀 부분들도 잘 설명하고 있다. 실제 역사 속에서는 조운의 비중이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든지, 유비의 이릉 전투의 배경을 단순히 “복수전”이라고만 볼 수 없이 일종의 “임협 집단의 의리”라는 키워드로 보아야 한다는 점이라든지, 조조의 뛰어난 인재 등용 능력과 높은 전투 승률 등 흥미로운 점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삼국지가 쓰여진 역사적 배경에서 왜 조조가 더욱 돋보이게 기술되었고, 그에 반하는 전투, 예를 들어 적벽대전은 왜 진수의 <삼국지>에서는 대폭 축소되고 반대로 <삼국지연의>에서는 대폭 확대되었는지에 대한 정치적 배경도 다루고 있다. 연의가 왜 진수의 삼국지와 다르고, 진수의 삼국지는 <배송지주>를 비롯한 레퍼런스와 어떻게 다른지, 무엇이 누락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을 무척 흥미롭게 풀어나가고, 이에 대한 여러가지 쟁점들을 잘 정리해둔 점이 이 책의 훌륭한 점이다. 삼국지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한 번씩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추천!!

훔볼트의 대륙 (★★★✩✩)

인류사의 여러곳에 이름을 남긴 탐험가 훔볼트를 조망하는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훔볼트 해류와 훔볼트 오징어 까지만 알고 있었는데, 그 외에도 생각보다 많은 곳에 족적을 남겼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다만 책의 내용이 난삽해서 잘 읽히는 편은 아니다.

총보다 강한 실 (★★★✩✩)

역사 속의 “실”과 “천”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책이다. 흥미로울 수 있는 내용이고, 각 챕터에서 다루는 내용들, 예를 들어 미라에 쓰인 린넨과 영국의 레이스 제조 공업 등등도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다. 단점이라면 지엽적인 것을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다보니, 교양서로서는 낙제점이라는 점이다. 즉 문장 및 내용 구성이 읽기 힘들다. 그 점 제외하고는 괜찮은 책이다.

경영

카페 블루보틀 (★★★✩✩)

카페 블루보틀을 다루는 책이다. 그런데 퍼블리 혹은 브런치 글 모음인 것처럼 가볍고 인사이트가 없다. 인터뷰라도 따든지 성의도 없고.

0.1cm로 싸우는 사람 (★★★★✩)

문구 및 카드로 유명한 “바른손”의 창업자 박영춘의 자서전이다. 어떻게 바른손 카드 및 바른손 팬시를 설립하고 성장할 수 있었는지, 제품에 담긴 디자인 철학등을 풀어나가는 책이다. 다소 아쉬운 점은, “캐릭터” 산업의 중요성을 이해한 것은 좋았지만, 괜히 디즈니와 신경전을 벌일 필요까지는 없지 않았을까 싶다. 캐릭터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믹스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여하튼 흥미롭게 읽었던 책이다.

닌텐도 이야기 (★★★✩✩)

닌텐도의 창업과 성장에 얽힌 이야기를 다룬다. 오래된 책이어서 닌텐도 DS 이후의 이야기를 담지 못한 점이 아쉽고, 닌텐도가 Wii U 에서 너무 기기 성능에 신경을 안써서 망할뻔한 이야기는 담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다.

버거킹 (★★★✩✩)

버거킹 창업자의 자서진이다. 그런데 경영 전략과 같은 중요한 이야기는 별로 없고, 그다지 관심 없는 개인사에 지나치게 많은 분량을 할애한 것이 재미를 떨어트렸다. 책이 아니라 일기장인가? 그리고 흥미롭게도 와퍼가 경쟁사의 버거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를 베껴서 만든 것이라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문샷: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화이자의 대담한 전략 (★★★★✩)

코로나 백신 개발에 얽힌 화이자의 배경 이야기를 CEO가 직접 저술한 자서전이다. 코로나 종식(까지는 아니다만 그래도 완화에)에 큰 역할을 했던 mRNA 백신 개발에 얽힌 비화와, 백신이 90% 효과적이라는 임상 결과를 보고받고 울먹하는 장면에서는 사실 나도 살짝 눈물이 글썽여졌다. 또한 <빌 게이츠 넥스트 팬데믹을 대비하는 법>에서도 한 번 설명된 내용이지만, 백신 자체에 특허를 걸거나 포기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는 것이, 제조 및 생산이 가장 큰 어려운 난점이기 때문에 특허가 설령 없다고 해도 복제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사실도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경제

금융투기의 역사 (★★★★✩)

역사 속의 버블 투자 (튤립 버블, south sea 사건 등등) 당시의 일들을 마치 신문 기사를 보는 것처럼 자세히 설명하는 책이다. 책 내용과 주제는 좋은데, 라이팅이 다소 무미건조하고 반복적이어서 지루했다. 조금 더 힘을 빼고 썼으면 더 읽기가 쉬웠을 것 같다.

회고록

수학자의 지도 (★★★★✩)

앤드류 와일즈의 페르마 정리 증명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타케무라-시무라 추론이라는 것이 있다. 바로 그 추론을 만든 시무라의 회고록이다. 시무라의 수학자로서의 인생 여정을 내밀하게 알 수 있는 좋은 책인데, 수학계에서 받던 질시, 동료 교수들과의 경쟁 및 협력 관계, 그리고 어떻게 연구 주제를 찾고 연구했는지 등을 충실하게 담고 있다. 전기적 구성이어서 어렸을 때의 이야기가 너무 긴 편인데, 차라리 스토리성을 강화했다면 더 좋은 책이 되었을 것 같다.

논픽션

셜록의 기억력을 훔쳐라 (★★★✩✩)

흥미로울 수 있는 소재인데, 글의 구성이 너무 산만하고 마음에 안든다. 기억술에 관심이 많다면 을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문화

BTS와 아미 컬처 (★★★★✩)

BTS의 성공을 이끈 “아미”를 비롯한 아이돌 팬덤 문화를 다루는 책이다. 책을 읽고 나니 왜 BTS 가 글로벌 시장에서 먹힐 수 있었는지, 이른바 “언더독 신화”가 왜 팬덤의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확산될 수 있었는지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팬덤 사이의 불화 –대표적으로 “날개꺾기” 사건–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심도 있게 읽을 수 있었다. 책 쓴 저자는 분명 아미인듯 하다. 추천!

종교

따라 하는 기도 (★★★✩✩)

기도도 따라하면서 배우는 점이 많다는 점에서 추천. 다만 중간중간 너무 보수적인 해석이 거슬릴 때가 있다.

성경 해석 바로잡기 500 (★★★✩✩)

사실 개혁주의적 성경 해석 방식을 좋아하는 편이다. 성경 말씀 놓고 개인 QT 혹은 자기가 원하는 방식대로 해석하는 것을 크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혁주의적 성경 해석 방식의 단점도 있는데, 문자적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무척 근본주의적이고 보수적이다. 즉 동성애는 쳐죽일 죄(..)로 보고, 여자 목사 안수 반대라든지, 좀 눈에 거슬리는 해석들이 많다. 이러한 부분들을 개인에 따라 좀 가려듣고 난 후 괜찮게 읽은 책이다.

여행

미국 캠핑 로드 (★★★✩✩)

가볍게 읽은 미국 로드트립 이야기. 개인적으로는 “캠핑”을 메인으로 미국을 횡단했다면 무척 고생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정도는 호텔 숙박도 섞어야 할 듯.

육아

만두아빠의 영어교육법 (★★★✩✩)

어린이 영어 교육하려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1) 영어 그림책을 읽어주고, (2) 영어 오디오북도 자주 듣게 해주자. 그 2가지 팁을 책 한 권으로 늘려놓아서 그런지 자가 반복적인 부분들이 무척 많다.

2022년 2분기를 함께한 책

소설

아찔한 비행 (★★★★✩)

근대를 배경으로 활약하는 여탐정 “프라이니 피셔”가 등장하는 라이트한 추리 소설. 여성 제임스 본드같은 느낌도 든다. 매력적인 주인공들과 가볍고 흥겨운 일상 묘사의 균형이 짜임새있고 과하지 않은 점이 좋다. 코니 윌리스가 추리소설을 썼더라면 이런 느낌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작중 등장 인물들의 수다가 재미있게 흘러가는 것이 특징이다. 추천!

불편한 편의점 (★★★★★)

우리 사회에서 보기 쉬운 인간 군상을 촌스럽지 않게 그려내고 있다. 약간의 미스터리 요소가 가미된 힐링물이라고 해야 할까? 캐릭터, 필력, 구성이 정교해서 만족스럽게 읽을 수 있었다. 뻔할 수 있은 이야기를 뻔하지 않게 그려내는 점이 이 책의 강점이다. 추천!

오늘의 SF #1 (★★★✩✩)

SF 잡지이다. 듀나, 정명훈, 연상호 (영화감독이지만) 같이 이름 쟁쟁한 작가들의 인터뷰, 칼럼, 단편등을 고루 잘 담고 있는 잡지다. 아무래도 책과 같은 일관성은 부족하지만, 평소에 읽기 힘든 인터뷰나 칼럼들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SF 팬이라면 한 번 읽어볼만한 잡지이다.

그날 그곳에서 (★★★★★)

시간 여행, 패러독스, 대형 재난 (아무래도 세월호를 떠올릴 수 밖에 없다), 가족을 구하기 위해 과거로 시간여행하는 시간 다이버 등등 흥미로운 요소들이 세련되게 잘 어우러져 있는 멋진 SF 작품이다. 드라마적 요소가 매력적인 캐릭터 조형과 잘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다. 몇몇 장치들이 일회적으로만 사용된 점이 (다이빙 벨) 조금 아쉽고, 여러 시간축이 얽히면서 사건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잘 쓴 SF 라는 점에서는 부정의 여지가 없다. 강력 추천!!

유리의 살의 (★★★★✩)

기억 상실에 걸린 여인이 살인 혐의를 받게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스릴러이다. 남편이 의외로 부인의 유죄를 인정하는 듯한 묘한 분위기 속에서 작품이 시작된다. 극의 흐름도 괜찮고, 치매 노인과 그에 따르는 간병의 어려움들도 현실감 있게 잘 묘사되어 있다. 다만 마지막 진범의 범행 이유 및 행동이 다소 억지스럽다는 점이 감점 요인이다.

여름으로 가는 문 (★★★★★)

시간 여행을 다룬 로버트 하인라인의 걸작 SF이다. 묘하게 어디서 많이 읽은 듯한 느낌이 드는데, 다른 서브 컬쳐에서 수없이 변주되어서 그런듯하다. <민들레 소녀>나 <오늘 너를 다시 만난다>도 이 책에 대한 큰 오마주라고 볼 수 있다. 추천!

떨리는 손 (★★★✩✩)

SF 단편 모음집이다. 전문 SF 작가가 아니라 과학자들이 모여서 동인지 느낌으로 집필한 것이 독특한데, 극 흐름이 부자연스럽다거나, 캐릭터를 이해하기 힘들다거나 하는 문제가 있었다.

돌이킬 수 있는 (★★★★★)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SF는 많이 있지만, 극중 “싱크홀”이라고 불리는 대형 재난과 능력자물이 결합된 소재는 독특하다. 강풀의 <타이밍>과 같은 작품과도 비슷한 느낌이지만, 이 책은 군상극+재난 생존물에 더 초점을 둔 느낌이다. 여기에 국정원 같은 조직이 끼어드는 부분까지 더해지면서, SF, 스릴러, 스파이 소설, 미스터리, 히어로물과 같은 장르들을 독특하게 결합한다. 중반 부분의 밀도가 다소 좀 높았다는 생각이 들고, 두 조직의 암투가 꼭 그렇게 피튀기며 싸울 정도의 당위성이 있었는가는 질문이 들었지만, 현실 세계에서도 얼마든지 별 것 안되는 이유로 싸우기도 하니 극적 당위성이 아주 떨어지지는 않는다.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윤서리 역은 <오징어 게임>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던 정호연이 꼭 담당했으면 좋을 것 같다. 캐릭터가 무척 어울린다. 조금 아쉬운 점은 세계관의 비밀이 크게 풀리지 않는다는 점인데, 즉 재난 그 자체는 일종의 맥거핀 역할만 한다는 점이다. 전반적으로는 무척 훌륭한 작품이다. 추천!

피프스 웨이브(The 5 Wave) (★★★★✩)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었던 포스트 아포칼립스 재난물이다. 외계인이 인류를 거의 멸종시킨 미래의 지구에서, 5번째 대멸절, 즉 5번째 웨이브가 다가오면서 벌어지는 군상극을 다룬다. 캐릭터의 감정선을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이 있고 (왜 에릭이 여주에게 사랑을 느낀 것인지 도저히 모르겠다), 외계인의 정체와 의도를 주절주절 말로 다 해설하는 것이 작품의 완성도를 떨어트리는 요인이다. 킬링 타임용으로 추천한다.

마지막 황제 (★★★★✩)

아쉽다. 즐겨 보았던 <상호의존성단 시리즈>의 마지막 권이어서 기대감이 앞섰었는데, 다소 아쉬운 결말이다. 인물들의 서사가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은 것이 마치 스타워즈 에피소드 9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 권에 너무 급하게 달리기도 했고, 캐릭터가 중요한 소설에서 캐릭터의 결말이 허망하다는 느낌도 들어서 아쉬움이 더했다. 무엇보다도 작가가 시리즈를 구상했을 때, 결말 부분을 처음부터 제대로 구상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엔드 행성에서 백작과 그레니의 서사가 제대로 그려지지 못한 것이 아쉬운데, 개인적으로는 무언가를 계획했는데 소설을 써나가면서 이를 제대로 살려나갈 플롯을 생각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었다. 과정이야 어쨌든 재미는 확실히 있다.

걸스 라이크 어스 (★★★★★)

롱아일랜드에서 연쇄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동시에 한 FBI 수사관이 고향에 파견되어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면서 사건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해리 보슈>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흡인력 있는 전개와 탄탄한 전개가 인상적으로, 미스터리 스릴러 형사물의 갖춰야 할 모든 좋은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추천!

위쳐. 5: 호수의 여인 (★★★★✩)

위쳐 소설 시리즈는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시리즈인데, 대단원을 장식하는 마지막권 치고는 산만하다. 등장인물들이 이곳저곳에 너무 분산되어서 등장하고, 또한 시점 전환이 지나치게 자주 일어나면서 긴장감이 떨어진 측면이 있다. 마지막 전투만큼은 꽤 잘 그려냈지만, 밀바나 카히르 같이 매력적일 수 있던 캐릭터들이 너무 일회적으로 소모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크다. 다른 말로는, 처음부터 결말을 제대로 구상하고 그리지 않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리즈의 마지막이라는 만족감은 있지만, 모호하게 묘사된 결말도 있어서 아쉬움이 있다.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 (★★★★★)

심너울의 SF 단편집 모음이다. 한국 사회와 묘하게 잘 조화를 이루고 있는 한국적 SF를 만나볼 수 있다. 단편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는 미묘하게 애플tv+의 <Severance>가 떠오른다. (아마 이 작품이 먼저겠지만) <경의중앙선에서 마주치다>는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정말로 경의 중앙선 배차 간격과 혼잡도가 그만큼 엉망인가 찾아보니 실제로도 그런듯했다. 한국적 SF에 판타지, 그리고 <블랙 미러>같은 블랙 코미디의 결합이 인상적이었다. 재미있게 읽었고, 단편들의 완성도가 훌륭하다. 추천!

블랙 아이스 (★★★★★)

작품 연대순으로는 <해리 보슈 시리즈>의 2번째 작품이다. 시리즈 특유의 드라이하면서도 포커스된 느낌을 잘 살리는 작품으로, 한 번 손에 잡으면 놓기가 힘들다. 다만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 다소 비현실적인 부분들도 있는데, 진범 캐릭터가 다소 미묘했다. 즉 범행 동기를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작가 본인도 쓰면서 복잡한 캐릭터라는 것을 납득했을까? 그리고 극중 등장하는 과일 파리에 대한 설정은 다소 전문적인 내용이다보니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이런 점들을 제외하면 스릴러로서의 재미는 확실히 보장한다. 추천!

고양이 발 살인사건 (★★★★✩)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한 흥미로운 단편들의 모음집이다. <고양이 발 살인 사건>은 전통적인 고전 추리물을 비틀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개인적으로 <동방박사들의 여정>이 기독교인으로서 가슴 따뜻하게 다가왔는데, 적절한 “결말”이 없다보니 똥싸고 마무리가 안된 느낌이 있었다. 즉 코니 윌리스 특유의 “기승전”에서 바로 끝마치는 작품들이 꽤 있고, 3인 이상의 “수다”가 좀 정신없다는 점이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 추천!

현장검증 : 케이스릴러 (★★★★✩)

기억 상실에 걸린 형사가 전면에 등장하는 스릴러물로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것이 특징이다. <해리 보슈 시리즈>와 같은 형사물 스릴러를 참고한 느낌의 문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극중 등장하는 “한 형사”의 캐릭터가 잘 와닿지 않았고, 진범이 왜 이렇게 복잡한 행동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긴 했는데, 그럭저럭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추천!

인문

제임스 조이스 문학 읽기 (★★★✩✩)

모더니즘 현대 문학을 좋아하는 변태적인 취미가 없다면 제임스 조이스의 문학은 읽기 힘들다. 이 책은 제임스 조이스의 책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북인데, 관련 텍스트들을 어느정도 알고 있어야 도움이 될 법한 책이다. 너무 지엽적인 책의 디테일을 다루기 보다는, 제임스 조이스 문학 전반의 특징을 몇몇 키워드와 주제를 위주로 풀어나갔으면 훨씬 더 나은 책이 되었을 것 같다.

베스트셀러 절대로 읽지마라 (★★★★★)

제곧내. 어떻게 베스트셀러가 “만들어지고” “조작되는지”를 상세하게 이야기해주는 책이다. 동시에 왜 베스트셀러가 독서계 전반에 해가 되는지도 이야기하고 있다. 일상적으로 보여지는 아마존 리뷰 조작이 출판업계에서도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독서의 미래는 개인화와 큐레이션이라고 보는데, 출판사 및 베스트셀러 위주로 팔려나가는 독서 시장이 아니라, 소비자 위주가 된 독서 시장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본다. 책을 많이 읽는 나로서도 무척 공감이 갔던 책이다. 참고로 yes24에서의 평점이 미묘하게 낮은 편인데, 왠지 그 이유가 씁쓸하게 짐작이 갔다.

난독 시대를 타파할 독서의 기술 (★★★★✩)

북클럽 만들기를 고려하는 중이라면 도움이 될 입문 가이드이다. 여러가지 공감하는 부분들이 꽤 있었는데, 다만 인문 고전 읽기 위주의 독서는 나와는 맞지 않는 것 같아서 패스했다. 그냥 이렇게 하는 방법도 있구나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사족으로 독서를 취미로 접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나는 고전을 추천하지 않는다. 시대상과 사회상황, 컨텍스트를 알아야 완전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E.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는 사실 라디오 강연을 책으로 그냥 묶어서 낸 것이고, 유럽권 독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스 로마 시대의 철학사에 대한 이해도 전제로 담고 있다. 서구권 독자에게 세종대왕과 용비어천가에 대한 기본 이해를 담고 있는 한국 역사서를 읽으라고 한다면 제대로 이해하겠는가? 따라서 이러한 컨텍스트 없이 독해한다고 얻는 것이 많을지는 모르겠다. 또한 저자는 어려워야 좋은 책이고, 쉽게 쓰여진 책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전제로 깔고 있는 것 같다. 즉 요즘 책들은 중학생 수준도 읽을 수 있다고 한탄하는 듯한 내용인데.. 나는 어렵게 쓴 책이 좋은 책이 아니라고 본다. 여러가지 면에서 나와 다른 관점에 있지만 (나는 독서는 취미라고 보는 입장이다), 하나의 관점으로서는 나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1인 출판 입문 (★★★★✩)

1인 출판에 관심 있다면 추천한다. 출판에 관심있다면 짜임새 있게 잘 쓴 책이다. 실제로 어떻게 출판사업자 등록하고, 어떻게 출간하는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회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

무엇이 사나운 늑대를 다정한 개로 만들도록 했을까? 무엇이 야생의 동물들을 가축이 되도록 만들었을까? 무엇이 이들로 하여금 인간이 동물과 교류할 수 있도록 만들었을까?

이 책은 개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한다. “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들을 생각하고 사랑하고 아픔을 느낄 능력에 의심을 품지 않을 것이다. 개에게서 사랑을 받아본 사람이라면 그 사랑이 다른 사랑만 못하다는 생각은 결코 들지 않았을 것이다. 우정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평등한 사상이다. 개가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가 될지 예상했던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의문을 가져볼 수 있다. 늑대가 개로 변하면서, 이들은 더 다정해지고, 더 친화력을 가지게 되고, 더 사람의 감정을 읽을 수 있도록 변해왔다. 그렇다면, 혹시 인간에게도 동일한 일이 일어난 것일까? 이것이 바로 이 책의 핵심적 주제인 “인류의 자기 가축화 가설”이다.

이 책은 동물행동학, 진화심리학, 사회심리학의 여러 분야들을 폭넓게 넘나들면서, 자기 가축화 가설을 심도 있게 풀어내고 있다. 8만년 전의 호모 사피엔스 종의 자기 가축화는 다른 종이 범접할 수 없는 종내 친화력을 극대화시켰고, 그 사회적 이념이 인류가 지구를 지배하게 만들었다. 인간은 누구나 길 잃은 아이를 도와주려 하고 고통받는 어린아이에 감정을 이입한다. 이러한 친화력은 바로 호모 사피엔스 종을 비롯한 몇몇 종들의 위대한 성과일 것이다. 하지만 책에서는 이에 대한 명암도 균형 있게 설명하고 있다. 즉 이러한 친화력때문에 집단간 배척이 오히려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면에서 정치 양극화가 가져온 실제적 효과(양당제로 인한 법안 수 감소와 같은)도 잘 설명하고 있다. 스티븐 핑커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를 재미있게 봤다면 취향에 아주 맞을 책이다.

이하는 내가 책에서 인상깊게 읽었던 구절들이다.

우리는 지능을 토대로 확고한 구분선을 긋고 동물에게도 사람에게도 잔인한 고통을 가해왔다. 나의 개 오레오는 모두가 저마다 특별한 자질과 재능이 있으며, 모두가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들을 해결할 놀라운 능력을 갖고 이 세상에 태어났음을 내게 가르쳐주었다.

개의 품종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면서 “모든 개가 동등한 삶의 질을 누리도록 약속할 필요는 없다”에 많은 응답자가 강하게 동의했다. 하지만 인상적인 것은, 사람에 대한 사회지배 성향 질문에서도 똑같이 응답한 것이었다. 즉 개 품종들 사이에 우열이 있다고 인식하는 사람들은, 사람 집단 간에도 뚜렷한 위계가 존재한다고 인식했다.

사람의 자기 가축화 가설은,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수많은 정치적 문제들은 한 가지 근본적 문제의 증상이라고 말한다. 즉 “같은 편에는 친절하고 다정했던 사람이, 다른 편에는 잔인해지는 인간 본성의 역설 말이다.”

트럼프의 유세 중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외집단을 비인간화는 수사를 거침없이 사용했다는 점이었다. 자신의 지지자를 모욕하는 기자들을 향해서는 “쓰레기, 구역질나는 상놈” 이라고 불렀다.

미국의 정치제도는 만인이, 최악의 적까지도 동등한 사람으로 대우받을 자격이 있다는 민주주의의 원리를 기본으로 한다. 우리는 타인을 비인간화하는 지도자는 외면하고 타인에게도 인간애를 실천할 것을 주장하는 지도자에게 정당과 소속을 떠나서 힘을 실어주어야 할 것이다.

영리를 추구하는 언론은 정보 전달은 물론 재미까지 제공해야 하는 시장의 힘에 밀려 선거인단 제도의 문제점, 지엽적인 말다툼에 열중하는 정치인들, 등 민주주의의 결함만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폭력 시위가 지하운동 같은 은페적 경향을 띠는 반면, 평화 시위는 모두가 볼 수 있는 고개적 형태로 전환된다. 평화 및 폭력 시위 성공률을 보면, 평화 시위의 성공률은 50%에 달하는데 반해 폭력 시위는 20%에 그친다.

<톰 아저씨의 오두막>은 노예제 폐지 운동의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다. “이야기”는 첨단 기술이 아니고 새로운 것도 아니지만, 사람을 향한 공감을 향상시키는 효과적 방법으로 입증되어 왔다.

가장 바람직한 도시의 모습은 다양한 국가와 민족, 인종, 성 정체성이 섞인 활기 넘치는 공동체를 이루는 공간이다. 이 다양성이 사람들 간의 교류를 활성화시키며, 혁신과 경제적 성장을 이끌고 사회의 관용을 강화시킬 것이다.

사회학자 새뮤얼 올리너는 아내 펄과 함께 나치 치하에서 유대인을 구출한 사람 수백명의 증언을 분석했다. 그 결과 찾아낸 공통적 특징은 단 하나였다. 그들 모두가 전쟁 전에 유대인 이웃이나 친구 혹은 직장 동료와 친하게 지낸 경험이 있었다.

개인적인 2022년 올해의 책 가운데 하나로 뽑히기에 부족함이 없는 훌륭한 책이다. 강력 추천!!!

왜 살인자에게 무죄를 선고했을까? (★★★★★)

이 책의 독특함은 논픽션을 픽션처럼 풀어나가는 문체에 있다. 보통 책에서 형사 사건들을 다루다보면, 사건의 개요에 대해 설명하고, 무슨 논증이 오갔으며 어떤 법이 적용되었는지를 딱딱하게 설명하는 글이 많은데, 이 책은 형사 사건을 피고인의 입장에서 마치 소설처럼 독특하게 풀어나가는 점이 인상적이다. “뉴요커”와 같은 잡지에서나 볼법한 유려한 문체로, 사건을 사연으로 풀어나가면서 독자의 감정 이입을 극대화시킨다. 읽다보면 가슴이 먹먹한 사연들이 많다. 문체는 간결한 것이, 마치 실사판 <미키 할러웨이> 시리즈를 읽는 느낌이 든다. 법정 스릴러는 아니지만, 형사 및 법정소설을 좋아한다면 실망하지 않을 것이고, 법 제도의 모순과 명암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고찰해볼 수 있다. 다만 후반부까지 너무 원패턴이라서 조금 단조롭다는 것이 단점이다. 추천!

가난의 문법 (★★★★★)

이른바 “폐지 줍는 노인”으로 대표되는 노년층의 곤궁함을 심도 있게 짚어낸 사회학 책이다. 책은 일종의 가상의 인물을 설정하고, 그녀의 시각에서 어떤 인물 군상들을 마주치고 어떻게 폐지를 주우면서 돈을 버는지를 그려내면서 자연스럽게 설명한다. 이들이 어떻게 폐지를 줍는 빈곤층이 되었는지, 어떻게 “폐지 생태계”가 생겨났는지를 사회학적 측면에서 조망하면서도 단순히 숫자에 매몰되지 않고 개개인의 삶에 집중해서 잘 그려낸 훌륭한 사회학 책이다. 추천!

풀 프루프 (★★★★✩)

이른바 “인전 시스템”이 어떻게 의도와는 달리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지를 파헤치는 책이다. ABS 시스템으로부터 경제 위기 대처 시스템까지, 이러한 위기 예방 시스템이 과연 피해를 줄이는데 실제적 도움이 되었는가를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살펴본다. 다만 책의 분량이 경제위기에 너무 치우친 점이 아쉬운데, 보다 다양한 사례들이 더 등장했었으면 좋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또한 책에서는 풀 프루프 시스템의 취약점을 적당한 위험을 도입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고 하는데, 실제적으로 적용된 예제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았다.

음식물 쓰레기 전쟁 (★★★✩✩)

농장, 슈퍼마켓, 레스토랑 등 음식물 파이프라인의 각 고리에서 생기는 음식물 쓰레기의 사례들과, 이를 어떻게 줄이는지 노력을 알려주는 책이다. 컨셉은 좋은데, 지나치게 자잘한 정보들을 많이 나열하는 것이 단점이다. 즉 한두가지 인상적인 사례들 위주로 전달했으면 더 좋았었을뻔 했다. 비슷비슷한 이름의 스타트업이 비슷비슷한 이름의 프로그램으로 비슷비슷한 취지의 운영을 하는 것을 너무 지엽적으로 나열하면서 설명하다보니, 난잡하고 동어반복적이란 느낌이 들었다. 정보 전달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지만, 책으로서는 썩 좋은 경험은 아니었다. 중도 하차.

인류학, 역사

세계사를 바꾼 12가지 신소재 (★★★★✩)

철이나 실리콘과 같이 인류사에 영향을 미친 주요 소재들에 대한 간략한 역사와 배경을 흥미롭게 기술한 책이다. 다소 일본 중심의 화제로 설정되어 있지만, 그럭저럭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책이다.

빵으로 읽는 세계사 (★★★★✩)

“빵”보다는 “세계사”의 비중이 더 많은 책이다. 빵이 양념이라면 세계사가 메인 디쉬에 가깝다고 해야 할까? 아쉬운 점은 빵 자체가 서양 음식이다보니 결국 서양사의 비중이 클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 점을 제외하면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세계사 책이다.

문명의 역습 – 우리는 문명을 얻은 대신 무엇을 잃었는가 (★★★✩✩)

일종의 문명 비평서인데, 착실한 연구 결과에 기반하고 있다기 보다는 그냥 본인의 생각을, 원하는 사례를 편리하게 취합해서 주절주절 늘어놓은 느낌이 강한 책이다. 다소 비관적인 시점의 독자 연구에 가까운 책이어서 중도 하차했다.

경제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

말 그대로 쉽게 풀어쓴 자본론이다. 한 세대를 풍미했던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궁금하다면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개인적인 감상은, 자본주의 비평서로는 지금도 훌륭한 가치가 있지만, 책의 몇몇 전제와 가정들이 현실세계와 썩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다소 낡았다고도 볼 수 있다. 첫째로 “유통 과정에서는 가치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에 동의하지 않는데, 그렇게 치면 택배기사는 아무런 가치도 생산하지 못한다는 비현실적인 가정이 나오기 때문이다. 또한 이윤은 노동자의 생산시간 뿐이 아니라 지대에서도 나온다고 보기 때문에 이런 점에서도 자본론의 시각에 썩 동의하는 편이 아니다. 다만 자본론에 대한 내용만 나오는 것은 아니어서, 후반부에는 다소 루즈해지는 점이 없지 않아 있다. 한 번쯤은 읽어볼만한 책이다.

존리의 금융문맹 탈출 (★★★★✩)

요즘 비리 의혹으로 잠수중인 (..) 존리의 책이다. 유명세에 비해서는 평범한 책인데, 만약 주식 장기투자나 은퇴연금, 복리의 효과에 대해 하나도 모른다면 입문용으로 읽어볼만하다. 다만 이러한 금융지식이 제로에 가까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입문서여서, 어느정도 지식이 있는 사람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부의 지도를 바꾼 회계의 세계사 (★★★★★)

회계사의 굵직한 “발명들”, 즉 복식 부기에서부터 주식회사의 등장과 SEC, GAAP의 등장, 듀퐁 공식과 ROI, 그리고 회계의 미래인 관리 회계에 이르기까지, “왜” 이러한 회계 기술들이 등장하게 되었는지를 관련된 배경 역사와 함께 설명해주는 책이다. 무척 훌륭하다! 다만 조금 억지로 붙여넣은 예제도 없는 것은 아닌데, 그럼에도 책의 전체적인 짜임새와 “왜 이런 기술들이 등장하게 되었나”에 집중하는 점은 무척 좋았던 것 같다. 저자의 시각에도 동의하는데, 자본주의 시장의 발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다름 우엇보다도 회계의 투명성이라는 점에서도 무척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강력 추천!

부동산 트렌드 2022 (★★★★✩)

정량적인 분석법에 기반하고 있고, 정책적 경제학적 측면에서도 부동산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들을 잘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꼭 부동산 투자 목적이 아니어도 한 번씩 읽어보는 것이 좋다. 개인적인 생각을 더하자면, 부동산 시장의 근본적인 어려움은, 부동산이 일종의 부분 독점이라는 점에서 기인한다. 또한 의식주라는 기본적 요소와 연결되어 있어서 가격 탄력성이 높지 않다는 점, 그리고 이른바 네트워크 효과에 기인한 연결성 측면이 강하다는 점 (즉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적 요인들이 많다) 등 수많은 요인들이 어우러져 집값 예측의 어려움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 싶다. 꼭 부동산 투기를 할 것이 아니라도 한 번 읽어보면 좋다. 추천!

도시, 건축

도시로 보는 미국사 (★★★★✩)

초반에는 다소 루즈하게 시작하나 했는데, 담백한 문체가 생각보다는 괜찮았다. 미국의 각 도시에 얽힌 이야기들, 즉 로스앤젤레스의 정경유착부터 필라델피아, 아틀란타, 뉴욕에 이르는 각종 인종 갈등과 젠트리피케이션에 이르기까지, 그 배경과 함의에 대해 깊이 있게 설명하고 있다. 대략 10개의 도시를 설명하면서 미국의 다양한 문화와 갈등들을 함축적으로 설명한다는 점에서 대단한 책이다. 책을 읽다보니, 한편으로는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에서 제기했던 하나의 해결책, 즉 접촉을 통해 인류가 더 공감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아이디어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생각이 들었다. 자본은 힘이 있다. 그리고 자본의 특성상 인종, 계층간의 갈등이 완화될만한 유인책이 크게 보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천!

공간의 미래 (★✩✩✩✩)

책에 전반적으로 깔려있는 시장 만능주의, 자유주의적 시각이 상당히 거슬린다. 규제만 푼다고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데, 규제만 풀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것처럼 접근하는 점이 무척 단편적이라고 느꼈다. 임대 주택 비판하면서 가만히 냅두면 시장이 다 해결해 줄거라고 믿는다든지, 개인의 자유와 책임이 제일 중요하다든지 주절주절 이야기하는 것을 읽다가 빡쳐서 그만 접었다.

과학

스페이스 러시 – 우주여행이 자살여행이 되지 않기 위한 안내서 (★★★★★)

우주 여행, 즉 달 및 화성 개척의 어려움과 공학적 난제, 그리고 스페이스X를 위시한 민간 기업에 의한 발사체 시장 성장이 향후 우주 여행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심도있게 고찰한 책이다. 교양 과학서의 수준에서 훌륭하게 잘 쓰여진 책이다. 바이오스피어2 실험과 실패, 국제 우주정거장의 명암, 미소 중력의 실험과 필요성에 대해서도 깊이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과거 아폴로 프로그램이 러시아와의 경쟁에서 탄생했듯, 결국 화성 탐사도 중국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투자할 것이라는 예측이 현실의 미중관계를 보았을 때 설득력있게 다가왔다. 의회 예산에 의존해야 하는 나사의 비효율성과 스페이스 X와 같은 민간 부분의 도약도 눈여겨볼만한 파트다. 우주 여행과 개척에 관심이 많다면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맛의 과학 (★★★★✩)

보통 우리는 “맛”이라고 하면 뭉뚱그려서 지칭한다. 즉 맛있다와 맛없다이다. 그런데 왜 맛있냐고 묻는다면 사실 대답하기 난감하다. 맛에는 수많은 요인들이 좌우하고, 특히 향기와 같은 요인들은 이를 단어로 설명하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음식의 “맛”에 대해 심층적으로 파고 든 교양 과학 서적이다. 왜 맛을 분류하고, 맛이 있다 없다를 판별하는 것이 어려운 문제인지를 설명한다. 책에 실려있는 다양한 인터뷰들이 좋은 편이다. 특히 향을 조합하는 회사인 “지보단”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런 음식 조향 스타트업의 가능성을 흥미롭게 생각하게 되었다. 문체에 리듬감이 부족한 편이어서 조금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는데, 그 점을 제외하고는 괜찮다. 분자 요리에 관심이 많다면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블루의 과학 – 신비의 색, 파랑의 물리학, 화학, 생물학 이야기 (★★★★✩)

“파랑색”에 초점을 둔 흥미로운 교양과학서이다. 왜 자연계에서 파랑을 찾기 어려운지, 무엇이 모나크 나비의 아름다운 파랑색을 만들어내는지, 성선택 측면에서 파랑은 어떤 장점을 가지는지, 그리고 파랑색을 만들어내기 위한 발전사 (인디고 블루 등)을 파랑이라는 키워드로 잘 엮어낸 책이다. 이렇게 하나의 키워드를 정하고 관련 주제를 엮어낸 것이 참신한 교양과학서이다. 추천!

술, 질병, 전쟁: 미생물이 만든 역사 (★★★★✩)

제목 그대로 미생물이 인류사에 끼친 주된 영향 — 발효, 질병, 전쟁 등 –을 교양 과학 관점에서 풀어낸 책이다. 코흐와 파스퇴르의 알력이 꽤 흥미로운 일화였다. 미생물에 관심이 많다면 추천!

나는 어쩌다 명왕성을 죽였나 (★★★★✩)

새로운 행성들(에리스와 하우메아)을 잇따라 발견해내면서 결국 IAU가 명왕성을 행성에서 퇴출시키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이른바 “명왕성 킬러” 마이클 브라운의 자서전이다.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에리스와 하우메아의 발견에 얽힌 비화를 읽을 수 있다. IAU의 명왕성 퇴출 투표도 무척 재미있게 읽었는데, 본인이 키배 기질이 좀 있는 듯 싶다. 천문학 좋아한다면 추천!

생명의 물리학 (★★★★✩)

진화는 필연적인가 아니면 우연적인가? 즉 지구의 시계를 50억년 전으로 돌려서 다시 한 번 재생하면, 지금과 비슷한 형태의 생물종이 다시 탄생할까? 아니면 완전히 다른 생태계가 만들어질까? 여기에 2가지 학파가 있는데, 진화는 우연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예를 들어 스티븐 제이 굴드)이 있고, 진화는 필연적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책은 후자에 속한다. 생명체는 물질의 일종이며 따라서 물리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 (만유 인력, 반데르발스 힘, 전자기력, 베르누이의 법칙, 나비에-스톡스 방정식 등) 그래서 물고기에서는 프로펠러가 진화하지 않았고, 바퀴 달린 동물이 진화하지 않은 이유도 비슷하게 설명할 수 있다. 물론 우연성도 존재한다. 세포막의 개수나 나방 날개의 무늬 등등은 우연성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다. 하지만 필연성의 요소가 우연성에 비해서 더 크다는 것이 책의 요지이다. 개인적으로는 스티브 제이 굴드의 주장에 대한 반박 파트들이 마음에 들었고, 생명체의 발생과 진화에 내재하는 필연적 요소 (탄소와 물에 얽힌 물리학과 화학적 큭성) 등을 탐구하는 파트가 좋았다.

수학

공식의 아름다움 (★★★★✩)

인류사에 영향을 미친 주요 수학 공식들의 의의와 내용을 설명하는 책이다. 사실 수학 공식을 말로 쉽게 설명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것이기는 한데, 이를 그럭저럭 교양 수학책으로서 잘 풀어냈다는 점이 좋다. 추천!

예술

기묘한 미술관 (★★★★✩)

근대 및 인상주의에 이르기까지 예술사적으로 중요했던 회화 작품들을 포인트별로 짚고 넘어가는 책이다. 미술사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있는 편이라면 크게 새로운 내용은 없겠지만, 재미로 읽을만히디.

내가 사랑한 화가들 (★★★★✩)

10명의 미술가들의 삶과 대표작, 그리고 이들의 생애를 스토리로 풀어낸 미술사 책이다. 크게 새로운 내용은 없지만, 미술가들의 삶과 스토리를 작품과 함께 녹여낸 점이 괜찮다.

미술 감상 제대로 하기 (★★★✩✩)

가볍게 읽을만한 미술 책이기는 한데, 내용이 크게 기억나지는 않는다. 그럭저럭 추천.

쓸모 있는 음악책 (★★★✩✩)

음악의 효능과 심리적 효과 등을 기술한 책이다. 제목에 대해 태클을 걸자면, “음악책”인 것은 동의하겠는데, “쓸모가 있는지”는 수긍하지 못하겠다. 왜냐하면 깊이가 없는 책이라고 느껴서이다. 중도 하차.

뮤지엄 X 여행 (★★★★✩)

세계 각국의 의미있고 독특한 뮤지엄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이들 뮤지엄의 파사드와 구조가 어떻게 건축 공간을 통해서 연출되는지를 “뮤지엄의 공간”이라는 측면에서 잘 풀어내고 있는 책이다. 어떤 의도로 공간이 설계되었고 어떤 컨텍스트를 가지고 있는지, 즉 “왜 이 뮤지엄은 이 공간을 가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성실히 잘 답변하고 있는 훌륭한 책이다. 책을 읽고 나니 한 번 가보고 싶은 뮤지엄들도 많이 생겼다. 추천 !!

육아

아이가 내 맘 같지 않아도 꾸짖지 않는 육아 (★★★✩✩)

왜 아이에게 화내면 안되는지 근원적인 이유를 잘 설명하는 책이다. 다만 뒷부분은 동어반복적인 구간이 좀 많다.

아이가 원하는 것을 모른 채 부모는 하고 싶은 말만 한다 (★★★★✩)

아이 양육시에 감정 교류가 왜 중요한지, 사랑한다는 표현이 왜 중요한지 등등을 어렵지 않게 잘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