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분기를 함께 한 책들

소설

레인보우 다이빙 (★★★✩✩)

세계가 대충(?) 멸망한 이후의 단편들을 담은 책이다. 사실 깊이 있는 단편들이라는 인상은 받지 못했다. 그럭저럭 읽을만한 책이다.

오늘 너를 다시 만난다 (★★★★★)

왕도적인 타임리프 장르의 소설이다. 구성이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으며, 깔끔한 결말까지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민들레 소녀>도 읽어본다면 좋다. 추천!!

그 환자 (★★★★✩)

실화를 가장한 페이크 웹 소설. 전개가 크게 예상을 벗어나는 것은 아닌 호러 스릴러 장르 소설인데, 스티븐 킹을 연상시키는 정신병동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 끝까지 읽었다. 추천!

달러구트 꿈 백화점. 2 (★★★★✩)

전작과 같은 큰 한 방은 없지만, 1편의 세계관 연장선에서 잘 꾸며진 책이다. 전작을 즐겼다면 후속작으로서 재미있게 볼 수 있다.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2007-2020 특별판 (★★★★✩)

단편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읽어볼만하다. 완성도가 높은 작품부터 다소 미묘한 작품까지 포진해 있다. 나는 단편 추리 소설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의외성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것을 잘 만들어낸 단편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작품들도 있다.

64(육사) (★★★★✩)

과거의 유괴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형사반과 홍보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무척 다층적인 소설로서, 언론-경찰의 관계, 홍보반의 임무, 경찰 내부의 정치적 이해관계, 유괴 사건 등 여러 사건들이 맞물려서 흥미진진하게 벌어진다. 다소 아쉬운 점이라면 메인 플롯 자체는 제대로 끝을 맺지만, 몇몇 서브 플롯들의 끝맺음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시리즈물을 염두에 둔 구성인가? 초반에 슬로우 스타트 하는 점을 제외하면, 다소 변칙적인 스릴러 + 추리물의 구성이 훌륭한 책이다. 추천!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

장르 구분이 모호한 소설인데, 뉴서울파크에서 사람들이 젤리로 변하는 사건을 다룬 일종의 군상극 호러 (?) 소설이다. 권말 저자의 말에서도 밝혔듯 ‘젤리장수’의 정체는 일부러 제대로 밝히지 않았고, 일명 젤리 대학살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군상극 시점에서 다루고 있다. 꽤 정교한 구성의 소설로서, 킬링타임 용으로 읽을만하다.

만화

수상한 레스토랑 세컨즈 (★★★★✩)

<스콧 필그림> 시리즈로 유명한 브라이언 리 오말리의 또다른 작품이다. 레스토랑 쉐프인 주인공이 하나 먹을때마다 과거의 잘못을 고쳐나갈 수 있는 신기한 버섯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스콧 필그림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귀엽고 동글동글한 그림체가 특징인, 일종의 시간역행물이다. 리얼한 레스토랑 운영 디테일이 인상적이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추천!

과학

썸타는 천문대 (★★★✩✩)

대중 천문학 교양서인데.. 자꾸 부담스러울 정도로 애인 없다는 비유를 드는데, 너무 청승맞다. 그 점을 제외하면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새의 언어 (★★★★★)

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들에 대한 탐조기이다. 이 책의 장점은 구성인데, 지루하지 않게 중간중간 새에 대한 곁지식들을 전달하는 방식이 효과적이었고, 읽기가 편했다. 삽화가 있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추천!

가장 완벽한 시작 (★★★★★)

새의 알에 대한 다양한 과학적 연구가 잘 어우러진 교양 과학서이다.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게 잘 쓰여져 있다. 늘 먹는 계란의 구조에 대해 궁금하다면 이 책이 그 대답이 될 수 있다. 알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난각(알 껍데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흰자의 역할은 무엇인지, 왜 알의 형태는 새의 종류별로 다른지, 등등 사소로운 듯 하면서도 흥미로운 연구 결과들을 대중들이 읽기 쉬운 형태로 잘 가공해 두었다는 점이 이 책의 대단한 점이다. 추천!!

인류를 식량 위험에서 구한 음식의 모험가들 (★★★★✩)

미래의 음식 산업은 어떻게 바뀔까? 임파서블 버거, 해수 담수화 사업, 스택형 농장, GMO, 스마트 농기계 등 다양한 주제를 실제 관계자들과 농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달하는 책이다. 농업 버전 잡지 같은 느낌의 책으로, 농업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조망하고 싶다면 좋은 책이다.

기술

쿠브 플로우 (★★★✩✩)

“Why” 보다는 “How”에 너무 초점을 둔 매뉴얼이어서 사실 머리에 남는게 없다. 책보다는 그냥 웹에서 튜토리얼 형태로 보는게 더 나았을 것 같다.

역사, 인류학

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 (★★★★✩)

세계사에 큰 영향을 끼친 질병들 (콜레라, 페스트, 매독 등등)을 다루는 책으로, 주로 이러한 질환들을 앓았던 세계 지도자에 대한 일화가 많다. 그럭저럭 가볍게 읽을만한 책이다. 추천!

루비콘 (★★★★✩)

왜 로마의 민주 공화정은 황제가 지배하는 제정으로 변해 나갔을까? 술라, 키케로, 카이사르, 안토니우스, 옥타비아누스와 같은 인물들의 야심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로마의 공화정이 가진 자체 모순 때문이기도 하다. 이 책은 바로 로마가 공화정에서 제정으로 변화될 때의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를 집중적으로 다룬 역사서이다. 모순이 없는 사회는 없고, 로마 공화정 역시 큰 모순을 가진 사회였다. 정치 및 경제의 양극화가 심해지는 오늘날의 세계에서도 섬뜩하게 귀기울여야 할 내용들이 많지 않나 싶다. 추천!

경제

환율도 모르고 경제 공부할 뻔했다 (★★★★✩)

환율에 대해 실무적인 정보와 지식을 정리해둔 책이다. 기본적인 경제적 지식에 관심이 있다면 괜찮은 책이다. 실무적인 책이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기본 지식을 갖추고 있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음에 유의할 것.

투자

워런 버핏식 현금주의 투자 전략 (★★★★★)

현금 흐름을 중시하는 워런 버핏식 가치 투자의 정수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구절은 “내재가치는 현재의 현금 흐름과 미래의 현금 흐름의 합”이라는 워런 버핏의 말이 아닐까 싶다. 곱씹어봐도 참 심오한 통찰이 담긴 말이다. 꼭 가치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일단 분식 회계의 위험이 있는 기업들을 한 번 걸러줄 수 있다는 의미에서도 현금 흐름을 살피는 것은 엄청나게 중요하다. 주식 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씩 일독하기를 권하는 책이다. 추천!

문화

영 포티, X세대가 돌아온다 (★★★✩✩)

이른바 X세대를 관통하는 문화적 지향점, 소비적 지향점, 그리고 세대의 특징을 이야기하고 있다. 내 세대의 이야기이기도 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책에서 다루지는 않았지만 MZ 세대들은 어떤 성향을 가지게 될까도 또다른 흥미거리이다.

머물고 싶은 동네가 뜬다 (★★★✩✩)

이른바 “로컬”의 미래에 대해 다룬 책인데, 그럭저럭 읽어볼만 하다.

에세이, 자서전, 회고록

아무튼, 싸이월드 (★★★★✩)

조금 청승맞은 면이 없지 않지만, 싸이월드에 얽힌 애증과 감상을 솔직하고 재미있게 드러낸 에세이다. 싸이월드의 추억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면 한 번 읽어보면 좋을 듯.

시드 마이어 (★★★★✩)

<문명>으로 유명한 시드 마이어의 회고록이다. 시드 마이어가 제작한 게임들에 얽힌 뒷이야기들을 흥미진진하게 이야기한다. 이른바 “핵간디”에 얽힌 뒷이야기가 재미있었다. 다만 접해보지 않은 게임들도 많고, 게임과 직접 관련되지 않은 이야기들도 많은 자서전 느낌이어서 약간 산만한 느낌도 있다. 추천!

언캐니 밸리 (★★★★✩)

여성의 입장에서 실리콘밸리에 대해 쓴 책이다. 일종의 회고록으로 볼 수 있는데, 출판사에서 일하다가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에 non-tech job으로 취직한 여성이 일하면서 느꼈던 것들, 문화적인 감성, 남성적 문화 등등 여러가지 다면적인 부분들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훌륭한 책으로, 내가 보지 못한 관점에서 실리콘 밸리의 테크 기업 문화를 다소 시니컬한 시점에서 바라본 책이라는 점에서 마음에 들었다. 추천!

자기 계발서

더 해빙 (1/5)

384

큰 내용도 없으면서 있는 것처럼 꾸며놓은 메타 자기계발서인줄 알았는데, 오히려 진지했다는 점에서 빵 터졌다. 시간과 돈이 넘쳐나서 쓸 곳이 없다면 추천.

건축

착한 건축주는 호구다 (★★★★★)

양평에 1억 7천으로 35평 전원주택을 건축한 젊은 부부의 좌충우돌 건축 분투기. 토지 알아보기부터 토목, 건축, 시공, 내장 등 전방위적인 건축 후기 및 팁들이 무척 유용하다. 직접 전원 주택 건축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볼만한 좋은 내용들이 많다. 반드시 전원주택을 시공할 것이 아니어도, 건축주 입장에서 다양한 팁이 많다는 점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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