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전설 섬의 궤적 (ps3) 리뷰

PS3 버전으로 구매해서 플레이했고, 총 플레이 타임은 85시간 가량. 공략 위키 작업을 같이 하면서 플레이했기에 실제로는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아래는 분야별 리뷰.

스토리 3.5/5

  • 전반적으로 궤적 시리즈의 스토리 구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6장까지 다소 물흐르듯 약간 지루하게 흘러가고, 마지막 종장의 큰 반전. 다만 천공의 궤적 FC과 같이 남겨져 있는 떡밥들이 많고, 본 작품에서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보니 반드시 후속작을 플레이해야 한다는 것이 단점이다. 엔딩은 흡사 미드를 보는 듯한 절단 신공. 이게 뭐야!
  • 궤적 시리즈는 캐릭터 게임의 요소가 강하게 들어가 있지만, 아직까지 캐릭터들이 겉도는 느낌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벽의 궤적에서 캐릭터들의 갈등이 자세히 그려지지 않았다는 평을 수용해서인지, 갈등을 통한 긴장을 유도하긴 했다. (린 <-> 알리사, 마키아스 <-> 유시스, 라우라 <-> 피)
  • 하지만 캐릭터의 깊이가 너무 얇다는 것이 문제다. 즉 각 캐릭터들이 안고 있는 외적 갈등 (캐릭터들과의 갈등)과 내적 갈등 (출신 혹은 집안의 문제)의 해결방법이 너무 통속적이어서 캐릭터의 깊이를 더하지 못했다. 즉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드는데 실패했고,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평면적인 캐릭터로 남아있다. 후속편을 위해 남겨둔 것인지?
  • 더 큰 문제는, 게임 자체의 볼륨은 크게 늘어났는데 비해 너무 많은 등장 인물들이 들어오면서 (VII 반의 9명 + 기타 플레이 가능 조연 3명) 캐릭터들의 밀도마저 옅어진 감이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가이우스와 엠마 같은 몇몇 캐릭터들은 공기화 되어서, 시나리오 상으로는 없어도 큰 지장이 없다. 엠마같은 캐릭터는 복선을 위한 캐릭터이지만, 다음 작품을 통해서만 그 의의를 획득하기 때문에 굳이 플레이가능 캐릭터가 될 필요는 없었다고 본다.
  • 또한, 무대가 학원이 되면서 학원물 + 연애물적 요소가 들어간 캐릭터게임화 되었다. 그렇다고 캐릭터게임의 매력을 십분 살리고 있느냐 하면 그렇지도 못하다. 등장 인물들간의 갈등은 별로 공감가지 않는 이유로 어이없이 해결되고, 연애씬 및 캐릭터 묘사는 지지리도 힘이 없는지, 주인공 린과 메인 히로인으로 보이는 알리사의 철철 넘치는 중2병 대사들은 손발을 오그라들게 한다. 으아악.
  • 연출 측면은, 3D 게임으로 2D 게임을 만든 느낌이 강하다. 동시에 반복되는 흑막 연출은 이제 식상하기까지 하다. 대표적으로 주인공 일행이 사건을 해결하고 떠나가는 등뒤로 흑막이 스르륵 나타나면서 한마디 하는 장면. 연출 아이디어 고갈인가?
  • 게임의 내적 동력을 위해서는 악역의 존재감이 강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에 6장까지는 다소 평화로운 게임의 느낌이다.

그래픽 및 연출 2.5/5

  • 내가 ps2 게임을 하는건가 ps3 게임을 하는건가.
  • 그나마도 ps3 성능 활용을 못한 엔진을 만들어서인지, 여러명이 화면에 있으면 버벅댈때가 있다.
  • 주인공으로부터 약간 떨어진 곳에 있는 캐릭터나 사물들은 화면상에서 보이지 않는다. 일종의 꼼수인데.. 너무하잖아!

사운드 5/5

  • 사운드는 만족스러운 편이다. 궤적 시리즈 음악은 느낌이 다 비슷비슷해서 많이 들어본 느낌도 나지만, 만족스러운 편이다. 이벤트 전환시의 사운드 전환 연출도 괜찮은 편.

전투 4/5

  • 크래프트가 메인이 되면서 아츠 캐릭터는 나락으로 빠졌다.
  • 일자형 라인 캐릭터는 멀티라인 캐릭터에 비해 단점만 있고 장점이 없다. 일자형 라인도 뭔가 장점을 주어야 할 듯 싶다. (쿼츠들이 같은 라인에서 연결되었을 때 더욱 강해진다든지)
  • 캐릭터가 너무 많다보니, 마지막 장에서는 결국 쓰는 캐릭터만 골라 쓰게 된다. 적은 캐릭터로도 충분히 전략성을 발휘할 수 있는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 보스전은 적당히 도전적인 난이도. 다만 일반 전투는 메갈리스 + 패도가 있는 6장부터 개판이 된다. 메갈리스와 패도를 피나 밀리엄에게 주고 전투 개시하자마자 전체 S크래프트로 날려버리면 끝.

시스템 3/5

  • 패치된 이후의 ps3에서 맵간 로딩은 많이 줄어든 편이어서 플레이 도중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아예 걸리지 않는 것은 아니기에 가끔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이벤트 존재를 나타내는 ! 가 엉뚱한 캐릭터에 붙기도 하는 등 버그가 좀 있는 편.
  • 숏컷 이동은 좋은 편이지만, 가끔 메뉴가 직관적이지 않을때도 있다.
  • 링크는 다회차 플레이를 강요하는 측면이 있다. 노가다를 통해 링크를 1회차에서도 전 캐릭터에게 MAX를 줄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
  • 링크 수치를 볼 수 없는 적은 치명적인 단점. 최종장 후야제 이벤트에서 조건을 만족하는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
  • 전투 관련해서 가장 불편한 점은, 조별 실습시 다른 조 레어 쿼츠 해제. 다른조 인원과도 언제든지 자유롭게 쿼츠 및 장비를 교환할 수 있어야 할 듯 싶다.

번역 3.5/5

  • 전반적으로 괜찮지만, 여러 사람이 작업해서 그런지 가끔 일관적이지 않은 부분이 있음. (해시라이스 vs 하이라이스)
  • 레어 쿼츠의 능력치 상승 부분이 번역시 짤리는 바람에 일일이 세팅해보아야 하는 불편함.

총평 3.5/5

  • 전투는 좋지만 세세한 부분의 마무리가 부족한 편이며, 시나리오는 후반부의 급전개를 빼면 다소 지루하기까지 하다. 연출도 3D 시대에 한참 뒤떨어지는 편.
  • 궤적 시리즈의 팬이라면 놓치지 말하야 할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장점과 단점이 뚜렷하게 혼재된 작품이다보니, 본 작품으로 궤적 시리즈를 처음 접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강하게 추천하기 힘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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