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022년 01월

  • 2021년 내 마음대로 올해의 책

    올해 읽은 책은 총 375권이고, 265권은 완독, 110권은 중도 하차했다. <위쳐>와 같이 여러 권으로 된 시리즈물 책까지 포함하면 권수로는 더 많을 듯 하다. 각 별점별 분포도는 아래와 같다.

    • ★★★★★: 44권
    • ★★★★✩: 78권
    • ★★★✩✩: 104권
    • ★★✩✩✩: 27권
    • ★✩✩✩✩: 2권

    각 분기별로 정리한 책별 리뷰이다:

    아래는 올해 읽었던 책 중에서 각 분야별로 꼽은 베스트 책들이다. 각 책에 대한 평가는 이전에 적은 글을 그대로 복붙했다.

    소설 분야

    신들의 봉우리

    “왜 에베레스트를 오릅니까?” 란 질문에 “거기 산이 있으니까”란 대답을 남기고 에베레스트 최초 등정에 나섰다가 실종된 것으로 유명한 조지 멜러리 경의 카메라가 발견되면서 책이 시작된다. 산악계의 영원한 떡밥인 조지 멜러리의 에베레스트 등정 여부를 핵심 소재 가운데 하나로 차용한 것도 흥미진진하지만, 산에 얽힌 산 사나이들의 이야기와 미스터리를 엄청난 필력으로 풀어내는 것이 이 책의 강점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캐릭터다. 하부 조지와 같은 무척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인물들간의 관계, 왜 산악인이 초등에 목숨을 거는가, 산을 오르는 이유, 디테일한 등반 과정의 묘사 등 걸작이라고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이다. 등산 다큐나 영화 혹은 소설을 좋아한다면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과학 분야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빌 게이츠 형님도 추천한 책. 수면이 기억 보존과 건강, 그리고 치매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잘 설명하고 있다. REM 수면과 Non-REM 수면이 가지는 기능에 대한 챕터도 무척 도움이 되는 파트였는데, 수면이 왜 장기 기억과 학습에 도움이 되는지를 실제적으로 알 수 있게 되었다. 단점은 번역인데, 문장이 길다. 더 짧게 잘라서 번역했었어야 했다. 추천 !!

    기술 분야

    Designing Data-Intensive Applications

    별 5점도 부족한 책. 의심할 바 없는 최고의 분산 시스템 개론서이다. LSM-Tree 기반 스토리지부터 컨센서스, 최근의 배칭 시스템, 스트리밍 시스템, 그리고 마이크로 서비스까지, 분산 데이터 시스템의 주요 토픽들과 왜 해당 기술들이 등장하게 되었는지 무척 잘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백엔드 시스템 개발자가 아니어도 컴퓨터 관련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는 것이 좋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대학원 시절에 읽었더라면 졸업이 더 빨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회사에서 약 3개월간에 걸쳐서 이 책을 바탕으로 직장 동료들과 북클럽을 진행한 적이 있는데, 무척 많은 것을 배운 소중한 시간이었다. 강추!!

    경영 분야

    더 골

    생산 관리 혹은 소프트웨어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강력 추천!! <The Phoenix Project>에 영감을 준 바로 그 책으로, 저자의 Theory of Constraint (TOC) 를 소설 형태로 재미있게 잘 풀어내고 있다. 재고 최소화, 의존성 경로, 일회 작업량(batch size) 줄이기, 병목 작업의 개선 등 복잡해보이는 생산 관리의 문제를 직관적인 설명을 통해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를 무척 잘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LG와 같은 큰 기업에서도 이를 도입해서 커다란 효율성 향상을 거두었다고 알고 있다.

    책의 중요한 몇 가지 메시지가 있다. 첫째는 생산성이 부분 효율성과 같지 않다는 것이다. 즉 모든 공정에서 일꾼들이 한시도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는 공장은 최적의 상태가 아니며, 오히려 최악의 상태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에 얽힌 비밀을 풀기 위해서는 “생산성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으로 돌아가야 한다. 생산성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현금 창출률, 재고, 운영비”이다. 저자는 이중에서 재고를 현금 흐름의 관점에서 정의한다. 즉 생산되어 출하를 기다리는 제품의 수량이 아니라, “판매하려는 물품을 만드는 데 투자한 총액”으로 정의하는 것이다.

    둘째는, 전체 생산의 속도를 결정하는 것은 이른바 가장 느린 공정이다. 이른바 병목 현상(bottleneck)이, 바로 시스템 전체의 생산량을 좌우하는 제한 요소(constraint)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병목 공정을 지속적으로 찾아서 개선하는 것이 생산성을 향상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이다. 다른 공정에 시간과 자원을 투자하는 것은 오히려 재고를 늘리게 된다.

    책의 다른 핵심 메시지는 아래와 같다:

    • 이른바 “부가가치”는 혼란을 가중시키기 때문에 빼야 한다. 즉 절반 정도 완성된 제품은 원재료보다 더 가치있다는 사고방식을 버려야 한다.
    • 기존의 원가 계산 방식은 현금 창출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 현금 창출률은 시스템 내부로 들어오는 돈이고, 재고는 시스템 내부에 잠겨 있는 돈이며, 운영비는 현금 창출률을 높이기 위해 나가는 돈이다. 즉 현금 창출률은 공장 수입에 관련된 돈이고, 재고는 내부에 쌓여 있는 돈이다.
    • 공장 전체는 적정 가격과 적정 조건 아래서 판매될 수 있는 하나의 투자라고 볼 수 있다. 즉 투자는 재고와 같다.
    • 생산능력이 시장 수요에 정확히 조정된 경우, 그러니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정확하게 조정된 경우에는 현금 창출률은 점점 줄어드는 반면 재고는 천정부지로 치솟게 된다. 상황이 여기에 이르게 되면, 재고량이 증가해 운영비에 속하는 재고의 물류비도 늘게 된다.
    • 즉, 생산 속도가 시장 수요보다 약간 느린 것이 좋다. 생산 속도와 시장 수요가 동등하게 유지된다면 시장 수요가 감소할 경우, 결국 생산자가 손해를 보게 된다. 병목 자원에서 생산자원의 시간이 낭비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첫번째 원칙이다.

    책의 말미에 있는 역자의 해설 부분도 잘 쓰여진 부분이다. TOC를 실제 현장에 적용시켜나갈 때의 어려움들을 저자의 경험으로 잘 녹여내고 있으며, 실제 재고 관리에서는 재고량보다는 “시간”이라는 요소를 통해서 관리하게 된다는 점이 의외로 마르크스의 <자본론>과 상통하는 점이 있었다.

    이하 잡설.

    • 소프트웨어 산업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는가? 그렇다. 그리고 이에 대해서는 <The Phoenix Project>를 읽어보면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회사에서 backlog가 쌓여가는 내 입장에서도 생각해볼 부분들이 많다. 회사 운영 측면에서 이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 프로젝트 launching에 대한 보상으로 승진시키는 것이 과연 회사에 있어서 장점일까?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요즘 든다. 기술 부채가 대표적이다. 일을 할 때, 승진할 수 있을 것 같은 일에 집중하게 되지, 남이 남기고 간 tech debt는 잘 건드리지 않게 된다. CEO가 단기적인 수익에 집착해서 장기적인 연구 개발을 등한시하기 쉬운 것과 비슷한 원리이고, owner-agent 문제와도 비슷한 구석이 있다. 그렇다면 인사 관리 측면에서 해법은 무엇일까? 남아 있는 bug 수를 바탕으로 측정해야 하나? unwritten test는 어떻게 잡아내야 하나? 재고 관리 측면에서 기술 부채 혹은 backlog 를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일회 작업량을 줄이는 것은 context switching 코스트를 높이게 되는데, 그래도 되나? 그 trade-off 지점은 무엇일까? 어떻게 해야 지속적으로 constraint를 찾고 이를 개선해 나갈 수 있을까?

    경제 분야

    위기의 징조들

    2008년 금융 위기의 해결을 실질적으로 주도했던 3인방, 벤 버냉키, 티머시 가이트너, 헨리 폴슨 주니어가 쓴 책으로, 일종의 post-mortem (회고)이다. 직접 저술한 책이어서 그런지 무척 훌륭하다. 왜 발생했는가에 대한 원인부터, 왜 E-coli 효과로 인해 급속도로 공포 심리가 확산되었는지, 왜 레만 브라더스가 망했고, 사실 “선별적 구제와 퇴출”를 한 것이 아니라 사실 못 구제한 것이라든지, 스트레스 테스트의 중요성과 TARP (긴급 금융 구제 프로그램)와 같이 대중들은 무척 싫어한 정책둘이 왜 필요했었는지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내부자의 시각에서 무척 디테일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무척 흥미롭게 읽은 책이다. 다만 어느정도 거시 경제학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어야 쉽게 읽을 수 있다. 강력 추천!!

    투자 분야

    Random Walk Down Wall Street

    무척 훌륭한 개인 투자 입문서! 기업의 내재가치를 중시하는 이른바 워렌 버핏 식 현금 흐름 투자, 그리고 주가의 기대 상승률을 중시하는 이른바 모멘텀 투자 각각의 시각을 다루며, 포트폴리오 이론이 왜 등장했고, 왜 패시브 인덱스 펀드가 액티브 펀드를 이겼는지, 어떻게 human error들을 줄일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 내용을 바탕으로 발표를 한 번 해보고 싶고, 북클럽 토론도 해 보고 싶은 책이다. 추천!

    역사 분야

    1962

    인류가 하마터면 멸망할 뻔 했던 쿠바 미사일 위기를 상세하게 논픽션 형태로 풀어낸 책으로, 마치 스릴러를 보는듯한 엄청난 필력이 이 책의 강점이다. 으스스한 점은, 전쟁을 통제할 의지가 있었느냐 뿐만 아니라, “실제로 통제할 수 있었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였다는 것이다. 즉 사소한 실수와 국지적 사건이 언제든 핵전쟁으로 발전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강력 추천 !!

    사회 분야

    콘텐츠의 미래

    훌륭한 책이다. 언론, 미디어, 물류업계, 출판사, 음반사 등등 다양한 업종을 넘나들면서 디지털 시대로의 컨텐츠 전환의 도전과 기회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인 “연결성”을 이야기하면서, 미래의 콘텐츠 기업들이 무엇을 추구해야 할지를 무척 잘 설명하고 있다. 콘텐츠 제공 업체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씩 꼭 정독해볼만한 책이다. 마지막 파트에서 하버드 대학교의 온라인 수업 플랫폼인 HBX를 좀 푸시해서 설명하는게 살짝 거슬리기는 하는데, 그것 빼고는 강력 추천하는 책이다.

    인문 분야

    이야기의 탄생

    시나리오 작법에 대한 책은 시중에 많이 나와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중에서도 유독 돋보인다. 우리가 아는 유명한 작품들의 이야기는 사실 큰 틀에서 모두 서사를 공유하고 있고, 몇 가지 변주를 통해 독자가 빠져들게 만드는 이야기가 된다. 책에서는 그 이야기의 핵심 구조를 아래의 5막 구조로 정리한다.

    • 1막 : 이게 나다. 그런데 통하지 않는다.
    • 2막 : 다른 방법이 있는가?
    • 3막 : 있다. 나는 변화했다.
    • 4막 : 그런데 나는 변화의 고통을 감당할 수 있는가?
    • 5막 : 나는 어떤 사람이 될까?

    뒤돌아보면, “성장물”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도 그것이다. 위의 5막 구조를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장물이든 아니든, 모든 사랑받는 작품은 주인공이 어떠한 의미에서든 변하는 이야기이다. 전형적인 해피 엔딩에서는 주인공이 새로운 사람,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고. 책에서는 모든 캐릭터는 완벽하지 않으며, “신성한 결함”을 가지고 이야기가 시작된다고 본다. 그리고 이야기의 진행을 통해 그 결함이 노출되고 도전받으면서 캐릭터가 변화하는 것이 바로 매력적인 이야기의 근원이라는 것이다. 즉 입체적인 인물이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만든다고 볼 수 있다.

    또다른 하나는 정보 격차를 통해 매력적인 플롯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즉 이야기의 화자는 아는데 독자는 모르는 이야기, 예를 들어 탐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수수께끼는 모두 풀렸다”고 선언하지만 독자는 해답을 알지 못해서 궁금해하는 바로 그 장면에서 우리는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정보 격차가 극을 이끌어나가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탐정 소설이나 미스터리 혹은 스릴러가 가지는 매력이 바로 그것이다.

    책을 통해서 느낀 점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변화”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믿게 되었다는 점이다. 꼭 이야기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독교를 포함한 모든 종교의 핵심도 자기 자신이 변하는 것에 있는 것이고. 누구나 그리고 모두가 변화하는 것이다. 10대의 내 세계관과 지금의 내 세계관이 다르듯, 이야기의 화자이건, 현실 세계의 인물이건, 결국 자신의 세계관이 도전받고 변화하면서 다른 사람이 되어 가는 것이며, 그것이 매력적인 인물이 되어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모로 추천할만한 책이다.

    회고록, 전기

    저글러, 땜장이, 놀이꾼, 디지털 세상을 설계하다

    디지털 세상을 연 정보 공학의 창시자, 그리고 내 직업을 만들어주기도 한 클로드 섀넌의 전기이다. 책을 무척 잘 썼다. 인물 전기가 자칫하면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아이디어 파트, 즉 정보 이론의 핵심 이론도 비 전공자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되어 있다. 책을 읽다보니 세상에 정말 천재는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저글러이자 주식투자자였던 섀넌의 생애가 무척 흥미롭게 다가웠다. 개인적으로는 “주식 투자를 어떻게 해야 돈을 잘 벌 수 있나요?” “내부자 정보지요.” 하는 장면에서 빵 터졌다. 참고로 제임스 글릭의 <인포메이션>과도 어느정도 겹치는 점이 있다. 추천!!

    내 마음대로 올해의 책

    <1962>, 마이클 돕스

    개인적으로 재작년, 작년과 같은 강력한 후보는 없었지만 가장 즐겁게 읽었고 교훈적이었던 <1962>를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다. 분명히 역사서이지만 웬만한 장르 스릴러도 울고 갈 정도로 섬뜩했던 13일간을 훌륭하게 잘 서술했다.

  • 2021년 4분기를 함께 한 책들

    소설

    레인보우 다이빙 (★★★✩✩)

    세계가 대충(?) 멸망한 이후의 단편들을 담은 책이다. 사실 깊이 있는 단편들이라는 인상은 받지 못했다. 그럭저럭 읽을만한 책이다.

    오늘 너를 다시 만난다 (★★★★★)

    왕도적인 타임리프 장르의 소설이다. 구성이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으며, 깔끔한 결말까지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민들레 소녀>도 읽어본다면 좋다. 추천!!

    그 환자 (★★★★✩)

    실화를 가장한 페이크 웹 소설. 전개가 크게 예상을 벗어나는 것은 아닌 호러 스릴러 장르 소설인데, 스티븐 킹을 연상시키는 정신병동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 끝까지 읽었다. 추천!

    달러구트 꿈 백화점. 2 (★★★★✩)

    전작과 같은 큰 한 방은 없지만, 1편의 세계관 연장선에서 잘 꾸며진 책이다. 전작을 즐겼다면 후속작으로서 재미있게 볼 수 있다.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2007-2020 특별판 (★★★★✩)

    단편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읽어볼만하다. 완성도가 높은 작품부터 다소 미묘한 작품까지 포진해 있다. 나는 단편 추리 소설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의외성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것을 잘 만들어낸 단편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작품들도 있다.

    64(육사) (★★★★✩)

    과거의 유괴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형사반과 홍보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무척 다층적인 소설로서, 언론-경찰의 관계, 홍보반의 임무, 경찰 내부의 정치적 이해관계, 유괴 사건 등 여러 사건들이 맞물려서 흥미진진하게 벌어진다. 다소 아쉬운 점이라면 메인 플롯 자체는 제대로 끝을 맺지만, 몇몇 서브 플롯들의 끝맺음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시리즈물을 염두에 둔 구성인가? 초반에 슬로우 스타트 하는 점을 제외하면, 다소 변칙적인 스릴러 + 추리물의 구성이 훌륭한 책이다. 추천!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

    장르 구분이 모호한 소설인데, 뉴서울파크에서 사람들이 젤리로 변하는 사건을 다룬 일종의 군상극 호러 (?) 소설이다. 권말 저자의 말에서도 밝혔듯 ‘젤리장수’의 정체는 일부러 제대로 밝히지 않았고, 일명 젤리 대학살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군상극 시점에서 다루고 있다. 꽤 정교한 구성의 소설로서, 킬링타임 용으로 읽을만하다.

    만화

    수상한 레스토랑 세컨즈 (★★★★✩)

    <스콧 필그림> 시리즈로 유명한 브라이언 리 오말리의 또다른 작품이다. 레스토랑 쉐프인 주인공이 하나 먹을때마다 과거의 잘못을 고쳐나갈 수 있는 신기한 버섯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스콧 필그림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귀엽고 동글동글한 그림체가 특징인, 일종의 시간역행물이다. 리얼한 레스토랑 운영 디테일이 인상적이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추천!

    과학

    썸타는 천문대 (★★★✩✩)

    대중 천문학 교양서인데.. 자꾸 부담스러울 정도로 애인 없다는 비유를 드는데, 너무 청승맞다. 그 점을 제외하면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새의 언어 (★★★★★)

    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들에 대한 탐조기이다. 이 책의 장점은 구성인데, 지루하지 않게 중간중간 새에 대한 곁지식들을 전달하는 방식이 효과적이었고, 읽기가 편했다. 삽화가 있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추천!

    가장 완벽한 시작 (★★★★★)

    새의 알에 대한 다양한 과학적 연구가 잘 어우러진 교양 과학서이다.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게 잘 쓰여져 있다. 늘 먹는 계란의 구조에 대해 궁금하다면 이 책이 그 대답이 될 수 있다. 알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난각(알 껍데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흰자의 역할은 무엇인지, 왜 알의 형태는 새의 종류별로 다른지, 등등 사소로운 듯 하면서도 흥미로운 연구 결과들을 대중들이 읽기 쉬운 형태로 잘 가공해 두었다는 점이 이 책의 대단한 점이다. 추천!!

    인류를 식량 위험에서 구한 음식의 모험가들 (★★★★✩)

    미래의 음식 산업은 어떻게 바뀔까? 임파서블 버거, 해수 담수화 사업, 스택형 농장, GMO, 스마트 농기계 등 다양한 주제를 실제 관계자들과 농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달하는 책이다. 농업 버전 잡지 같은 느낌의 책으로, 농업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조망하고 싶다면 좋은 책이다.

    기술

    쿠브 플로우 (★★★✩✩)

    “Why” 보다는 “How”에 너무 초점을 둔 매뉴얼이어서 사실 머리에 남는게 없다. 책보다는 그냥 웹에서 튜토리얼 형태로 보는게 더 나았을 것 같다.

    역사, 인류학

    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 (★★★★✩)

    세계사에 큰 영향을 끼친 질병들 (콜레라, 페스트, 매독 등등)을 다루는 책으로, 주로 이러한 질환들을 앓았던 세계 지도자에 대한 일화가 많다. 그럭저럭 가볍게 읽을만한 책이다. 추천!

    루비콘 (★★★★✩)

    왜 로마의 민주 공화정은 황제가 지배하는 제정으로 변해 나갔을까? 술라, 키케로, 카이사르, 안토니우스, 옥타비아누스와 같은 인물들의 야심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로마의 공화정이 가진 자체 모순 때문이기도 하다. 이 책은 바로 로마가 공화정에서 제정으로 변화될 때의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를 집중적으로 다룬 역사서이다. 모순이 없는 사회는 없고, 로마 공화정 역시 큰 모순을 가진 사회였다. 정치 및 경제의 양극화가 심해지는 오늘날의 세계에서도 섬뜩하게 귀기울여야 할 내용들이 많지 않나 싶다. 추천!

    경제

    환율도 모르고 경제 공부할 뻔했다 (★★★★✩)

    환율에 대해 실무적인 정보와 지식을 정리해둔 책이다. 기본적인 경제적 지식에 관심이 있다면 괜찮은 책이다. 실무적인 책이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기본 지식을 갖추고 있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음에 유의할 것.

    투자

    워런 버핏식 현금주의 투자 전략 (★★★★★)

    현금 흐름을 중시하는 워런 버핏식 가치 투자의 정수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구절은 “내재가치는 현재의 현금 흐름과 미래의 현금 흐름의 합”이라는 워런 버핏의 말이 아닐까 싶다. 곱씹어봐도 참 심오한 통찰이 담긴 말이다. 꼭 가치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일단 분식 회계의 위험이 있는 기업들을 한 번 걸러줄 수 있다는 의미에서도 현금 흐름을 살피는 것은 엄청나게 중요하다. 주식 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씩 일독하기를 권하는 책이다. 추천!

    문화

    영 포티, X세대가 돌아온다 (★★★✩✩)

    이른바 X세대를 관통하는 문화적 지향점, 소비적 지향점, 그리고 세대의 특징을 이야기하고 있다. 내 세대의 이야기이기도 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책에서 다루지는 않았지만 MZ 세대들은 어떤 성향을 가지게 될까도 또다른 흥미거리이다.

    머물고 싶은 동네가 뜬다 (★★★✩✩)

    이른바 “로컬”의 미래에 대해 다룬 책인데, 그럭저럭 읽어볼만 하다.

    에세이, 자서전, 회고록

    아무튼, 싸이월드 (★★★★✩)

    조금 청승맞은 면이 없지 않지만, 싸이월드에 얽힌 애증과 감상을 솔직하고 재미있게 드러낸 에세이다. 싸이월드의 추억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면 한 번 읽어보면 좋을 듯.

    시드 마이어 (★★★★✩)

    <문명>으로 유명한 시드 마이어의 회고록이다. 시드 마이어가 제작한 게임들에 얽힌 뒷이야기들을 흥미진진하게 이야기한다. 이른바 “핵간디”에 얽힌 뒷이야기가 재미있었다. 다만 접해보지 않은 게임들도 많고, 게임과 직접 관련되지 않은 이야기들도 많은 자서전 느낌이어서 약간 산만한 느낌도 있다. 추천!

    언캐니 밸리 (★★★★✩)

    여성의 입장에서 실리콘밸리에 대해 쓴 책이다. 일종의 회고록으로 볼 수 있는데, 출판사에서 일하다가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에 non-tech job으로 취직한 여성이 일하면서 느꼈던 것들, 문화적인 감성, 남성적 문화 등등 여러가지 다면적인 부분들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훌륭한 책으로, 내가 보지 못한 관점에서 실리콘 밸리의 테크 기업 문화를 다소 시니컬한 시점에서 바라본 책이라는 점에서 마음에 들었다. 추천!

    자기 계발서

    더 해빙 (1/5)

    384

    큰 내용도 없으면서 있는 것처럼 꾸며놓은 메타 자기계발서인줄 알았는데, 오히려 진지했다는 점에서 빵 터졌다. 시간과 돈이 넘쳐나서 쓸 곳이 없다면 추천.

    건축

    착한 건축주는 호구다 (★★★★★)

    양평에 1억 7천으로 35평 전원주택을 건축한 젊은 부부의 좌충우돌 건축 분투기. 토지 알아보기부터 토목, 건축, 시공, 내장 등 전방위적인 건축 후기 및 팁들이 무척 유용하다. 직접 전원 주택 건축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볼만한 좋은 내용들이 많다. 반드시 전원주택을 시공할 것이 아니어도, 건축주 입장에서 다양한 팁이 많다는 점이 장점이다.

  • 2021년 3분기를 함께한 책들

    소설

    Running Blind (★★★★✩)

    잭 리처 시리즈 4번째 작품이다. 잭 리처가 연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연루되면서 벌어지는 추격전을 다룬다. 잭 리처라는 캐릭터를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책으로, 역시 역마살이 끼인 인생인 것 같다. 살인 방법 등은 장르 소설에 익숙하면 어렵지 않게 유추 가능하며, 나중에 뜻밖의 진범이 드러나게 된다. 추천!

    빛의 현관 (★★★★★)

    히가시노 게이고의 테이스트가 강하게 느껴지는 훌륭한 추리소설이다. 한 건축가가 자신이 설계한 이상적인 집을 구매한 집주인이 미스터리하게 실종되면서 진상을 쫓아나가는 소설이다. 이 소설의 훌륭한 점은, 단순한 추리소설에서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의 집”을 설계하는 것을 꿈꾸는 건축가, 일본의 버블 경제 이후의 어려움, 이혼 등 여러 서브 플롯이 실종 사건의 추적 사건과 맞물리면서 정교하게 흘러간다.

    동시에 이 책은 꿈과 질투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여러가지 감정선과 이야기들이 동시에 흘러가고 교차된다. 특별히 나는 클라이맥스 부분을 좋아한다. “히미코 기념관” 설계를 위해 등장 인물들 모두가 함께 돌진하는 부분은 감정선을 폭발시키도록 잘 쓰여져 있다. 만약 영상화가 된다면, 실제로 노스 라이트가 들어오는 집을 보고 싶다. 추천!

    얼마나 닮았는가 (★★★★✩)

    다양한 SF 단편선 모음집이다. 다만 세계관이 연결되는 단편들도 있어서 앤솔로지 작품집 같은 느낌이 든다. 강풀의 <타이밍>이나 <플래시> 시리즈에서 본 듯한 한국식 슈퍼히어로 설정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얼마나 닮았는가>는 <식스 웨이크>에서 본 듯한 배경설정이 있기는 했지만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다만 주제를 위해 다소 설정이 작위적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갇히다 (★★★✩✩)

    책을 주제로 한 단편 SF 앤솔로지. 다만 각 단편들의 주제가 들쭉날쭉하고, 전체를 통일하는 주제가 없으며, 완성도가 크게 높은 편은 아니어서 끝까지 억지로 읽기는 했는데 크게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구원의 날 (★★★★✩)

    한 어린아이가 유괴되고 실종된지 3년 후, 사건에 얽힌 진상이 풀려나가는 스릴러 소설이다. 구원과 속죄에 대한 알레고리로도 읽을 수 있다. 추천!

    기억 파단자 (★★★★✩)

    기억 상실자가 초능력자 살인범을 상대하는 독특한 소설이다. 추리 스릴러인데, 작가의 다른 작품인 <앨리스 죽이기>에서도 보이는 특유의 대사 위주 내용 전개로 진행된다. <메멘토> vs. <제시카 존스>의 메인 빌런 같은 느낌의 소설이라고 보면 된다.

    세븐 이브스 (★★★★✩)

    달이 갑자기 폭발한다. 그리고 2년 후에는 파편이 지구를 덮치는 이른바 “하드 레인”이 발생해 인류가 멸망할 것으로 예측된다. 어떻게 해야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를 파고드는 하드 SF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주에서 수천년에 걸친 세대 우주선을 만드는 설정은 독특하다. 첫 2권은 독특한 세대우주선을 연상시키는 측면이 있었는데, 3권에서 정치물 성격이 강해지면서 묘하게 흥미가 팍 죽어버렸다. 아쉬운 점은, SF는 드라마와 과학적 설명의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한데, 이 책은 과학적 설명의 균형이 다소 강했던 것 같다. 소설이라기보다는 설정집을 읽는 느낌이 강한 책이다.

    프로젝트 헤일메리 (★★★★★)

    <마션>과 <아르테미스>로 유명한 작가 앤디 위어의 따끈따끈한 신작이다. 이번에는 외계 생명체와의 조우가 주된 주제이다. 손을 떼기 힘들게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앤디 위어 작품의 공통적인 특징은 “문제 해결형” SF, 즉 일종의 과학공학 SF 라는 점이며, 과학을 통해 개인이나 인류의 도전을 극복할 수 있다는 낙관주의를 공통적으로 담고 있다. <헤일메리> 역시 계속 문제가 발생하고, 이를 공학 및 과학 지식을 통해 해결해 나가는 것이 주된 플롯이다. 나중에는 패턴화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그것을 탄탄한 플롯과 스토리텔링으로 훌륭히 이끌어 나가는 것이 앤디 위어 작품의 강점이다. 추천 !!

    위쳐 시리즈 (★★★★★)

    게임과 넷플릭스 드라마로도 유명한 <위쳐>의 원작 소설이다. 궁금해서 읽어봤는데, 탄탄한 세계관, 스토리, 캐릭터, 그리고 간결하고 읽기 쉬운 필체 덕분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운명의 검>부터는 흡입력이 정말 대단하다. 한 번 손에 놓으면 끊기 힘들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소설이다. 판타지 좋아한다면 추천!

    클라라 죽이기 (★★★✩✩)

    <앨리스 죽이기>로 유명한 고바야시 야스미의 후속작이다. <이야기 시리즈>와 유사한 말장난 & 수다 테이스트가 강한건 여전하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전편만큼은 흥미롭지 않았는데, 세계관에 대한 비밀이 밝혀지는 전편과는 달리 이미 세계관이 셋업되어 있기 때문에 극적 긴장감이 떨어지는 느낌이 있어서였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중도 하차했다.

    호랑공주의 우아하고 파괴적인 성인식 (★★★★★)

    가벼운 라노벨 느낌의 영 어덜트 소설. 대한제국이 망하지 않고 입헌군주제가 된 대한민국에서 갑작스럽게 황태자가 된 고등학생 주인공의 재기발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캐릭터가 극을 잘 이끌어가고 있는, 잘 쓰여진 소설이다. 추천!

    과학

    뇌는 왜 아름다움에 끌리는가 (★★★★✩)

    진화생물학 중에서 특히 성선택에 초점을 둔 책이다. 시각, 청각, 그리고 후각에서 어떻게 은닉 선호도가 성선택에 영향을 끼치는지 다양한 동물 및 인간 연구를 통해 관찰된 사실을 제시하고 있다. 수컷 개구리의 울음 소리에 따른 성선택 파트가 특별히 재미있었으며, 흥미롭게 읽을 내용들이 많다. 추천!

    최고의 수학자가 사랑한 문제들 (★★★✩✩)

    유명한 수학 문제들의 현실 세계 적용에 대한 책인데, 글이 딱딱해서 읽기가 힘든 부분들이 있다. 그럭저럭 킬링 타임용으로 추천.

    작은 것들이 만든 거대한 세계 (★★★★✩)

    균사 네트워크 (일명 우드 와이드 웹)에 대한 책이다. 지의류가 곰팡이 + 조류의 공생체라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고, 나무들이 곰팡이를 통해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도 무척 흥미로웠다. 점균류를 통해 꿀벌 군집 현상을 해결하는 것과, 이러한 연구들이 아마추어 점균류 학자들을 통해 진행되어 나가는 점들도 곰팡이의 생태와 유사한 점들이 있어 흥미로웠다. 교양과학서를 좋아한다면 추천하는 책이다.

    기술

    백문이 불여일타 Vue.js 입문 (★★★✩✩)

    vue.js 입문용으로 나쁘지 않은 책이다. vue.js를 몇몇 개인 프로젝트에 잘 사용하고 있지만, 프레임워크 측면에서 computed, watch 등의 문법과 동작이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바인딩 프레임워크의 특성상 코드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순서대로 머릿속에 디자인하기 힘들때도 많고.

    개발자의 글쓰기 (★★★✩✩)

    개발자로써 글쓰기를 할 때 명심해야 할 부분들을 짚고 넘어가는 책이다. 기술 블로그부터 코드 작성, 제안서와 같은 다양한 분야를 다룬다. 나도 동감하는 부분들은 bullet point를 잘 쓰는 것이 좋다는 점. 다만 SI 관련 업계에 종사하지 않다보니, 제안서 작성과 같은 나에게는 크게 필요 없는 챕터들도 있었다. 개발자라면 한 번 읽어보면 도움이 될 책이다.

    오늘도 개발자가 안 된다고 말했다 (★★★✩✩)

    비개발자 입장에서 개발자와 어떻게 소통하는지, 그리고 기본적인 웹 서비스 개발 프로세스와 업무 분담에 대해서 설명하는 입문서이다. 내게는 크게 적용점이 없었지만, 비개발자 입장이라면 한 번 읽어보는 것이 좋아 보였다. 개인적으로는 조직에서 Tech Lead의 부재가 소통의 어려움을 만드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이크로서비스 도입 이렇게 한다 (★★★✩✩)

    “What”과 “How”는 잘 설명하고 있는데, “Why”에 대해서는 잘 설명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분산 시스템에서 message-passing과 shared-nothing 구조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더 심도있게 설명했었어야 한다고 본다. 또한 마이크로서비스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를 읽어보는 것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반도체 제국의 미래 (★★★★★)

    훌륭한 책이다! 삼성전자가 어떻게 세계 1위의 DRAM 제조 업체가 될 수 있었는지, 왜 미세공정화가 중요한지, 인텔과 TSMC 같은 기업들은 왜 실패하고 성공했는지, 그리고 미래는 어떻게 될지를 조망하는 훌륭한 책이다. 단순히 반도체 시장의 현황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각 회사들의 시장 전략이 어떠한 배경에서 나왔고 왜 중요한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 문장도 탄탄하게 쓰여서 좋다. 추천!!

    세븐 데이터베이스 (★★★★✩)

    NoSQL 데이터베이스 7종 (사실 PostgreSQL은 RDB이지만)을 다룬 책이다. 책을 보고 나니 MongoDB와 CouchDB 등이 어떻게 동작하는지, API와 자료 모델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 수 있었다. Modern NoSQL 데이터베이스에 대해 알고 싶다면 추천. 다만 “Why”에 대한 설명은 다소 부족한 편이니, 를 읽고 오는 것을 추천한다.

    데이터 읽기의 기술 (★★★★✩)

    데이터 사이언스를 처음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들을 위한 조언서 같은 책이다. 한 번 읽어볼 가치는 충분하다. 성별과 연령에 따른 분류는 이제 큰 의미가 없고, 행동과 맥락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점이 핵심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즉 여행지에서의 칵테일 한 잔과, 현지인이 바에서 마시는 칵테일 한 잔의 가격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전자에 더 너그러이 돈을 지불할테니까.

    면역의 힘 (★★★★✩)

    <면역과 건강>이 좀 더 적합한 제목이 아닐까 싶다. 면역 시스템에 대한 학문적 분석 보다는, 면역 시스템을 어떻게 증강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실용적인 가이드에 가깝다.

    경영

    히트 리프레시 (★★★✩✩)

    마이크로소프트 사장인 사티야 나딜라의 자서전.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업 문화, 변화, 법적 문제,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를 심도있게 잘 설명하는 책이다. 단점은 크게 중요한 인사이트를 얻기는 힘들었다는 점이다.

    문샷 (★★★★✩)

    NSASA의 아폴로 프로젝트는 왜 성공할 수 있었나? 그리고 왜 같은 조직인 NASA에서 동시에 챌린저와 콜럼버스 폭발이라는 실패가 생겼나? 어떤 조직 문화에서 문샷 프로젝트가 가능할까? 에 대해 심도 있는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Jack Brittain, Sim Sitkin의 Carter Racing 연구 사례이다. 레이싱 대회에 경주용 차를 내보내기로 했다. 그런데 약 29% 정도의 확률로 엔진 폭발이 발생한다. 날씨가 추울수록 엔진 폭발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엔지니어들은 온도와 엔진 부품 사이의 직접적 상관 관계를 발견해내지는 못했다. 경주에서 승리하면 $1M의 상금을 얻을 수 있지만, 엔진이 폭발하면 드라이버의 생명이 위험하다. 경주는 TV 중계가 예정되어 있으며, 경주를 안한다면 큰 스폰서들을 잃고 또한 $500k의 계약도 무산될 수 있다. 이 경우 경기를 진행할 것인가 진행하지 않을 것인가? 이것이 질문이다. 이 사례를 MBA에서 토론하자, 약 90% 정도는 경기를 진행하자는 쪽에 손을 들었다. 그러자 교수가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은 지금 챌린저를 발사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습니다.” 엔진이 말썽을 일으킨 횟수는 O-Ring이 문제를 일으킨 횟수와 비슷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의사 결정에서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책에서 던지는 핵심적인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책에서는 로켓 공학자가 어떻게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고하는지 프로세스를 설명한다. 구글 X에 대해서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이 가지는 단일점 장애를 해결하기 위한 redundancy의 철학, 그리고 조직 내부의 post-mortem과 pre-mortem과 같은 프로세스, 그리고 성공이 가져다주는 실패와 실패가 가져다주는 성공에 대해서도 잘 설명하고 있다. 문샷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어떠한 엔지니어링 역량이 필요한지 궁금한 사람들은 한 번씩 읽어보기를 추천하다.

    규칙 없음 (★★★★✩)

    넷플릭스의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의 자서전적인 책으로, 넷플릭스의 기업 문화를 다루고 있다. 창업자가 직접적으로 기업 문화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잘 읽힌다. 책에서 강조하는 투명하고 적극적인 피드백은 구글에서 일하는 나도 충분히 공감가는 내용이었다. 다만 “실적이 없으면 짐 싸서 내보내라”는 원칙은 심리적 안정감과는 다소 거리가 먼 철학으로서, 장기적으로는 기업에 도움보다는 해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넷플릭스의 성공 비결은 문화라기보다는 플랫폼 산업의 semi-독점적 특성이라고 보지만, 기업 문화에 대해 고찰하는 책으로서는 괜찮은 책이다.

    경제

    진보와 빈곤 (★★★★✩)

    왜 일은 다들 열심히 하는데 부동산 소유주가 모든 부를 가져갈까? 바로 토지의 독점적 속성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논리적으로 풀어나가고, 왜 사회적 진보 속에서 빈곤이 발생하는가를 탐구한 책이 바로 헨리 조지의 명저 <진보와 빈곤>이다. 내가 처음으로 헨리 조지를 만난 것은 <희년, 한국 사회, 하나님 나라>를 읽으면서였고, 내 사고방식과 가치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진보와 빈곤의 시작은 자본주의의 “자본”을 정의하는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마르크스의 <자본론>과도 유사하게 통하는 구석이 있는데, 자본을 정의하는 것 자체에도 여러가지 방법이 있으며, 임금의 근원이 자본인가 노동인가에서부터 풀어나가는 점이 좋았다. 다만 실제로 책 읽기는 다소 어려웠다. 우선 문장이 간결하지 않고 난삽한 느낌이 들었고, 다소 지루한 면이 있었다. 또한 추상적인 개념들 (자본의 정의와 같은 현대 경제학의 큰 관심거리가 아닌 정치경제학적 고전 주제들)이 많았다.

    상식 밖의 경제학 (★★★★✩)

    <넛지>나 과 결을 같이 하는 행동경제학 책이다. 탄탄하고 흥미로운 사례 위주로 설명되어 있는 책이다.

    위기의 징조들 (★★★★★)

    2008년 금융 위기의 해결을 실질적으로 주도했던 3인방, 벤 버냉키, 티머시 가이트너, 헨리 폴슨 주니어가 쓴 책으로, 일종의 post-mortem (회고)이다. 직접 저술한 책이어서 그런지 무척 훌륭하다. 왜 발생했는가에 대한 원인부터, 왜 E-coli 효과로 인해 급속도로 공포 심리가 확산되었는지, 왜 레만 브라더스가 망했고, 사실 “선별적 구제와 퇴출”를 한 것이 아니라 사실 못 구제한 것이라든지, 스트레스 테스트의 중요성과 TARP (긴급 금융 구제 프로그램)와 같이 대중들은 무척 싫어한 정책둘이 왜 필요했었는지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내부자의 시각에서 무척 디테일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무척 흥미롭게 읽은 책이다. 다만 어느정도 거시 경제학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어야 쉽게 읽을 수 있다. 강력 추천!!

    투자

    Random Walk Down Wall Street (★★★★★)

    무척 훌륭한 개인 투자 입문서! 기업의 내재가치를 중시하는 이른바 워렌 버핏 식 현금 흐름 투자, 그리고 주가의 기대 상승률을 중시하는 이른바 모멘텀 투자 각각의 시각을 다루며, 포트폴리오 이론이 왜 등장했고, 왜 패시브 인덱스 펀드가 액티브 펀드를 이겼는지, 어떻게 human error들을 줄일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 내용을 바탕으로 발표를 한 번 해보고 싶고, 북클럽 토론도 해 보고 싶은 책이다. 추천!

    사회

    플랫폼 제국의 미래 (★★★✩✩)

    이른바 FAANG 까는 내용으로 가득찬 책이다. 그런데 솔직히 수준은 <콘텐츠의 미래> 보다 한 수 떨어진다. 저자가 뉴욕타임즈 이사로 있으면서 구글에 기사를 제공하지 말라고 생떼부리는 부분이 그러한데, 나는 저자가 기본적인 소비자 컨텐츠 환경이 변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는 증거로 본다. 뉴욕타임즈는 컨텐츠 기업이 아니라 플랫폼 기업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책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진한 라떼향이 나는 꼰대책이 되어가는 점이 아쉽다.

    역사, 인류학

    인간의 흑역사 (★★★★✩)

    인류학 책으로, 문체가 유머러스해서 재미있다. 오스트레일리아 토끼 통제 불능 사태, 모아이 섬의 멸망, “저 새는 해로운 새다”로 잘 알려진 마오 쩌둥의 중국 대기근, 식민지배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마일 vs 미터 단위 실수로 화성탐사기가 화성에 처박힌 사건 등 한숨 나오는 사건들을 흥미롭게 잘 풀어냈다. 서구 학자의 입에서 식민지배를 비판하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무척 놀라운 경험이었다.

    1962 (★★★★★)

    인류가 하마터면 멸망할 뻔 했던 쿠바 미사일 위기를 상세하게 논픽션 형태로 풀어낸 책으로, 마치 스릴러를 보는듯한 엄청난 필력이 이 책의 강점이다. 으스스한 점은, 전쟁을 통제할 의지가 있었느냐 뿐만 아니라, “실제로 통제할 수 있었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였다는 것이다. 즉 사소한 실수와 국지적 사건이 언제든 핵전쟁으로 발전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강력 추천 !!

    인문

    논픽션 쓰기 (★★★✩✩)

    <이야기의 탄생>에 비견될 훌륭한 책이며, 글 자체는 더 잘 쓰여진 것 같다. 플롯 포인트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등등이 흥미롭게 잘 서술되어 있다. 그런데 중간부터 너무 기술적인 부분으로 흘러가서 중도 하차했다.

    걸어 다니는 어원 사전 (★★★✩✩)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단어들의 어원들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심심풀이로 읽어볼만한 책인데, 문제는 주로 영어권 어원 사전이라서 가슴에 크게 와닿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도 하차.

    혐오의 시대, 철학의 응답 (★★★★✩)

    혐오 표현도 표현의 자유를 위해 허용되어야 할까? 시대에 묵직한 화두를 던지는 책이다. 표현의 자유 vs 혐오 규제에 대한 논박 파트가 잘 쓰여져 있고, 토론하고 생각할만한 화두를 던진다. 내 개인 의견을 이야기하자면, 나는 저자와 마찬가지로 표현의 자유란 이름으로 혐오를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의 상당수는 사실은 규제된 안전망 위에서 존재하는 것이다. 지구상 어느 나라도 완전히 자유로운 시장 경제를 만들지 않았다. 완전한 자유 시장 경제가 낳은 자체 모순 — 노예제나 아동 노동 — 들이 결국 철폐되었듯이, 시장 혹은 토론의 장이라 불리는 곳도 정치적 사회적 합의하에서 결정해나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즉 사회의 이익을 증진해야 한다는 목표 아래 있어야 하며, 표현의 자유를 권리라는 이름으로 포장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명확한 대안이나 결론이 없다는 것은 다소 아쉽지만, 논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본다. 추천!

    정의란 무엇인가는 틀렸다 (★★★★✩)

    공허한 마이클 샌델의 정의론을 논파하는 책이다. 어떻게 샌델이 롤즈의 자유지상주의와 벤덤의 공리주의와 같은 이론들을 오독하고 허수아비 때리기 기법으로 잘못된 결론으로 이끌엇는지, 그리고 이른바 미덕에 근거한 정의론이 얼마나 취약한 지점에 있고 수단과 목적이 뒤바뀐 자가당착에 빠지기 쉬운지를 논파하고 있다. 롤즈의 자유지상주의가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의 복리를 증진하는 것이 목표” 라는 점은 흥미로운 지점이었는데, 그렇다면 이는 오히려 완전 복지국가의 목표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입장에서도, 평균(혹은 중위값) 성능을 증진시키는 것과, 하위 99% 성능을 증진시키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는 점에서도 흥미로웠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정의란 무엇인가>의 반대항으로 쓰여진 책이어서, 저자 본인의 주장이 강하게 드러나기 힘들었다는 점이다. 추천 !

    회고록, 인터뷰

    펀 홈: 가족 희비극 (★★★★✩)

    그래픽 노블 형태로 풀어낸 개인 회고록이다. 아버지와 딸, 그리고 성소수자의 이야기와 이에 얽힌 희비극을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는 작품이다.

    봉준호를 읽다 (★★★★✩)

    책은 크게 3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파트는 봉준호와의 인터뷰, 두 번째 파트는 봉준호 영화 세계의 전체적인 조망, 세 번째 파트는 보다 자세하고 기술적인 씬 분석이다. 개인적으로는 인터뷰 부분이 가장 좋았고, 인상깊었다. 봉준호가 미국의 한 대학교에서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하게 되었다. 한 학생이 “가장 한국적인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하며 질문을 던졌다. 봉준호는 “부조리라고 생각합니다.”고 답했다. 이 문답이 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부조리가 봉준호의 영화 세계를 이해하는 가장 핵심 키워드가 아닐까 싶다.

    나는 행복한 불량품입니다 (★★★★✩)

    멀쩡한 대기업 다니다가 마르크스 자본론을 강의하는 인문학 저자가 된 이력이 독특하다. 이 책은 본인의 삶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있는, 자서전에 가까운 책이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시대를 그은 명저임이 틀림없기는 한데, 모든 것을 노동과 자본으로만은 볼 수는 없는 현대 경제학의 입장에서는 고전은 고전이지만 또한 한계도 명확하지 않을까 싶다. 내가 책에서 보고 싶었던 것은 “마르크스의 자본론과 자본주의의 미래” 같은 내용이었는데, 이런 내용이 없어서 다소 아쉬웠다. 기회가 된다면 저자와 직접 만나서 인터뷰를 해보고 싶은 책 가운데 하나다.

    생활

    내 손에 인생사진 (★★★★✩)

    인스타 사진 잘 찍는 법 실용 가이드. 사진과 예제들이 많아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창업

    당신의 가격은 틀렸습니다 (★★★★✩)

    자영업자로서 메뉴 가격 결정을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한다면 한 번쯤 읽어볼만한 좋은 책이다. 핵심은 3가지인데, 남들에게는 없는 특징적인 메뉴를 만들고, 프리미엄 가격을 받으며, 미끼 상품을 통해 심리적으로 사람들이 프리미엄 상품을 구입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 팁으로 볼 수 있다. 자영업에 종사한다면 상당히 도움이 되는 실전적인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