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우리가 먼저 가볼게요 (★★★★★)
소수자와 페미니즘을 주제로 한 SF 단편 모음집이다. 그것은 악몽을 꾸는 해양생물학자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사고로 하반신 감각을 잃은 여성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양육으로 힘들어하는 가정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평행세계와 복제인간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종말 이후의 세계와 기계 거인들과의 싸움 이야기이기도 하고, 화성에서 한국으로 역이민을 계획하는 가정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리고 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각 단편들의 완성도는 다소 들쭉날쭉 하지만 재미있다. 오히려 읽고 난 다음에 자꾸 머리에 남아서 다시 떠오르게 만드는 책이다. 추천!
무너지는 제국 + 타오르는 화염 (★★★★✩)
<노인과 전쟁>시리즈로 유명한 존 스칼지의 신작 SF. 은하제국이라는 큰 규모의 무대에서 벌어지는 군상극은 SF보다는 스페이스 오페라에 좀 더 가깝다. 은하제국의 몰락이라는 소재는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을 연상시키는 설정인데, 좀 더 매력적인 다양한 캐릭터들로 극을 끌어가기 때문에 진행이 더 흥미롭다. 개인적으로 <파운데이션>시리즈는 정신 조작 같은 환타지 설정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이 작품은 좀 더 현실적인 SF에 바탕을 둔 스페이스 오페라이다. 추천!
죽음을 보는 재능 (★★★★✩)
흥미롭게 읽은 능력자물 + 스릴러. 정교한 플롯이 인상적이다. 다만 결말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킬링타임용으로 추천.
표정 없는 검사 (★★★★✩)
캐릭터물의 특징이 강한 추리 스릴러. 라이트노벨의 느낌이 강하게 난다. 아쉬운 점이라면 여주인공의 비중이 공기에 가깝고, 시리즈물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것 같다는 점이다. 후속작이 나와야 더 흥미로워질 것 같다.
The Inheritance Trilogy (★★★★✩)
3점과 4점 사이. 장점도 많은데 단점도 많다. 신들을 노예처럼 부리는 왕족, 계승 의식, 어머니의 죽음과 관련된 미스터리 등 흥미진진한 요소들이 많은 환타지 소설이다. 문체도 간결하고 읽기 좋다. 단점은 주제 의식이 그다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1권까지만 읽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주제가 뭐지?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계승 의식에 너무 큰 주안점을 든 구성이고, 클라이맥스의 우연적 요소가 강하다보니 결국 이 모든게 뭘 위한 것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 힘이 빠졌다. 더구나 2부에서는 주인공이 바뀌면서 흥미가 사라져 그냥 중도 하차했다. 나중에 다시 읽을수도.
The Killing Floor (★★★★✩)
잭 리처 시리즈 1권. <원티드 맨>을 읽고 처음 빠져들었는데, 역시 간결한 문장, 빠른 진행, 매력적인 주인공 캐릭터, 미스터리, 폭력 등 흥미로운 스릴러의 모든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야기의 탄생>에서 알게 된 베스트셀러 5막 전개를 교과서처럼 잘 따르고 있다.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놓기 힘드니까 잠들기 전에는 읽지 말 것. 추천!
어페어 (★★★★★)
잭 리처 시리즈. 역시 한 번 책을 시작하면 끝까지 놓기 힘들다. 나중에 출판되었지만 시간상으로는 프리퀄이다. 추천!
악의 사슬 (★★★★★)
잭 리처 시리즈. “누구든지 잭 리처를 건드리면 X 되는 거예요” 같은 느낌의 킬링 타임 소설이다. 추천!
파기환송 (★★★★★)
믿고 보는 마이클 코넬리의 소설로, 해리 보슈 + 미키 할러 콤비의 파기 환송 사건을 다룬다. 스피디한 전개, 매력적인 캐릭터, 가슴 졸이는 법정 드라마와 탁월한 글솜씨 등 나무랄데가 없다. 추천!!
파묻힌 거짓말 (★★★★✩)
<밀레니엄> 시리즈를 연상케하는 스웨덴 스릴러. 초중반은 다소 느릿느릿하게 흘러가며, 중간까지는 와야 재미있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시리즈물이어서 제대로 된 완결이 나지 않는 것이 단점이다.
내가 죽인 남자가 되돌아왔다 (★★★★★)
경쾌한 한국적 블랙 코미디 범죄 스릴러. 1981년 “범죄 없는 마을” 제도가 생긴 이래 단 한 해를 제외하고는 어떤 범죄도 일어나지 않아 신기록을 앞두고 있는 한 시골 마을 중천리에서 뜻밖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장르물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작은 사회, 클로즈드 서클, 뜻밖의 반전과 같은 요소들과 함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에필로그를 조금 더 풍성히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다. 추천!
기술
The Unicorn Project (★★★★✩)
이전 작품 <Phoenix Project>를 읽었다면 이 책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Phoenix project가 DevOps를 다룬다면, 이 책은 Dev 와 Business 측면을 좀 더 다룬다고 볼 수 있다. 힘들었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런칭하는 장면은 다소 뻔할 수 있는 장면이면서도, 사람의 감정선을 뒤흔드는 점이 있다. 그것이 이 책의 매력인 듯. 책을 읽으면 성공적인 기술 리더십에 무엇이 요구되는지 잘 알 수 있다. 추천!
구글에서 배우는 딥러닝 (★★★✩✩)
과학잡지에 실릴법한 가벼운 인공지능 및 딥러닝 이용 케이스 스터디 모음집이다. 심심풀이로 읽을 정도는 되지만, 크게 영양가는 없다.
Software Engineering at Google (★★★★✩)
실제적인 구글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코드 리뷰, 코드 저장소, 테스트, 빌드 시스템 등등 상당히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단점이라면 좀 길다. 지나치게 디테일한 부분도 많다. 내 생각으로는 더 간결하게 만들고, 핵심 Key take-away를 강조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즉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설명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여러 방법 중에서 왜 이것을 선택했으며, 어떻게 문제가 해결되었는지 의사 과정을 중점으로 설명하는편이 나았을 것 같다. 챕터 중에서 Mono repo에 대한 고찰 부분은 이런 문제 해결 과정의 고민들이 잘 녹아 있는데, 다른 챕터들은 그런 느낌이 적어서 챕터별 편차가 큰 편이다.
냉장고를 공짜로 드립니다 (★★★✩✩)
깊이있는 인사이트는 다소 부족하지만 전반적인 IoT 흐름을 읽는데는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키워드로 정리하는 정보보안 119 (★★★✩✩)
키워드 중심이고 깊이는 크게 없어서 관련 자격증 등을 공부하는 용도로는 좋지만, 그 이상은 아닌 듯 하다.
과학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
빌 게이츠 형님도 추천한 책. 수면이 기억 보존과 건강, 그리고 치매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잘 설명하고 있다. REM 수면과 Non-REM 수면이 가지는 기능에 대한 챕터도 무척 도움이 되는 파트였는데, 수면이 왜 장기 기억과 학습에 도움이 되는지를 실제적으로 알 수 있게 되었다. 단점은 번역인데, 문장이 길다. 더 짧게 잘라서 번역했었어야 했다. 추천 !!
우연의 설계 (★★★✩✩)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없는 것 같고 (통계학, 심리학 등등을 설명하기는 한다) 뭔가 교조적으로 가르치려는 측면이 있으며 문체가 재미가 없다. 하지만 한 가지 observation은 괜찮은 편인데, 인류의 역사와 진화는 근본적으로 상당 부분을 우연성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명과 전쟁>에서도 나타난 바 있는 내용이다. 여하튼 심심풀이용 책.
블랙홀의 사생활 (★★★★✩)
블랙홀의 이론적 발견부터 실제적 발견까지 이에 얽힌 과학사를 잘 풀어내고 있다. 상대성 이론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다면 (없어도 괜찮기는 하다) 더 잘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추천!
우리집에 화학자가 산다 (★★★✩✩)
그럭저럭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교양 화학 이야기. 일상 생활 속에서 자주 만나는 소재에서 화학 이야기를 끌어왔기 때문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다만 중간중간 화학 보다는 물리학에 가까운 내용들이 많아서 다소 이야기가 산으로 가는 느낌이 있다.
실은 나도 식물이 알고 싶었어 (★★★✩✩)
식물에 대한 다양한 잡학 지식 사전. 각각의 글들이 짧기 때문에 가볍게 읽기는 좋으나 깊이는 다소 떨어진다. 또한 PDF 여서 핸드폰에서는 읽기가 힘들다. 그럭저럭 추천.
How Not to Die (★★★★✩)
고기 그만 먹고 야채 먹으라고 100번 이야기해서 귀에서 피가 나올 것 같은 책이다. 단순하게 “채식이 좋다!” 하며 강조하는 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이유로 특정 채소들이 수명에 영향을 끼치는지를 각종 의학 논문과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책을 읽고 나면 식생활을 바꾸는 것이 수명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깊게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통해 식생활을 진지하게 바꾸게 되었다. (1) 아침 식사로 시리얼을 줄이고 오트밀로 변경 (2) 고기 먹는 횟수 줄이고 샐러드 늘리기 (3) 매일 링핏으로 운동하기 (4) 과일 많이 먹기 (원래 많이 먹는 편이지만). 식생활이 수명에 끼치는 영향이 평균 10년 정도이니, 덜 아프고 오래 살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단점은 책이 길고, 동어반복적이며 자기복제적인 내용들이 많다는 점이다. 책의 내용을 조금 더 덜어내고 핵심을 요약했더라면 더 나은 책이 되었으리라고 본다.
남극점에서 본 우주 (★★★★★)
남극에서 천문학 연구를 수행하는 물리학자들의 일상은 어떨까?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우주 배경 복사선, 그리고 지구 규모의 전파망원경 네트워크로 블랙홀 사진을 찍는 Event Horizon Telescope 프로젝트를 위해 남극점에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한국인 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무척 디테일한 남극 기지 생활의 단면을 엿볼 수 있고, 또한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상당히 전문적인 연구 내용을 잘 풀어쓴 점이 책의 최대 강점이다. 실험 천문학자의 삶과 연구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보기 바란다. 강력 추천!!
전쟁에서 살아남기 (★★★★✩)
군대와 과학은 빼놓을 수 없는 분야다. 실제로 군사 기술에서 파생된 과학 기술들도 많고, 그 역의 경우도 많다. 이 책에서는 군대의 과학 기술 중에서도 특히 일반인들에게 흥미로운 내용이 담긴 책이다. 군복을 어떻게 선정하는지, 전장의 소음과 청력 보호, 그리고 용변 처리와 같은 (!) 유쾌한 주제를 다루는 과학책으로 가볍게 읽을 용도로 추천한다.
사회
콘텐츠의 미래 (★★★★★)
훌륭한 책이다. 언론, 미디어, 물류업계, 출판사, 음반사 등등 다양한 업종을 넘나들면서 디지털 시대로의 컨텐츠 잔환의 도전과 기회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인 “연결성”을 이야기하면서, 미래의 콘텐츠 기업들이 무엇을 추구해야 할지를 무척 잘 설명하고 있다. 콘텐츠 제공 업체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씩 꼭 정독해볼만한 책이다. 마지막 파트에서 하버드 대학교의 온라인 수업 플랫폼인 HBX를 좀 푸시해서 설명하는게 살짝 거슬리기는 하는데, 그것 빼고는 강력 추천하는 책이다.
뉴파워: 새로운 권력의 탄생 (★★★★✩)
훌륭한 책이다. 아이스버킷 챌린지, 트럼프, Airbnb 등등 커뮤니티와 참여에 기반한 새로운 권력이 어떻게 떠오르는지 잘 설명하고 있다. <콘텐츠의 미래>와 같이 읽어도 좋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한국어 서문이다. 책을 많이 읽어왔지만, 이 책 서문은 다른 책들에 비해 정말 성의있게 잘 썼다. 한국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무척 높은듯, BTS 와 RM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한국의 뉴파워에 대해 논하는 모습이 무척 따뜻했다. 책을 읽고 나니 20년 후에는 김남준이 대통령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전반적으로 괜찮은데, 미래와 결론 부분이 조금 약한 느낌이 있다.
텅 빈 지구 (★★★★★)
전 지구적으로 직면한 저출산과 인구 감소에 대해 잘 정리한 책이다. 실제로 한국, 중국, 인도, 아프리카 나라들을 서베이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여성의 교육과 도시화, 피임과 같은 요소로 인해 우리가 예측한 것보다 훨씬 빠르게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고, 이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것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가 제시하는 적극적 이민 정책의 포용이 이러한 저출산의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해법이라는 점에서도 수긍되는 면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 자녀를 낳는 것의 비용이 지나치게 커진 한국의 경우에는 어떨까라는 생각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배타적 민족주의가 강한 한국의 경우, 아쉽게도 적극적인 이민 정책은 쉽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저출산의 미래를 조망하고 싶다면 강력 추천!
성공의 공식 포뮬라 (★★★★★)
훌륭한 책이다. 사물 물리학, 네트워크 과학, 계량사회과학을 다루면서, “성공”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공식들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방정식부터, 어떻게 네트워크가 성공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지, 그리고 나이가 아니라 도전하는 횟수에 성공이 비례한다는 점이 무척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이 모든 것이 실제적인 통계를 통해서 설명하고 있고 자기계발서가 아니니 착각하지 말자. 위의 <플랫폼 제국의 미래>와 같이 봐도 좋은 책이다. 강력 추천!!!
정치는 뉴스가 아니라 삶이다 (★★★✩✩)
정치 입문서 같은 느낌이 강하고, 데이터에 기반했다기 보다는 주장에 근거한 책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그냥 무난하게 읽을만한 책.
심리학
팩트풀니스 (★★★★✩)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우리가 단편적 편견에 뿌리를 두고 얼마나 사실로부터 쉽게 멀어져 나가는지에 대해 재미있게 잘 풀어나가고 있다. 중간중간 나오는 사례들도 재미있게 읽었다. 다만 원 저자가 집필 도중 암으로 사망했기 때문인지, 책의 도입과 전개 부분은 재미있는데 결론 부분이 다소 좀 빈약한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추천!
경제, 경영
자본주의가 대체 뭔가요 ? (★★★★✩)
자본주의와 연관된 각종 기본 개념과 가정들, 그리고 그 가정들을 현실 세계에 적용할 때 어려운 점들 등을 잘 설명하고 있다. 수박 겉핥기 식이라서 자세한 디테일까지는 들어가지 않지만, 전반적인 주요 토픽들을 이해하는 정도로는 괜찮다. 추천!
면접의 힘 (★★★✩✩)
내가 극혐하는 behavioral 면접 중심이라서 사실 영양가는 별로 없었다. 기술 기업들은 tech interview를 보는 것이 일반화 되었지만, 일반 직종에서는 그나마 behavioral 면접이 대안인 것 같다. 한국의 채용 문화와 역량이 한층 성장하기를 기원한다.
자기 계발
식당, 생각을 깨야 이긴다 (★★★★★)
내가 식당 창업을 할 것은 아니지만, 무척 흥미롭게 읽었다. 식당 창업시의 우선순위를 여러 사례들을 들어가며 무척 잘 와닿게 이야기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우선의 가치를 지켜나가는 것으로, 왜 메뉴를 단순화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지 잘 알 수 있다. 요식업 창업에 생각을 둔 사람이라면 한 번씩 읽어볼 책으로 강력 추천한다.
디지털 미니멀리즘 (★★★★✩)
요약하자면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라는 퍼거슨 경의 명언을 논리적으로 풀어낸 책. <Deep Work>의 칼 뉴포트 교수가 쓴 책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원한다면 한 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책에서는 SNS를 비롯한 소셜 미디어를 피함으로써 어떻게 우리가 더 나은 생산성과 삶을 찾을 수 있는지 설명하고 있다. 나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그리고 인터넷 뉴스 등도 잘 안 본지 오래되어서 수긍가는 면이 있다. 인터넷은 딱 필요한 부분만 하는것이 좋은 듯.
만렙 프레젠테이션 (★★★✩✩)
크게 영양가는 없는 프레젠테이션 강의. 나는 좋은 프레젠테이션이란 결론이 처음에 요약되어 있고, 문제 해결부터 시작하는 프레젠테이션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러한 내용들이 그다지 없고 다소 기술적인 부분에만 치중해서 아쉽다.
인문
이야기의 탄생 (★★★★★)
시나리오 작법에 대한 책은 시중에 많이 나와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중에서도 유독 돋보인다. 우리가 아는 유명한 작품들의 이야기는 사실 큰 틀에서 모두 서사를 공유하고 있고, 몇 가지 변주를 통해 독자가 빠져들게 만드는 이야기가 된다. 책에서는 그 이야기의 핵심 구조를 아래의 5막 구조로 정리한다.
- 1막 : 이게 나다. 그런데 통하지 않는다.
- 2막 : 다른 방법이 있는가?
- 3막 : 있다. 나는 변화했다.
- 4막 : 그런데 나는 변화의 고통을 감당할 수 있는가?
- 5막 : 나는 어떤 사람이 될까?
뒤돌아보면, “성장물”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도 그것이다. 위의 5막 구조를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장물이든 아니든, 모든 사랑받는 작품은 주인공이 어떠한 의미에서든 변하는 이야기이다. 전형적인 해피 엔딩에서는 주인공이 새로운 사람,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고. 책에서는 모든 캐릭터는 완벽하지 않으며, “신성한 결함”을 가지고 이야기가 시작된다고 본다. 그리고 이야기의 진행을 통해 그 결함이 노출되고 도전받으면서 캐릭터가 변화하는 것이 바로 매력적인 이야기의 근원이라는 것이다. 즉 입체적인 인물이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만든다고 볼 수 있다.
또다른 하나는 정보 격차를 통해 매력적인 플롯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즉 이야기의 화자는 아는데 독자는 모르는 이야기, 예를 들어 탐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수수께끼는 모두 풀렸다”고 선언하지만 독자는 해답을 알지 못해서 궁금해하는 바로 그 장면에서 우리는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정보 격차가 극을 이끌어나가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탐정 소설이나 미스터리 혹은 스릴러가 가지는 매력이 바로 그것이다.
책을 통해서 느낀 점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변화”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믿게 되었다는 점이다. 꼭 이야기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독교를 포함한 모든 종교의 핵심도 자기 자신이 변하는 것에 있는 것이고. 누구나 그리고 모두가 변화하는 것이다. 10대의 내 세계관과 지금의 내 세계관이 다르듯, 이야기의 화자이건, 현실 세계의 인물이건, 결국 자신의 세계관이 도전받고 변화하면서 다른 사람이 되어 가는 것이며, 그것이 매력적인 인물이 되어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모로 추천할만한 책이다.
인류학, 역사
세계사를 바꾼 37가지 물고기 이야기 (★★★✩✩)
대구와 청어가 인류사에 미친 영향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세계사 책이다. 다만 서양사 중심의 서술이고, 글의 진행이 다소 난잡하다. 셰익스피어 문학이나 고대사, 그리고 기독교 관련 역사 설명도 굳이 있었어야 했나 싶다.
세상을 바꾼 길들임의 역사 (★★★★✩)
인류사에 얽힌 주요 작물과 가축에 대한 흥미진진한 역추적 이야기이다. 길들임은 곧 기나긴 공생과 상호 변화의 과정이기도 하다. 이를 DNA를 바탕으로, 콩과 옥수수, 그리고 개와 같은 동물들이 언제 어떻게 작물화/가축화(domestification) 되었는지를 마치 탐정 소설처럼 흥미롭게 끌어나가고 있다. 인위적인 순응화라고 할만한 GMO에 대한 정치적인 우려, 유전자 오염, 그리고 몬산토에 대한 고찰도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이다. 단점은 문장의 호흡이 다소 길어서 잘 안 읽히는 부분이 있다. 추천!
오리진 (★★★★★)
훌륭한 인류학 책이다. 책의 범주를 설명하기 조금 난해한데, 인류학 + 빅 히스토리 과학책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총 균 쇠>의 핵심 주제 가운데 하나인 환경결정론을 빅 히스토리의 관점에서 풀어낸 독특한 책이다. 판 구조론, 고생물학, 지구대기와 해류의 흐름, 그리고 동물과 작물과 같은 거시적인 지구의 역사가 어떻게 인류사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게 되었는지 각각의 미시적인 주제들을 서로 연결하면서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형태로 설명하는 글의 흐름이 무척 훌륭하다. 주제별로 잘 나누어서 쓴 것도 장점이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