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분기를 함께한 책

소설

클레오파트라의 꿈 (★★★★✩)

미궁에 빠진 살인사건과 사라진 천연두 백신의 행방을 놓고 벌어지는 미스터리 스릴러이다. 독특한 여성적 말투를 사용하는 남자 주인공이 여동생을 찾으러 왔다가 함께 사건 속으로 빠져들어가게 된다. 큰 극적 긴장감은 없지만, 계속 사건들이 벌어지면서 흥미를 잃지 않게 만든다. 그럭저럭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허수아비: 사막의 망자들 (★★★★✩)

언제나 실망시키지 않는 존 코넬리의 책. 사실 <존 매커보이> 시리즈 전작을 읽어보지 않아서, 캐릭터의 배경을 이해하기 어려웠던 점이 다소 아쉬웠고, 코로케이션 서버룸의 보안과 감시 등에서 다소 비현실적인 요소가 있긴 했지만, 그걸 제외하고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존 매커보이는 존 코넬리의 페르소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추천!

슈퍼히어로의 단식법 (★★★✩✩)

단식하면 초능력이 생기는 (..) 주인공의 이야기다. 일종의 영 어덜트 성장소설이다. 초반에 누나의 가출 사건이 꽤 비중있게 다루어지고, 극을 이끌어가는 핵심 역할을 하는데, 진상을 알고 나니 다소 맥이 빠지는 느낌이 있었다. 책은 괜찮은데, 다 읽고 나서는 캐릭터들의 단편적인 인상 외에는 크게 머릿속에 남는 것이 없는 것이 다소 아쉬웠다.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 (★★★★✩)

흡입력 있는 스릴러다. 살인 사건을 목격한 소년을 증인 보호하기 위해 몬태나의 한 청소년 서바이벌 캠프에 입소시키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일종의 산악 서바이벌 + 스릴러가 결합된 독특한 소설이다. 미국의 자연공원 산불은 정말 무섭구나하는 점도 알 수 있다. 추천!

시트콤 (★★★✩✩)

고등학생들이 등장하는 군상극 소설이다. 구성은 좋은 편이나, 원조교제와 가출, 10대 남학생들의 성적 욕망 등 어두운 내용들도 담고 있어서 내 취향은 아니었다.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을 재미있게 봤다면 이 책도 흥미있게 볼 수 있을 듯 하다.

버닝 룸 (★★★★★)

역시 믿고 보는 해리 보슈 소설. 인물, 진행, 구성 등등 흠잡을 곳이 없다. 기존의 보슈 시리즈 작품과는 다르게 미드를 보는것처럼 2가지 사건을 병렬로 조사하면서 진상에 접근하는 점이 흥미를 돋군다. 플롯에서 다소 허점이 있지만 (스포일러: 오헤어를 죽였다면 정말 경찰 조사가 없었을거라 생간한건가?) 전체적 구성은 나무랄데가 없다. 추천!

사회

나는 진보인데 왜 보수의 말에 끌리는가 ? (★★★★★)

훌륭한 책이다. 사회 심리학적으로 무엇이 보수와 진보의 정치적 지향점을 가르는 점이 되는가, 정치적 관점에서 은유의 언어가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그리고 왜 가정의 은유가 정치적 은유와 연결되는지 잘 설명하는 책이다. 나는 좋은 책이란 많이 생각하게 만들고, 많이 질문하게 만드는 책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이 그렇다. 이 책의 저자는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로 유명한 레이코프 교수와 그 제자인 웨일링이다. 두 사람의 대담을 통해 인지신경학 관점에서 어떤 언어가 정치적 프레임에 영향을 끼치는지를 쉽게 풀어낸 책이다.

국가는 추상적인 존재다.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국가”라는 개념이 있지 않다면, 국가는 존립할 수 없다. 국가는 종종 한 개인에게는 비합리적인 결정 (전쟁이 났을 때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군인)을 내리게 만들기도 한다. 왜 “애국심” 혹은 “국가”라는 추상적인 개념이 존재할 수 있을까? 왜 사람들은 “국가”를 실체로 인식하고 행동할까? 그것은 “국가”가 일종의 은유로서 모든 사람의 마음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왜 은유일까? 종교를 보면 은유가 얼마나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알 수 있다. 어떤 종교이든 신의 존재는 추상적이고 은유적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다. 그렇다면 추상적인 “신”의 존재를 어떻게 사람들 마음속에 실체화시킬 수 있을까? 은유를 통해서다. 기독교에서는 하나님에 대해 많은 은유를 들어 설명한다. “선생님”, “목자”, “강한 용사” 등등. 하지만 가장 많이 사용되어 온 은유는 바로 “아버지”이다. 즉 하나님이 바로 아버지라는 것이다.

국가도 마찬가지로 은유 속에서 존재한다. 국가에 대해서 지금까지 가장 많이 쓰여왔던 은유는 “가정”이다. 한 개인이 가장 잘 인식하고 느낄 수 있는 존재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확대시킨 것이다. 이런 정치적 관점에서, 국가가 엄격한 “아버지”의 역할이냐, 아니면 자애로운 “어머니”의 역할이냐로 우리가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서 보수 혹은 진보라고 불리는 세계관이 결정된다는 것이 책의 골자이다.

어렸을 때의 가정환경은 정치적 성향을 결정하는 주된 요인의 하나이다. 보수주의자들은 엄격한 아버지 모형, 진보주의자들은 자애로운 부모 모형을 지지한다. 아버지 모형은 세상을 선악으로 나누고, 도덕적 강인함을 기르도록 요구한다. 자녀들을 벌하는 것을 도덕적 의무로 간주한다. 또한 성공하지 못한 사람은 도덕적으로 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받아들인다. 그래서 보수주의자들은 사회 복지를 반대한다. 복지가 상벌 제도를 망가트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자에게 높은 세금을 매기면, 올바른 일을 행한 사람들에 대해 벌을 내리는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부자 감세를 지지한다. “적자 생존”(=최강자의 생존)과 경쟁 덕택에 사회는 자신의 완전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유 시장” 역시도 그렇다. 보수 정당은 아무런 제약이 없는 자유 시장에서 자신의 최대 잠재력이 발휘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진보주의자들이 자유 시장을 수정하려는 시도는 “자유를 없애려는 시도”로 본다. 왜 보수정당은 성소수자를 반대하는가? 가정에 아버지가 둘일 수 있다는 발상이나, 여성끼리의 결혼인 경우에는 아버지가 하나도 없을 수 있다는 발상이 젠더 기반 권위를 위협하기 때문이다. 요약하자면, 보수적 모델은 개인의 성공이 오롯이 개인의 능력 혹은 도덕적 강인함에서 비롯되며, 실패는 개인의 절제 부족, 게으름, 혹은 능력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왜 가난한 사람들이 보수 정당을 지지할까? 이 질문은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라는 책에서도 다룬 바 있는데, 보수주의자들은 일종의 가치에 투표하기 때문이다. 사실 정치에서 합리성은 극히 드물다. 심지어 스스로가 합리적이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가치에 맞는 정당 혹은 인물을 찾고, 이후에 스스로의 선택을 정당화하는 합리성을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면에서 진정한 의미의 “중도”는 없다. 양 극단의 스펙트럼에서 중간 정도의 지점이 중도층이 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안건에 대해 이른바 보수적 혹은 진보적 프레임의 스위치가 켜졌다 꺼졌다 하는 사람들만 있을 뿐이다. 보수주의자들이 선거에서 잘 승리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사람들은 사익에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에 투표하는 사실을 이해하고 이에 호소하기 때문이다. 절세가 하나의 예이다. 보수주의자들은 “부자 감세”에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함의된 일종의 가치(세금은 “짐”이고, 없을수록 자유로운 경쟁이 가능해진다는 세계관)에 투표하는 것이다. 보수주의자들은 도덕과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진보주의자들은 사실과 정치적 세부사항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진보주의가 대중에게 잘 먹혀들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가치를 가장 잘 드러내는 은유가 “강인하고 도덕적인 아버지”, 혹은 “자애롭고 헌신적인 어머니”의 모습일 것이다.

그렇다면 왜 정치와 종교에서 은유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것일까? 그것은 인간의 자동적 감정이입 때문이다. 슬퍼하는 친구를 본다면 누구나 자동적으로 감정을 이입한다. 우리의 뇌가 상대방의 행동을 해석하기 위해 타인에게서 목격되는 감정을 자동으로 복사하기 때문이다. 레이코프의 유명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문장을 들었을 때, 청자가 “자동적으로” 머릿속에서 코끼리를 연상시키는 것처럼, 은유 역시도 그것을 듣는 순간 자동적으로 뇌에서 무의식적으로 구축된다. 그래서 은유가 강력한 프레임이 되는 것이다.

모든 은유는 다면성을 지니고, 청자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다. 신은 “아버지”라는 은유가 그렇다. 여기에서 과연 신이 자애로운 아버지인가, 아니면 엄격한 아버지인가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진보적 시각과 보수적 시각이 달라진다. 근본주의적 입장은 둘 중 하나만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한다. 즉 성경에는 객관적인 “하나의 해석”만이 존재하며, 그리고 근본주의가 바로 그 해석이라고 본다. 엄격한 해석에 따르면, 해석은 하나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유는 본질적으로 여러 시각에서 해석될 수 있다. 책에서 드는 흥미로운 예 가운데 하나는 구약에 나오는 아브라함과 이삭의 번제 장면이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이삭을 번제물로 바치라고 요구하고, 아브라함은 고뇌하지만 결국 순종하려 하고, 마지막 순간에 천사가 나타나 아브라함을 멈춘다. 그럼 이 이야기는 어떻게 해석될 수 있을까? 흥미로운 점은 문화권에 따라서 이 장면이 다르게 해석된다는 것이다.

첫번째 버전은 일명 자애로운 하나님 버전이다. 하나님의 요구가 잘못되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죽이지 않고 거부했었어야 옳았는데, 아브라함이 이를 잘못 해석하였기에 천사를 시켜서 막았다는 것이다. 두번째 버전은 엄격한 순종을 요구하는 하나님 버전이다. 즉 아브라함이 엄격한 하나님의 명령에 얼마나 잘 순종하는지를 확인하려고 시험삼아 번제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보통 두번째 버전이 더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문화권에 따라서는 첫번째 버전이 주류가 되는 경우도 있다.

개념 역시도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자유”라는 단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여기에도 2가지 해석이 있다. 보수주의자들은 자유로운 시장이라는 해석을 의미하고, 진보주의자들은 빈곤으로부터의 자유로 해석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정치적 입장은 세계관(world view)이라고 본다. 나는 세계관을 의식적이고 합리적인 근거 없이 세계에 대해 내리는 해석이라고 본다. 등산하다가 황금을 주웠다고 해보자. 이를 “운이 좋았다!”라고 해석할 수도 있고, “하나님의 은혜다”로 해석할 수도 있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는 없지만, 개개인은 본인의 경험과 가치, 그리고 편견(bias)에 따라 같은 현상을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나는 이 해석이 바로 세계관이라고 본다.

나는 현재의 정치 시스템이 서로의 세계관을 존중하고 받아들이고 포용하는 쪽이 아니라, 상대방을 악마화하는 것에 더 보상이 맞춰져 있다고 생각한다. 승자 독식의 민주주의 정치 시스템이 가진 내생적 문제일수도 있고, 이를 증폭하게 만드는 언론 및 소셜 플랫폼의 구조적 한계일수도 있다. 어느쪽이든, 인간이 지닌 심리학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시스템적 접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만약 정치 시스템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다면, 지금 현재의 시스템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일까? 아니면 다른 대안은 없는 것일까?

여하튼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이를 대담과 다양한 예화로 풀어가고 있기 때문에 쉽게 읽히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다. 추천!

게임 인류 (★★★★✩)

게임 좋아하는 아이를 둔 부모를 위한 양육 조언서? 같은 느낌이 드는 책이다. 책 저자도 게임을 좋아하는 교수이다보니 그런 것 같다. 크게 새로운 내용은 없지만, 앞으로 게임과 커뮤니티의 경계가 흐려지는 메타버스 시대가 삶의 영역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읽어볼만 하다. (개인적으로는 메타버스의 성공 가능성을 높지 않게 보는데, 1세대 메타버스라고 할만한 “세컨드 라이프”도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는데, 굳이?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다.)

경제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

일명 플랫폼 경제 (애플, 구글, 아마존 같은 플랫폼 기업을 생각하면 쉽다)를 다루는 책이다. 책의 퀄리티가 들쭉날쭉한데,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사례들을 짜깁기한 듯한 파트가 상당 부분 있고, 사실과 다른 듯한 내용들도 있다. 다만 책 후반부에서 플랫폼 경제의 명암을 다루며 불평등, 기존 산업과의 마찰, 사유재산, 조지 헨리에 대해 고찰 파트는 꽤 좋다. 이러한 주제에 관심이 있다면 <빚으로 지은 집>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책을 읽고 드는 개인적인 생각 가운데 하나는, 주식 투자하려면 플랫폼 기업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플랫폼 사업은 기존의 독점과는 다르지만 (이면시장), 네트워크 효과를 이용한 일종의 다른 형태의 독점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인플레이션 이야기 (★★★★✩)

모든 인플레이션은 정치적인 결정에 따른 결과이다. 이 책에서는 인플레이션에 얽힌 역사적 배경을 심도있게 다루는 일종의 경제사책이다. 각국의 중앙은행은 어떻게 탄생했나, 왜 국가 혹은 위정자는 인위적인 인플레션을 일으키려 했는가 하는 점들을 다루는데, 그 이유란 것이 상류층의 방탕 (프랑스)이나 전쟁 자금 (영국)을 위한 것이었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인플레이션은 정치적인 결정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미국이 왜 중앙은행이 아닌 민간은행들이 중심이 된 연준 체제를 택했는지에 대한 역사적 정치적 배경도 흥미로웠는데, 미국 국민들의 정서에 자리잡은 정부에 대한 불신도 영향을 끼친 것 같다. 역사적인 부분들을 많이 다루고 있기 때문에 경제사책에 조금 더 가까운 책이다.

심리학

공감은 지능이다 (★★★★✩)

공감 능력은 타고난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과학자들의 연구를 보면, 공감 능력은 얼마든지 환경에 따라 변할 수 있다. 이 책은 “공감 능력”을 다루는 사회과학책이다. (자기 계발서가 아니다)

흔히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책에서는 백인 우월주의자이자 반 유대주의자인 토니란 인물이 어떻게 공감하는 능력을 얻고 변해나갈 수 있었는지 한 챕터를 할애해서 보여주는데, 개인적으로 토니의 이야기가 무척 가슴에 와 닿았다. 또다른 기억나는 사례는 UCSF의 신생아 집중 치료실의 사례이다. 지나치게 감정 이입하기 쉬운 환경 — 신생아 치료실의 사망률은 무척 높다 — 에서 의사와 간호사들이 우울증에 걸려 자살할 확률은 다른 직종보다도 훨씬 높다. 책에서는 공감이 가져오는 양면성을 인상깊게 담아내고 있다.

공감 부재는 사회적 대가를 치르게 만든다. 디트로이트 폭동 사태, 경찰의 총기 폭력 증가, 부시 정권에서의 이른바 악명 높은 “원 아웃 법” 등등 법질서에 내재한 공감 부재가 가져오는 해악들의 상당수는 “외부인”에 대한 두려움에서 시작된다. 반면 외부인과 직접적인 만남의 기회를 가진 사람들은 외부인을 덜 미워하는 경향이 있다. 히틀러 정권 하에서 (목숨걸고) 유대인을 숨겨준 독일인들은 모두 유대인들과 어느정도 접점이 있던 사람들이었다. 그런 면에서 만남이 공감의 기회를 높인다고도 말할 수 있을수 있다.

하지만 기술 발전이 가져오는 명암도 있다. SNS는 사람과의 연결성을 온라인으로 확대하지만, 오히려 다른 정치적 성향을 지닌 사람들에게 더욱 적대적인 감정만을 품게 만들게 되었다. 정치적 양극화는 비단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고 전 세계적인 문제이다. 동시에 책에서는 기술이 가져오는 희망에 대해서도 다룬다. 상대방의 얼굴 표정에 담긴 감정을 해석해주는 구글 글래스를 통해, 자폐 환자들이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더 잘 해석하고 반응할 수 있게 해주는 사례는 흥미로웠다. 이러한 공감에 얽힌 여러 이야기들을 흥미로운 주제와 스토리로 묶어낸 것이 이 책의 강점이다.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면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도 함께 보는 것을 추천한다. 추천!

논픽션

노마드랜드 (★★★★★)

2021년 오스카 작품상을 받은 원작으로 유명한 <노마드랜드>의 원작 소설이다. 2008년 부동산 붕괴로 직업과 집을 잃고, RV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일자리를 찾아 미국 각지를 유랑하는, 21세기판 유랑민인 떠돌이 이주 노동자들의 “삶”을 내밀하고 직접적으로 다룬다. 아마존 창고에서 “캠퍼포스” 프로그램으로 일하는 이주 노동자의 모습, 높은 경쟁률을 뚫고 캠핑촌 관리자로 일하는 사연, 비싼 치과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멕시코에 다녀오는 노동자들의 모습 등 숫자로는 절대 알 수 없는 개개인의 삶이 그려져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음울하게만 그려내지 않고, 노동자들이 가진 긍정적인 시각과 희망 또한 인간적으로 따뜻하게 그려내는 점이, 이 책을 단순한 사회 고발서로만 그치지 않게 하는 요소이다. 무척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강력 추천!

기술

Node.js 디자인 패턴 바이블 (★★★★✩)

node.js의 기본 설계 철학과 디자인 패턴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async 구조와 promise 같은 새로운 개념들을 익혀야 node.js 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분야 종사자라면 한 번쯤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듯 싶다. 개인적으로는 은유에 기반한 예제 (예를 들어 클래스 설명할 때 동물 및 식물 예제로 설명하는 것)가 아니라 현실적인 예제 (웹 크롤러 같은)로 설명한 점이 좋았다.

파이썬 딥러닝 텐서플로 (★★★★✩)

딥러닝의 다양한 분야를 넓게 다루는 것이 장점인 책이다. 다만 넓게 여러 내용들을 다루다보니, 깊이가 부족한 것이 단점이다.

수학, 과학

식물이라는 우주 (★★★★✩)

식물학자가 전달하는 식물의 이야기이다. 애기장대가 왜 그렇게 많이 연구되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일반 교양 과학서보다는 난이도가 있는 책인데, 전문적인 부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식물의 생장에 관계되는 호르몬과 단백질을 전문용어로 직접 자세히 기술한다. 따라서 교양 과학서라기 보다는, 식물학에 관심이 있는 식물 학도에게 더 적합한 책이 아닐까 싶다. 고유명사와 인물은 가급적 제외하고 최대한 “왜”와 “무엇을 어떻게” 밝혀낸 것인지에 대해 글쓰기를 집중했다면 더 쉽게 읽혔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중도 하차 했지만, 해당 분야를 전공하고 있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과학의 향기 (★★★★★)

잘 쓴 교양과학서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나 상분리와 같은 다양한 주제들을 다룬다.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내는 솜씨가 탁월하다고 느꼈는데, 책을 읽고나서 저자가 과학 전문 잡지 기자 출신이라는 점을 발견하고 납득이 갔다. 개인적으로는 책 마지막의 “2020년에 죽은 과학자들을 기리는 코너”가 마음에 들었는데, 오스카 시상식 때 그해 죽은 영화인들을 기리는 느낌이 들어서 뭉클했다. 추천!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 (★★★★✩)

다양한 과학자와 과학 이론을 다루는 교양 과학서이다. 제목에 속지 말자. 아인슈타인과 괴델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튜링, 칸토르, 만델브로트, 초끈이론(의 허상), 국소성의 원리, EPR 역설 등등 수학 및 과학의 주요 쟁점들과 과학자들의 삶을 다룬다. 깊이를 잃지 않으면서도 쉽고 절묘하게 이야기를 풀어낸 것이 장점이다. 물리학과 수학 모두 현실 세계의 실험에서 나온 연역적 혹은 귀납적 결과로 과학 이론을 개진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직감, 즉 책의 표현을 빌자면 일종의 “냄새”를 통해 먼저 “이럴 것이다”라는 직관을 얻고 관련 연구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공감했다. 괜찮은 책인데, 후반부분을 너무 많이 할애해서 종교 및 철학에 대해 논하는 부분 (리처드 도킨스 까는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긍정하는 부분도 있고 긍정하지 않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그것을 벗어나서 개인의 세계관을 교양 과학서에서 강요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점을 제외하고는 괜찮은 책이다.

수학자가 알려주는 전염의 원리 (★★★★✩)

왜 초중고등학교에서 수학을 배워야 할까? 내 대답은 수학은 현실 세계를 모델링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이며, 이를 통해 혼돈스러운 현실 세계를 설명하는 간결하고 강력한 모델링을 만들 수 있고 (감염재생산지수 공식과 같은), 미래를 “예측”을 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수학과 모델링의 힘을 보여준다. 말라리아 전염 곡선과 2008년 경제 위기 발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전염적 패턴”을 지닌다는 점이다. 역학은 이러한 “전염적 패턴”을 연구하는 분야로, 물리학, 수학 및 의료에 지대란 영항을 끼친 분야이다. 이 책은 “전염적 패턴”이 나타나는 사건, 즉 전염병, SNS의 영향력, 그리고 주가의 급등과 폭락과 같이 강한 상호관계를 가진 시스템을 수학을 통해 어떻게 모델링 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왜 주가는 “전염적 패턴”을 가질까? 그것은 “친구가 부자가 되는 모습을 보는 것만큼 어떤 사람의 행복과 판단력에 방해가 되는 것은 없다”는 진술에 잘 담겨 있다. 즉 “기대 심리”를 통해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믿음이 어느정도 지연을 두고 사람들을 통해서 전파되기 때문인데, 이는 전염병의 전파 방식과 정확히 일치한다. 책에서는 전염병을 다루는 역학에서 다루는 수학 모델링, 즉 sir와 감염재생산지수 (R)와 같은 이야기를 배경부터 흥미롭게 풀어나간다. 흥미로운 책으로, 수학이나 역학에 관심이 많다면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향의 언어 (★★★★✩)

저자의 다른 책처럼 훌륭하다. 이 책에서는 향에 초점을 둔다. 인간의 뇌가 왜 맛보다 향에 더 많이 반응하는지, 무엇이 향에 대한 연구를 어렵게 만드는지, 그리고 향이 주요한 식품 (와인, 고기, 커피 등)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향기 물질들과 이들이 어떻게 생기는지 등을 풍부한 예제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사람의 후각은 대략 400여 종류의 향기 수용체가 있고, 이들 중 몇 개의 수용체가 어느 정도의 농도로 활성화 되느냐에 따라 향기를 다르게 감지할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특히 하나의 향기 물질이 맥락과 분량에 따라 전혀 다른 효과를 내기도 하는데, 인돌이 대표적인 예로, 양이 적으면 꽃향기가 되지만 양이 많으면 똥냄새가 된다는 점이 재미있었다. 이 책은 일반 교양서라기 보다는 조향사 혹은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위한 일종의 텍스트북에 가까운데, 수많은 향기 물질들의 분자 구조와 식들 그리고 전문용어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보면 좋다. 추천!

바다 생물 콘서트 (★★★★✩)

마치 해양 다큐멘터리를 글로 옮긴 듯한 책이다. 플랑크톤의 생태, 심해 해양 생태계를 구성하는 블랙 스모커, 고래와 미세 플라스틱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심도있게 설명하는 책이다. 특별히 해면, 그중에서도 동물성 해면의 생태가 무척 흥미로웠다. 단점이라면 문장 구성이 ‘널뛴다’는 점이다. 즉 동물 A를 다루다가, 갑자기 다음 문단에서 다른 동물 B를 다루는 식으로 화제가 갑작스럽게 전환될 때가 많아서 문체에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또한 출판사의 편집 과정에서 제대로 살펴보지 못한 탓인지 본문 사진이 해당 문단 위치에 없다는 점이 단점이다. 해양 생태학에 관심이 많다면 추천한다.

오늘도 약을 먹었습니다 (★★★★✩)

진통제, 탈모 방지제, 항암제, 당뇨약 등 각종 약에 얽힌 발명 비화와 제약업계의 최신 의학적 성과들을 쉽게 풀어낸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당뇨병 약의 최신 성과, 즉 인슐린 약이 가지는 가장 큰 단점(쓰면 쓸수록 저항성이 생겨서 약효가 떨어진다)을, 당뇨를 막는게 아니라 오히려 오줌으로 적극적으로 내보낸다는 역발상 전략을 통해 큰 성공을 거둔 “포시가” 약 이야기가 가장 흥미로웠다. 교양 과학서로서 딱 적절한 깊이를 가진 책으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어서 좋다. 추천!

인문

스토리의 과학 (★★★★★)

스토리텔링이 마케팅을 얼마나 극적으로 끌어올리는지 흥미로운 사례들을 통해 설명하는 책이다. 침체에 시달리고 있던 껌 회사 위글리가 어떻게 스토리텔링을 효과적으로 사용한 광고를 통해 기사회생할 수 있었는지, 재정난에 시달리는 시립병원이 어떻게 극적으로 모금액을 초과 달성할 수 있었는지 등을 흥미로운 사례와 함께 전달한다. 그리고 스토리텔링이 왜 효과적인지에 대한 과학적 근거 — 옥시토신의 분비량을 극적으로 늘림으로써 더 잘 기억나게 한다는 점 — 이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스토리의 힘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를 빼먹었다는 점이다. 즉, 성경이다. 기독교를 포함한 대다수의 종교는 핵심적인 메시지를 스토리를 통해 전달한다. 기독교만 해도 아담과 하와, 아브라함과 이삭, 요셉 등등 종교의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는 모두 스토리를 통해 전달된다. 저자가 이점을 빼먹었다는 점이 다소 아쉬웠다.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다른 파트들은, 저자 본인의 유년 시절을 스토리를 통해서 풀어나가는 것이 무척 마음에 와 닿았고, 또한 실제적으로 아이들이 자기 전에 부모의 작은 스토리들을 들려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마케팅을 넘어서 어떻게 삶 속에서 스토리를 사용해서 사람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좋은 책이라고 본다.

책과는 별개의 이야기로, 유명한 미술가들의 작품도 “스토리”가 결부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그 가격이 높아지지 않나 싶다. 고흐가 귀를 자르고 자살하지 않았더라면 그의 작품이 지금처럼 유명해질 수 있었을까? 프리다 칼로의 고통에 가득한 삶의 여정이 없었다면? 여하튼 스토리가 우리의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성에 대해서 고찰하게 된 좋은 책이라고 본다. 추천!

우리는 왜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 없는가 (★★★★✩)

모든 사람은 죽는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죽음을 어떻게 맞고 준비해야 하는지 모른다. 이 책은 어떻게 죽음을 대하고 준비하는 것이 좋을지를 의사의 입장에서 고찰하는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중환자실에서 의식 없이 누워 있다가 죽음을 맞이한다. 의미없는 생명 연장형 죽음이 아니라, 보다 행복하게 남은 이들을 축복해주며 죽음의 자리를 맞이하는 것이 모두에게 좋다. 의사의 입장에서도 죽음을 “패배”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결국 모두가 지나갈 관문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에서 메시지가 가슴에 와 닿았던 책이었다. 다만 임사 체험(NDE)의 분량이 많은 것이 단점이다. 그 부분을 제외하고는 삶의 마지막 준비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좋은 책이라고 본다. 특별히 죽음학 강의를 해 왔던 저자가 최근 암 판정을 받고 신변 정리를 시작했다는 머릿말이 뭉클하게 다가왔다. 추천!

책과는 별개의 이야기로, 책을 읽는 내내 애니메이션 <바이올렛 에버가든>에서 병으로 죽음을 맞이한 어머니가 딸을 위해 미래의 30년치 생일 축하 편지를 준비하는 에피소드가 기억에 떠올랐다. 죽음을 대하는 열린 자세 — 죽음을 피해야 할 것으로 보지 않고, 적극적으로 남아 있는 사람들을 위해 준비하는 그 자세가, 우리가 죽음을 대해야 하는 자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건축

건축의 발명 (★★★★✩)

건축물의 주요한 요소들, 계단, 난로, 창문, 문과 경첩, 유리, 철근 콘크리트, 그리고 HVAC와 같은 요소들이 어떻게 탄생했고 건축의 한계를 바꾸어 왔는지를 흥미롭게 잘 설명하는 책이다. 부담스럽지 않게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인류학, 역사

처음 읽는 음식의 세계사 (★★★★✩)

케첩이나 레몬, 토마토와 같은 다양한 음식(재료)들이 어떻게 전파되었는지 설명하는 책이다. 음식 재료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강점이고, 저자가 일본인이어서 아시아쪽 식재료들도 균형있게 잘 다루고 있는 점이 좋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추천!

애거서 크리스티 읽기 (★★★★✩)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들을 돌아보면서 영국의 미시사와 시대 배경을 돌아보는 책이다. 영국을 배경으로 한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한 번 읽어보아도 괜찮다.

자기 계발

Never split the difference (★★★★★)

인질범이 내 가족 2명을 유괴했고, 몸값을 요구한다고 해보자. 어떻게 인질범과 협상할 것인가?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이른바 “절반 전략” (즉 내가 원하는 가격이 50이고 상대방이 원하는 가격이 100일때 점점 격차를 줄여 나가다가 75에 이르는 협상법)은 통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할 수 없다. 절반만 돈을 주고 한 명만 데려올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이 책은 경찰의 유괴 인질 협상팀에서 네고시에이터로 오랫동안 근무했던 저자가 직접 알려주는 협상법 책이다. “절반 전략”이 아니라, 원하는 것을 모두 얻어낼 수 있는 협상 기법을 이야기한다. (책의 제목이 그래서 never split the difference이다.) 저자의 범상치 않은 이력이 허언이 아님을 알 수 있는, 대단한 책이다. 계산된 질문을 통해 상대방의 감정 이입을 이끌어내고 내가 원하는 해답을 얻어내는 방법부터, 일상 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협상의 시나리오들, 기업의 협상에서부터 자동차 딜러와 차 가격 협상, 그리고 자녀들과의 노는 시간 협상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주제를 흥미로운 예제와 함께 다루고 있다.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여행

하루쯤 나 혼자 어디라도 가야겠다 (★★★★✩)

한국에서 혼자 가볼만한 여러 여행지들을 정리해둔 책이다. 간결히 정리된 사진과 설명이 책을 매력적으로 만든다. 다만 가족과 함께 여행할만한 곳을 많이 다루지 않은 점이 아쉽다.

유럽 도시 기행 1 (★★★★✩)

유시민의 유럽 여행기이다. 아테네, 이스탄불, 파리, 그리고 로마를 다루고 있다. 여행기이지만 해당 도시들의 역사와 발전 과정들, 그리고 주요 문화재에 얽힌 컨텍스트도 함께 다루고 있는, 일종의 도시 역사학 + 여행기로도 볼 수 있다. 문장력이 뛰어나서 읽기가 쉬운 점이 장점이다. 추천!

예술

관계의 미술사 (★★★★★)

창조는 제로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미술도 마찬가지다. 동료들간의 경쟁, 질투, 그리고 경합 과정에서 서로에게 도전받고 영향받고 변화하면서 생겨난다. 이 책은 미술사의 획을 그은 유명인들, 그 중에서도 에드가와 마네, 피카소와 마티소, 그리고 루치안 프로젝트와 프랜시스 베이컨의 관계에 초점을 두어 그들의 내밀하고 복합적인 친밀함과 질투의 관계를 폭로한다. 일종의 frenemy 라고 할까? 최근에 읽었던 예술사 책 중에서 가장 심도 있고, 인간미가 있는 책이었다. 추천!!

아트인문학: 틀 밖에서 생각하는 법 (★★★★★)

현대 미술의 복잡한 흐름을 “어떻게 틀을 깨는 것에서 시작되었는지”에 따라 훌륭하게 설명한 책이다. 현대 미술은 틀 밖에서 사고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야수파의 등장을 시작으로 어떻게 “보이는 것”, “실재하는 것”에 묶여 있었던 예술이, 착상(concept)에 기반한 개념미술과 행위(action) 자체만을 예술로 뽑아낸 행위 예술(performing art)에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작품들이 왜 상징적 의미를 지니게 되었는지 그 맥락을 인과 관계를 통해 잘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추상표현주의나 구조주의와 같이 따로 공부하지 않으면 의미를 이해하기 힘든 미술 사조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알 수 있다. 현대 미술의 탄생과 흐름을 알고 싶다면 강력 추천!

종교

기도의 자리로 (★★★★✩)

C.S. 루이스의 다른 책에서 기도를 언급한 글들만 모은 발췌본이다. 각각의 글의 내용들은 좋으나, 통일성 없이 묶어놓기만 했다는 점에서 출판사의 게으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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