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질문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불신자와의 결혼 말입니다...성경에 어떤 구절에서 불신자와의 결혼을 금지 했는지 궁금해요. 전 개인적으로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신앙이 없다할지라도 그 여자와 결혼하여 평생을 내가 사랑하는 여자가 예수님을 믿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사는 것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짊어질 만한 십자가라고 생각 해 왔는데 말입니다."

성경에서 불신자와의 결혼을 "금지"(forbidden) 하였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불신자와 결혼하지 않도록 "권면"(admonish) 하였다고 보는 편이 좀 더 나은 표현 같습니다. 제 글에서의 No라는 표현이 다소 강한 표현으로 다가왔던 것 같군요.

먼저 성경적인 근거는 이렇습니다.

"이방신의 딸들과 결혼하지 말라"라는 구절은 구약에서는 직간접적으로 많이 발견되기 때문에 모든 경우를 예로 들지 않겠습니다. 일단 떠오르는 말씀은 신명기 7:3, 에스라 10:10-11, 그리고 느헤미야 13:26 입니다.

그들과 혼인관계를 맺어서도 안 된다. 너희 딸을 그들의 아들과 결혼시키지 말고, 너희 아들을 그들의 딸과 결혼시키지도 말아라 (신명기 7:3, 표준새번역)

10 제사장 에스라가 일어나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범죄하여 이방 여자를 아내로 삼아 이스라엘의 죄를 더하게 하였으니  
11 이제 너희 조상들의 하나님 앞에서 죄를 자복하고 그의 뜻대로 행하여 그 지방 사람들과 이방 여인을 끊어 버리라 하니 (에스라 10:10-11, 개역개정)

이스라엘 왕 솔로몬이 죄를 지은 것도, 바로 이방 여자와 결혼한 일이 아니냐? 어느 민족에도 그만한 왕이 없었다. 그는 하나님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으며, 하나님은 그를 온 이스라엘의 왕으로 삼으셨다. 그러나 그마저 죄를 짓게 된 것은 이방 아내들 때문이다. (느헤미야 13:26, 표준새변역)

즉 이방 여자(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신으로 섬기지 않는 여자, 즉 불신자로서 볼 수 있습니다)를 아내로 삼은 것에 대해서 구약에서는 강한 어조로 규제하며 질책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이방 여자들과의 결혼이 죄를 짓도록 하기 때문임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신약에서는, 고린도후서 6:14절에서 나타나는 사도 바울의 권면을 들 수 있습니다.

"너희는 믿지 않는 자와 멍에를 함께 메지 말라 의와 불법이 어찌 함께 하며 빛과 어둠이 어찌 사귀며"(고후 6:14)

성경에서 찾아볼 수 있는 근거들은 위와 같습니다. 그렇다면 위의 내용을 한 번 해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는, 결혼 자체가 일종의 신앙 고백이기 때문입니다.

결혼을 할 때 상대 이성의 무엇에 우선순위를 둡니까? 매력? 성격? 돈? 학력?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평소에는 아무리 매력적인 이성만 쫓아다니다가도, 결혼에 대해서만큼은 "꼭 하나님 믿는 사람과 결혼하겠습니다" 하고 말하는 쪽과, 그렇지 않은 경우 중에서, 과연 어느 사람이 더 하나님을 자신의 삶의 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예, 그런 의미에서 결혼은 일종의 신앙 고백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삶의 우선순위가, 자신의 삶에서 가치있다고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드러내 주는 행위입니다.

솔로몬은 매우 훌륭하고 지혜로운 왕이었습니다. 하지만, 성경은 그를 일컬어 믿음의 사람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그의 결혼 하나만을 보아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3,000명의 후궁, 물론 상당수는 정치적인 이유로 결혼했겠지만, 그들의 상당수는 이방신의 딸들이었습니다. 이것 하나만을 보아도 그의 삶에서 중요하게 여겼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성경에서는 솔로몬을 훌륭하고 지혜로운 왕이라고 말하기는 하지만, 믿음의 사람이라고는 말하지는 않습니다.


둘째는, 가정은 사역지가 아니라 안식처이기 때문입니다.

가정은 사역지가 아닙니다. 가정은 안식처입니다. 물론 신앙이 없기는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서 잘 살 수도 있습니다. 그 사람을 위해서 평생 기도하며 전도하기 위해서 노력하며 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것은 가정을 휴식의 공간이 아닌 전도와 사역의 공간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가정은 기본적으로 일하는 곳이 아닙니다. 가정은, 우리가 지친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을 휴식시킬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남편이 아내에게서, 아내가 남편에게서 영적 위안과 활력을 얻을 수 없다면 어디에 가서 얻을 수 있을까요? 그렇다고 교회에다 살림을 차릴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잠언 21장 9절에서는 "다투는 여인과 함께 큰 집에서 사는 것보다 움막에서 혼자 사는 것이 나으니라"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랑의 초기에는 간이라도 내 줄 것처럼 행동하지만, 그 불꽃이 사그러들면 생각이 많이 달라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주일마다 교회를 가느냐, 가지 않느냐의 문제로 평생 싸워야 하는 결혼이 과연 올바른 것일가에 대해서는 숙고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고, 바로 그렇기에 사도 바울은 "너희는 믿지 않는 자와 멍에를 함께 메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결혼은, 인생의 "동반자"(partner)를 만나는 것입니다. 동반자라고 하는 이유는, 둘 중 어느 한 사람에게 어려움이 닥쳐도 다른 한 사람이 끌어올려 줄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삶의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언제든 기도를 부탁할 수 있는 아내, 혹은 남편과 일생을 함께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그것이 얼마나 삶 속에서 큰 힘이 되겠습니까?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과 만나서 결혼하게 되면 어떨까요?


셋째는, 결혼은 육체적인, 감정적인 결합이기에 앞서서 영적인 결합이기 때문입니다.

제 멘토(mentor)인 형이 이야기해 주었던 내용을 인용하고자 합니다.

"나이가 젊었을 때는 상대방이 가진 육체적인 매력 혹은 돈 등이 상당히 중요하게 다가온다. 반면 신앙적 가치는 다소 뒤로 쳐질 때가 많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러한 외적인 매력들의 중요성은 점점 감소하는 반면, 신앙적인 부분의 중요성은 점차로 커진다. 육체적인 매력은 나이가 들어가면 점점 사라지고, 돈은 살다보면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는 반면, 신앙적인 가치들은 삶의 고난과 어려운 문제가 있을 때 이 모든 것을 이겨나갈 수 있는 힘이 되고, 또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성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가 죽음 이후까지도 생각해 본다면, 신앙적인 가치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지금 당장은 상대 이성이 가진 매력과 스펙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을 사랑하는 감정 역시도 귀중하지요. 하지만 지금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것입니다. 상대방을 사랑하는 불같은 감정조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사그러들고, 식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영적인 가치는 그렇지 않습니다. 따라서, 몇 년 살다가 헤어질 것이 아닌 이상, 먼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더 중요한 가치들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넷째는, 결혼은 사회적 책임을 지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면 다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 맞습니다. 사랑은 우리의 삶에서 많은 것들을 바꿉니다. 결혼은 반드시 사랑하는 사람과 해야 하지요. 하지만 사랑과 결혼이 동의어냐고 묻는다면, 저는 "아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결혼은, 사랑에 따르는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선언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불신자와의 결혼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결혼에 대해 정의하자면, 결혼은 일종의 사회적 계약입니다. 실제로 결혼할 때는 거창하게 식도 올리고, 혼인 신고도 하지요. "아니, 두 사람이 사랑만 하면 되었지 왜 이렇게 복잡한 절차를 밟나요?" 하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요즘 혼전 동거가 많이 늘었습니다. 사람들이 결혼 대신 동거를 하는 것에는 많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결혼에 따르는 책임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도장찍고 약속하는 절차가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온전한 성경적 자세가 아닙니다. 사랑과 책임은 함께 가야 하는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결혼한다는 것은, 불신자와의 결혼에서 오는 모든 결과물에 대해서 내가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것에 대해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다면 결혼하셔도 괜찮습니다. 그것을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결혼하셔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적어도 상대편이 하나님을 믿을 수 있을 때 까지 기다리는 것이 지혜로운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제가 하는 말이 아닙니다. 교회에서도 많은 사례들이 있습니다. 자신의 신앙의 레벨이 낮은 편이고 상대방은 아예 없는 편이라면, 결혼 이후에 아예 신앙을 잃어버리는 경우는 부지기수로 많이 있습니다. 그래도 마음의 괴로움이 크지 않다면 그나마 낫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문제는 자신은 어느 정도 신앙이 있는데 믿지 않는 상대와 결혼해서 불행해진 경우입니다. 교회에서는 보통 이런 사례들을 들춰내어 크게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아마 이런 사례들을 교회마다 모아서 책으로 만든다면 사전만한 두께는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위와 같은 이유에서, 불신자와의 결혼을 성경에서 왜 권장하지 않는지(금지하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근거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정말 중요한 것 하나를 빼먹었네요. 하나님께서 "No"라고 말씀하시는 이유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금지하신 것들이 많습니다.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 우상숭배하지 말라,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 굳이 불신자와의 결혼을 들먹이지 않아도 하나님께서 "No"라고 말씀하신 것들은 수두룩하게 많습니다.

그런데 왜 하나님께서 이런 율법을 만드셨을까요. 우리를 규제하기 위해서일까요? 우리를 다스리시기 위해서일까요? 우리를 혼내기 위해서이실까요? 아니요.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즉, 율법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가장 큰 증거 가운데 하나입니다. 마르바 던(Marva J. Dawn)이 "안식"에서 했던 말을 인용하겠습니다.

“우리가 안식일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우리를 지키는 것이다”

예. 우리는 "내가 안식일을 지킨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 정반대입니다. 안식일이, 나를 지켜주고 있는 것입니다. 안식일이 나를 지나친 일로 인해 소진하는 것으로부터, 하나님의 공급 없이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것으로부터 지켜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율법의 진짜 목적입니다. 우리가 율법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그 율법이 사실은 나를 지켜주고 있는 것입니다.

다른 예를 들어보면 교통 법규가 있을 수 있겠네요. 과속하면 우리는 벌점 먹고 벌금을 냅니다. 왜요? 세금 더 많이 걷어들이려는 정부의 음모인가요? 아닙니다. 운전자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조치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교통 법규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교통 법규가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고 있는 것이지요. 즉 율법은 우리를 규제하고 강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를 "지키기 위한 것"에 그 근본적인 목적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경에서 불신자와의 결혼을 금지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를 혼내고 규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명하신 것이 아니라, 우리를 "지키기" 위해서 만드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결론을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결혼은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에 귀기울여 순종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하나님을 믿지 않는 경우에 대한 지혜를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결혼은 "책임"을 전제로 합니다. 따라서, 상대편이 하나님을 믿을 수 있을 때 까지, 교제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해 본 적도 없는 결혼이라는 화제를 다루다보니 다소 말이 길어졌네요.

그럼 모두 좋은 만남과 교제, 그리고 결혼의 축복을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


p.s.) 외부에 좋은 링크가 하나 있네요. 한 번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http://biblenara.org/q&a/Q181.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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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nghwan

2009/04/01 00:57 2009/04/01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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